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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귀환-791화 (788/1,567)

791화. 오직 그만이 가치 있을 뿐이오. (1)

“사패련(四覇聯)이라…….”

만금대부가 살짝 갈라진 목소리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보통 일은 아니다.

특히나 이 사패련의 창설이 강호에 미칠 영향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위험한 일이야.’

물론 장일소의 말대로 지금 독기를 품고 날뛰는 정파 놈들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연합은 꼭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자면 사패련의 창설은 저들에게 확고부동한 적을 만들어 줄 확률도 높다.

그그그극.

그 순간 장일소가 손끝으로 다탁을 긁어냈다. 붓처럼 그어지는 손가락 끝을 따라 다탁 위에 중원의 형태가 그려졌다.

“지금의 천하의 세력은 이러하오. 우선 강북의 구파일방.”

구파일방은 천하 각지에 흩어져 있다.

저 남해 해남도의 해남파나, 운남의 점창파, 청해의 끝자락에 붙어 있는 곤륜파까지 감안한다면 구파일방의 세력권을 강북으로 한정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아주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왜냐면 결국 현 구파일방의 중심은 소림과 무당이기 때문이다. 두 문파가 강북의 하남(河南)을 중심으로 위치하고, 그 주변을 종남, 공동, 개방 등이 지키고 있으니 구파일방의 중심은 명백히 하남이고, 또한 강북이었다.

“그리고 서쪽의 천우맹.”

“음.”

천면수사의 얼굴이 살짝 움찔했다.

정말로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현재 중원의 서쪽에 천우맹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웃기지도 않는 일이지.’

중원의 서쪽에는 곤륜파, 점창파, 아미파, 그리고 청성파가 있다.

물론 그들은 강북의 구파일방들처럼 모여 있지도 않고, 중원의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문파들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구파일방은 구파일방이다. 그 세력들의 견제 속에서 확고한 세력권을 구축해 낸 천우맹을 무시할 순 없다.

‘종남의 봉문이 컸겠지. 애초에 종남은 화산보다 서쪽에 있는 문파. 종남이 건재했다면 천우맹은 시작조차 불가능했다.’

화산이 종남을 봉문 하게 만들었든, 그게 아니면 종남이 봉문 한 틈을 기가 막히게 찌른 것이든, 여하튼 수완이 보통이 아닌 게 확실했다.

천면수사의 눈에는 확연하게 보였다.

저 북쪽의 북해빙궁부터, 아래쪽의 남만야수궁까지. 길게 이어진 하나의 선이 말이다.

‘저 선을 끝까지 유지해 낼 수 있다면 언젠가는 구파일방이 아니라 천우맹이 천하를 대표하는 세력이 될지도 모른다.’

다만…….

불안 요소는 산적해 있다, 분명히.

“그리고 남은 것은.”

타악!

장일소가 손을 쫙 펴 다탁을 내려쳤다. 그의 손이 닿은 곳은 다름 아닌 강남 땅이었다.

“강남이오.”

“…….”

강남에는 아직 관의 영향력이 크게 미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파들은 구파일방의 등쌀과 관의 억압을 피해 강남으로 모여들었다.

“핵심은 장강! 강남의 사파들이 힘을 합쳐 장강을 지켜 낼 수 있다면 저들은 남하할 수 없소. 그럼 우선 강남땅은 확고부동하게 손에 넣을 수 있지.”

“그럼 지금까지와 다를 게 없는 게 아닌가?”

“세상이 달라졌소.”

우드드득.

장일소가 다탁을 움켜잡는다. 그의 손에 잡힌 목재가 한 움큼 뜯겨 나왔다.

“천우맹은 서로 엮일 수 없는 이들을 한데 엮었소. 그리고 그 천우맹의 존재는 서로 견제하고 싸우던 구파일방을 다시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지. 이제 목을 바짝 세우고 제 문파만을 지키던 세상은 끝났소. 이제 남은 것은, 어느 세력이 살아남는가!”

“흐음.”

“천하는 세 세력으로 재편될 것이오.”

천면수사는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천하삼분지계라. 공명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인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소?”

“클클클클.”

기괴한 웃음소리 끝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좋군. 나는 애초에 패군의 생각에 동조하기로 했으니까. 돌아가는 정황을 보면 이대로 가면 모두가 망한다는 것은 극명하고.”

천하의 정보를 다루고 그 정세를 분석하는 데 있어 천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 바로 하오문이다. 그런 하오문주의 입에서 나온 말은 확실히 힘이 있었다.

흑룡왕조차 그 말에 솔깃한 모양이었다.

“장강을 중심으로 삼겠다는 것이냐?”

“중심이라고는 할 수 없소. 하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곳이라 할 수는 있겠지. 장강이 밀려 버린다면 강남과 강북을 나눌 방법이 사라지니까. 핵심은 구파일방이 장강을 도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고히 심어 주는 거요.”

“……팔을 뜯고, 배를 찢어 내장을 파먹겠다는 거로군.”

흑룡왕이 그 말을 곱씹다 묘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그의 입장에서는 나쁠 게 전혀 없다. 구파일방이 강남의 사파를 노리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수로채를 공격해 길을 열어야 한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가장 먼저 망하는 곳은 장강수로채다.

그런 마당에 먼저 나서서 지원을 해 주겠다는 걸 왜 마다하겠는가?

“크하하하하! 이 괴상한 놈이 이제야 들을 만한 말을 하는군. 그렇다면 나도 사패련에 합류하겠다! 단!”

흑룡왕의 두 눈에서 불꽃이 튄다.

“장강수로십팔채를 방패막이로 삼을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것이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나는 너희의 목을 반드시 날리고 죽겠다.”

“쓸데없는 걱정이오. 우리 역시 살기 위해서는 장강이 필요하니까.”

장일소가 흰 손을 가볍게 내저어 확연한 의사를 표했다.

톡. 톡톡. 톡톡톡.

마지막으로 남은 만금대부는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다른 손으로 다탁을 두드리고 있었다. 계속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는 것을 보니, 손익을 계산하는 모양이었다.

토옥!

결론이 났다는 듯, 검지로 강하게 다탁을 두드린 만금대부가 눈살을 찌푸렸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군.”

“이유는?”

“모자라.”

그는 팔짱을 끼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백여 개의 문파가 저마다 난립할 때는 세력의 고하 따위가 별로 중요하지 않지. 온갖 사정이 끼어드니까. 하지만 그 세력이 둘로 병합되면 오로지 누가 더 강한가만 남는다.”

“…….”

“강남에 있는 네 문파가 연합하고, 자잘한 사파들을 모조리 집어삼켜 병합한다고 해도 힘이 부족하다. 자칫하면 연합 때문에 더 빨리 망할 수도 있어.”

천면수사가 얼굴을 찌푸리며 반박했다.

“천우맹과 구파일방의 관계를 이용한다면…….”

“꿈같은 소리. 천우맹의 중심은 사천당가와 화산. 정파다. 아무리 사이가 나쁘다고 해도 같은 정파라면 언제든 손을 잡을 수 있다. 설사 손을 잡지 않는다고 해도 사파와의 싸움을 벌이는 중 저들끼리 뒤를 치진 않겠지.”

“…….”

“단독으로 구파일방을 저지할 만한 세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꼴이 될 뿐이야. 이문이 남지 않는다. 녹림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야. 하지만 녹림은 이미 천우맹으로 가지 않았나.”

장일소가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지당한 말이오.”

“음?”

의외로 순순히 인정하는 장일소의 태도에 만금대부가 눈을 가늘게 떴다.

“모자란 힘을 채울 방법이 있다는 건가? 강남의 모든 사파를 다 끌어들인다고 해도 녹림을 대체하는 건 불가능할 텐데?”

“분명 그렇지.”

고개를 두어 번 주억거린 장일소가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머금었다.

탁.

그리고 술잔을 내려놓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붉은 입술이 젖어서 더욱 요사스러워 보였다.

“강남 땅이라면 그렇소. 하지만…… 굳이 강남에서만 힘을 모을 필요는 없지요.”

“……강남이 아니라고?”

“저분이라면 충분한 대답이 되지 않겠소?”

장일소가 뒤쪽을 가리키자 모두가 놀란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누가?’

‘느끼지 못했는데?’

특히 천면수사와 만금대부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경악이 떠올랐다. 설마 그들의 감각에 걸리지 않고, 이 거리까지 접근 가능한 이가 있을 줄이야.

“…….”

등불의 빛이 채 닿지 않아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구석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붉은 핏빛 장포로 감싼 그를 보는 순간 모두의 등골이 서늘해지고 털이 쭈뼛 섰다.

“……누구냐?”

“혈궁주입니다.”

“혀, 혈궁?”

결국 흑룡왕의 입에서 경악에 찬 고함이 터져 나왔다.

혈궁.

새외오궁 중 가장 은밀하고 신비한 곳. 심지어 본단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은 곳이 바로 혈궁이다.

강대함과 은밀함.

그 말도 안 되는 두 가지 특성이 조화된 곳. 새외오궁 중 그 힘으로는 단연 수위를 다툰다는 혈궁의 궁주가 바로 이곳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본…궁은…….”

날붙이로 금속판을 긁어 대는 것 같은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흘러나왔다.

“만인…방주와 뜻을 같이한…다…….”

“…….”

흑룡왕과 만금대부, 그리고 천면수사가 서로를 돌아보았다.

“……혈궁이 함께한다면…….”

“이야기가 다르지.”

혈궁이라면 녹림에 뒤지지 않는 곳이다. 아니, 힘만으로 따진다면 녹림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강할지도 모른다.

당장 혈궁주가 뿜는 압력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만금대부가 머릿속으로 다시 빠르게 주판알을 튕겼다.

‘어차피 수는 이미 충분하다. 부족한 것은 절대고수의 수. 그렇다면 머릿수만 많은 녹림 따위보다 혈궁이 훨씬 더 훌륭한 선택지다.’

계산은 끝났다.

만금대부의 입꼬리가 마침내 말려 올라갔다.

“충분하군. 흑귀보는 사패련과 그 뜻을 함께하겠다.”

“장강수로십팔채 역시 사패련에 합류하겠다.”

모두의 시선이 혈궁주에게로 향하자 그 역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했던 말을 다시 반복할 필요는 없다는 듯 말이다.

“이름은 사패련인데, 문파는 다섯이라…….”

“상징성이 중요한 거지. 혈궁주도 딱히 불만은 있어 보이지 않고.”

“더 많은 문파들이 사패련의 깃발 아래에 모여들 거다. 사패련(四覇聯)이 아니라 사패련(邪覇聯)이어도 좋겠지.”

탁. 탁. 탁. 탁. 탁.

장일소가 말없이 빈 술잔 다섯 개를 제 앞에 깔고 잔에 술을 채우기 시작했다.

“훌륭하신 결정이오.”

“단!”

그 순간 만금대부가 손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잔을 나누기 전에 확실히 해야 할 것이 있다.”

“말씀하시오.”

“련주는 누가 하는가?”

“…….”

모두가 선뜻 대답하지 않고 입을 닫았다.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어정쩡하게 지금과 같은 체제를 유지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파는 그런 식으로 공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무리야. 확실한 련주와 확고한 체제가 필요하다.”

“흐하하하핫! 맞는 말이지. 하지만 그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 내가 련주가 되어 너희를 이끌어 주지!”

“네게는 무리다. 흑룡왕. 나서지 말고 처박혀 있어라.”

“천면수사! 당장 죽고 싶으냐!”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천면수사는 무시하며 삐딱한 웃음을 흘렸다.

“정보는 곧 힘이지. 모든 문파의 사정을 알고 있는 내가 적합하다.”

“힘이 있어도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 돈을 대는 이가 곧 권력을 쥔 이다. 아닌가?”

“이것들이…….”

세 사람이 서로 차가운 눈빛을 교환할 때였다.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장일소가 술잔에 술을 마저 따르고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생각이 있는가?”

“사패련의 련주가 될 수 있는 이는 오로지 나, 장일소뿐이오.”

흑룡왕의 두 눈에서 불꽃이 화르륵 타올랐다.

“이 빌어먹을 놈이…… 결국은 이럴 수작이었구나.”

“주장에는 근거가 필요하지.”

“확실히 이득이 될 부분이 뭔지도.”

장일소는 웃으며 모두의 앞에 술잔을 하나씩 밀어 주었다.

“흑룡왕의 패도는 훌륭하나 인화(人和)력이 부족하오. 반드시 다른 곳과 마찰이 벌어지겠지. 게다가 흑룡왕께서는 장강을 떠나실 수 없소. 최전방에 련주를 둔다면 전선이 밀리는 순간 모든 게 끝나지 않겠소?”

“……으음.”

제 앞에 놓인 술잔을 보며 흑룡왕이 침음성을 흘렸다.

열받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정보란 더없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해가 되기도 하는 법. 내 약점과 치부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를 위에 두고 따르려 하는 이는 없소.”

“……근본의 문제라는 건가. 쯧.”

천면수사도 제 앞에 내밀어진 술잔을 받아 들었다. 그 역시 이 말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금력의 힘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으나, 이곳은 강호요. 그리고 이익에 민감하다는 말은 련주 된 이가 자신의 사사로운 이득을 챙길 수 있다는 뜻. 연합의 수장이란 모두를 위해 마땅히 자신의 이득을 내어 놓을 수 있는 이에게 적합한 자리 아니겠소?”

“……정론이로군.”

만금대부도 고개를 끄덕였다. 연합의 이익과 흑귀보의 이익이 충돌했을 때 전자를 선택할 자신이 그에게는 없었다.

장일소가 두 개 남은 술잔 중 하나를 들어 혈궁주에게 가볍게 던졌다.

“새외의 문파는 두말할 것도 없소.”

탁.

술잔을 받은 혈궁주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뿐 아니라…….”

장일소의 두 눈동자가 광기로 일렁였다. 그 눈빛을 본 모두가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같이 천하를 오시하는 이들이나, 장일소에게는 그런 그들마저 질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미 주도권은 그에게로 넘어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제 영역에 틀어박혀 제 앞길만 보는 이들이 련주가 될 순 없지. 사패련의 련주가 될 이는 그 누구보다 굶주려야 하고, 그로 인해 누구보다 큰 탐욕을 품고 있어야 하오.”

장일소의 손이 다탁에 그려진 지도의 강북 쪽을 움켜잡았다.

우드드득.

그 부분을 통째로 뜯어낸 장일소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박살이 난 목재가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고작 강남을 차지하고, 이 척박한 곳에 틀어박혀 왕인 양 굴 생각 따윈 없소. 나는 저곳이 탐이 나니까. 누구보다 저곳이 탐난다 이 말이오. 보고 있는 것만으로 목이 타고, 배가 고프지. 천 말의 술을 마시고, 만 석의 곡식을 먹어치워도 풀리지 않을 허기야.”

“…….”

“저 땅에서 얻을 수 있는 것 따위는 그대들이 모두 나눠 가지시오. 사람도 돈도 땅도 내겐 아무 의미가 없소. 내게 필요한 건 오직 하나. 나 장일소의 이름하에 천하의 모든 것을 굴복시키는 것.”

모두가 숨을 죽였다.

광기로 넘실대는 장일소의 눈빛이 저 모든 게 허언이 아님을 증명했다.

“오직 그만이 가치 있을 뿐이오.”

“…….”

“나를 따르시오. 그럼 내가 그대들을 이끌어 주지. 이 냄새나는 강남 촌구석이 아니라, 중원의 중심인 강북으로!”

“하하하하.”

천면수사가 파안대소하며 고개를 저어 버렸다.

“정말이지, 못 당하겠군. 하오문 문주 천면수사가 련주를 뵈오.”

천면수사가 포권 하자 만금대부 역시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가장 이득이 될 길이겠지. 흑귀보의 보주 만금대부가 련주를 뵈오.”

“……빌어먹을.”

흑룡왕은 끝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지만, 여기까지 와 버린 이상 발을 뺄 수는 없었다.

“내게 존중 따위는 바라지 마라.”

“물론.”

“……장강수로십팔채의 총 채주 흑룡왕은 패군 장일소를 사패련의 련주로 받아들인다!”

“잔을 드시오.”

장일소가 먼저 잔을 드니 모두가 제 앞의 잔을 높이 들어 올렸다.

“이 시간부로 우리는 형제요. 형제에겐 술을! 배신하는 이에겐 칼을!”

탕!

술잔이 허공에서 거칠게 맞부딪혔다.

이윽고 모두가 단숨에 그 잔을 비웠다.

사패련.

마침내 천하를 뒤집어엎을 사파 연합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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