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8화.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걷는 것이다. (3)
"큭!"
백천의 머리가 산발이 되어 휘날렸다.
그는 핏발이 선 눈으로 야도를 노려보았다.
야도의 몸 역시 자잘한 상처로 뒤덮여 있긴 했지만, 백천의 검은 그의 몸을 제대로 파고들지 못하고 있었다.
"더 지껄여 봐라. 애송아."
"……."
야도가 확연한 우세를 잡은 상황.
하지만 그 역시 초조하긴 마찬가지였다.
'어쩌다 상황이 여기까지…….'
간단한 임무였다.
과거에는 명문이었다고 하나, 화산은 이제 겨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문파에 불과했다.
반면에 만인방은 현재 강호를 호령하고 있는 문파.
그런 곳에서 고작 화산 따위를 상대하는 데 한 개의 단과 세 개의 대를 투입한다는 건 과하다 못해 말도 안 되는 처사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데 대체 왜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어 버렸단 말인가?
핏발 선 야도의 눈이 주변을 훑는다.
'흑시! 이 빌어먹을 놈이!'
믿었던 흑조단은 그 청명인가 뭔가 하는 놈과 함께 전장에서 이탈해 버렸다.
그리고 진즉에 화산의 잡것들을 쓸어 버렸어야 할 수하 놈들은 갑자기 등장한 두 어린놈에게 막혀 그 방어를 전혀 뚫지 못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그렇다면 독혈수나 그가 직접 저 방어를 뒤흔들어야 하는데…….
파아아앗!
"큭!"
야도가 가까스로 몸을 뒤틀었다. 매서운 검날이 그의 볼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주르륵.
갈라진 상처에서 한 줄기 피가 주륵 흘러내렸다. 화끈한 통증이 번지자 야도의 얼굴이 한층 더 일그러졌다.
"이 찰거머리 같은 놈이!"
야도의 눈에 살심이 차올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함부로 공격해 들어가지 못했다. 눈앞의 애송이가 생각 이상으로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한 점 흐트러짐 없는 중단세는 거대한 거암을 연상케 했다.
야도는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숨기지 못하고 땅에 침을 뱉었다.
나이에 비해 높은 실력은 이해할 수 있었다.
야도는 잘 안다. 세상은 그리 공평하지 않다는 걸. 누군가가 수십 년을 죽을힘을 다해 수련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경지를 불과 몇 달 만에 이룩해 버리는 괴물 놈들이 심심하면 튀어나오는 곳이 강호니까.
하지만 실력이야 그렇다 쳐도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저 평정심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사방에서 피와 살이 튀는 전장에서는, 웬만큼 경험을 쌓은 이들도 흥분해 평정을 잃기 마련이다.
하지만 저놈은 마치 백전노장이라도 되는 양 굳건한 부동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화산 놈들은 모두 이런 건가?'
이에 짓눌린 야도의 입술이 새하얗게 질렸다.
찰거머리 같다.
조금 전 현종이 그랬던 것처럼 백천은 철저하게 야도를 물고 늘어졌다.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절대 다른 이들을 향해 도를 휘두르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듯 악착같이 달려들고 버텨 냈다.
상대하는 야도가 먼저 질릴 정도였다.
한 문파의 장문인보다 새파랗게 어린 제자 놈이 더 강하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지만, 이 빌어 처먹을 화산이란 문파는 도무지 상식이라는 게 통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야도가 입을 열려는 그 순간 백천이 진각을 밟으며 가공할 속도로 짓쳐 들어왔다.
아무런 미동도 없이 순간적으로 검만 살아 움직이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벽한 찌르기.
"큭!"
야도가 고개를 뒤틀며 찔러 들어온 검을 피하고 도를 횡으로 그었다.
하나!
캉! 카앙! 캉!
그의 도가 충분히 휘둘러져 힘을 받기도 전에 검이 휘둘러질 자리를 선점했다. 그 덕에 발출되지 못한 내력이 역류하며 야도의 손목에 부러지는 것 같은 고통을 선사했다.
카앙!
일순 흔들린 도를 강하게 밀쳐 낸 백천의 검이 삽시간에 십여 송이의 매화를 그려 냈다.
야도는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몸을 뒤로 날리며 바닥을 굴렀다.
서걱!
그럼에도 정강이가 베이며 핏물이 허공으로 흩뿌려졌다. 몸을 한 바퀴 굴려 곧바로 자세를 바로잡은 야도가 살기 어린 눈으로 백천을 노려보았다.
"……네놈……."
백천은 말없이 다시 하단세를 잡았다.
눈빛.
끈질기고 집요한 백천의 눈빛이 서늘하게 야도의 가슴을 식혔다.
마치 짐승이 사냥감을 보는 눈.
저 눈빛 아래에 가라앉은 건 분명 차가운 분노일 것이다. 야도는 나지막이 숨을 토해냈다.
'다른 것을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제대로 상대하지 않으면 당한다.
"왜 그리 화가 났느냐, 애송아? 아주 살이 떨리는데?"
살짝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한 도발이었다. 그리고 의외로 백천은 그 도발에 응해 주었다.
"……너희 같은 놈들은 백 번 설명해 줘도 이해하지 못하겠지."
"음?"
백천의 입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연이어 흘러나왔다.
"네가 감히 어떤 분에게 상처를 입힌 건지, 그분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말이다."
만년빙처럼 차디찬 분노가 뚝뚝 떨어졌다.
현종.
어느 문파에나 장문인이란 상징적인 존재다. 장문인이 타 문파의 손에 상처를 입었다는 건 더없는 굴욕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화산의 제자들이 느끼는 분노는 그런 일반적인 굴욕과는 궤를 달리했다.
어찌 현종이 평범한 장문인일 수 있다는 말인가?
그는 화산의 제자들을 지탱하고자 기꺼이 스스로를 버렸다. 화산의 제자들에게 현종은 어버이이자, 스승이고, 또한 따르고 지켜야 할 소중한 이였다.
그런 현종을 그토록 처참히 공격한 놈을 어찌 용서할 수 있겠는가?
심장을 얼려 버릴 듯 한기 어린 분노가 백천의 전신을 휘감았다. 그러자 야도가 입꼬리를 뒤틀며 말했다.
"과연. 과연 그렇단 말이지."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도가 시퍼런 도기를 내뿜으며 내리그였다.
콰아앙!
도를 막아 낸 검이 부러질 듯 휘어졌다. 가공할 내력과 힘이 담긴 일도에 백천의 몸이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너무 기분 내는군. 애송이 주제에."
백천이 이를 악물었다.
검을 잡은 손이 덜덜 떨리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저 야도라는 작자는 전에 상대했던 적사도보다 적어도 한 수 위에 있는 고수였다.
아직 그가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자임에 틀림없었다.
"버티면 뭐가 달라질 거라 생각하나?"
야도가 이죽거리며 백천을 바라본다.
"그저 버티는 것일 뿐이지. 결국 너희는 내 손에 죽는다. 그 청명이라는 놈이 돌아오길 바라는 모양인데, 지금껏 흑조단의 손에서 살아남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시체라도 온전히 남긴다면 다행이지."
흑시를 떠올린 야도가 진저리나는 듯 몸을 가볍게 떨었다.
소름 끼치고 기분 나쁜 놈이지만, 아군으로 본다면 그만큼 믿음직한 이도 흔치 않다. 그놈이라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상대의 숨통을 끊어 놓을 것이다.
"그 청명이라는 놈은 퍽 불쌍하게 되었지. 흑시는 사람을 그냥 죽이는 법이 없거든. 아마 그놈은 세상의 모든 고통을 맛보며 죽게 될 거다."
실로 섬뜩하기 그지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백천은 겁을 먹기는커녕 되레 비웃었다.
"뭘 모르는 모양인데."
"……뭐?"
"그놈은 단 한 번도 불쌍해진 적이 없는 놈이야. 그놈을 상대하는 놈이 불쌍하지."
무리는 할지언정 절대 실패할 일은 하지 않는다. 그게 백천이 아는 청명이었다.
"그리고 착각하지 마. 나는 청명을 기다린 적이 없어."
"……."
백천의 눈에 단호한 의지가 어렸다.
"이딴 일 하나 제대로 처리 못 해서 그놈을 기다렸다가는, 대가리가 깨져도 할 말이 없지. 네깟 놈 하나 이기지 못하고서 내가 무슨 수로 그놈의 사숙을 자처하겠나."
"……하여간 여긴 미친놈들밖에 없군."
야도가 고개를 내젓고는 도를 고쳐 잡았다.
"십 초 내로 그 건방진 주둥아리를 짓뭉개 주겠다."
"할 수 있으면 해보시지!"
일순간 백천의 눈이 아주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쿠우우우우웅!
옆에선 커다란 폭음이 연신 터져 나왔다.
혜연은 확연히 독혈수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혜연의 무위가 만인방의 대주급에도 밀리지 않을 만큼 고강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독과 사기를 다루는 독혈수와 모든 사기를 정화하는 소림의 무학이 완벽한 대척을 이루기 때문이기도 했다.
역시나 독혈수의 얼굴엔 낭패한 흔적이 가득했다. 아무래도 저쪽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했다.
그리고…….
"가라! 조걸!"
"으아아아아아앗!"
그의 뒤쪽에서 만인방의 무력대를 상대하고 있는 화산의 제자들은 맹렬한 기세로 적들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실력으로 따지자면 이제 화산에서도 손꼽히는 검수인 조걸이다. 쉽게 흥분하는 버릇이 있어 실력에 비해 실수가 잦았지만, 윤종이 그런 조걸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조걸이 반쯤 미쳐 날뛰고, 윤종이 중간중간 고삐를 잡으며 돕는다.
한번 탄 기세를 놓치지 않은 덕분인지, 저 만인방을 상대로도 선전하고 있었다.
'그럼 결국…….'
남은 것은 백천뿐이다. 그가 야도를 이겨 낼 수만 있다면 전장의 승기는 단번에 화산이 가져오게 될 것이다.
"죽어라!"
우우우우우웅!
살벌한 도기가 백천을 향해 날아들었다.
백천은 있는 힘껏 내력을 끌어 올려 도를 막아 냈다.
쿠우우우웅!
도와 검이 맞부딪히는 순간 폭음이 터져 나왔다.
말도 안 되는 힘에 백천은 균형을 잃고 뒤로 튕겨 나갔다.
"컥!"
땅에 내동댕이쳐진 그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하지만 고통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비호처럼 뛰어오른 야도가 쓰러진 그를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그의 도에 실린 힘은 점차 강해졌고 공격이 쏟아지는 기세는 마치 거대한 폭포와도 같았다.
감히 검을 들어 막을 엄두도 나지 않을 공격에, 백천은 이를 악물고 주먹으로 땅을 힘껏 내리쳤다. 그리고 그 반동을 이용해 바닥을 쓸 듯 몸을 날렸다.
콰아아아아앙!
청석으로 만들어진 바닥이 두부처럼 으깨지며 사방으로 파편이 비산했다.
바닥을 몇 번이나 굴러 몸을 일으킨 백천이 고개를 들자마자 시야 가득 내뻗어진 발이 들어왔다.
퍼어어어억!
곧 야도의 발이 백천의 가슴에 틀어박혔다. 백천은 실 끊어진 연처럼 허공으로 튕겨 나갔다.
"사숙!"
"사혀어어엉!"
백천이 허공을 가르며 조걸의 앞쪽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조걸은 검을 강하게 휘둘러 달라붙은 이들을 떨쳐 내고는 백천을 받아 들었다.
"사숙!"
조걸의 외침에, 의식을 반쯤 잃은 듯 살짝 늘어졌던 백천이 번쩍 눈을 떴다. 그는 얼른 조걸을 밀어 내며 발을 땅에 디뎠다.
"퉷!"
피가래를 뱉어 낸 그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며 자세를 취했다.
"……제법 하는군."
야도가 수하들이 연 길로 걸어오며 이죽거렸다.
"그렇게 처맞고도 주둥아리를 놀릴 힘이 있는 모양이로군."
"……."
"버러지 같은 것들. 모조리 쳐 죽여 주겠다!"
백천 역시 지지 않고 앞으로 한 발 나서서 야도를 맞았다.
"사숙!"
조걸이 만류하려 했지만, 백천은 눈빛 한 번으로 그를 밀어 냈다.
"내가 상대한다."
"……알겠습니다."
백천은 알고 있다. 여기서 그가 밀린다면 단번에 균형이 무너진다는 것을.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든 어쩌든, 야도만큼은 반드시 그가 맡아야 했다.
"눈물 나는군."
야도가 더는 짜증을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린 놈이고 늙은 놈이고 하나같이 사람을 열받게 만들어!"
"대주님!"
그는 옆에서 입을 연 자를 보지도 않고 후려쳤다.
퍼어억!
북편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얻어맞은 이가 피를 뿜으며 나가떨어졌다.
"이 병신 같은 새끼들아! 저 어린놈들 하나 처리하지 못해서 시간을 끌어?"
"죄, 죄송합니다!"
"모조리 죽여! 반 각 내로 저놈들을 모두 죽이지 못하면 내가 너희를 직접 죽여 버리겠다!"
"예!"
만인방도들이 두 눈에 살기를 담고 화산의 제자들을 조여 오기 시작했다.
"……."
절대고수의 존재.
조금 전 청명이 그 존재만으로 만인방도들의 발을 묶었다면, 지금은 화산의 제자들이 야도의 존재에 짓눌리고 있었다.
'빌어먹을.'
백천이 이를 갈아붙였다.
이런 상황을 우려해 어떻게든 야도를 묶어 두려 했던 것인데…….
"조걸! 윤종!"
"예, 사숙!"
"저놈은 내가 묶는다. 어떻게든 사형제들을 지켜라!"
"예!"
두 사람이 결연한 의지를 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저 애새끼들을 모두 쳐 죽여 버려!"
"복명!"
대주들과 떨어져 제대로 된 명령을 받지 못하던 만인방도들이 아까와는 사뭇 다른 흉흉한 살기를 뿜었다.
그 드높아진 사기만으로도 억지로 이끌어 온 형세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화산의 제자들이 순식간에 뒤로 밀려났다.
야도는 입꼬리를 뒤틀며 웃었다.
'그래. 이래야지.'
어린놈들은 분위기를 타면 때때로 실력 이상의 것을 해내곤 한다.
하지만 그건 반대로 말해, 분위기만 죽일 수 있으면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 화정검 백천이라는 놈과 다른 몇몇은 그 수준을 뛰어넘은 모양이지만, 화산 제자들의 대부분은 아직 사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단숨에 몰아친다. 모조리 죽여……."
"이놈드으으으으으으으으을!"
야도의 고개가 획 돌아갔다.
화산 전체를 울릴 만큼 쩌렁쩌렁한 사자후가 터진 곳으로.
'저건…….'
부서진 화산의 산문으로 누군가가 들어오고 있었다.
'노인?'
얼굴에 노기를 가득 품은 한 노인이 이를 빠득빠득 갈아 대었다.
"이…… 이런 개 같……. 후욱! 아이고, 빌어먹을, 후욱! 뒈지겠네."
터진 사자후는 웅혼했지만, 도착한 이의 몰골은 그리 훌륭하지 못했다.
전신이 땀으로 흠뻑 젖었고, 흘러내린 머리카락은 얼굴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노인은 무릎을 잡고 몇 번씩이고 심호흡을 했다.
"……현영 장로님?"
윤종의 입에서 멍한 음성이 새어 나왔다.
그 말을 듣기라도 한 양 현영이 고개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러더니 다시금 노호성을 토했다.
"감히 사파 놈들이 여기가 어디라고! 이 빌어 처먹을 새끼들이!"
혼을 태우는 듯한 외침에 만인방도들은 슬쩍 질린 얼굴로 그를 응시했다.
그리고 그 순간.
"얘들아!"
"예! 장로님!"
산문 앞에 우뚝 선 현영의 뒤로 서안에서 이제 막 도착한 화산의 제자들이 터진 둑에서 뿜어져 나오는 급류처럼 산문 안으로 박차고 들어왔다.
현영의 명령이 떨어졌다.
"가서 물어라!"
"예!"
현영이 검을 뽑아 듦과 동시에, 전신이 땀으로 흠뻑 젖은 화산의 제자들이 눈에 핏발을 세우며 달려들었다.
급류처럼 거칠게 달려든 그들은 만인방도들을 일거에 휩쓸어 버리기 시작했다.
"사숙!"
"그래!"
백천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잠깐 옆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청명아.'
흑조단과 함께 사라진 청명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조금 전 야도가 했던 말이 자꾸만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을 키웠다.
하나.
그는 의지를 다잡고 이를 악문 채 소리쳤다.
"몰아붙여라! 우리 손으로 끝을 낸다!"
"예, 사형!"
백천이 야도를 향해 뛰어올랐다.
'믿는다. 청명아!'
지금은 그가 해야 할 일을 할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