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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귀환-261화 (261/1,567)

261화. 아니, 근데 저 새끼들이? (1)

이른 가을바람을 타고 들려온 소식에 강호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 천하무림대회가 열린다!

심지어 다른 곳도 아니고 소림이 주최하는 천하무림대회다.

소림이 어떤 곳인가?

까마득한 옛날부터 강호의 북두라 불리던 곳이 아닌가?

천하에 수많은 문파들이 존재하지만 감히 소림의 영향력에 비견할 만한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백 년 전 마교의 발호 이후로 은인자중하던 소림이 마침내 그 침묵을 깨고 거인의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것이다.

큰 사건 없이 지내 왔던 강호인들의 이목은 당연히 숭산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강호인들이 둘 이상 모이는 자리에서는 반드시 그 이야기가 나왔고, 셋 이상 모이는 자리라면 밤이 다 가는 줄도 모르고 온갖 말을 늘어놓기 바빴다.

낙양의 조월객잔(照月客棧)에서도 그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회합은 물론 중요한 일이지!"

쥐상의 사내가 침을 튀기며 열변을 토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네. 이번 대회에서는 비무 대회도 열린다고 하지 않는가? 이게 정말 중요한 일이라 이 말일세."

그 말을 듣던 말상의 사내가 눈을 찌푸렸다.

"비무 대회라고 해 봐야 후기지수들이나 싸우는 자리가 아닌가?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쯧쯧쯧. 모르는 소리. 그래서 자네는 각 파의 장로들이 나와서 싸우는 비무 대회를 들어 본 적이나 있는가?"

"……음. 듣고 보니."

말상의 사내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 보면 각 문파의 중진들이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비무 대회 같은 건 듣도 보도 못 했다.

쥐상의 사내가 거보라는 듯 거만하게 의자에 등을 기댔다.

"원래 비무 대회란 그런 곳일세. 체면에 목숨도 거는 이들이 남 앞에서 누가 더 강한지를 겨룰 수 있겠는가? 그러니 자신들이 얼마나 훌륭한 제자를 키워 냈는가로 대신 승부를 겨루는 법이지."

"그게 의미가 있는가?"

"당연히 있지!"

의문 품은 목소리에, 그가 버럭 목소리를 높였다.

"그 비무 대회의 결과로 평가해야 하는 건 지금 어느 문파가 가장 강하느냐가 아닐세. 십 년 뒤에 누가 주도권을 잡을까지."

"십 년?"

"이번 비무 대회에 참가하는 이들이 이립 이하의 후기지수들일세. 이립이면 서른 살이니, 십 년만 지나면 마흔에 가깝지 않겠는가?"

"그야 당연한 소리 아닌가."

"마흔이면 슬슬 문파의 중추가 될 시기일세. 다시 말해, 지금 대회에 나오는 이들이 십 년 뒤에는 이 강호의 중심이 된다 이 말이네. 그러니 이번 비무 대회는 앞으로 강호의 정세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더없이 중요한 자리인 거지!"

"과연 그렇구먼!"

말상의 사내가 감탄했다는 듯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지금의 천하제일문파가 어딘지는 알 수 없어도, 비무의 결과에 따라 후대의 천하제일문파는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반드시 우승을 하지 않더라도 좋은 결과를 내는 문파는 당연히 그 명성이 높아질 게 분명하다.

"그래서 자네는 이번 대회에서 누가 우승할 것이라고 보는가?"

"흐으음. 그거 어려운 질문이로군."

쥐상의 사내가 슬쩍 술병을 움켜잡았다. 그러더니 눈을 찌푸리며 어느새 가벼워진 병을 이리저리 흔들어 보았다.

"끄응. 말을 하고 싶은데 이거 목이 너무 타서 원……."

"이보! 점소이! 여기 당장 화주 한 병 가져다주시게!"

"화주라. 화주 좋지. 그런데…… 그 독한 화주를 먹으면 목이 따가워서 제대로 말이나 할 수 있을는지."

"점소이! 화주 말고 죽엽청으로!"

"끌끌끌."

화주보다 세 배는 더 비싼 죽엽청을 주문하자 그제야 쥐상이 히죽 웃었다.

"누가 우승할 것 같냐라. 당연히 비무 대회의 결과를 두고 이야기함이겠지?"

"뻔한 소리를 하는군."

"그게 참 어렵다니까. 천하에 어디 뛰어난 후기지수가 한둘이고, 뛰어난 명문가가 한둘이냐 이 말이지."

애매모호한 말에 말상이 쯧쯧 혀를 찼다.

"이거 술까지 먹여 주는데 아주 허당이로군! 나만 해도 답은 쉽게 찾을 수 있네."

"호오? 어디 한번 말해 보게."

"주목해야 할 이들은 당연히 오룡 아니겠는가?"

"끌끌끌끌."

쥐상이 짙은 비웃음을 흘렸다.

"그래서 자네가 아직 안 된다는 걸세."

"응? 어째서인가?"

"오룡이 무엇인가? 후기지수들 중 가장 뛰어난 성취를 보인 다섯을 뜻하지 않는가?"

"그렇지! 그러니 당연히 그들이 우승 후보 아니겠는가?"

"모르는 소리. 그 뛰어난 후기지수를 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인가?"

"그야……."

말상은 쉽사리 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그러자 쥐상이 낄낄대며 말했다.

"강호의 평가라는 게 그런 법일세. 결국 그 평가라는 것은 그가 강호에서 어떤 일을 했는가를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 말이지. 다시 말하자면 오룡이란 지금까지 강호행을 한 이들 중 특별히 돋보였던 거다 이거야."

쥐상의 사내는 잠깐 말을 멈추고 점소이가 날라 온 죽엽청을 휙 낚아채더니 병째 벌컥벌컥 들이켰다.

술병을 반 남짓 한꺼번에 비운 뒤에야 다시 말이 이어졌다.

"지금 숭산으로 몰려들고 있는 이들 중에서는 아직 강호행을 하지 않은 빛나는 보석도 우글거릴 거란 말일세. 그러니 어찌 오룡만이 빛날 거라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낭중지추라 하지 않았는가? 그리 뛰어나다면 아무리 감춘다고 해도 소문이 날 수밖에 없지."

"그렇지, 그렇지. 예를 들면 남궁세가에서도 백 년에 한 번 나오는 기재란 평을 받는 단악검(斷岳劍) 남궁도휘(南宮度揮), 청성의 장문인이 아낀다는 청운비검 능하운(能夏雲)같은 이들이지."

"내 말이 바로 그 말일세. 그런 것들을 모두 감안하여 우승자를 예측할 수 있어야 진정한 지자(智者)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허어. 이놈이 사람의 자존심을 긁는구나. 오냐, 좋다. 그렇게까지 나온다면 나도 더는 뺄 수 없지."

쥐상의 사내가 탁자를 손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나더러 돈을 걸라면 무당에 걸겠네!"

"무당?"

"그렇지. 무당이 지금은 조금 기세가 떨어졌다고는 하나 명문의 이름이 괜히 있는 게 아닐세. 아마도 이번 비무 대회에서 천하는 무당을 다시 보게 될 걸세."

"으음, 무당. 무당이라……. 글쎄, 무당이 그럴 힘이 있을까? 얼마 전 화산에게 톡톡히 망신을 당하지 않았던가?"

"뭐? 자네 혹시 무당의 무진이 화산신룡에게 패했다는 그 헛소문을 믿는 건가?"

"헛소문이라기에는……."

"이런 멍청한 친구를 보았나."

쥐상이 좁쌀만 한 눈을 확 일그러뜨렸다.

"그래도 나름 강호 밥 좀 먹었다는 사람이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믿는단 말인가? 어디 고수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던가? 어린 나이에 강호의 고수들을 연파하는 신진고수 같은 건 옛이야기에나 나오는 법일세."

그러더니 목이 탄다는 듯 술을 연신 들이켠 후 말을 이어 갔다.

"무릇 무학이란 좋은 술과 같아서 오래 묵힐수록 더욱 그 향이 짙어지는 법이지. 갓 만든 술이 맛이 있어 봐야 얼마나 있겠는가? 더구나 술이 제대로 익기 위해서는 좋은 환경도 필요한 법일세. 망해 자빠진 화산에서 그런 고수가 나온다? 어림도 없는 소리지!"

하지만 말상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화산은 종남도 이기지 않았는가?"

"듣자 하니 종남에서 패배했던 건 삼대제자뿐이라고 하더구만! 본디 명문의 제자들은 오로지 기초를 갈고 닦는 데에만 어린 시절을 다 보낸단 걸 모르지 않을 텐데?"

"흠……."

"삼대제자는 모두 지고 이대제자는 모두 승리한 게 그 증거 아니겠나? 지금 그 삼대제자들이 다시 싸운다면 화산이 이길 수 있겠는가? 흥! 어림도 없지!"

"아니……. 그래도 화산신룡은……."

"마찬가지야! 근본이 없는 이들은 한계가 있다 이 말이지! 내 장담하지! 이번 대회에 화산이 참가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나온다면 크게 망신을 당할 걸세! 어디 근본도 없는 것들이 설쳐 댄단 말인가?"

"거, 말이 좀 심한 것 아닌가?"

"헤헹! 말이 심하기는! 두고 보게나! 이번 천하무림대회에서 가장 크게 망신을 당할 이들이 있다면 분명 화산일 테니까. 뭐, 근본도 없고 다 쓰러져 가는 문파가 언감생심 천하무림대회에 얼굴이나 내밀 수 있겠냐마는. 하하핫!"

쥐상이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터트릴 때도 말상은 조금 떨떠름한 얼굴이었다.

그때였다.

콰앙!

객잔의 문짝이 부서질 듯 열리더니 한 사내가 저벅저벅 걸어 들어온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린 두 사람은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검은 무복.

그리고 가슴팍의 선명한 매화 무늬.

"……."

"……."

최근 너무도 많이 들었던 복장이다.

그러니까 저게…….

'화산?'

'서, 설마.'

저벅. 저벅. 저벅. 저벅.

문을 부서져라 열어젖힌 화산의 무인이 그들을 향해 터덜터덜 걸어왔다.

살짝 마른 듯하지만 누가 봐도 탄탄한 체형. 그리고 같은 사내가 봐도 준수하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얼굴.

하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얼굴에 떠올라 있는 어찌할 수 없는 짜증이었다.

"점소이!"

"예, 손님!"

대기하고 있던 점소이가 부리나케 무인에게 달려갔다.

"밥!"

"……예?"

"밥!"

"아, 예! 어떤 걸로 드릴깝쇼?"

"고기 가득 백이십 인분!"

"배, 백이십요?"

"사람은 사십 명! 빨리!"

사람은 사십 명인데 백이십 인분이라고? 뭔 계산이 그런가?

"빨리!"

"예? 아……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화산의 무인이 몸을 돌리는 점소이의 어깨를 잡았다.

"술! 뭐든 좋으니까 이 가게에서 제일 시원한 술로 당장 한 병!"

"옙! 지금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서둘러!"

"예!"

점소이가 주방으로 달려가자 그가 목을 좌우로 꺾더니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대화를 하고 있던 두 사내의 옆 탁자에 털썩 앉았다.

"여기 있습니다! 손님!"

"좋아!"

나온 술을 낚아챈 화산의 무인이 병째 꿀꺽꿀꺽 시원하게 들이켠다.

"크으으으으!"

세상 다시없이 시원한 얼굴로 병을 내려놓은 사내는 소매로 입가를 쓱 문질러 닦고 외쳤다.

"이 맛에 사는 거지!"

그제야 표정이 풀린 사내가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고개를 획 돌렸다.

움찔.

움찔.

난데없이 나타난 화산 무인의 눈치를 보던 사내들은 그와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화들짝 놀라 목을 움츠렸다.

기다려 봐도 무인의 시선이 거둬지질 않으니 결국 쥐상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런데……."

"예?"

"……왜 그러십니까?"

"아뇨. 뭐."

우득. 우득.

화산의 무인이 목을 좌우로 꺾더니 히죽 웃었다.

"듣자 하니 무척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계신 것 같아서. 그래서 화산이 뭐가 어떻다고요?"

"……."

쥐상이 낮게 헛기침을 했다.

"크흐흠. 혹여 그쪽이 화산의 제자시오?"

"네. 공교롭게도 그 화산의 제자네요."

"……."

쥐상은 살짝 당황한 얼굴로 조그만 눈을 열심히 굴렸다.

하지만 나름 강호에서 굴러먹은 경험이 있어서인지 금세 표정을 관리하고는 태연한 어조로 답했다.

"으음, 오해가 있었던 모양인데. 나는 귀문을 폄하하려 했던 게 아니오. 그저 귀문의 화산신룡이라는 이가 조금 과대평가되었다는 말을 하려던 것뿐인데……."

"아, 그래요?"

"그렇소. 오해……."

화산의 무인이 돌연 술병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쥐상이 조금 당황하며 물었다.

"……왜 일어나시는 거요?"

"아. 제가 오해한 게 있듯이 그쪽도 오해하는 게 있는 것 같아서 제대로 좀 알려 드리려고요."

"뭘 말이오?"

화산의 무인이 빙그레 웃는다.

"혹시 제 이름이 뭔지 아세요?"

"……그걸 내가 어찌 알겠소."

"그럼 잘 알아 두세요. 제 이름이 청명이거든요."

"아, 청명. 좋은 이름……."

잠깐…….

청명?

청명이라고?

쥐상의 눈이 툭 튀어나왔다.

"그, 그럼 그쪽이?"

"네. 과대평가된 그 사람이죠."

"……."

볼이 파르르 떨린다.

등에 식은땀이 배어나고, 심지어 앉아 있는데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하지만 쥐상은 쉬이 절망하는 대신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강호에서 상대의 험담을 하다가 걸린다는 건 검을 뽑아 생사결을 시작해도 할 말이 없는 일이다. 명예를 중시하는 강호인이라면 누구라도 절대 참지 않을 것이다.

"하……. 하하. 천하에 이름 높은 화산신룡을 만나게 되어……."

"뭘 그렇게 떨고 그러세요. 사실 그 말이 맞죠. 제가 한 것도 없는데 좀 과대평가되긴 했어요. 아직 제대로 보여 준 것도 없는데 말이죠. 헤헤헤."

"……."

예상치 못한 반응에 쥐상은 눈을 가늘게 떴다.

비꼬는 건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면…….

'참 도인이란 말이던가?'

그리고 청명을 새삼 다시 바라보았다.

자신을 낮잡는 말을 듣고도 그 사실을 인정하고 겸손할 수 있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살짝 얼굴을 붉힌 쥐상은 겸연쩍게 말했다.

"내 화산신룡의 말을 들으니 부끄럽기가 한량없소이다. 강호의 선배가 되어 못난 꼴을 보였소. 나는 강호에서 쾌서(快鼠)라 불리는 조말생이외다. 사과의 의미로 화산신룡께 술 한잔 드리려 하니 이 불초의 사과를 받아 주시오."

"아아, 괜찮아요. 사실이 그런데 뭐가 문제겠어요. 사과고 뭐고 할 문제는 아니죠. 신경 쓰지 마세요."

청명이 빙그레 웃으니 쾌서 조말생은 실로 감탄하였다.

'진정 화산이 부활했다는 말인가?'

당당한 도문의 제자로서 부끄러움이 없는 언행이다.

감탄한 조말생이 막 말을 이으려는 찰나였다.

"다만."

"……으음?"

"나는 그렇다 치고."

"……."

청명이 고개를 삐딱하게 꺾으며 조말생을 바라보았다.

"어디가 근본이 없다고?"

"……."

그 순간 조말생은 보았다.

조금 전까지 한없이 부드러운 도인의 미소를 머금고 있던 청명의 눈이 삽시간에 살기로 번들대는 모습을 말이다.

"화, 화산신……."

빠아아아아악!

그리고 조말생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청명이 들고 있던 술병으로 냅다 그의 이마를 후려쳐 버렸기 때문이다.

"끄륵!"

조말생이 머리를 부여잡고 옆으로 넘어갔다.

신기한 것은 무인이 까무룩 넘어갈 정도로 거세게 후려쳤는데도 술병이 깨지기는커녕 금도 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말상의 입이 쩌억 벌어졌다.

'아니,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보통 저렇게 다짜고짜 사람을 후려치나?'

그것도 도문의 제자가?

꼴꼴꼴꼴!

청명이 술을 꼴꼴 들이키더니 크으 하며 술병을 거꾸로 잡았다.

"이 양반이 내 앞에서 화산을 욕해?"

쓰러진 조말생의 다리가 파들파들 떨렸다.

"근본 없는 게 뭔지 모르는 모양인데. 오냐! 내가 오늘 근본이 없는 놈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 줄 테니. 어디 한번 똑똑히 봐 둬라."

"히이이이익!"

"근본? 근본? 이게 화산의 근본이다, 이 새끼야!"

"사, 살려 줘어어어어!"

세상에서 제일 도사 같지 않은 도사를 만난 것이 조말생 인생의 최대 불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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