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화. 화산은 화산의 길을 간다. (1)
대회장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어 가기 시작했다.
이곳에 든 이들은 무엇을 기대했던가?
후대의 강호를 책임질 후기지수들이 제 모든 것을 걸고 승부를 겨루는 광경을 보고자 했다.
빛나는 젊음이 서로 맞부딪치는 데엔 강호를 호령하는 강자들의 비무에서는 볼 수 없는 순수함이 있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지금 비무를 보기 위해 모여든 이들 앞에 펼쳐진 광경은 기대와 전혀 달랐다.
'지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모두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다.
저 청명이 검도 쓰지 않고 소림의 혜연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것?
그리고 칠십이종절예 중 하나이자 소림을 대표하는 권인 백보신권을 맨손으로 파훼해 버린 것?
물론 이 사실들 역시 당혹스럽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 모인 이들을 가장 당황케 한 것은 저 비무대에 내려앉은 무거운 분위기였다.
저 무겁고 음울한 분위기가 지켜보는 이들을 미묘하게 짓눌렀다.
그러나 단상 위의 장문인들이 느끼는 것에 비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으음."
허도진인이 결국은 참지 못하고 나지막이 신음했다.
- 화산이 겪은 것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그 말이 허도의 폐부를 날카롭게 찌르고 들어왔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슬쩍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비무대를 바라보는 이. 그리고 허도처럼 내심 찔리는 얼굴로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이.
그 두 부류의 사람이 뒤섞여 무척이나 미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하나 허도진인을 진정으로 놀랍게 만든 것은, 영문을 모르는 듯한 장문인들이 태반이란 점이었다.
'잊었는가?'
이토록 많은 이들이 벌써 잊었는가?
"허허."
허도진인이 헛웃음을 흘렸다.
고작 백 년밖에 지나지 않은 일이다.
허도진인에게 있어서 화산은 심장에 박힌 가시 같은 문파였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볼 때마다 어딘가 한구석이 따끔따끔해 오는 그런 문파 말이다.
한데…….
'감추는 게 아니라 아예 잊은 곳도 있단 말인가?'
하긴, 그럴 수도 있겠지.
전해지지 않았을 테니까. 전하지 않았을 테니까.
자신들의 치부를 온전히 후대에 전하는 것이 쉬웠을 리가 없다. 더구나 화산은 몰락하던 상황. 그저 입을 다물고 외면한 채 세상을 뜬다면 문파의 치부가 함께 묻힐 거라 생각했겠지.
하지만 화산은 기어코 그 절망 속에서 다시 기어 올라왔다.
그리고 지금 그들에게 묻고 있다.
정말 떳떳하냐고.
정말.
허도진인이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그의 시선은 노기를 참지 못하는 청명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저 분노.
저 울분.
어찌 이해하지 못하겠는가?
허도진인이 청명과 같은 입장이었다면 어떠했겠는가?
무당이 천하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는데, 그 덕을 받은 천하가 무당을 외면하고 무시했다면? 그리하여 멸문의 위기까지 겪었다면?
더 생각할 것도 없다.
'나는 수라가 되었을 것이다.'
구파를 단죄하고 무너뜨리기 위해서라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았을 것이다.
새삼 화산이 얼마나 의지견정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왔는지 알 것 같다. 소외받고 외면당하던 이가 상대를 저주하지 않고 정도를 걷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눌러 온 울분이 지금 저 아이를 통해 폭발하고 있는 거겠지.'
"무량수불……. 무량수불."
낮게 도호를 왼 허도진인의 귀로 싸늘한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저 말을 단순히 소림에게만 한 건 아닐 겁니다."
그는 슬쩍 고개를 돌렸다.
당가의 가주인 당군악이 냉랭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비무대를 응시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물론 문파를 이끌어 가는 입장에서는 정도를 알면서도 고개를 돌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렸다 하여 가슴이 저리지 않는다면 정파를 자처할 자격이 없지요."
그 날카로운 말이 단상의 분위기를 내리눌렀다.
사정을 아는 이는 알기에 침묵했고, 사정을 모르는 이는 모르기에 입을 열지 못했다.
그저 모두가 짓눌린 듯한 느낌으로 청명을 응시할 뿐이었다.
"일어나라."
고저 없는 목소리에 혜연이 본능적으로 움찔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의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백보신권이 먹히지 않는다.'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다.
신권(神拳).
말 그대로 신이 깃든 권.
산을 부수고, 바다를 가른다.
하지만 산을 부수는 권력도, 바다를 가르는 경기도, 저 정체불명의 붉은 수강(手罡) 앞에서 힘없이 찢겨 나갔다.
그의 눈이 갈 곳을 모르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세를 잡아."
"……."
귀를 파고드는 목소리가 가슴을 차게 얼리는 것만 같다.
목소리에 어린 한기가 지금껏 혜연이 느껴 본 적 없는 감정을 이끌어 냈다.
'이게…….'
공포.
소림의 품에서 자라 온 그가 느껴 볼 일 없던 감정. 그 섬뜩한 공포가 그의 전신을 뻣뻣하게 굳혔다.
"어깨가 굳었어."
"……."
"이봐."
청명이 이를 드러냈다.
"안 들리나? 어깨가 굳었다고."
"아……."
혜연은 그제야 움찔하며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상태를 살폈다.
'이, 이런…….'
과연 전신에 힘이 바짝 들어가 있었다. 근육이 움츠러들다 못해 바위처럼 굳어 버릴 만큼.
또오옥.
그의 턱을 타고 흘러내린 땀이 비무대로 떨어졌다.
"긴장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변명 같은 건 듣고 싶지 않다."
혜연이 멍한 눈으로 청명을 바라봤다.
"펼쳐 봐라.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 봐. 그래야 내 분이 조금이라도 풀릴 것 같으니까."
혜연의 머릿속이 엉망진창으로 헝클어졌다.
'아까부터 대체 저자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저토록 분노를 뿜어내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람이 저런 선득한 살기를 품을 수 있는지.
아니, 무엇보다…….
쿵!
그 순간 청명이 짧게 진각을 밟았다. 혜연은 머릿속의 생각을 미처 정리하지도 못한 채 반사적으로 청명을 향해 달려들었다.
"타아아아아앗!"
얼굴은 이제 굳어지다 못해 살짝 일그러져 있었다.
그는 소림의 자존심을 걸고 이곳에 서 있다. 소림의 누구도 그가 저자를 쓰러뜨리고 우승할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의 어깨에는 소림의 기대가 얹혀 있다.
천하를 이끌어 가는 곳은 누가 뭐라 해도 소림. 천하를 등에 짊어진 자가 다른 이들과 같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니 질 리가 없다.
져서는 안 된다!
파아아아앙!
허공을 격하며 내질러진 주먹이 공기를 터뜨리며 날카로운 파공음을 만들어 냈다.
쾌속하기 짝이 없는 권.
닿는 것을 모조리 부숴 버릴 듯 강맹한 기운을 한껏 담은 주먹이 청명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청명은 그 주먹이 자신의 얼굴에 거의 닿기 직전까지 그저 차가운 눈으로 혜연을 노려볼 뿐이었다.
탁.
얼굴 바로 앞까지 날아든 주먹에 청명의 손바닥이 닿았다.
그리 강하지 않는 힘으로 가볍게 밀어 낸 것뿐이지만, 혜연의 주먹은 이내 방향을 잃고 허공을 갈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혜연도 당황하지 않았다.
상대의 실력이 결코 얕볼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단 건 이미 확실하게 이해했다.
허공을 가른 주먹을 축으로 몸을 빙글 돌린 혜연은 곧바로 청명의 옆구리를 돌려 찼다. 나한권 중 복호퇴(伏虎腿)의 수법이었다.
터억!
하나 그 발이 미처 다 돌기도 전에 청명의 주먹이 정확하게 혜연의 오금을 내려쳤다. 곧게 뻗지 못하고 접힌 다리는 힘을 싣지 못하고 허무하게 도로 튕겨 나갔다.
이어지는 삼연퇴(三聯腿).
청명의 발이 아직 자세를 잡지 못한 혜연의 허벅지와 옆구리, 그리고 어깨를 연이어 걷어찼다.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허벅지와 옆구리로 날아드는 발은 어찌어찌 막아 냈지만, 어깨로 날아드는 일격은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빠악!
커다란 쇠몽둥이로 후려친 듯한 고통이 어깨를 넘어 전신을 저릿저릿하게 만들었다.
"큭!"
혜연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리고 반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청명의 발이 다시 한번 그의 얼굴을 향해 더욱 빠르게 날아들었다.
쇄애애액!
필사적으로 몸을 숙인 혜연의 머리 바로 위로 청명의 발이 스치고 지나갔다.
모골이 송연한 느낌.
하지만 혜연은 혜연이었다. 그저 당하고 있을 리는 없었다.
빠르게 손으로 바닥을 짚은 혜연이 나한권 중 와불입신(立身臥佛)을 펼치며 회전하듯 청명의 턱을 올려쳤다.
파아아아앙!
혜연의 주먹이 아슬아슬하게 청명의 턱 앞을 스치고 지나간다.
'피할 거라 생각했다.'
혜연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피한다. 이자라면 반드시 피한다. 하지만 저리 허리를 뒤로 젖힌 자세로는 지금부터 이어지는 연격을 감당할 수 없으리라.
그는 몸을 앞으로 내던지며 열린 청명의 가슴을 거세게 들이받았다.
쿠웅!
양팔을 교차한 청명이 혜연의 어깨를 막아 냈지만, 그 안에 실린 힘을 온전히 해소해 내지는 못한 듯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하아아아압!"
쿠우우웅!
바닥이 부서져라 진각을 밟은 혜연의 발끝에서 웅혼한 불광(佛光)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의 몸이 바닥에서 스르륵 솟아오른다 싶더니 도움닫기도 없이 가공할 속도로 청명의 향해 날아들었다.
"무상각!"
허도진인이 외치며 두 눈을 부릅떴다.
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발차기가 바로 소림 칠십이종절예(少林七十二種絶藝) 중 하나인 무상각(無上脚)이다.
단순함 속에서 불법을 추구하는 소림의 절예들은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나 그 안에 심오한 무리(武理)를 품고 있다.
먹이를 향해 활강하는 매처럼 날아든 혜연이 불광을 머금을 발로 청명의 머리를 걷어찼다.
콰아아아아!
쏟아져 나온 강맹한 경기가 마치 폭포가 쏟아지는 듯한 소음을 내며 청명의 상반신을 그대로 휩쓸어 버렸다.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혜연은 즉시 그 반동으로 몸을 허공에 띄웠다.
우우우우우웅.
반장을 취한 혜연의 몸이 더욱 밝은 금빛으로 물들어 갔다.
"아미타불!"
소림 전체가 떠나갈 듯 커다랗게 불호를 왼 혜연의 우수가 환상처럼 앞으로 내밀어졌다.
"저!"
그 무학을 알아본 이들이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설마!"
"세상에……!"
허도진인은 핏발 선 눈으로 혜연을 노려보았다.
그의 입에서 신음과도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래신장(如來神掌)?"
저 소림에서도 백 년 내에는 아무도 익힌 자가 없다는, 칠십이종절예 중에서도 최상위 장법.
그것마저 익혀 냈단 말인가?
혜연의 우수에서 뿜어져 나온 황금빛 손의 형상이 순식간에 사람보다 더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 똑똑히 보였다.
현세에 강림한 여래(如來)가 그 손으로 직접 가르침을 내리는 듯했다. 거대한 손의 형상이 밀려나간 청명의 몸을 그대로 뒤덮어 버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앙!
비무대가 통째로 터져 나간다.
단단한 청석이 말 그대로 산산조각 나 사방으로 비산했다.
지켜보던 관중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부서진 청석들이 관중들에게로 쏟아진 것이다.
"으아악!"
"피해!"
관중들 사이사이에서 비무를 관전하던 고수들이 허공으로 솟구쳐 날아드는 파편들을 튕겨 내고 걷어내었다.
몇몇 파편들은 완전히 막아내지 못해 애먼 이들에게 틀어박혔지만, 다행히 큰 부상을 입은 이는 없었다.
그런 소동에도 불구하고, 주변은 소란스러워지지 않았다.
중인들은 소란을 피우기는커녕 더 숨죽이며 비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비무대에 찍힌 커다란 장영을 보며 감히 누가 딴청을 피울 수 있겠는가.
"……세상에."
족히 몇백은 올라설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비무대. 단단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청석으로 만들어진 그 거대한 비무대 위에 마치 천신이 내려찍은 듯한 거대한 손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저게 사람의 무학인가?'
'……이게 소림의 힘.'
혜연의 몸을 빌어 재현된 여래신장의 힘 앞에, 지켜보던 모두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어떻게 소림이 강호의 태산북두로서 수백 년간 그 자리를 지켜 왔는지를 확연히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화산의 제자들마저도 대경실색하여 넋을 잃었다. 멍한 눈으로 박살 난 비무대와 혜연을 번갈아 보았다.
그때 누군가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청명이는?"
그 말에 화산의 제자들이 모두 움찔하여 뒤를 돌아보았다.
윤종이 흔들리는 눈으로 비무대를 보며 소리치고 있었다.
"처, 청명이……!"
"조용."
하지만 차갑게 들려온 한마디가 윤종을 막아 세웠다.
백천이었다.
그는 한껏 굳은 얼굴로 앉아 비무대를 응시하고 있었다.
"사숙!"
"조용히 해라."
백천이 씹어뱉듯 말했다.
"혜연의 얼굴을 봐라."
모두 비무대에 새겨진 손자국과 자욱한 먼지만을 보다 그제야 혜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깨달았다.
'질려 있어?'
파랗게?
저만한 위력의 장력을 뿜어낸 이라면 한껏 의기양양한 얼굴로 서 있는 게 당연할 터. 누구도 그를 두고 오만하다 손가락질하지 못할 것이다.
하나 혜연의 얼굴은 마치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새파랗게 질려 있다.
그 말인즉.
들썩.
부서진 청석 잔해가 들썩인다 싶더니 그 밑에서 청명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퉤!"
그리고 피 섞인 침을 뱉어 내며 풀어 헤쳐진 머리를 쓸어 넘겼다. 헝클어진 머리가 뒤로 넘어가며 무시무시한 광망 어린 눈이 드러났다.
움찔.
그 눈빛을 받은 혜연은 일순 몸을 움츠리며 한 발 뒤로 물러났다.
"후욱……."
전신이 땀으로 젖은 그는 이제 공포를 숨기려는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여래신장.
완벽히 펼쳐 내기만 한다면 그 위력을 한낱 인간이 버텨 낸다는 건 불가능하다. 아니, 불가능했어야 한다.
한데…….
한데 어찌 저자는 저리도 꼿꼿하게 서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우드득. 우드드득.
청명이 천천히 잔해 속에서 걸어 나온다. 으스러진 돌들이 그의 발에 밟히며 마치 뼈가 부러지는 듯한 섬뜩한 소리를 자아냈다.
"잘 봤다."
청명이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머리를 타고 흘러내린 피가 그의 얼굴을 적시고 떨어진다. 피에 젖은 얼굴에 새하얀 이가 드러나는 광경은 섬뜩함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다.
"그러니……."
청명이 우수를 옆으로 뻗었다.
부서진 돌들이 들썩이며 요동친다 싶더니 그 안에 파묻혀 있던 청명의 매화검이 절로 날듯 청명의 손안에 들어와 잡혔다.
"이제 끝내자."
스르르릉.
매화검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뽑혀 나왔다.
텅!
검집을 바닥으로 내던진 청명은 손에 든 매화검을 아래쪽으로 늘어뜨리고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장문사형.'
치기 어리다고 하지 마세요.
나도 지금 하고 있는 게 그리 어른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요.
다만.
다만…….
청명이 살짝 눈을 감는다.
짧은 침묵.
이윽고 그가 다시 눈을 뜬 순간.
그의 손에 들린 검이 마치 환상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모두의 시선을 빨아들일 만큼 아름다운 곡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