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7화.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죠! (2)
“끄응.”
“에잉.”
“쯧.”
세 사람이 영 못마땅한 눈으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사람이 고집도 좀 꺾을 줄 알고 그래야지.”
“그건 내가 할 말이오.”
청명이 야수궁주와 당군악을 보며 혀를 찼다.
“나이도 드실 만큼 드신 분들이 체통도 없이.”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
“체통이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니고.”
“…….”
거 정말 죽이 착착 잘 맞으시네…….
맹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야 문제가 있어도, 만들어진 뒤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저렇게 호흡이 좋은데.
야수궁주 맹소가 슬쩍 눈살을 찌푸리더니 갑자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쯧. 맹이라는 것은 애초에 서로 마음이 맞아야 하거늘. 이리 이득만 이야기한다면 맹을 만든다 한들 기존의 놈들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소?”
“음.”
“끙.”
틀리지 않은 그 말에 당군악과 청명도 살짝 고개를 숙였다. 맹소가 다시 한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러니 두 분께서 남자답게 양보하시오.”
“아니, 그런데 이 양반이?”
“들을 가치도 없는 소리를!”
세 사람은 다시 핏발 선 눈으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그러다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끄응.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합시다.”
“……그러시지요. 맹주야 언제든 정할 수 있으니까.”
결국 서로를 설득하는 데 지친 세 사람이 나가떨어졌다.
당군악은 차갑게 식어 버린 차를 따라 단번에 들이켰다. 평소 이리 소리를 질러 대며 싸울 일이 없었던 만큼 오늘의 대화가 특히 힘든 모양이었다.
차를 마시며 목을 가다듬은 그가 말했다.
“여하튼 이렇게 세 문파가 만나게 된 일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오.”
“이제 와서?”
“새삼스레?”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영 시큰둥했다. 당군악의 눈가가 떨렸다.
‘이 인간들은 대체…….’
청명 하나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들어 죽겠는데, 왜 덩치 큰 청명 같은 놈까지 나타나 이리 괴롭힌단 말인가?
“크흠!”
그는 헛기침을 연신 해 대며 정신을 잡으려 애썼다. 그까지 휘말려 버리면 정말 이 자리는 난장판이 되고 말 것이었다. 이미 좀 휘말린 것 같기는 하지만, 아직은 되돌릴 수 있다.
“화산신룡.”
“네?”
그는 살짝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뗐다.
“맹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네. 뜻이 있고 의지가 있으니, 그저 구실과 격식만 갖추면 될 일이지. 하나 문제는 맹이 만들어지는 순간 견제가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것일세.”
“흐음. 오대세가에서요?”
“그렇지. 그리고 구파일방과 세외사궁 역시 마찬가지일 걸세.”
그 말을 들은 맹소가 껄껄 웃었다.
“당연한 일이지. 사람이란 손에 잡은 것은 쌀 한 톨도 놓지 않으려 하는 법이니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에 위협이 될 만한 것을 그냥 둘 리가 없지.”
세외사궁의 궁주인 맹소는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 예로, 그동안 중원의 문파들이 세외사궁을 얼마나 견제해 왔던가?
필요할 때는 다가와 대의를 논하지만, 필요가 없어지면 오랑캐로 몰아붙이며 그들을 핍박한다. 그게 세외사궁이 그동안 수도 없이 겪어 온 일이었다.
다만.
‘그게 단순히 사궁이 세외에 있기 때문은 아니란 말이지.’
예를 들어 곤륜은 거의 중원이라고 할 수도 없는 곳에 있고, 문도 역시 거의 중원인이 아니다. 하지만 구파일방 중 하나로 굳건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러니 결국 곤륜과 야수궁을 가르는 차이는 하나뿐이다.
그들의 질서를 존중하는가.
“저들은 그들의 질서 안에 있는 이들만 인정하지. 화산이 사천당가, 그리고 남만야수궁과 함께 맹을 만든다면 저들은 우리를 자신들의 질서에 반하는 존재로 인식할 걸세.”
당군악이 맹소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동안은 대놓고 시비를 걸어오지는 못하겠지. 하지만 결국엔 반목할 수밖에 없을 걸세. 지금 구파와 오대세가가 공존하는 것처럼 나름의 타협점을 찾기는 어렵다는 말이지.”
“흐음.”
청명은 이렇다 할 반응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군악이 물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봤는가?”
“네? 무슨 문제요?”
“……말 했잖은가. 우리는 결국 구파나 오대세가와 척을 질 수밖에 없네. 하지만 우리 세 문파의 힘만으로는 저들을 상대하기가 어렵지 않은가. 설마하니, 지금부터 더 강해져 저들 모두를 상대하겠다는 허무맹랑한 계획은 아니겠지?”
“에이, 설마요.”
당군악의 의심스러운 눈길에 청명이 손을 내저었다.
물론 화산이 더 강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리 청명이라 해도 그렇게까지 무모하진 않다.
“그럼 따로 생각해 둔 게 있는가?”
그 물음에 청명은 고개를 돌려 가주실의 벽면에 붙은 중원의 지도를 바라보았다.
“뭐, 뻔한 것 아니겠어요? 모자라면 키워야죠.”
“키운다라…….”
“거창하게 맹이라고 이름까지 붙였는데, 문파 세 개만 달랑 들어가 있는 것도 영 면이 안 살기도 하고요.”
“그도 맞는 말이지.”
맹소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떤 문파를 회유해 볼 생각인가?”
“당연히 이 근처에 있는 문파들이죠.”
“……그렇게 단순하게?”
“단순하지 않아요.”
청명이 손가락을 까딱까딱 흔들었다.
“구파일방과 세외사궁, 오대세가가 서로 미묘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견제 아닌가?”
“천만에요. 거리예요.”
“거리?”
“네.”
청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히 설명했다.
“쉽게 말해 보면 이래요. 오대세가로 예를 들면, 당가는 중원의 남서쪽에 있고, 남궁은 동쪽에 있죠. 심지어 팽가는 북동쪽에 있어요. 다른 문파들도 비슷하죠.”
“으음.”
“그러다 보니 당가에 문제가 생기면 남궁이나 팽가가 지원을 오기까지 한세월이 걸리잖아요. 막상 급할 때는 도움이 안 되는 동맹에 뭔 의미가 있겠어요? 그러니 미묘한 거리감이 생긴 채 현상만 유지하는 거죠.”
“흐음.”
맹소도 공감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세외사궁 역시 중원을 빙 두르듯 위치해 있다. 그렇기에 막상 야수궁에 일이 생기면 제대로 된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잖아요. 일단은 문제가 생겼을 때 반드시 달려와 줄 수 있는 문파가 필요해요. 이제는 구파나 오대세가처럼 성향이 아니라 지역을 우선하자는 거죠.”
당군악이 의미심장한 눈으로 청명을 바라보았다.
“역시나 서부인가.”
“네.”
청명이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일단은 서부에 있는 문파들을 꼬드겨 봐야죠.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면 더 좋고요.”
“이유는?”
“뻔한 거죠. 그럼 쟤들이 약해지니까. 남의 세력 빼먹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어요?”
당군악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는 웃으며 청명을 보았다.
“그럼 내 하나 묻겠는데.”
“네?”
“자네 말대로 서부에 속해 있고, 위험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와 줄 수 있으며, 무엇보다 저들의 전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는 문파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곳이 하나 있는데.”
“……네?”
“종남 말일세. 어쩔 생각인가?”
으드드득.
“…….”
종남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청명의 이가 저절로 갈렸다.
“그…… 어으……. 그…… 종남……. 종남…….”
한참을 앓는 소리만 내던 청명이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벅벅 긁었다.
‘하여튼 눈엣가시 같은 것들!’
이게 문제다, 이게!
청명이 그린 원대(?)한 계획은, 서부를 중심으로 문파들을 모아서 과거의 질서와는 달리 정말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맹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곳이 하필이면 종남이다.
화산의 바로 옆에 붙어 있고, 구파일방인 데다, 가진 힘이 크기까지 하다.
말하자면, 저 종남 하나만 끌어들여도 맹의 기틀이 마련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거꾸로 말하면, 종남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맹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뜻이었다.
“아미나 청성은 상황에 따라 참여할 수 있지. 곤륜이야 서부보다 더 간 곳이니 참여하든 하지 않든 이렇다 할 영향을 끼치지 않네. 하지만 종남은 다르지.”
“…….”
“종남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우리의 목소리는 힘을 받을 수 없을 걸세.”
“……끄으으응.”
아주 이를 박박 가는 청명을 보며 당군악은 슬쩍 쓰게 웃었다.
살면서 누군가가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해 본 적이 없건만, 아무래도 청명과 어울리며 그의 성격도 많이 나빠진 모양이었다. 괜히 웃긴 것을 보면.
“종남……. 종남, 망할 놈의 종남.”
연신 중얼거리던 청명이 슬쩍 두 사람의 눈치를 보더니 조심스레 말했다.
“그냥 차라리 종남에 쳐들어가서 멸문을 시켜 버리면 깔끔하지 않을까요?”
“……사파로 간판이라도 바꿔 달 생각인가?”
“하하하하. 정말 화끈한 말이군. 화끈한 말인데.”
커다랗게 웃음을 터트렸던 맹소가 돌연 정색했다.
“개소리하지 말게.”
“……네.”
맥이 탁 풀려 버린 청명이 허망한 얼굴로 찬장을 바라보았다.
“……어쨌든 그건 조금 더 생각해 볼게요.”
“화산과 종남의 관계야 웬만큼은 알고 있으니 더 재촉하지는 않겠네만, 이건 빠른 시일 내에 결정을 내려 줘야 할 일이네. 종남을 품고 갈 것인지, 정말 배제를 할 것인지 말이야.”
“끄응. 알았어요.”
당군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대략적인 기틀은 잡힌 것 같군. 맹을 만들고, 정식으로 출범하기 전에 주변의 거대 문파들을 설득하는 걸로. 사천당가에서 사천에 있는 아미를 맡지.”
“야수궁은 점창과 접촉해 보도록 하겠네.”
맹소와 당군악이 동시에 청명을 바라보았다.
“그러니 화산은 종남…….”
“카악! 알았다니까!”
결국 청명이 독 오른 살쾡이처럼 하악거리자 당군악과 맹소의 얼굴엔 몇십 년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간 듯한 시원한 웃음이 떠올랐다.
껄껄 웃던 맹소가 슬쩍 청명을 보며 말했다.
“이보게, 화산신룡.”
“네.”
“자네의 구상에 들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세외사궁 역시 만만찮은 전력이야. 그들을 품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걸세.”
“흐음.”
청명이 뺨을 긁적였다.
“강요는 하지 않겠네. 나 역시 그들이 얼마나 중원에 적대적인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그들을 설득하고 포섭하는 건 확실히 쉽지 않은 일이지.”
남만야수궁 역시 매화검존에 대한 존경심이 없었다면 이렇게 화산과 손을 잡지 않았을 것이다. 운이 아주 좋았던 경우라 할 수 있다.
“일단은 그쪽 영역에는 들어가지도 못하니까요.”
“그래서 말인데…….”
야수궁주가 어깨를 으쓱하며 운을 뗐다.
“일단 남은 세외오궁 중 혈궁을 제외한 다른 문파에는 서신을 보내 두었네.”
“합류하라고요?”
“아니, 내가 거기까지 할 능력은 없지. 혹여 자네와 화산의 제자들이 방문할 수도 있으니, 그리된다면 내 얼굴을 봐서 박대하지는 말아 달라 해 뒀네.”
“…….”
“세외사궁이 서로 맺은 인연을 생각한다면 자네가 중원인이라고 다짜고짜 쫓아내는 일은 없을 걸세. 그러니 시간이 나면 한번 들러 보게나.”
“일단은 알겠어요. 그런데 시간이 날지 모르겠네요.”
“그럼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 후로도 세 사람은 몇 가지 부분에 대해 더 조율을 거쳤다. 그러고 나니 대략적인 기틀이 제법 잡혔다.
“아고, 힘들다.”
청명이 한숨을 푹 쉬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역시 나는 이렇게 머리 쓰는 일이 안 맞아요.”
“하하하핫. 그럼 내게 맡기게나!”
야수궁주가 호탕하게 말하며 제 가슴을 팡팡 쳤다. 청명은 서글픈 눈으로 그를 보며 생각했다.
‘어떻게 제갈세가 좀 꼬셔 올 방법이 없나?’
빌어먹을, 이런 일은 원래 알아서 착착 진행해 줄 군사가 있어야 하는 법이라고!
청진이 놈이 있을 때는 이런 걱정 할 필요도 없이 순조로웠는데.
- 아아아악! 사형! 제가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했잖습니까!
- 칼 휘두르기 전에 생각부터 좀 하라고 몇 번을 말씀드립니까!
- 대체 그 머리에는 뭐가……. 아악! 왜 때립니까! 왜! 내가 뭘 잘못했다고!
……아니. 이건 청진이 놈 입장도 들어 봐야 한다.
“자, 그럼 대충은 끝났고.”
당군악도 지친 얼굴로 연신 차를 들이켰다. 그리고 살짝 잠긴 목소리로 입을 뗐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남았는데.”
피곤해 보였지만 눈빛만큼은 진중하기 그지없었다.
“제일 중요한 거요?”
“간단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바로 맹의 이름일세.”
“아…….”
그러고 보니 이름을 안 정했네.
고개를 끄덕이는 청명에게 당군악이 물었다.
“의견이 있는가?”
그러자 맹소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걸 고민할 필요가 있겠소? 중원 서부의 문파들이 모이니 대충 서부맹이라고 지으면 그만이지.”
“구려요.”
“……너무 대충 지은 느낌이 나잖소.”
“그런가?”
맹소가 굵다란 손가락으로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당군악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한다.
“제 소견으로는 서(西)라는 글자는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글자는 음…….”
당군악이 청명을 슬쩍 바라보고는 말을 이었다.
“우(友)자를 써서 서우맹 어떻겠습니까?”
“맹이라는 이름으로 얽히지만, 단순히 이득이나 서열을 논하지 않는 친구가 되자는 뜻이오?”
“비슷합니다.”
“썩 나쁘지 않은 듯한데.”
맹소와 당군악이 동의를 구하듯 청명을 바라보았다.
“으음.”
하지만 청명은 여전히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근데요.”
“말하게나.”
“우리가 서부에서 시작한다고 해서 꼭 서자가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요? 서부에서 시작한다고 서부에서 끝날 건 아니잖아요.”
“음.”
“서우맹이라고 이름을 지어 놓으면 동쪽의 문파들은 참여하기 껄끄러울 수도 있으니까. 차라리 서를 빼죠.”
“그럼?”
“하늘 아래 오고 싶은 놈들을 다 오라고 하세요. 천자를 넣어 천우맹으로 하죠.”
“천우맹(天友盟)이라.”
당군악이 미소를 지었다.
“하늘 아래 정(正)이나 의(義)를 논하지 않고, 우(友)를 논한다. 확실히 독특한 맹이 생겨나겠군.”
“대의를 쫓지 않고 소의를 쫓겠다는 건가?”
“저는 대의 같은 건 잘 모르거든요.”
청명이 어깨를 으쓱했다.
“대의 같은 건 구파일방이 챙길 테니, 저희는 그냥 끼리끼리 모여서 잘 먹고 잘 살아 보자고요. 어떠세요?”
청명의 말에 당군악과 맹소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좋지.”
“바라던 바다!”
세 사람이 뜨거운 눈으로 서로를 마주보았다.
“그럼 맹의 이름은 천우맹으로 하고, 빠른 시일 내에 출범을 준비하도록 하겠소. 두 분께서는 각자 맡은 일을 우선해서 준비해 주십시오.”
“그러겠소.”
“네.”
당군악이 비로소 한시름 놓은 얼굴로 한숨을 쉬며 탁자를 탁탁 두드렸다.
“그럼 오늘은 이만…….”
“잠시만요!”
“응?”
맹소와 당군악이 청명을 획 돌아보았다. 또 할 말이 남았냐는 물음이 얼굴에 써 있었다.
“그래서 맹주는 누가 하는 건데요?”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했잖…….”
“아뇨. 지금 이해를 못 하시는 모양인데.”
청명의 두 눈에 꺼지지 않을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우리 장문인이 맹주 해 먹는다는 결론이 나오기 전에는 여기서 아무도 못 나가요! 한 발짝도!”
“…….”
“그래서 어떻게 하실?”
“……”
세상에서 제일 지독한 놈을 만난 두 사람은 말없이 얼굴을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