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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귀환-426화 (426/1,567)

426화. 친구 좋다는 게 뭔가! (1)

“그럼 살펴 가십시오!”

“잘 먹고 잘 쉬다 가요!”

유령문의 소문주……. 아니, 이제는 유령문의 문주가 된 도운찬이 청명의 양손을 꼭 잡으며 빙그레 웃었다.

“소도장. 정말 고맙소이다.”

“에이, 별말씀을요.”

슬쩍 주변을 둘러본 청명이 도운찬에게만 들리도록 작게 속삭였다.

“말씀드린 건 꼭 부탁드릴게요.”

“만인방 말이오?”

“네.”

도운찬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시오. 내 만인방이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바로 화산으로 전달하도록 하겠소.”

“그래만 주시면 더 바랄 것도 없죠.”

“한데……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소? 개방도…….”

“아, 저 거지요?”

청명이 심드렁한 눈으로 저 멀리 있는 홍대광을 슬쩍 바라보았다.

“그게 뭐랄까. 참…… 영 믿음이 안 간다고 해야 하나…….”

귀신같이 자기 얘기하는 걸 알았는지 홍대광이 멀리서 외쳤다.

“응? 나한테 무슨 말 했냐, 화산신룡?”

“아냐. 아냐, 아무것도.”

청명이 손을 내젓자 홍대광이 고개를 갸웃했다.

도운찬은 슬쩍 쓴웃음을 머금었다.

“……어쨌든 알았소이다.”

사실 청명은 홍대광을 못 믿는 것이 아니다. 개방을 못 믿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개방이 아닌 구파일방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에 가깝다.

지금이야 정파와 사파의 구분이 명확하니 구파일방에서도 화산의 손을 들어 주고야 있지만, 저들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입장을 순식간에 바꿀 수 있다는 건 이미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던가?

청명은 한번 당한 일을 또 당할 만큼 멍청하지 않았다.

적어도 홍대광이 개방 내에서 누구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확고한 입지를 얻기 전까지는 개방을 전적으로 믿을 생각이 없었다.

‘마침 유령문이 귀주에 있으니 광서와 가깝기도 하고, 발도 빠르니까.’

만인방을 감시하기에 이보다 최적의 문파는 없었다.

“혹시 다른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화산으로 연락 주세요.”

“물론이외다.”

청명과 도운찬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화산의 제자들과 유령문 문도들도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잘 가라.”

“잘 있어라.”

허공에서 부딪친 악소와 백천의 시선이 다시 이글거렸다.

“어디 가서 맞고 다니지 말고.”

“다음에 만날 때는 좀 빨리 뛰어라. 느려 터져서는.”

“…….”

“…….”

서로를 보며 으르렁대던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양 몸을 획 돌렸다.

“그럼 다들 다음에 뵐게요.”

“잘 가십시오. 화산파 분들!”

청명이 손을 휘휘 저으며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백천 무리를 보며 옆을 턱짓했다.

“…….”

어느새 청명이 꺼내 놓은 쇠공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차야지.”

“……끄응.”

백천과 다른 제자들이 저마다 한숨을 내쉬며 주섬주섬 쇳덩어리를 팔다리에 찼다. 그러자 청명의 매서운 눈이 다른 곳으로 향했다.

“거지 아저씨. 슬금슬금 빠질 생각 하지 말고 빨리 차요.”

“……망할 놈.”

입으로는 불만을 토해 내면서도 홍대광 역시 주섬주섬 팔목과 발목에 묵철환을 착용했다.

“이제 끌어야지.”

“…….”

그 말 한마디에 모두가 힘없이 수레에 달라붙었다.

“가자!”

“끄응차!”

“으라차!”

무거운 수레가 덜그럭거리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점점 멀어지는 수레를 보며 서 있던 악소가 가볍게 눈살을 찌푸렸다.

“저 뺀질이 놈…….”

그러자 그 옆을 지키던 그의 사제가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백천이라는 작자는 영 덜되어 먹은 것 같지 않습니까? 끝까지 이겨 먹으려고…….”

그러자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령문의 제자들이 저마다 불만을 토로했다.

“좀 재수 없기는 했어.”

“경박하고!”

“도사라는 놈들이!”

그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자 악소의 미간이 와작 찌푸려졌다.

“누가 덜되어 먹었다고?”

그가 싸늘하게 일갈했다.

“그 백천이라는 허여멀건 놈 있잖습니까. 그…….”

“누가?”

“…….”

그제야 심상치 않음을 느낀 유령문의 제자들이 일제히 입을 다물고는 힐끔대며 악소의 눈치를 살폈다.

악소가 차가운 눈으로 그들을 노려보다 말했다.

“내가 자존심을 부리긴 했지만, 아직 유령문은 감히 화산에 비견될 수 있는 문파가 아니다. 그리고 저 백천은 화정검이라는 별호로 천하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신진 고수다. 이곳이 아니라 밖에서 만났다면 우리는 감히 말조차 걸어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건 그렇지만…….”

“그리고 그건 저 백천이라는 놈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놈이 스스로를 고아한 명문의 제자라 생각했다면 굳이 번잡하게 우리와 말을 섞지 않았을 것이다.”

그 말에 사제들이 하나둘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명문의 제자들이 얼마나 고깝게 구는지는 모두가 익히 아는 일 아니던가?

“한데 저놈은 어땠느냐? 우릴 보며 이를 갈고, 욕을 하고, 화를 냈다. 그게 뭘 의미하는 줄 아느냐?”

“……인성이 나쁘다?”

“…….”

어…….

그건 그렇지. 그것도 맞는 말인데…….

악소가 헛기침을 몇 차례 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놈은 유령문의 제자들이 자신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거다. 같이 드잡이를 하는 것도 격이 맞는 사람끼리의 일이 아니더냐.”

“……아.”

“물론 그 방식이 거칠고 짜증 나기는 하지만……. 그래. 그래도 놈은 우리를 낮잡아 보지 않았다. 그런데 그걸 재수 없다고 욕을 하면 우리가 뭐가 되겠느냐!”

악소의 말에 유령문의 제자들이 슬쩍 고개를 숙였다.

“감추는 것 없이 본의를 드러내는 이를 욕하지 마라. 속마음을 숨긴 채 예의 바른 척하는 놈들보다는 백배 낫다!”

“……알겠습니다, 사형.”

“죄송합니다.”

뒤쪽에서 가만히 악소의 일갈을 듣고 있던 도운찬이 빙그레 미소 지었다.

‘악소는 저들을 제대로 보았구나.’

물론 과격하고 기이하다.

하지만 저들에게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진의(眞意)가 있다.

‘이제 유령문도 많은 것이 바뀌겠지.’

도운찬은 결코 그게 유령문에 해가 되지는 않으리라 믿었다.

그는 조용히 웃으며 이제는 점이 되어 버린 화산의 제자들을 아주 오래도록 응시했다.

‘살펴 가시오, 도장.’

“끄으으응.”

“어휴우.”

“으으으으으으.”

수레는 연신 삐걱대며 서쪽으로 향했다.

그 위로 고개를 빼꼼 내민 청명이 구시렁대었다.

“속도가 좀 늦어졌는데?”

“뭐, 이 새끼야?”

“어쩌라고?”

“그럼 너도 끌든가!”

잘 벼린 칼 같은 말들이 쏟아지자 청명은 얼른 고개를 쏙 집어넣었다가 다시 빼꼼 내밀었다.

‘사형들이 과격해졌어.’

응?

혜연아?

그러고 보니 너도 아까부터 욕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들의 인내심이 슬슬 한계에 달했다는 것을 깨달은 청명은 잠깐 고민하다 히죽 웃으며 입을 열었다.

“뭐, 그럼 다들 힘들어 보이니까 조건 하나 걸어 줄게.”

“조건은 무슨!”

“또 뭐로 사람 괴롭히려고, 이 악귀 새끼야!”

“안 들어! 꺼져!”

청명이 어깨를 으쓱했다.

“나름 좋은 제안일 텐데?”

“아, 안 듣는다고!”

“지금 생각보다 시일이 조금 지체됐거든.”

“……그래서?”

“여기서부터 당문까지 쉬지 않고 가면 화산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안 괴롭힐게. 아, 당문에서도.”

“뭐?”

내내 전방만 주시하던 백천이 드디어 획 돌아보았다.

“진짜냐?”

“내가 거짓말 하는 거……. 아니, 아니다. 이번에는 진짜야.”

어차피 돌아올 대답이 빤하다는 생각에 청명이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이게 뭘 잘못 먹었나? 그럼 돌아가는 길은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거냐?”

“벽곡단이 아니라 밥도 먹고?”

“밤에는 풀 덮고 자는 게 아니라, 객잔에서 자고?”

“아미타불! 어차피 같은 풀이니 바닥에 있는 거 뜯어 먹으라는 말씀도 안 하시는 겁니까?”

“……스, 스님. 그런 짓까지 당하셨습니까?”

순간 아연실색한 화산 제자들의 반응에, 혜연의 눈앞이 눈물로 부옇게 흐려졌다.

‘마라(魔羅)가 따로 있는 게 아니로구나.’

저게 마라지, 마라.

모두가 기겁을 했지만, 청명은 태연했다.

“그래. 평범하게 돌아가게 해 준다니까. 이 수레도 팔고 갈 거야.”

너무 파격적인 제안에 화산 제자들은 모두 경악하며 청명을 바라보았다.

사실 생각해 보면 너무 당연한 일이다. 강호행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것 아닌가? 적당히 길을 가며 운치도 즐기고, 나름 협행도 하고!

하지만 화산의 제자들은 그런 평범한 여행을 단 한 번도 즐겨 본 적이 없었다.

“나중에 딴말하면 진짜 껍데기를 벗겨 버린다!”

“진짜다? 너 이번에는 정말 진짜다?!”

“그렇다니까, 참. 의심들도 많아.”

청명이 히죽 웃었다.

“대신에 당가까지는 전력으로 가는 거야. 알았지? 밤에도 안 쉴 거야.”

그러자 모두의, 특히나 당소소의 눈에 독기가 어렸다.

“당장 출발해요, 사숙!”

“오냐! 가자! 그래 어디 한번 뒈지도록 가 보자!”

백천이 마차와 연결된 봉을 콱 움켜잡았다.

“사천당가까지 쉬지 않고 간다!”

“오오!”

“달립니다!”

“아미타불!”

혜연의 몸에서 황금빛 서광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속도를 높일 테니 꽉 잡으십시오, 시주들!”

“갑시다, 스님!”

“가자! 땡중!”

“땡중 누구야! 어떤 놈이야!”

시끌벅적한 가운데 혜연은 힘을 있는 대로 끌어 올리며 짓쳐 달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

“당문에만 가면 쉴 수 있다!”

“간다아아아아아!”

홍대광은 덩달아 달리면서 빙그레 미소 지었다.

‘지랄들을 한다, 지랄들을.’

어쨌든 수레는 바람과도 같은 속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바로 사천으로.

* * *

사천당가.

성도의 지배자이자 사천의 지배자인 당가는 언제나 고요에 잠긴 문파였다. 독과 암기를 다루는 문파 특성상, 그들에게는 평소에도 언제나 침착함이 강요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사천당가가 오늘따라 조금 소란스러웠다.

“아직 멀었어?”

“아이고! 여기 왔습니다! 여기 검남춘(劍南春) 스무 동이! 백화주(白花酒) 스무 동이! 그리고 금존청(金尊淸)과 오량주(五粮酒)입니다!”

당가 안으로 들어선 나무 수레에 사람들이 달라붙어 번쩍번쩍 빛나는 술동이들을 조심스레 옮기고 있었다.

“이게 뭐야! 내가 분명 서른 동이씩은 가져오라고 했을 텐데?”

“아이고, 나으리! 이 귀한 것들을 한 번에 그리 많이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구하는 족족 날라 오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최대한 서두르도록! 알겠는가?”

“예! 누구 말씀이시라고 저희가 소홀하겠습니까!”

술뿐만이 아니었다.

활짝 열린 대문으로 수레가 수도 없이 오고 갔다. 당가의 주방 역시 음식을 마련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준비는 잘되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총관님! 걱정 마십시오!”

믿음직한 대답이 돌아왔음에도, 총관이라 불린 이는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내 자네들을 못 믿는 것은 아니나, 이 잔치에 가주께서 무척이나 신경을 쓰고 계시네. 혹여나 문제가 생긴다면 욕을 먹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는가?”

“다,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숙수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귀한 손님이 오는 자리일세. 만전을 기하도록 하게.”

“예!”

다시 한번 주방을 쓱 둘러본 총관이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그가 빠르게 향하는 곳은 가주의 처소였다.

“가주님. 상수입니다.”

“들어오게.”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상석에 앉은 당군악과 그 좌우를 지키고 있는 당패, 당잔의 모습이 보였다.

“준비는 거의 끝났습니다.”

“굳이 이렇게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는데 말이야.”

“…….”

이거 다 가주님이 시키신 일인데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당상수가 대답을 못 하자 당패가 낮게 헛기침했다.

그 신호를 알아먹은 당상수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도 손님이 오시는데, 당가의 면이 떨어져서야 되겠습니까? 총관으로서의 제 마음을 부디 이해해 주십시오.”

“자네가 정 그렇다면야.”

당상수가 고소를 머금었다.

항상 근엄하고 무거운 당군악이지만, 화산이라는 이름이 나올 때는 그 무게감이 조금 가시는 느낌이었다.

물론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더욱이 출가시킨 딸까지 돌아오는데 그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

“여하튼!”

“예, 가주님!”

당군악이 묵직하게 소리치자 당잔과 당패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친우라고는 하나, 강호는 그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곳이다. 너희는 화산의 제자들 앞에서 결코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화산이 아무리 지금 기세가 좋다지만, 당가 역시 화산에 뒤지는 곳이 아니다. 당당하게 행동하거라.”

“예!”

“그리고…….”

“가주님! 지금 화산 분들이 오고 계십니다!”

쾅!

“…….”

조금 전까지 근엄하게 이르던 당군악의 자리는 어느새 텅 비어 버렸다.

당잔과 당패는 반쯤 부서져 덜렁거리는 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신 말씀을 지키셔야 할 텐데.”

당잔의 중얼거림에 당패가 혀를 찼다.

“쯧. 너는 아버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구나.”

“예?”

“우리보고 지키라 하시지 않았느냐.”

“…….”

“당신께서는 예외인 거지.”

“아…….”

뭔가 이해가 되면서도 되지 않는 당잔이었다.

“당가다!”

“빌어먹을, 당가! 당가다!”

“자, 잠시만요, 사숙! 저기 우리 집! 우리……!”

“시끄러워! 너희 집은 나중에 가!”

집을 찾는 조걸의 안타까운 외침을 깔끔하게 무시한 화산의 제자들이 눈에 핏발을 세우고 당가로 돌진했다.

“비키십쇼!”

“나오세요! 아, 좀 나오시라고!”

“누가 혜연 스님 머리 좀 닦아 드려라! 빛이 잘 안 나는 모양이다! 반짝여야 사람들이 보고 피하지!”

“아니, 아까부터 자꾸 누구냐고! 인성은 어디다 팔아먹고 왔냐!”

콰르르르르르르!

수레는 거침없이 당가를 향해 돌진했다. 꽁지에 불이 붙은 말들이 끌어도 이보다 빠를 순 없을 것이었다.

제자들의 눈은 독기와 광기가 뒤섞여 번들거렸다.

“으아아아아아아! 도착이다!”

“도착! 도……!”

그런데 그들이 대문을 뚫듯이 밀고 들어가는 순간.

내내 삐걱거리며 비명을 지르던 바퀴가 튕겨져 나가며 수레가 그대로 뒤집혔다.

“어?”

“응?”

“어엇?”

수레째 허공에 부웅 떠오른 화산의 제자들이 하나둘 고스란히 땅에 처박히기 시작했다.

쿵! 쿵! 쿠웅!

“…….”

손님을 환대하기 위해 대문 안쪽에 정렬해 있던 당가의 식솔들은 어정쩡하게 팔을 들어 올린 채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엉망진창으로 널브러진 화산 제자들의 모습에 당군악의 눈썹이 미미하게 떨렸다.

그리고 그때.

벌떡.

앞으로 엎어졌던 한 사람이 튕기듯 벌떡 일어났다.

“크응!”

크게 코를 풀어 안쪽에 맺힌 코피를 뿜어낸 이는 보무도 당당하게 앞으로 뚜벅뚜벅 걸었다. 마치 장판파의 장비와 같은 기세로!

당군악의 눈썹이 더 격하게 경련하기 시작했다.

쿵!

마침내 모두의 앞에 선 이가 양팔을 슬쩍 벌리며 격하게 허리를 접었다.

“아버님! 소소 돌아왔습니다!”

“…….”

더없이 극적이고 화려한 귀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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