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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귀환-745화 (743/1,567)

745화. 누가 뭘 건드렸다고? (5)

이른 아침.

“끄으응.”

커다란 들통을 든 곽회가 터덜터덜 걸었다.

“하다못해 개밥까지 챙기는 처지라니.”

천우맹 개파식 때 야수궁도들이 끌고 왔다 두고 간 개들은 화산에 남아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당장 산 밑으로 내려 보내자는 의견도 많았지만, 장문인인 현종이 ‘그래도 인연이 있어 왔을진대, 말 못 하는 짐승이라 하여 어찌 내쫓겠는가?’라는 의견을 표하면서 화산의 누구도 감히 개들을 내쫓자는 말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덕분에 청자 배들의 주요 임무 중에 하나로 개밥 챙기기가 떡하니 추가되고 말았다.

“끄응. 생각보다 너무 귀여우니 괜찮기는 한데…….”

사실 화산은 척박하기 짝이 없는 곳이다.

환경이? 아니, 사람이.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지만, 이제는 귀여움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악귀 같은 것들이 서로 이를 갈아 대며 수련을 한다. 그러니 말하자면 현세에 강림한 지옥이 화산 아니던가?

그런 화산에서 지내는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꼬리부터 치는 개들의 존재는 큰 위안이 되어 주었다. 착하게 배를 보이며 헥헥거리고 꼬리를 흔드는 걸 보고 있으면 마귀 같은 사형제들도 잠깐 잊을 수 있었다.

문제는 위안과 귀찮음이 명백히 별개의 문제라는 점인데…….

뭐 어쩌겠는가? 억울하면 배분이 높아야지.

“슬슬 명자 배를 받아도 될 것 같은데……. 그래야 이 잡무에서 벗어날 거고.”

혼잣말하며 한숨을 푹 쉰 곽회는 모퉁이를 돌며 입을 열었다.

“얘들아, 밥 먹…….”

응?

하지만 순간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곽회는 말하던 것도 잊고 두 눈을 끔뻑였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개들이 일렬로 줄을 맞추고 있었다.

뭐 그거야 대충 이해할 수 있다. 개들도 화산에 올랐으면 화산의 법도를 따라야 하는 법이니까. 길바닥에서 살던 것처럼 굴다가는 개보다 더한 광견 놈이 거품을 물고 달려들 게 빤하지 않은가.

문제는 문제는 열을 맞춘 개들이 하나같이 드러누워 네 발을 하늘로 곧게 뻗고 있다는 점이었다.

‘죽었나?’

아니, 아니.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뻗은 네 다리가 푸들푸들 떨리는 것을 보니 살아 있긴 한 모양이다. 다들 못 먹을 걸 먹은 것도 아닐 텐데 다들 왜 저런 괴이한 자세를…….

하아아아악!

순간 날카롭게 들려온 소리에 곽회가 움찔하며 고개를 돌렸다.

일렬로 드러누워 있는 개들의 앞쪽에 백아가 삐딱한 자세로 누워 있었다.

“…….”

뒤쪽에서 보이는 자세가 딱…… 화산의 모 광견 놈이 술병을 들고 자빠져 있는 모양새다.

그 기시감에 곽회는 전신에 소름이 돋아 부르르 떨었다.

‘아니, 이젠 하다하다…….’

이건 딱 봐도 저 망할 담비 놈이 개들에게 얼차려를 주고 있는 모양새가 아닌가?

길에서 보이는 족족 데려왔으니 개들의 크기야 가지각색이지만, 개중 큰 녀석은 거의 사람만 한 크기다. 그런데도 저 쥐방울만 한 담비에게 꼼짝도 못 하고 당하고 있다니…….

곽회의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저건 마치…….

하아아아악!

백아가 다시 한번 크게 하악 소리를 내자 드러누워 있던 개들이 벼락같이 몸을 뒤집고 일어났다.

그리고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바짝 군기가 들어간 자세로 정렬했다.

백아는 굉장히 귀찮다는 듯 느릿느릿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하얀 솜뭉치 같은 놈이 까맣고 반질거리는 눈을 부릅뜨니 정렬한 개들이 하나같이 꼬리를 말며 벌벌 떨었다.

하악!

백아가 짧게 소리치자 개들이 갑자기 산문 쪽으로 전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키익!

그 모습을 보며 코웃음을 친 백아가 고개를 슬쩍 돌렸다.

“…….”

“…….”

그 순간 개밥을 들고 있는 곽회와 백아의 시선이 마주쳤다.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갸웃.

백아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앙증맞은 머리를 옆으로 갸웃했다. 곽회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저, 저 가증스런…….’

하여간 지 주인이랑 똑같아 가지고!

이놈의 화산에는 사람 짐승 통틀어도 멀쩡한 게 없어, 멀쩡한 게!

* * *

“끄응.”

뒤늦게 달려와 상황을 들은 현영의 얼굴 역시 일그러졌다. 목소리에 짜증이 잔뜩 실려 있었다.

“우리가 뭔 동네북도 아니고, 산적에 수적에 만인방에……. 동네 사파들은 한 번씩 다 찔러 대는 것 같지 않느냐?”

“그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운암이 고개를 내저었다.

화산 정도의 규모로 사업을 벌이는 곳은 대체로 중원에서 알아주는 상가거나 구파일방 급의 대문파들이다. 그런 이들은 오랫동안 사업을 해 오면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경우가 많다.

황종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무리 화산이 천우맹의 수장이 되었고, 천하에 그 이름을 떨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쟁쟁한 구파일방에 비해서는 아직 손색이 있습니다.”

“으음.”

“저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한번 찔러 보기 좋은 곳이겠지요.”

“끄응. 찔러 보기 좋다라.”

그 순간 배알이 뒤틀린 듯 빈정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새끼들이, 우리가 만만하다 이거지?”

“청명아, 참아라!”

“착하지! 워워.”

“자, 자! 여기 당과 있다, 당과! 우쭈쭈, 여기 보세요.”

조걸과 윤종, 백천이 막 발작하는 청명을 사방에서 잡아 짓누르며 입 안에 당과를 쑤셔 넣었다.

“으읍, 놔 봐! 안 놔? 이제 하다하다 수적 새끼들까지 대가리를 들이미네. 아이고, 세상에! 어디 밥 처먹고 물장구나 치는 것들이 겁도 없이!”

청명아……. 수적이 물장구치는 애들이면 산적은 흙장난하는 애들이고, 우리는 산이나 타는 사람들이란다.

화산은 여러모로 발전했지만, 그중 가장 발전한 면은 흔들리지 않는 강건한 정신력이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이제 옆에서 청명이 놈이 무슨 지랄을 해도 태연하게 회의를 이어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어찌하는 게 좋을 것 같으냐?”

“뭘 어쩝니까? 청명이 말이 백번 맞지!”

현영이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딱 잘라 말했다.

“얻어맞고도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 되고, 호구 되는 겁니다. 그건 그동안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더구나 다른 곳도 아니고 유령문과 은하상단의 문제입니다. 이럴 때 저희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서겠습니까!”

현종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현영의 말에 틀림이 없다는 듯한 몸짓이었다.

하지만 현상은 그리 생각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리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장문인.”

“으음?”

의외의 말에 현종이 더 말해 보라는 듯 현상을 보았다.

“상대가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다?”

“예.”

현상이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산속에서 산적을 만나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감히 물 위에서 수적을 만나는 일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산은 제아무리 높고 험준하다 해도 결국 발을 땅에 붙이는 곳입니다. 하지만 수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배를 타고 장강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배 위에서 수적을 상대하는 것은 뭍에서 상대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든 일입니다. 더구나 우리 아이들은 배를 타 본 경험이 거의 없잖습니까.”

“그도 그렇구나.”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니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닙니다.”

“으음.”

현종의 얼굴에 고민하는 기색이 깃들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장문인.”

심지어 운암도 현상을 거들고 나섰다.

“상대는 장강수로십팔채, 저 신주오패 중 하나입니다. 물론 화산이 과거와는 다르다고는 하나, 신주오패 중 하나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신중히 결정해야 할 일입니다.”

신주오패라는 이름이 무겁게 현종을 내리눌렀다.

그들은 이미 신주오패 중 하나인 만인방과 껄끄러운 관계가 아니던가? 이런 상황에서 신주오패에 적을 더 늘리는 것은 확실히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

“그럼 어찌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힘으로 상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운암이 슬쩍 주변을 돌아보며 말했다.

“지금 수로채가 갑자기 은하표행을 노리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은하표행이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단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지요. 저들이 귀물을 노리기는 하나, 그게 지속될 수는 없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을 것입니다. 결국은…….”

“결국은?”

운암은 살짝 겸연쩍은 듯 망설이다 말했다.

“다른 문파들이 그러는 것처럼 장강을 오가는 대가로 통행료를 내라는 것이겠지요.”

“……통행료라 했느냐?”

“예, 장문인.”

현종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졋다.

“수적들에게 통행료를 내고 장강을 건너게 해 달라고 빌기라도 해야 한단 말이냐?”

“장문인. 들어 보십시오. 꼭 그리 생각하실 일은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는 다른 문파에서 운영하는 상단들도 장강을 건널 때는 수로채에 통행료를 내고 있습니다.”

“…….”

“괜히 일을 키우는 것보다는 그게 싸게 먹힌다는 거지요.”

현종이 그 진위를 확인하겠다는 듯이 황종의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황종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합니다, 장문인.”

“허어…….”

황종의가 슬쩍 현종의 눈치를 살피며 부연했다.

“사실 산적을 만나든 수적을 만나든 적당한 통행료를 내고 분란을 피해 가는 것은 기본입니다. 다만, 은하표행은 녹림과의 좋은 관계 덕에 그동안 산에서는 통행료를 내지 않았습니다.”

“하면 수로채에게는 내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장문인. 개인적인 통행료는 쭉 준비시켜 왔었습니다.”

현종의 눈썹이 꿈틀했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눈으로 채근하자 황종의는 조금 송구하다는 듯 슬쩍 시선을 내리깔았다.

“만약…… 저들이 통행료를 요구해 오는 거라면, 그건 개인적인 통행료가 아니라 표행, 더 나아가서는 상단 차원에서 일정액을 항시 상납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허허허허.”

현종이 황당하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말이나 되는 일이오?”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사실 황종의가 대답하기는 어려운 주제였다. 그는 감히 화산에게 그런 일을 요구할 수 없는 처지니까. 그렇기에 운암이 대신 대답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돈으로 해결하는 게 낫습니다, 장문인. 공연히 제자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운암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현종은 골치가 아프다는 듯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운암아. 하지만 그래서는…….”

“장문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제자들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 비교 대상이 설령 화산의 자존심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현종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하지만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금세 눈을 번쩍 뜬 그는 고개를 단호히 끄덕였다.

“네 말이 옳구나. 위험을 피할 수 있다면 그리해야겠지.”

“옳은 결정이십니다.”

“하면…….”

“아, 잠깐만요!”

그 순간 백천 일행에게 붙들려 있던 청명이 불시에 벌떡 몸을 일으켰다.

“자자. 청명이 진정…….”

“아, 비켜 봐!”

청명이 자신을 도로 누르려는 조걸을 획 잡아 내던졌다.

쿵!

벽에 처박힌 조걸이 스르륵 느리게 흘러내렸다. 청명은 그런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말을 이어 갔다.

“사숙조님 말씀도 맞아요. 싸우지 않고 해결할 수 있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뭐라고?”

“싸우지 않고 해결…….”

“그러니까, 뭐라고?”

“…….”

청명이 슬그머니 입을 다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가 하나같이 ‘내가 뭘 잘못 들었나? 저놈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 리가 없는데?’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니, 진짜 다들 너무하시네. 내가 뭐 피에 굶주린 악귀쯤으로 보이시나?”

“……그게 낫지.”

“악귀 정도면 잘 지내볼 수 있지.”

“…….”

청명의 볼이 부르르 떨렸다.

근데 이것들이 진짜?

“그래서 네 생각은 어떠하더냐?”

청명이 막 뒤집어지기 직전에 현종이 눈치 좋게 흐름을 끊었다. 뭔가 반쯤 끓다 말아 버린 청명이 살짝 앓는 소리를 내고는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건 그런 상황이 아니에요. 저놈들이 정말 통행료를 원했다면 표사들을 공격해 죽이려 들지는 않았을 거예요. 물건을 뺏고 인질로 잡았겠죠.”

“……으음.”

다들 그 말도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한 건, 상황이 생각보다 좀 복잡하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제는 이런 일이 흔하게 벌어질 겁니다. 그럴 때마다 이역만리 떨어진 이곳에서 미리 상황을 재단하고 결론을 내리는 건 무리예요.”

“하면 어찌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가 봐야죠.”

청명이 어깨를 으쓱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은 가서 상황을 파악해야죠. 그랬는데 정말 말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면 그렇게 하는 거고, 그게 아니면…….”

“아니면?”

“아니면 뭐. 헤헤.”

청명이 해맑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굳이 말로 해야 되나요?”

“……아니. 아니다.”

안 들어도 알 것 같구나.

현종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양쪽의 말에 모두 옳은 구석이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금의 정보만으로는 판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결국 지금 그가 내려야 할 판단은 하나밖에 없었다.

“듣거라.”

“예, 장문인.”

“결정은 보류한다. 우선은 하루라도 빨리 조사단을 파견하여 진상을 파악하고 실종자를 찾도록 하겠다.”

“예, 장문인!”

딱히 이견이 있을 수 없는 결정이었다.

“그리고…….”

현종의 두 눈이 청명에게 정확하게 박혔다.

“이번에 파견되는 조사단에 청명이 너는 빠진다. 그리 알거라.”

“예?”

생각지도 못한 청천벽력 같은 말에 청명의 두 눈이 주먹만 하게 커졌다.

“저요?”

“그래.”

“제가요?”

“그래!”

“……제가 빠진다고요? 왜요?”

“왜요? 지금 왜요라고 물었느냐?”

현종이 재미있다는 듯 허허 웃어 버렸다.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조사라고.”

“네. 그런데요?”

“세상에 너만큼 ‘조사’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어디 대 보거라. 그럼 보내 주마!”

“조걸 사형이요.”

일말의 주저도 없이 나온 말에 현종이 흠칫했다. 생각보다 너무 그럴싸한 대답이 나와 버린 것이다. 현종을 포함한 다른 모두의 시선이 조걸에게로 향했다.

조걸의 얼굴에 억울한 표정이 스쳤다.

“난 왜…….”

실로 미묘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딱 잘라 아니라 하기 애매했다.

“무, 물론 조걸이가 좀 못 미덥긴 하지만…….”

“자, 장문인!”

“끄응. 그래도 청명이 너보다는 낫다!”

“세상에……. 어떻게 그리 심한 말씀을…….”

“뭐가 심해! 이 새끼야!”

조걸이 악다구니를 쓰며 청명에게 달려들려 했지만, 채 몸을 던지기도 전에 누군가 그의 멱살을 틀어잡아 확 당겼다.

“장문인 계시는데 이 조동아리! 이 조동아리! 경거망동, 하지, 말라 그랬지!”

찰싹! 찰싹! 찰싹!

“아악! 사형! 입! 아파요, 읍!”

“조동아리, 확 그냥!”

빛의 속도로 제압에 나선 윤종이 조걸을 질질 끌고 구석으로 갔다. 그 찰나의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던 현종이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여하튼! 이번만은 절대 안 된다! 이건 장문인의 명령이다!”

“헐…….”

커다란 충격에 청명의 입이 절로 쩍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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