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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귀환-422화 (422/1,567)

422화. 여하튼 늦으면 뒈지는 거야. (2)

“장로님!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소란 떨 것 없다.”

아침이 되자마자 모여든 유령문의 문도들이 당혹 어린 시선으로 오장송을 바라보았다.

“경주라니요?”

“……왜? 자신이 없더냐?”

“아니요. 황당해서 그럽니다. 저희가 누구입니까? 유령문의 제자 아닙니까?”

오장송은 그 패기가 마음에 든다는 듯 흡족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신법이라면 천하의 어느 문파에도 뒤지지 않는 유령문의 문도들이지.”

“예. 그런데 경주라니요. 이게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인지…….”

제자들의 불만에 오장송이 손을 가볍게 내저었다.

“긴말할 것 없다. 너희는 저들을 이기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슬쩍 고개를 돌려 한쪽에 진을 치고 있는 화산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건방진…….’

그가 살짝 입술을 짓씹었다.

그러니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하면…….

“지금 증명이라 하셨소?”

오장송이 눈을 찌푸리며 청명을 바라본다.

“네, 증명이요.”

“수련과 일을 양립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겠다는 거요?”

“네. 말씀하신 그대로예요.”

오장송이 눈살을 찌푸리며 언성을 높였다.

“이보시오! 설마 물건을 들고 나르다 보면 경공을 많이 펼치게 되니 자연히 수련이 된다는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요?!”

“잘 아시네요.”

“허?”

오장송이 허탈한 얼굴로 청명을 바라보았다.

“이보시오, 도장. 수련이라는 것은 정확한 방식과 지도가 어우러졌을 때 그 의미가 있는 것이오. 홀로 아무리 경공을 펼친다고 한들 그게 어찌 훈련이 된단 말이오!”

“아니죠.”

“음?”

청명이 씨익 웃었다.

“그건 그냥 가르치는 사람이 편한 방법이구요. 중요한 건 정확한 목표와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열정이죠.”

“허허?”

오장송이 황당하다는 듯한 얼굴로 청명을 바라보았다.

“아니……. 대체 소도장이 뭘 안다고…….”

“오 장로. 말씀을 삼가시오. 이 소도장이 강호제일의 후기지수로 불리는 화산신룡 청명이오.”

그리고 그 화산신룡이라는 별호는 이 완전히 돌은 놈을 제대로 설명하는 별호도 아니라고!

“화산신룡?”

도운찬의 말에 오장송은 새삼스레 눈앞의 청명을 바라보았다.

도가의 정기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이 어린 도사가 그 화산신룡이라니…….

“크흠, 그렇구려.”

하지만 상대의 명성을 알게 된 이상 지금까지처럼 막 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대가 화산신룡이라고 해도 이 점에서는 동의할 수 없소. 특히나 신법에 관해선, 우리 유령문은 세상 어느 문파에게도 가르침을 구할 필요가 없소이다.”

“그게 문제죠, 그게.”

“음?”

“세상은 발전하고 변하잖아요. 몇백 년 전에 이름 좀 날렸다고 그 이후로도 내내 잘나가는 건 아니거든요.”

“지금 뭐라…….”

“그러니까!”

타앙!

청명이 손바닥으로 가볍게 탁자를 내리쳤다.

“이것도 강호의 일인데 입으로 내가 옳니, 네가 옳니 따지는 건 부질없지 않겠어요? 강호에서 누가 옳은지를 증명하는 방법은 하나뿐이죠.”

그의 말에 오장송이 두 눈을 가느스름하게 떴다.

“지금 설마 신법을 겨루자는 거요?”

“그렇죠.”

청명이 자신만만하게 씨익 웃었다.

“그게 제일 빠른 방법이니까요.”

“허허. 왜 우리가 굳이…….”

청명이 오장송을 보며 단호하게 말한다.

“만약 우리가 지면 장문령부를 돌려드리고 두말없이 유령문에서 나갈게요.”

“…….”

“대신 우리가 이기면 장로님도 소문주님께서 하시려는 일에 조건 없이 협조해 주세요.”

“으으음.”

오장송은 잠깐 고뇌하며 침음성을 흘렸다. 하지만 그 고민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겁나시는 모양이네?”

“……뭐?”

그가 눈을 부릅뜨며 청명을 노려보았다.

“지금 뭐라 했는가?”

청명은 태연히 두 손을 머리 뒤에 깍지 끼고는 휘파람을 불었다.

“별말 안 했는데요?”

“이…….”

“아니. 그냥 뭐, 말로는 유령문의 제자들이 천하에서 가장 빠르다고 하시는 분이 실제로는 자신이 없구나 싶어서요.”

“허허허허.”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터트린 오장송은 불쾌한 듯 입꼬리를 뒤틀었다.

“화산이 망신을 당하면 소문주의 입장이 곤란해질까 봐 좋은 방도를 찾고 있었거늘, 도장이 나를 끝내 피하지 못하게 하는구려!”

“오? 하시게요?”

“유령문은 도전을 피하지 않소이다. 그래, 어떤 식으로 결판을 내고 싶으신 게요?”

드디어 원하는 대답이 들려오자 청명이 씨익 웃으며 머리 뒤에 꼈던 손깍지를 풀었다.

“방법이야 뭐 빤하죠. 제가 직접 장로님을 이기면 가장 확실하지만 그건 실력에 대한 검증이지, 훈련에 대한 검증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사형들과 유령문의 제자들이 신법을 겨루는 게 좋겠네요.”

“그대는?”

“뭐 저까지 굳이 할 필요 있겠어요?”

오장송이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말했다.

“화산제일로 불리는 화산신룡은 굳이 나설 필요도 없다?”

“예. 그러니까 더 좋은 조건 아닌가요?”

“……아무래도 우리 유령문이 굉장히 얕보인 모양이로군. 좋소이다. 그 도전 받아들이지. 대신!”

오장송이 탁자를 한차례 탕 치며 소리치듯 말했다.

“이 승부에서 패배한다면 얌전히 장문령부를 놓고 물러나시오. 화산이 정파를 자신한다면 자신이 한 말은 번복하지는 않겠지.”

“정파고 자시고 저는 한번 뱉은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이에요.”

화산의 제자들이 들으면 입에 거품을 물고 달려들 거짓말을 잘도 하는 청명이었다.

“……뭔가 낚인 것 같은 기분도 좀 드는데.”

“예?”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오장송이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저 어린 소도장의 언변에 살짝 말린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 승부는 그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승부니까.

“악소.”

“예, 장로님!”

오장송은 진중한 눈으로 눈앞의 악소를 바라보았다.

“이 승부는 유령문의 명예가 걸린 일이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장로님!”

자신만만하게 대답한 악소는 슬쩍 시선을 돌렸다. 연무장 한구석에 반쯤 널브러진 화산의 제자들이 보였다.

긴장감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잘나가는 문파라 이거지?’

물론 유령문은 화산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작은 문파다. 게다가 화산은 지금 천하에서 가장 유명한 문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잖은가?

‘하나 그렇다고 사람을 무시…….’

바로 그 순간이었다.

“우리가 왜, 이 새끼야!”

“네가 달리든가, 네가! 왜 네가 저지른 일을 우리가 수습해야 하는데!”

“싫어.”

“아미타불. 나가 죽으십시오, 시주.”

화산의 제자들 쪽에서 벼락같이 쏟아져 나온 비난과 원성에 악소는 움찔했다.

‘뭐지?’

그들은 마치 승냥이처럼 으르렁대며 한 사람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청명아.”

백천이 부글부글 끓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애초에 여기는 좋게 좋게 사업을 하러 온 곳이 아니냐.”

“그렇지.”

“그런데 왜 또 일을 벌이냐고! 왜, 또!”

“아, 말이 안 통하잖아!”

백천이 자신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네가 말이 안 통하겠지! 네가!”

“동감.”

아무래도 여론이 영 좋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청명이 아니었다.

“내가 웬만하면 좋게 풀려고 했다니까?”

“그런데!”

“그런데 저 영감님이 자기들 경공이 훨씬 뛰어나니까 화산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잖아.”

“……뭐?”

백천이 슬쩍 얼굴을 굳히며 눈을 크게 떴다. 청명은 이때다 싶어 자존심을 살살 긁어 대었다.

“그런 말 듣고 참을 수 있어?”

하지만.

“네가 먼저 비꽜겠지.”

“……응?”

백천은 뚱한 얼굴로 청명을 바라보았다.

“저쪽에서 먼저 그럴 리가 있나? 보나마나 네가 살살 긁어 댔겠지.”

“…….”

그리고 다른 이들도 청명의 말을 믿지 않았다.

“사람 좋아 보이던데 설마 그랬겠어?”

“아주 입만 열면 거짓부렁이여!”

“지금까지 그렇게 당한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냐? 너를 믿느니 차라리 저쪽을 믿겠다!”

청명은 잔뜩 억울한 얼굴로 벙긋거리다 거세게 항변했다.

“진짜라니까?! 왜 내 말을 안 믿…….”

“됐어.”

“때려치워!”

“…….”

환장할 노릇이었지만, 딱히 증명할 방법도 없었다.

“여하튼 진짜.”

그때 환장하겠단 듯 머리를 벅벅 긁은 백천이 유령문의 문도들을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저쪽은 아주 의욕이 넘치는 모양이었다.

한숨을 푹 내쉰 그는 힘없이 입을 열었다.

“보나마나 이 새끼가 사고를 친 거겠지만, 일단 일이 벌어진 이상 화산의 명예가 걸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 본인이 하든가! 왜 지는 쏙 빠지냐고요!”

“내 말이!”

생각해 보니 또 화가 난 모양으로 백천이 청명을 노려보았다. 청명은 그저 어깨를 으쓱하며 대꾸했다.

“내가 나서면 일이 안 되니까. 그리고 이건 누가 빠른가를 겨루는 게 아니거든.”

“뭐래.”

“저 조동아리 콱!”

“…….”

제게로 쏟아지는 칼날 같은 눈빛을 받으며, 청명은 요즘 사형제들에게 사춘기가 왔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여하튼.”

백천은 마음을 정리한 듯 단호하게 말했다.

“어떻게 시작한 일이든, 싸움은 이기고 봐야 한다.”

“맞아요!”

당소소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버지도 그러셨어요. 이쪽에서 잘못을 해도 일단 패라고! 그러면 잘못도 덮어진다고.”

“……아니. 그건 너무 나갔고…….”

거, 당가주님 그렇게 안 봤는데, 엄청 과격하시네.

살짝 배어 나온 땀을 닦은 백천은 목을 가다듬었다.

“사과는 사과고, 승부는 승부. 어쨌거나 화산이 유령문보다 못하다는 말은 들을 수 없지!”

“당연합니다!”

“물론이에요.”

“가자!”

백천이 화산의 제자들을 이끌고 연무장 중앙으로 향했다.

그에 발맞춰 악소도 사제들을 이끌고 연무장의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두 집단이 중앙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대치하기 시작했다.

백천의 맞은편에 선 악소는 뭔가 마음에 안 드는지 몇 번이고 고개를 갸웃거리다 뚱하게 말했다.

“엄청 샌님처럼 생기셨네.”

“막 생긴 것보다는 낫지?”

“…….”

괜히 한마디 했다가 본전도 못 건진 악소가 이를 빠득빠득 갈아붙였다.

“주둥아리만큼 다리도 유연하면 좋을 텐데 말이야.”

“뻣뻣하긴 한데 너 정도쯤이야.”

“……아니, 그런데 이게…….”

“조용!”

악소가 두 눈에서 불꽃을 튀기는 순간 오장송 장로가 크게 소리치며 걸어 나왔다.

“상황은 모두 잘 알고 있을 테니, 딱히 설명하지 않겠소. 승부의 방식은 아주 간단하오. 저기 산 위의 나무가 보이시오?”

“산?”

“무슨 산?”

화산의 제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변의 산을 찾았다. 여기가 산인데 대체 어딜 말하는…….

이내 그들의 눈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휘둥그레졌다.

어제 내린 비 때문에 자욱하게 깔린 안개 너머로 무언가 뿌연 것이 보였다.

“……저기?”

“설마 저거요?”

안개 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 아니, 안개가 없었어도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있는 산이었다.

“설마 저 산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장로님?”

“그렇소.”

오장송이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화산의 제자들이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지?’라는 얼굴로 오장송을 바라보았다.

“왜? 힘들 것 같소이까? 힘들면 지금 포기해도 괜찮소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장송은 화산의 제자들 다루는 요령을 몰랐다.

“힘들어요? 화산에서는 저 정도는 밥 먹고 산책 삼아 다녀옵니다.”

“어휴. 경주라고 해서 뭐 멀리 가는가 했더니. 기어서도 가겠네.”

화산의 제자들이 부글부글 끓는 얼굴로 먼 산을 바라보았다.

“저 산 위의 나무를 찍고 이곳에 먼저 도착하는 쪽이 이기는 걸로 하겠소.”

“그런게 그걸 찍는 건 누가 확인합니까?”

“개방의 홍 대협께서 수고해 주시기로 하셨소.”

아.

홍대광?

“……어쩐지 아침부터 쉴 새 없이 욕을 하며 어딘가로 가더라니.”

백천은 또 죄도 없이 휘말린 홍대광을 진심으로 애도했다.

“질문?”

“없습니다.”

굳이 따로 물을 것도 없는 간단한 방식이다.

문제는…….

‘이상하게 의욕이 안 나네.’

백천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뭐 하는 짓거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다섯이오?”

“예.”

그는 대답하며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조걸과 윤종, 유이설과 당소소가 그의 뒤쪽에 나란히 서 있었다.

“길게 끌 것 없겠지. 출발하겠소!”

“예.”

그들은 모두 일제히 자세를 잡았다. 그 옆쪽에서 유령문의 제자들 역시 여유 만만한 얼굴로 자세를 취했다.

청명이 활짝 웃으며 해맑게 응원했다.

“화산 이겨라!”

“넌 좀 닥치고 있어!”

“진짜 죽인다! 진짜!”

“벨 거야.”

“저 화상 진짜, 어휴!”

사형제 간의 따뜻한 정이 오고 가는 순간이었다.

한숨을 쉰 백천은 다리에 내력을 밀어 넣었다. 어찌되었건 일단은 이기고 봐야…….

“출발!”

오장송의 신호와 함께 열 명의 무인들이 쏜살처럼 앞으로 튀어 나갔다.

순식간에 유령문을 벗어나 산길을 쾌속하게 질주하던 백천에게 악소가 슬그머니 달라붙었다.

“어이, 기생오라비.”

‘호흡이?’

이렇게 빠르게 달리면서도 저리 태연하게 말을 걸어오다니. 확실히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들이었다.

“왜?”

“규칙은 똑바로 들었어?”

“나무를 찍고 돌아오면 되는 것 아닌가?”

“쯧쯧. 이래서 샌님들이란.”

어깨를 으쓱한 악소가 허리춤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응?’

그리고.

파아아아앗!

손을 뽑아내는 것과 동시에 백천의 발 쪽으로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양 끝에 작은 추를 단, 기다란 실 같은 것이 순식간에 백천의 양쪽 발목을 칭칭 감아 챘다.

“어!”

순식간에 양다리가 묶인 백천이 달리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고꾸라졌다. 하필이면 간밤에 내린 비 때문에 진흙탕이 되어버린 길 위로 말이다.

철푸덕!

“…….”

치솟았던 흙탕물이 그의 등으로 처량하게 후드득 떨어졌다.

진흙탕에 얼굴을 파묻은 그는 흡사 죽은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악소가 비웃음을 흘렸다.

“싸우지 말라는 소리는 없었다고. 천천히 와. 하하하하핫!”

얼마나 빨리 멀어지는지 마지막 웃음소리는 거의 들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우드드드득.

진흙을 콱 움켜잡은 백천의 손이 쥐어뜯기라도 하는 듯 번쩍 들렸다. 손안에 든 진흙이 덩어리 져 흘러내렸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든 그는 얼굴에 잔뜩 묻은 진흙을 한 손으로 천천히 훑어 냈다. 그리고 저 멀리 사라져 가는 악소를 바라보았다.

“…….”

이윽고 그의 입에서 북해의 만년한설보다 차가운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다 죽인다, 이 새끼들.”

흐릿하기만 하던 의욕을 머리끝까지 충전한 백천이 두 눈에 핏발을 세우고 짐승처럼 질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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