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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귀환-346화 (346/1,567)

346화. 이것들이 다 미쳤나? (6)

"물론 접니다."

"……."

현당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네가 화산의 장문이라 했느냐?"

"그렇소이다."

"허어."

그는 비웃음 섞인 고소를 머금고 능글능글 말했다.

"그것 참 기이한 일이로구나. 아무도 정하지 않은 이가 장문이라니. 수백 년을 이어 온 화산의 법도가 언제 이토록 땅에 떨어졌다는 말인가?"

"……."

"네게 정녕 화산의 장문을 자칭할 자격이 있더냐? 스승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사문의 어른들에게 기대 한 번을 받지 못했으며, 심지어는 사형제들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했던 네가 무슨 자격으로 화산의 장문인이라 스스로를 내세운단 말이더냐?"

잠자코 듣던 현종이 빙그레 웃었다.

"사형."

"조금 전까지는 이름을 부르더니 이제는 사형이라 부르는구나. 왜? 네 처지가 이제야 감이 오더냐?"

"조금도 자라지 않으셨습니다."

"……뭐라?"

현종은 정말로 우습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 고되었다는 세파는 사형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지 못한 모양입니다. 한때 더없이 높아 보였던 사형이 이리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걸 보면 말입니다."

"이, 이놈이……."

"화산의 장문이 누구냐고 물으셨습니까?"

현종이 더없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화산의 장문인은 바로 저 현종입니다. 이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선대는 나를 장문으로 정하셨다."

"그건 선대의 의지일 뿐입니다."

"지금 선대의 의지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더냐?"

이를 갈아붙이는 현당을 보며 현종이 뜻 모를 미소를 머금었다.

"사형."

"……."

"사형이 삼 년만 먼저 화산에 올랐다면 저는 사형의 말을 따랐을지도 모릅니다. 제자들이 만류하고 사제들이 피를 토하더라도 사형께 장문인의 자리를 돌려드리고 평범한 화산의 문하로 돌아갔을지도 모르지요."

"……한데?"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현종의 어깨가 더없이 넓고 당당하게 펴졌다.

"지금은 압니다. 천하 어디에도 저보다 화산의 장문인으로서의 자격을 갖춘 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천하의 누구도 저보다 화산을 더 발전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그는 당당하게 말했다. 아니, 선언을 했다.

"설령 선대의 뜻과 어긋난다고 해도, 도리에 어긋난다고 해도 저는 화산 장문인의 자리를 내려놓지 않을 겁니다. 그것이 화산을 위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하!"

현당의 곁을 지키고 있던 현법이 크게 비웃었다.

"말이야 번지르르하지만, 결국은 선대의 뜻을 어기고 화산을 제 뜻대로 하겠다는 의미가 아닌가?"

폐부를 찌르는 듯한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듣고도 현종은 화를 내지 않았다.

"아무래도 제 뜻이 잘못 전달된 모양입니다."

"……잘못?"

"제가 두 분께 일가를 이끌고 화산을 내려가라 했던 것은, 그리고 화산의 문턱을 밟지 말라 한 것은 저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순전히 두 분을 위해서였지요."

"……음?"

현당과 현법이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우리를 위해서라니?"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뜬금없는 말에 잠깐 말을 잃은 둘을 향해 현종은 가볍게 웃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두 분께서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이시는군요. 그럼 마음대로 하십시오. 전각을 꿰차시든, 아이들을 지도하시든 어디 한번 원하는 대로 해 보십시오."

현법이 눈을 사납게 치떴다.

"그 전에 네놈이 장문인의 자리에서……."

"됐다."

그 순간 현당이 손을 뻗어 그를 막았다. 그리고 빙그레 웃으며 현종에게 말했다.

"장문인. 비록 말이 과격하게 나왔다지만, 나는 누차 말했듯이 그저 화산에 이 한 몸 헌신하고 싶은 마음뿐이라오."

"……."

"오늘은 더 이야기를 나눠 봐야 서로 좋을 것이 없어 보이니 그만 돌아가겠소. 보중하시오."

자리를 털고 일어난 현당은 현법을 대동하고 몸을 돌렸다.

벌컥!

"우왁!"

문이 벌컥 열리는 순간 장문인 처소 문 앞에 몰려와 귀를 기울이고 있던 화산의 백자 배와 청자 배들이 뒤로 우르르 넘어갔다.

"이런, 이런. 쯧쯧."

현당이 잔뜩 눈살을 찌푸렸다.

"문파의 제자라는 것들이 웃어른들의 대화를 엿듣다니! 화산의 법도가 대체 어디까지 추락했단 말이더냐! 이래서 내가 현종에게만 맡겨 둘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제자들은 엉거주춤 일어서며 불만이 가득한 눈으로 현당을 노려보았다.

그 눈길에 현당이 영 못마땅하다는 듯 연신 혀를 찼다.

"문파에 기강이라고는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구나! 이래서야 세상 사람들이 화산을 두고 뭐라 말하겠느냐?"

"좋은 말씀이십니다."

"음?"

현당이 시선을 돌린다.

화정검 백천.

그가 가만히 현당을 보며 말했다.

"그게 화산을 내다 버린 채, 삼십 년 만에 돌아온 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이 고얀 놈이!"

현당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현법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놈들이 어디서 방자하게 입을 함부로 놀리느냐!"

더없는 진노가 실린 꾸중이었다.

하지만 화산 제자들의 표정에 두려움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한동안 화산을 등지고 있었다고는 하나, 우리는 사문의 존장이다. 그런데 너희가 감히 존장을 능멸해?"

"그래서 지금까지 참고 있는 겁니다."

"……뭐라?"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존장이든 뭐든……."

백천이 씹어뱉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감히 장문인의 권위에 도전하는 이는, 그게 누구라 해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리고 화산의 제자들이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

한기까지 서린 그 목소리에, 현법은 저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뒤늦게 제 치태를 알아챈 현법은 얼굴을 붉히며 이를 갈았다.

"이놈들이 감히……."

"되었다."

"하지만, 사형!"

"됐다. 우리의 죄가 있지 않으냐."

손을 내저어 현법을 만류한 현당은 백천을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하나 곧 너도 알게 될 것이다. 이 화산의 정당한 장문이 누구인지 말이다."

"이미 알고 있습니다."

"허허. 생각이란 바뀌기 마련이지. 가자!"

"……예."

현당은 현법을 대동하고 홀연히 멀어졌다.

그 뒷모습을 보는 백천의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가 부득부득 갈릴 지경이었다.

"저 노망난 늙은이들이!"

"사숙! 진짜 끝까지 참으실 겁니까?"

"……저들이 장문인을 모욕했습니다."

"저는 이제 못 참습니다. 말리지 마십시오!"

백천은 묵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이제 더는 참을 생각 없다. 웬만하면 선을 지키려 했건만, 먼저 선을 넘은 건 저쪽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에 걸맞은 대접을 해 줘야지."

"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이미 장문인께서 저들이 화산에 거하는 것을 허락하셨는데……."

"제 발로 못 나가겠다면, 강제로라도 나가게 해 주면 된다!"

백천의 눈이 희번덕대려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사혀어어어어어어엉!"

저 멀리에서 백상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뛰어오며 소리를 질러 댔다.

'응?'

무슨 일이라도 났나?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정신없이 뛰어온 그는 숨도 고르지 못하고 헐떡대며 소리쳤다.

"크, 큰일입니다! 오, 옵니다!"

"뭐가?"

"아, 온다니까요!"

"그러니까 뭐가?"

누구도 통 알아듣질 못하니 백상이 가슴을 두어 번 쾅쾅 치고는 버럭 외쳤다.

"청명이 놈이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뭐?"

백천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

"아, 아니……."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됐는데?

'어떻게 하지?'

청명이 놈이 산을 올라 이 꼴을 보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너무 빤하지 않은가?

이래서 될 수 있으면 놈이 도착하기 전에 어떻게든 일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어, 어떡하지?"

"난리 났다! 진짜 난리 났다고!"

다른 제자들도 모두 혼이 빠져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백상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백천에게 물었다.

"어, 어떻게 합니까?"

"그……. 어……."

아니, 그걸 나한테 물어도…….

그 백천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그 순간이었다.

"누가 온다고?"

장문인의 처소 안에서 누군가가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었다.

현영이었다.

백상이 귀인이라도 만난 것처럼 외쳤다.

"자, 장로님! 청명이 놈이 산을 올라오고 있습니다! 제가 똑똑히 봤습니다!"

"……그래?"

현영이 살짝 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 청명이가 온다는 말이지? 청명이가?"

그때, 현영의 말을 들었는지 현종이 굳은 얼굴로 처소를 나섰다.

"허어. 청명이 녀석이 벌써 돌아오는구나. 그럼 일단은……."

하지만 그의 말은 안타깝게도 더 이어지지 못했다.

덥석.

덥석.

현상과 현영이 밖으로 나가려던 현종의 양팔을 강하게 움켜잡은 것이다.

"왜 이러느냐?"

현종이 의아한 얼굴로 둘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현영은 대답 대신 흐뭇하게 웃으며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잠시 들어가시지요."

"……응?"

"사형."

"오냐!"

현영의 지시를 받은 현상이 현종을 끌어안듯 잡아채어 안으로 질질 끌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현종이 당황하여 외쳤다.

"아, 아니! 왜 이러느냐, 이놈아! 놔라! 이게 뭐 하는 짓이더냐! 이, 이놈!"

그 모습을 슬쩍 본 현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밖으로 나와 문을 닫았다. 현종의 외침이 희미해졌다.

"……."

화산의 제자들은 모두 멍한 눈으로 현영만 바라보았다.

"크흠. 그래, 청명이가 온단 말이지?"

"……예."

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백천아."

"예, 장로님."

"나는 지금부터 장문인을 모시고 긴 회의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니 장문인의 처소 주변으로는 누구도 접근시키지 말거라."

"……예?"

"누구도! 그 누구도 접근시켜서는 안 된다! 알겠느냐?"

순간 현영의 의도를 알아챈 백천이 살짝 넋이 나간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 알겠습니다."

"그리고……."

현영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간 화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청명이 놈에게 제대로 잘 전해 주도록 하거라. 궁금해할 수도 있는 일 아니겠느냐?"

"……."

"쯧. '외인'들이 화산에 있으니 상황이 영 좋지 않구나. 에잉!"

탁.

그 말을 남기고 현영도 장문인 처소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

제자들 사이에 묘한 정적이 흘렀다.

"사숙. 아무래도……."

"……그래."

백천이 뭔가 결단을 내린 얼굴로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리된 이상 어쩔 수 없지!"

백천의 두 눈에 시퍼런 살기가 흘렀다.

"청명이 놈에게로 간다!"

꼴꼴꼴꼴.

"카아아아아아아아아!"

화산을 오르던 청명이 시원하게 술을 한 모금 들이켜고 기분 좋은 탄성을 내질렀다. 봇짐에는 비싼 여아홍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이래서 사람은 명성을 얻고 봐야 하는 거지."

거지꼴로 화산에 오르던 때를 생각하면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물론 청명의 입장에서는 과거에 그가 지녔던 명성을 쥐꼬리만큼 되찾은 것에 불과하지만, 그 쥐꼬리만으로도 대접의 질이 달라진다.

이러니 예전부터 군자라 하는 이들조차 입신양명(立身揚名)에 목숨을 거는 것 아니겠는가.

"쯧.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웠어. 보나마나 나 없다고 이놈들이 아주 개판을 치고 있겠지."

묘한 느낌이었다.

워낙 밖에서 대접을 받으며 지냈으니 조금 더 머물고 싶을 만한데. 이상하게 금방 마음이 화산으로 내달렸다.

심지어 이리 오르고 있는 중에도 더 빨리 가고 싶은 걸 보면 어쩔 수 없는 화산의 사람인 모양이었다.

"자, 이제 슬슬……. 응?"

그때, 뭔가 이상한 걸 발견한 청명이 고개를 쭉 빼며 까치발을 들었다.

"……저거 뭐야."

산문 즈음에 이상한 먼지구름이 인다 싶더니, 화산의 제자들의 우르르 뛰쳐나왔다. 그리고 불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다급하게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게 아닌가.

"응?"

미처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그들이 득달같이 달려와 일제히 입을 열었다.

"청명아!"

"청명아! 큰일 났다!"

"엥?"

청명이 고개를 갸웃했다.

큰일?

그 짧은 기간에 무슨 큰일이…….

가장 선두로 달려온 백천은 청명의 바로 코앞까지 뛰어와 헉헉거리며 말했다.

"청명아! 각오하고 듣거라. 일, 일이 터졌다."

"……또 뭔 일이? 소림에서 누가 오기라도 했어?"

"소림이면 다행이게!"

"그럼 뭐? 헐떡대지 말고 제대로 말을 해 봐."

"그래. 그러니까 그게……."

우르르 청명을 둘러싼 제자들은 그간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작자들이 장문인을!"

"수련하는 것도 일일이 간섭을 하고!"

"저들이 적통이라는 말까지!"

"막 자격이 없다고!"

미주알고주알 이르고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 그들은 저마다 추임새까지 넣었다.

모든 상황을 전해 들은 청명의 고개가 아주 삐딱하게 꺾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리고 마침내 그의 입이 열렸다.

"삼십 년 전에 장문인 자리도 내팽개치고 도망갔던 인간이 지금 다시 돌아와서 장문인 자리를 내어놓으라고 생떼를 부리고 있다?"

"그렇다니까!"

"……그것도 벌써 며칠째?"

"그래!"

청명의 고개가 좀 더 옆으로 꺾였다.

"하, 진짜."

꼴꼴꼴꼴.

손에 들고 있던 술을 단숨에 입 안으로 부어넣은 청명이 비어 버린 술병을 툭툭 털었다.

그러더니 이내 병목을 한 손으로 꽉 틀어쥐었다.

"이것들이 다 미쳤나?"

음산한 목소리가 입술 새로 새어 나왔다.

"그 새끼들 다 어딨어?"

"처, 청매관! 청매관에 있다!"

청매관이란 말이 떨어지자마자 청명이 앞을 막고 있던 제자들을 그대로 돌파하고 사방으로 날려 버리며 일직선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가, 같이 가!"

"따라붙어! 빨리!"

보나마나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 예측하고 있었던 그들은 재빠르게 청명의 뒤로 따라붙었다.

청매관으로 돌진하는 청명은 말 그대로 빛살 같았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앙!

도착하자마자 청매관 문짝을 발로 걷어차 날려 버린 청명의 입가에선 새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저벅. 저벅.

"웬 놈이냐!"

청명이 천천히 안으로 들어서자 청매관 안을 지키고 있던 이들 중 하나가 그 앞을 막아섰다.

"넌 누구냐? 어디서 온 놈이기에 감히 사문의 존장들이 있는 곳에서 이토록 무례하게 군다는 말이더냐?"

"……어디서?"

"그렇다! 네놈이 누군……."

그 순간 청명의 손에 들린 술병이 허공에 환상적인 궤적을 그렸다. 그리고 중년인의 머리에 그대로 꽂혔다.

째애애애애애애앵!

더없이 맑고 고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머리와 맞부딪친 술병이 산산조각 나 사방으로 비산했다.

털썩.

머리를 강타당한 그는 게거품을 물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뭐!"

"무, 무슨 짓을……!"

모두 당황한 듯 주춤주춤 몸을 일으키며 경계했다. 청명은 목만 남은 술병을 획 내던지며 눈을 번뜩거렸다.

"어디서 왔냐고?"

허허.

허허허허. 이 새끼들이?

"지옥에서 왔다! 이 새끼들아!"

정말로 방금 지옥에서 올라온 것 같은 표정.

청명이 눈을 까뒤집으며 앞을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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