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화산귀환-226화 (226/1,567)

226화. 뭔 놈의 연못에 용이 살아! (1)

"뭔 놈의 연못에 용이 살아! 여기 뭐 하는 동네야!"

야수궁주가 청명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용은 상상 속의 동물이지. 저건 묵린혈망이라는 놈이다."

"뭐가 달라요! 저것도 상상 속의 동물이지!"

"하지만 저렇게 실존하지 않느냐."

"끄으으으으응."

청명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한때나마 여기를 좋게 생각한 내가 등신이지."

왜 이 기름진 땅을 두고 저 척박한 황무지에만 사람이 몰려 사나 싶었더니!

'이런 데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

집채만 한 호랑이가 고양이처럼 뛰놀고 연못에는 용이 사는데!

망할 동네 같으니!

하지만 야수궁주는 태연하게 광활한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저놈은 묵린혈망이라는 영물이다. 비늘은 도검은 물론이고 고수의 강기마저 통하지 않고, 그 힘은 한 번의 꼬리질로 지형을 바꿔 버릴 만큼 강력하지. 말 그대로 괴물이다."

"구, 궁주님도 감당을 못 하시는 겁니까?"

"글쎄. 잘 모르겠다. 붙어 봐야 알 텐데 알다시피 나는 저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그리고 묵린혈망도 저 안에서 나오지 않다 보니 딱히 마주칠 일이 없지."

"……."

어, 그러니까…… 이길 수 있는지 장담 못 한다는 말 같은데.

그 몸으로 약한 소리를 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생각해 보면 저 묵린혈망이라는 놈은 뱀계의 야수궁주다.

일단 저 덩치를 가진 놈을 뱀의 영역에 넣을 수 있는지부터 고민되긴 하지만…….

"혹시 야수궁에서 저놈을 숭배하는 겁니까?"

"숭배?"

야수궁주가 피식 웃는다.

"뭔 놈의 뱀 새끼를 숭배씩이나. 사람이 짐승을 숭배할 일이 뭐가 있겠느냐?"

어…….

야수궁의 궁주 자리에 앉은 사람이 그런 말을 해도 되나요?

야수궁주의 어깨에 올라탄 백'전'이 동의한다는 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묵린혈망이 있어서 야수궁이 신담을 성지로 삼은 것이 아니다. 야수궁의 성지에 묵린혈망이 자리를 잡은 것이지."

"그러면…… 퇴, 퇴치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왜?"

"예?"

"말하지 않았느냐. 성지는 그저 성지일 뿐이라고. 그 성지에 짐승이 자리 잡고 사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지. 다만 자리 잡은 짐승이 살짝 특이할 뿐이고."

살짝요?

살짜악?

지금 살짝의 의미를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야수궁도는 원래 신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그리고 저놈은 신담 안에서 나오지 않지. 다시 말하면 영원히 마주칠 일이 없는 이웃 같은 존재다. 그런데 왜 퇴치를 해야 하느냐?"

"……그렇겠네요."

야수궁주가 피식 웃는다.

"여하튼 저놈은 신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 그게 문제인 건데……."

백천이 그 말을 받았다.

"자목초를 얻기 위해서는 신담으로 들어가야 하고, 그러려면 저 이무기……. 아니, 묵린혈망인가 뭔가를 상대해야 한다는 뜻이군요."

"그렇다."

야수궁주가 잘 알아들어 줘서 흐뭇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사소한 문제가 있는 거지."

"……."

청명이 흐뭇하게 웃었다.

"네. 아주 사소하네요. 죽고 사는 문제가 뭐 그리 대단하겠습니까. 어차피 인생이란 티끌과도 같은 것인데. 아미타불."

"너 도사라고, 인마!"

"그럼 무량수불만 붙이면 되지!"

청명이 소리를 버럭 지르며 신담의 한쪽을 가리켰다.

"저기 들어갔다가는 다 뒈지게 생겼는데, 지금 아미타불이고 무량수불이고 중요해? 도사고 땡중이고 들어가면 그냥 다 한 방이야! 한 방! 저 아가리 앞에서는 모두가 다 평등하다고!"

조화롭게 자라난 풀들 사이에 생겨난 시커먼 구덩이가 자꾸 눈에 밟힌다.

저만한 범위를 한입에 물 만큼 거대하다는 것도 놀랍지만, 아예 땅을 두부처럼 일격에 뜯어내 버린 힘이 더욱 놀라웠다.

'당가주님도 저건 못 할 것 같은데?'

무당의 장로가 만들어 낸 강기도 저런 위력은 아니었다.

고수의 그것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저만한 위력을 가진 일격을 가벼운 주둥이질 한 번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이제 거짓말처럼 잠잠해진 호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백천이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

"거의 용이 되기 직전의 이무기 같은데 그럼 살생을 자제하고 도를 닦아야 하는 것 아닌가?"

"용은 뭔 놈의 용이야! 뭔 꿈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

"저런 뱀도 있는데 용이 없을 건 뭐냐!"

"……어?"

듣고 보니?

할 말을 잃은 청명이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조금 전까지는 살짝 무섭긴 해도 아름다워 보이던 풍경이 이젠 숫제 저승 초입 같았다.

"……어쩐지 일이 잘 풀린다 싶었어. 내 팔자에 그럴 리가 없지! 끄으으응."

청명이 머리를 벅벅 긁어 댔다.

야수궁에서 일이 잘 풀려서 운남에서 잘 대접받고 편히 풀 뜯어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난관을 만났다.

"저걸 무슨 수로 잡지?"

"어떻게 잡긴!"

윤종을 획 돌아보며 청명이 눈을 희번덕거린다.

"지가 그래 봐야 짐승인데, 신명나게 후려 까면 언젠간 죽는 거지!"

"청명아."

백천이 부드럽게 웃는다.

"나는 언제나 너의 의견을 존중해 왔지만, 이번만은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구나."

그러다 진짜로 뒈져요, 사질아.

"괜찮아! 저놈이라고 대가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세상 대부분의 일은 대가리를 깨면 해결할 수 있어."

"……가끔 나는 네가 도사라는 사실에 놀란단다."

백천의 생각 따윈 상관없다는 듯, 청명은 비장한 눈으로 호수를 노려보았다.

금방이라도 호수로 달려들 기세다.

그러자 야수궁주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데리고 왔으면서 할 말은 아니다만……. 괜찮겠냐?"

"괜찮아요. 제가 생각보다 좀 세거든요."

"그래. 안심이 되는구나. 내가 제사는 잘 치러 주마."

"……."

아니 이 양반들이 사람을 어떻게 보고?

내가 왕년의 매화검존인데! 매화검존!

청명이 이를 뿌득 갈았다.

"한낱 미물이 사람 못 알아보고 달려들면 뱀탕 되는 거야! 안 그래도 곤명에 식량 사정이 안 좋은 것 같던데 저거 잡아가면 삼박 사일은 먹겠지."

"……굉장한 해결책이네. 제갈공명도 그런 생각은 못 하겠다."

"좋아! 간……."

"아, 잠깐만!"

백천의 외침에 앞으로 달려들려던 청명이 순간 휘청한다.

"왜?!"

"궁주님. 혹여 자목초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으음. 어렵지 않지. 저기에 보이는 흰 꽃이 핀 풀이 신령초다."

야수궁주가 한쪽을 가리키자 백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잘 봐라, 청명아. 용을……. 아니, 뱀을 잡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싸우는 와중에 저 풀이 상하면 다 망한다."

"알았어!"

이 조언은 가치가 있었다는 듯 청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스르르릉.

당가에서 받아 온 명검이 맑은 소리와 함께 뽑혀 나왔다. 몇 번 검을 허공에 휘둘러 무게를 가늠해 본 그가 눈을 희번덕거렸다.

"지가 그래 봐야 미물이지! 간다!"

그리고 지체 없이 신담을 향해 몸을 날렸다.

"와……."

"괜찮을까?"

화산의 제자들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다른 건 다 접어 두고 저 용 같은 뱀을 상대하겠다고 달려드는 저 똘끼 하나만큼은 천하제일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 똘끼가 영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사삿.

청명이 호수의 물가에 내려섰다.

뛰어오를 때의 그 과격한 기세와는 달리, 신담에 내려서는 몸놀림은 가볍기 짝이 없었다. 너무 가벼워서 담을 넘어 숨어드는 도둑처럼 보일 정도다.

휘익!

청명이 고개를 획 돌려 수면을 살폈다.

'좋아. 안 오지?'

청명의 발이 슬그머니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 잘 생각하자. 내 임무는 뱀을 때려잡는 게 아니라 자목초를 구해 가는 거지.'

일단 자목초를 확보해 놓고 저 뱀을 때려잡든 뱀탕을 끓이든 해야지.

청명이 조심스럽게 자목초가 있는 곳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단은 이걸 뽑아서…….'

그때였다.

스으으으으으.

귓가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듣는 것만으로 심장이 쿵쾅대는 낮고 소름 끼치는 소리.

"……."

청명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 호수 위로 솟아오른 거대하고 길쭉한 무언가가 들어온다.

투명하게 빛나는 검은색의 비늘은 빛을 받을 때마다 칠색의 광채를 자아냈고, 꽉 닫힌 입 사이로 날름거리는 혀는 너무도 검어 보는 이를 절로 소름 돋게 만들었다.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눈.

검디검은 몸뚱어리 사이에 붉은 점처럼 박힌 작은 눈이 청명을 정확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어……."

거 되게 예민하시네.

남이랑 같이 살기는 힘드시겠어?

청명은 도둑질을 하다 걸린 사람처럼 머쓱한 얼굴로 뒷머리를 긁었다.

이러면 망했는데……?

청명이 가볍게 웃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일단은 웃는 낯으로 대화를…….

"일단 꽃부터 가져가고 이야기하면 안 될까?"

파아아아아아아앗!

"히이이이이이이익!"

콰아아아아아아앙!

묵린혈망이 과격한 기세로 달려들어 청명이 있는 자리를 그대로 물어뜯었다.

"미쳐 가지고 뱀하고 말을 하네, 내가!"

몸을 날려 가까스로 묵린혈망의 공격을 피해 낸 청명은 이를 악물며 검은 몸체를 향해 달려들었다.

'허점투성이!'

아무리 영물이라고 해도 결국은 짐승. 묵린혈망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저 커다란 덩치였다.

벨 곳이 얼마나 많은지 눈 감고 휘둘러도 다 맞출 수 있을 판이다!

"으라아아아아아!"

검에 내력을 미친 듯이 밀어 넣어 강기를 뽑아 낸 청명이 묵린혈망의 목덜미 부근을 강맹하게 내리쳤다.

깡!

"엥?"

깡?

카아앙도 아니고 깡?

뭐 이런 맑고 청명한 소리…….

청명이 슬쩍 검을 들었다.

"……어?"

검이 두 동강 났다. 깨끗하게 딱 절반으로.

강기를 품고 있음에도 묵린혈망의 비늘에 부딪쳐 깔끔하게 동강이 나 버린 것이다.

팽그르르르.

부러진 검의 윗부분이 팽이처럼 회전하며 허공으로 솟구쳤다가 청명의 옆으로 떨어져 땅에 박혔다.

푸욱.

아이고, 고놈 참 깊게도 들어가네.

땅은 잘 베네, 땅은.

"허허."

청명이 흐뭇하게 웃으며 동강 난 검을 바라보았다.

- 당가에서 보검으로 내려오는 검이네. 내 우정의 징표로 주는 것이니 잘 쓰게나.

"보검은 개뿔이!"

어디서 불량품 가지고 약을 팔아! 표정도 없는 양반이! 뱀도 못 베는 검을 가지고!

청명이 긴장 어린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든다.

스으으으으으으.

"……."

묵린혈망이 그를 내려다보며 살짝살짝 고개를 좌우로 꺾는다. 마치 열받은 사람이 이리저리 목을 꺾어 대는 모습 같다.

'어, 저거 내가 많이 하던 건데.'

너도 성격이 그리 좋지는 않구나?

청명이 부러진 검과 위협적으로 혀를 날름거리는 묵린혈망을 번갈아 보다가 어색하게 웃었다.

"음……. 네가 사람 말을 알아들을 것 같지는 않지만……. 정정당당하게 검 좀 바꾸고 싸우면 안 될까?"

아니면 안 싸워도 괜찮은…….

콰아아아아아아아!

"에라, 썩을!"

묵린혈망이 호수의 물을 뒤집어엎으며 청명을 향해 돌진한다. 바짝 독이 오른 독사가 사냥감에게 독니를 박아 넣는 것처럼, 저 덩치에서 나올 거라고는 믿기 힘든 속도로 청명을 향해 달려들었다.

쩌어억 벌린 입 안이 온통 시커먼 것이, 마치 지옥으로 들어가는 동혈처럼 느껴질 정도다.

"으아아아아!"

청명이 잽싸게 묵린혈망의 머리 위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반 토막이 난 검에 강기를 불어넣고는 죽어라고 대가리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죽어! 죽어! 죽어! 깨져라! 아니, 깨지라고!"

까앙. 까앙. 까앙. 까아아아앙. 까앙!

강기를 실은 검으로 내리치는데 맥 빠지는 소리만 난다. 비늘이 얼마나 단단한지 강기로 후려치는데도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아니, 이게 말이나 되나?"

천하의 청명조차도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일단 뭐 칼이 먹히기라도 해야 검법이고 매화검이고 의미가 있지! 이건 숫제 버들가지를 들고 갑옷 입은 사람을 상대하는 꼴 아닌가?

"이거 어떻게……."

툭!

응?

그때 묵린혈망이 몸을 살짝 튕겨 낸다. 그와 동시에 놈의 머리 위에 있던 청명의 몸이 허공으로 살짝 솟아올랐다.

덥썩.

"어?"

청명의 눈이 자신의 발목을 꽉 깨문 묵린혈망의 모습을 잠깐 바라보았다.

어…….

저거 눈이 웃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니지?"

그 순간 놈이 좌우로 격하게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쾅! 쾅!

왼쪽으로 패대기치고 오른쪽으로 패대기치고!

좌우좌우좌우우!

"아아아아아아아악!"

바닥에 연속으로 처박힌 청명이 고통에 겨운 비명을 내질렀다.

"야, 이 뱀 새……."

툭!

그 순간 묵린혈망이 입을 벌리며 허공으로 청명을 띄워 올렸다.

"……어?"

쇄애애애애애애액!

그 순간 청명은 보았다.

물속에 잠겨 있던 묵린혈망의 꼬리가, 말 그대로 가공할 속도로 대기를 가르며 그에게로 날아드는 것을.

"……거 좀 심하네."

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묵린혈망의 꼬리치기에 얻어맞은 청명의 몸이 쏘아 낸 포탄처럼 일직선으로 날아간다.

파앗! 파앗! 파앗!

이윽고 수면에 부딪히며 물수제비처럼 튀어올라 호수 끝에 이르렀다. 그러고도 바닥에 두어 번 튕겨 솟구친 뒤 그대로 땅에 처박히고 말았다.

쿠우우우우웅!

화산의 제자들은 차마 그 광경을 보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죽었나?"

"에이, 설마. 죽었겠지?"

"그런 말씀 마십시오. 죽었습니다."

"이, 일단 확인은 해 보자."

화산의 제자들과 야수궁주가 청명이 처박힌 곳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윽고 그의 상태를 본 이들은 일제히 눈을 감고 도호를 외었다.

"죽었네."

"굳이 무덤 만들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

"무량수불. 죽어서는 착하게 살거라."

상태를 보았다고 하기엔, 보이는 것이 애처롭게 파들대는 두 다리밖에 없었다.

나머지 몸은 머리부터 거꾸로 바닥을 뚫고 들어가 있었다.

에이, 그래. 저러면 죽어야지. 그래야 양심이 있지.

"푸아아아아앗!"

하지만 그 순간 청명이 흙바닥을 날려 버리며 몸을 벌떡 일으켰다.

"……거 양심 없이 살아 있네."

"저승에서도 안 받아 주는 거지. 나는 이해해."

흙투성이가 된 청명이 코에서 피를 줄줄 흘리며 눈을 까뒤집었다.

"아니, 저 뱀 새끼가 진짜 뒈지려고 환장을 했나!"

한낱 미물에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처맞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성의 끈이 날아가 버린 청명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내가 저 뱀 새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오늘 저 새끼로 뱀탕 끓인다!"

"뭘 어쩌려고? 칼도 안 드는 것 같던데."

"강기에도 흠집 하나 안 나는데 저걸 무슨 수로 잡아?"

"강기에 흠집이 안 나?"

청명이 눈을 희번덕대며 소리쳤다.

"안 되면 되게 하면 그만이지! 세상에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그래, 그래.

일단 코피 좀 닦아라. 청명아.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