1434화. 나를 먼저 죽여야 할 거요. (4)
“이, 이놈들이!”
재차 달려들기 시작한 적들을 본 장로들의 얼굴이 희게 질렸다.
똑똑히 보지 않았는가?
사천당가의 금용암기가 얼마나 위험한지. 그 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런데 저놈들은 조금도 겁을 먹지 않는다. 제 목숨을 내다 놓은 놈들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아아아악!”
분명 그들은 순간이나마 기세를 잡았으나, 안타깝게도 그 기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그들의 귓가에 들려온 늙수그레한 비명 하나가 그들이 얻었던 모든 것을 토해 내도록 만들었다.
“형니이이이이임!”
평생을 당가의 무인으로 살아온 이들. 천하가 두려워하고 꺼려하던 이들. 지금 그들의 두 눈에 떠오른 감정은 바로 당혹과 두려움이었다.
달아났어야 했는가?
당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났던 이들처럼, 그들도 무의미한 짓을 포기하고 그 목숨이라도 건졌어야 했는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독을 뿌려라!”
그 순간, 당벽의 악쓰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혀, 형님! 지금 상황에서 독은⋯⋯!”
“뭐 하느냐! 당장 독을 살포해라! 이 천치 같은 놈들아! 우리의 목적이 저놈들을 이기는 것이더냐?”
그 말이 장로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우린 여기서 죽는다. 죽는 순간까지 독을 뿌리고, 암기를 던져라! 놈들이 우리의 시체를 밟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절대 가문의 식솔들을 따라붙지 못하게 만들어라!”
당벽이 핏발이 잔뜩 선 얼굴로 고함쳤다.
“우린 사천당가의 장로다! 그 이름에 걸맞게 죽어라!”
사람이 목숨을 거는 데는 대개 대단한 이유가 필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대단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기도 했다. 사천당가의 장로답게. 그 말에 더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순간적으로 제 목숨을 구할 방법을 찾던 장로들의 두 눈에 맹독과도 같은 독기가 차오른다.
“으아아아아아아아!”
날아든 도가 장로 중 하나에게 틀어박힌다.
그러나 제 가슴에 날카로운 쇠붙이가 박혔음에도 당가의 장로는 더는 절망하지 않았다.
“크흐⋯⋯.”
기괴한 웃음을 짓는 당가의 장로를 본 만인방의 정예가 눈을 일그러뜨리려는 찰나.
화아아아악!
장로의 소매 속에서 분홍빛의 독연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헉!”
순간 놀란 만인방도가 뒤로 몸을 빼내려 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장로의 가슴에 박아 넣은 도가 바위에라도 눌린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가를⋯⋯.”
장로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진다.
“사천⋯⋯당가를 얕보지⋯⋯.”
촤아아아악!
당가 장로의 소매에서 시커먼 액체들이 사방팔방으로 흩뿌려진다. 그 검은 독에 정면으로 얻어맞은 만인방도가 입술을 깨물며 장로의 목을 움켜잡았다.
“쓸모없는 늙은이가!”
우드득!
목이 부러진 장로가 그 자리에서 허물어진다. 그러나 그의 생명을 끊어 놓은 만인방도 역시 그리 무사하지는 못했다.
“우, 우웨에에에에엑!”
만인방도의 입에서 검은 피가 폭포처럼 흘러나온다. 머릿속을 망치로 때려 대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 그를 휘감아 왔다.
“끄윽⋯⋯.”
그의 몸이 덜덜 경련을 일으켰다. 내력을 끌어올려 억제하지 않았다면 이미 그의 몸은 한 줌의 핏물로 화했을 것이다.
“뿌려라!”
당벽의 고함에 사방에서 시커먼 독연이 일제히 피어오른다. 이전처럼 그들의 앞에 벽을 치는 용독이 아니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독으로 휘감는 용독술.
아무리 사천당가의 장로들이 독에 내성이 있다지만, 그들이라고 중독에 완전히 면역인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를 독으로 휘감는다는 것은 죽음을 불사하겠다는 각오. 아니, 되레 죽음을 당기겠다는 각오다.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
장로들이 제 입으로 혈액독을 털어 넣었다. 이 독은 그들을 확실히 중독시키겠지만, 그들의 피를 더 없는 맹독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몸을 베어 내는 이들 역시 무사하지는 못할 터!
그 지독하기 짝이 없는 대처에 천하의 만인방도들조차 순간 주춤한다.
하지만⋯⋯.
“크하하하핫!”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려던 이들이 본 것은 다름 아닌 그들의 뒤로 쇄도하고 있는 홍견들이었다.
만인방도들의 눈이 순간 공포에 질린다. 앞으로 나아간다면 독에 중독되겠지만, 물러난다면 확실하게 죽는다. 저 미친 홍견 놈들은 애초에 그들을 아군이라 생각지도 않는 것들이 아닌가?
“으아아아아아아아!”
사면초가에 처한 만인방도들이 악을 쓰며 피어오르는 독 구름을 향해 돌진했다.
“오너라!”
악에 받친 당가의 장로들이 그런 만인방을 보며 목이 찢어질 듯 외쳐 댔다.
“절대 보내지 않는다! 절대!”
“아아아아아아악!”
등 뒤에서 터져 나온 처절한 비명에 당소보가 움찔 뒤를 돌아본다. 아니, 돌아보려 했다.
“보지 마라!”
당외의 고함이 그녀의 고개를 다잡는다.
귀를 틀어막고 싶다. 눈을 감아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외면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게는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가야 해!’
알고 있다. 지금 그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 걸음. 단 한 걸음이라도 더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 장로들의 죽음을 개죽음으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
‘살아야 해! 반드시!’
당소보가 줄줄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며 당외를 끌어당겼다.
하나.
“가거라!”
그 순간 당외가 그녀의 등을 떠밀었다.
“장로님!”
당소보의 격한 외침에도 당외는 굳건했다.
“어서 가거라! 어서!”
“그럼 장로님은⋯⋯.”
“가라 하지 않느냐!”
어디에 그런 기운이 남아 있었는지, 당외가 뇌성벽력같은 고함을 내질렀다.
당혹해하는 당소보를 핏발 선 눈으로 바라본 당외가 재차 그녀의 어깨를 밀어냈다.
“가거라!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반드시!”
“장로님!”
당외는 더는 그녀를 재촉하지 않았다. 대신 몸을 돌려 버렸을 뿐이다.
그의 눈에 하늘 끝까지 솟구칠 듯 피어오른 검은 독연이 똑똑히 보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들려오는 비명과 고함도 똑똑히 들려왔다.
장로들은 죽음을 각오했다.
하지만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절대 약하지 않지만, 그 수는 너무도 적고 적은 너무도 강대하니까.
남은 모두가 살 수는 없다. 누군가는 막아야 한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저들의 발목을 잡아야 한다.
당외의 두 눈에 순간 갈등이 어렸다. 그 짧디짧았던 갈등 끝에 터져 나온 지시는 원래의 당외였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지시였다.
“아이들과 여인들을 먼저 보내라! 어서!”
“예! 장로님!”
그의 말을 들은 사내들이 안고 있던 아이들을 여인들에게 건넸다.
“여보!”
“가시오! 어서!”
울음 섞인 비명을 지르는 여인들이 사내들의 손에 떠밀려졌다.
그 광경을 보는 당외의 손이 순간 덜덜 떨렸다.
옳은가? 이것이 옳은가?
무학을 익히지 못한 사내라 해도, 이미 공방을 잃고 쌓아 온 독을 잃었다 해도, 저들은 암기를 만드는 장인들이고, 독을 제조하는 연구자들이다.
그런 이들을 가문의 미래에 추호도 도움이 되지 않을 여인들의 방패막이로 쓰는 것이 과연 옳은가?
모른다.
당외는 깨달았다. 세상 모든 것을 그가 알 수는 없다. 세상 모든 것에 그가 답을 내릴 수는 없다.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이해한다 믿었던 것은 순전히 그의 오만일 뿐이었다.
지금 그는 그저 듣고 있을 뿐이다. 그의 가슴이 무어라 외치는지. 멍청하기 짝이 없는 짓거리를 하고 싶다 외치는 그 목소리를 말이다.
“총관은 아녀자들을 이끌어라! 사내들은 그 뒤를 받쳐라!”
“예!”
입술을 깨문 당외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미안하네.”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는 당외 스스로도 잘 알지 못했지만, 그 말을 들은 장인들은 되레 웃어 버렸다.
“사람을 때리라고 만든 망치는 아니지만, 철도 부수는데 사람 하나 못 부수겠습니까?”
“⋯⋯무학을 익히지 못했다 해도 저희는 당가인입니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거꾸로였다면 저는 장로님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을 겁니다.”
“독을 만드는 사람이 독을 제일 잘 쓴다는 걸 한 번쯤은 증명하고 싶었는데, 잘됐습니다.”
너스레를 떨어 대는 사내들의 말에 당외가 헛웃음을 흘렸다.
‘이런 이들을 무시해 왔던가?’
모두가 당가다. 그래, 모두가.
당가의 안마당을 쓰는 어린아이부터, 늙어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장인까지. 그 모두가 당가였다.
“헛소리 말거라! 여기서 죽으라는 말이 아니다! 너희도 살아남아야 한다! 가자! 한 발이라도 더!”
“예!”
당외가 몸을 돌려 다시 내달리려는 순간이었다.
파아아아앗!
가공할 파공음과 함께 피어오른 독연이 흐트러지더니, 그 안에서 한 사내가 새파란 기운을 휘감은 채 뛰쳐나온다.
억눌린 듯한 눈빛을 가진 장년의 사내. 적호가 제 묵도를 역수로 잡고 단숨에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
“달려라! 어서!”
“예!”
당가의 장인들이 악을 쓰며 달렸지만, 그들의 주력으로 절대고수의 추적을 벗어난다는 것은 애초에 꿈같은 이야기였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자신들에게 쇄도하는 적을 본 당가의 장인들이 입술을 깨물었다.
“못 간다!”
그들의 손에 들린 망치가 격하게 휘둘러졌다. 모든 것을 버리고 달아나는 중에도 결코 버리지 못했던 망치가 지금 당가를 지키기 위해 휘둘러지고 있었다.
그러나 저 거대한 묵도를 상대하기에 그들의 망치는 너무도 나약했다.
휘이이이잉!
공기를 뭉개 버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장인들의 몸뚱이가 반으로 갈라져 치솟아 오른다. 처참하기 짝이 없는 광경. 그 와중에도 당가의 장인들은 적호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고, 창백한 당가의 독사(毒士)들은 악착같이 독을 뿌려 댔다.
“걸리적거리지 마라!”
하지만 적호의 도는 그런 이들조차 집단처럼 베어 넘겼다. 항상 진중하던 그의 두 눈에 괴악한 살기가 솟구쳐 올랐다.
뒤로부터 하나하나 잡아 가는 건 의미가 없다. 달아나는 놈들을 단번에 뭉개 버리는 방법은 선두를 부수는 것.
적호가 막아서는 이들을 두 쪽 내며 단숨에 앞으로 치고 나갔다.
“어서 가거라! 어서!”
그 광경을 본 당외가 몸을 획 돌렸다.
“장로님!”
당외의 손이 그 소매에서 빠져나온다. 십여 개의 독병을 양손에 든 당외가 뚜껑을 연 독병을 그의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목이 불타는 듯한 느낌과 함께 그의 몸이 순식간에 달아오른다.
‘천지신명이시여!’
독을 머금은 당외가 휘청이며 적호에게 달려들었다. 적호의 도가 무심하게 그런 당외의 가슴을 일직선으로 베어 낸다.
서걱!
당외의 가슴에 붉디붉은 선이 생겨 나고, 당외의 두 눈에서 초점이 사라진다.
적호가 당외를 당연하다는 듯 무시하고 지나치려는 순간, 당외의 가슴에 피어난 선이 검은빛으로 물듦과 동시에 그의 양손이 적호를 휘감았다.
“음?”
“모, 못 간다⋯⋯.”
적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의 다리를 끌어안고 있는 당외에게서 시커먼 피가 흘러나오고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독한 늙은이들!”
콰득!
적호의 묵도가 당외의 등을 단숨에 파고든다. 당외가 퍼뜩 경련을 일으켰지만, 적호의 다리를 휘감은 손은 풀리지 않았다.
“못⋯⋯간다⋯⋯. 못⋯⋯.”
“이게!”
서걱!
적호의 묵도가 당외의 양팔을 단칼에 잘라 냈다.
“이 독종 놈들.”
적호가 입술을 뿌득 깨물었다. 당외가 잡고 늘어진 그의 의복이 시커먼 독으로 물들어 삭아 들어가고 있다.
당장 문제야 없겠지만, 시간을 끌면 중독될 수밖에 없다.
“그럼 시간을 끌지 않으면 그만이지!”
쾅!
적호의 두 눈이 새파란 살기를 흘려 낸다. 그의 두 눈에 앞쪽에서 달아나고 있는 한 여인의 등이 들어왔다.
‘가야 해!’
당소보의 두 눈에서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비명이 너무도 처절하다. 그리고 너무도 서글프다.
그래도 가야 한다. 가야만 한다.
‘울지 마! 나는 당가인이야!’
비록 무학은 익히지 못했다 한들, 당가를 증명하는 것이 무학이 전부는 아닐 터. 당가의 피를 이은 이는 적 앞에서 결코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아아아아아아악!”
그런 그녀의 등 뒤에서 또다시 소름 끼치는 비명이 울려 퍼졌다. 놀라 뒤를 돌아보는 앞선 이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갔다.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
차라리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 이.
귀곡성 같은 저주를 퍼부어 대는 누군가.
모두 죽을 것이다. 이들 모두가.
아무리 애를 써도 그들의 힘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그들을 살리기 위해 희생한 모두의 죽음이 허사로 돌아갈 것이다.
당소보의 입이 절로 벌어진다.
“누가⋯⋯.”
제발 누군가.
“누가 좀 도와줘요! 제발!”
그때. 그녀의 등 뒤에서 사나운 고성이 들려온다.
“죽어라! 이 하찮은!”
등 뒤에 서늘한 감각이 느껴졌다. 제 운명을 직감한 당소보가 본능적으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언니!’
카아아아아아앙!
하지만 그 순간 당소보가 맞이한 것은 고통도, 평온도 아니었다.
그저 세찬 바람. 무언가 터진 듯 등으로 휘몰아치는 세찬 바람이었다.
그리고.
턱.
무언가가 그녀의 얼굴에 와 닿는다.
그게 무엇인지 이해하기도 전에 그녀의 귀에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습니까?”
“⋯⋯.”
당소보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의 눈에 웬 처음 보는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제가 너무 늦었군요. 미안합니다. 하지만⋯⋯. 이제 괜찮을 겁니다.”
“⋯⋯네?”
사내가 굳은 얼굴로 당소보의 등을 한 번 두드려 주더니 그녀를 지나쳐 앞으로 나간다.
“⋯⋯누구?”
당소보의 두 눈이 의문으로 물들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의문은 결코 적호보다 크지 않았다.
“⋯⋯.”
적호의 얼굴이 차갑게 물든다.
애병인 묵도를 잡은 그의 손목이 시큰하게 아려 왔다.
‘뭐지?’
아무리 별생각 없이 내리친 일도라고는 하나, 이리 쉽사리 튕겨 날 줄이야. 아니, 튕겨 났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저 검과 맞닿는 순간, 마치 만근거암이라도 두들긴 듯한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는 것이다.
적호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다.
“네놈은⋯⋯.”
적호의 앞을 막아선 사내가 가만히 주위를 둘러본다. 이미 수많은 이들이 피를 흘리고 쓰러졌다. 그가 조금만 더 일찍 도착했다면 잃지 않을 수 있었던 목숨들이다.
사내의 얼굴이 단단하게 굳어진다.
“그대들은 살생이 그리 쉽소?”
“⋯⋯너는 누구냐 애송이?”
“종남의 이송백.”
“뭐?”
적호의 얼굴에 당혹이 어린다. 이 정도의 무위를 지닌 이라면 적어도 한 번은 들어보았을 텐데, 이 이름은 들은 적이 없다.
“이들을 죽이려면 나를 먼저 넘어야 할 거요.”
사내의 발이 바닥을 파고든다. 천년 거목처럼 단단히 자세를 잡은 이송백의 두 눈이 더없이 맑게 빛났다.
“오시오.”
그의 묵직한 목소리가 정적으로 굳어 버린 대지에 널리 널리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