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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세가 절대무신-109화 (110/225)

109화 중원이 지각변동하는 소리

109화 중원이 지각변동하는 소리

한밤. 한유림은 이마에 손등을 대고 누워있었다. 금원대 사람들은 두 사람에 한 방이었고, 여자 대원 중 한 명이 맞은편 침상에 있었다.

“와, 그럼 대주 이제 삼봉 중 하나가 되는 거야?”

“안 될걸. 중원에 얼마나 강한 사람이 많은데.”

한유림이 답했다. 어둠 속에서 친근하게 들려오는 대원은 신나있었지만, 막상 한유림은 착잡했다. 그냥 호위만 하러 나갔는데, 그녀랑 팽차월도 용봉지회에 나가게 된 거다.

“가주님이 그냥 신청하실 줄 몰랐어. 대리 신청도 가능하다고 하더라고.”

금목환의 성격상 애초에 무인들을 차출했을 때, 용봉지회에 참석시킨다는 계획이 있었을 거다.

“흠, 하긴 가주님이 대리 신청하면 어떻게 막겠어.”

“맞아.”

“근데 뭐가 그렇게 불안한 건데?”

대원이 물었다.

“가주님을 실망시킬까봐···”

한유림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침상에서 대원이 일어나는 소리가 났다. 한유림은 어둠 속이었지만 그 대원이 자신을 바라보는 걸 느꼈다.

“대주가 실망시키는 거면 우리는? 지금까지 시간낭비였던 거야?”

“그 얘기가 아니야.”

“그럼 뭐야?”

“저번에도 난 실망시켜드렸어. 가주님이 나한테 준 거에 비해, 난 하나도 못 갚았어.”

“대주는 가주님만 관련되면 너무 조심스러워하더라. 물론 그건 이해해. 가주님은 우리의 은인이니까. 근데 지금 대주는 조심스러워서 자신을 다 못 보여주고 있단 말이야.”

한유림은 입을 다물었다. 대원의 말이 맞았기 때문이다. 사실 대주와 대원의 사이라지만 오 년 동안 같이 지낸 가족들이다.

때로는 날선 충고를 주고받으면서도 악의가 없음을 확신할 수 있는 그런 사이. 갑자기 누군가 흔들려 일방적으로 기댈 때도 품을 생각하지 않고 도리어 더 친밀해지는 걸 기꺼워하는 순수한 사이. 평소에는 각자의 멋을 풍기지만 뭉쳐 대화를 할 때는 누구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어져있는 사이였다.

“내가 보기엔 대주만큼 멋있는 사람도 없어. 통제하는 자리에서 일흔 명이 넘는 사람을 오 년 동안 섭섭하지 않게 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그만해. 알았어···”

한유림은 더 이상 칭찬을 듣는 게 민망하여 대원의 말을 끊었다. 대원은 주눅 들지도 않고 다른 말을 이었다.

“떳떳하게 다 보여주고 와. 대주나 부대주나 금원대를 대표해서 나가는 거야.”

“···그래, 고마워.”

“그리고 무공도 고수지, 얼굴도 예쁘지. 대주는 너무 완벽해!”

아까 칭찬의 마무리까지 그대로 하는 대원이었다. 한유림은 문득 며칠 전 백마사 앞에서 금목환과 얼굴을 가까이서 마주보던 때가 기억났다. 대수롭지 않게 했던 예쁘다는 말도.

“후우···”

당장 용봉지회 예선은 내일이었다. 가주님에게 더 보여줘야 했다. 존경하는 사람에게 꼴불견인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

쾅!

오늘도 폭음 때문에 눈이 떠졌다. 용봉지회 예선이 가까워오자 낙양에서 싸우는 무인들은 더 격화됐고, 어떤 이들은 은원의 고리까지 만든 것 같았다.

용봉지회 예선은 보름 동안 진행한다고 하는데, 아마 그 동안 서로 엄청나게 싸워댈 거였다. 통제하는 감독관이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예선은 중소문파들이나, 유명한 세가, 문파에서 우선권을 못 받은 사람들로 이루어진다.

용봉지회 본선이야 정교한 규칙으로 치러지지만, 예선은 그야말로 자유 그 자체였다.

경기를 기다리기 귀찮아 먼저 찾아가 비무를 하고 팔을 망가뜨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대가 강하다 싶어 여자나 독을 이용한다든가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물론 명가에 그딴 수작질을 부리면 순식간에 멸문이 되니, 중소문파들이나 그렇게 하는 거였다.

“···후. 내가 용봉지회를 나갈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구나.”

이제 정말 중원의 거대한 행사인, 용봉지회로 들어간다 생각하니 많은 이들의 표정이 긴장돼 있었다.

특히 무인들이 아닌 시종들은 더욱 긴장하고 있었다.

“근데 굳이 이렇게 대규모 행차를 해야 돼?”

금수린이 물었다. 지금 오십 명 남짓하는 황금세가의 인원들이 전부 숙소 일 층에 모여 있는 것이다.

“원래 용봉지회에서는 동승한 사람들이 같이 가긴 한다. 근데 애초에 우리처럼 사람들을 이렇게 안 끌고 오지. 예선이면 많아봤자 일행은 열 명 이내일 거다.”

곽진도가 말했다. 이유는 금수린도 대충 눈치 챈 것 같았다. 결국 중소문파나 명성이 없는 문파는 자신들을 알리려고 오는 거다. 그러니 최대한 덩치가 크게 보여야 되는 것.

“그럼 가자꾸나.”

곽진도의 말 아래 모든 시종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마구간에 넣어놨던 말들과 마차가 나오고, 시종들은 사람 키 만한 나비 모양의 붉은 부채를 들고 우리를 둘러쌌다. 무인들은 그 외곽과 뒤에서 날카로운 기도를 뿜어낸다.

우리는 워낙 사람이 많다보니 낙양 중심가에 건물을 잡지는 못했고, 외곽에 잡았다. 용봉지회 예선은 낙양의 중심에 있는 커다란 연무장에서 열렸으니,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곧 사람들이 많이 있는 거리로 들어가자, 모두의 시선이 황금세가의 행차로 쏠렸다.

“···아니, 저건 뭐야?”

“아, 알아. 황금세가야.”

“아니, 무슨 무공이 아니라 돈 자랑을 하러 왔대?”

용봉지회 예선 당일이라 그런가, 처음 들어올 때보다 훨씬 사람이 밀집되어 있었고 소리들도 크게 들렸다.

물론 올 때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거닐며 오기는 했지만, 우리는 그때보다 더 화려하게 꾸민 거였다.

부치지도 않을 커다란 부채를 시종들이 들고 있었고, 금수린을 포함한 다른 시녀들은 화장을 하고, 뒤에서 따라오는 무인들의 발걸음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같았다.

“난 용봉지회 예선에 저렇게 많은 사람을 대동한 걸 처음 보네. 보통 세가였으면 세 달은 굶었겠는데.”

“보통 세가가 아니지 않은가. 돈으로는 천하제일인데. 그 정도는 당연히 충당 가능하지.”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세가나 문파들에도 일행들이 있다. 명가야 굳이 과시하지 않아도 알아서 알아보기 때문에 일행이 많지는 않지만, 중소문파는 아득바득 사람들을 데려와서 잘난 체를 하려 하는 거다.

허나 그래도 그들에게는 제한이라는 게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세가가 돌아갈 정도의 인력은 남겨야 했고, 움직이는 데 부대비용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돈을 낭비할 수 없는 세가인데다가, 시간도 돈으로 살 수 있는 황금세가였다. 이 정도의 움직임은 거뜬했다.

물론 이렇게 많은 시선 속에는 아니꼽게 바라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아주 돈지랄을 하는군.”

“이봐, 말조심 하게. 황금세가가 수많은 문파들을 때려눕혔다고 하던데.”

“참나. 어디 돈 주고 심어놓은 사람들 아닌가?”

“하북팽가도 졌다고 하던데.”

“그건 거짓말이겠지.”

역시 한 번의 작은 부딪침으로는 각인시키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조급하지는 않았다. 지금 당장 나를 각인시키려 가는 것이니까.

많은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일까. 금월상이 약한 소리를 했다.

“뭔가 떨리는구나.”

“형님, 아직 자신감이 없으십니까?”

“자신감보다는··· 걱정되는 거지. 굳이 이렇게 보여줄 필요는 없지 않느냐. 강호에서는 가진 바 힘을 삼 할을 숨기라는 얘기도 있고.”

금월상은 용봉지회보다는 남의 시선이 신경 쓰인 거였다. 금월상은 옛날부터 평화주의자였으니까. 그런데도 우리 형제들 중 유일하게 무공을 오래 익힌 건, 빼앗는 칼이 아닌 지키는 칼을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그것 역시 갸륵한 마음이나, 지금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우리는 용봉지회에 우리를 각인시키러 가는 거였다.

“형님. 이제는 우리 가문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가질 때가 됐습니다.”

내가 말했다.

“형님은 저희의 지금 행차가 진정 모든 힘을 보여준 거라 생각하십니까?”

금월상은 눈을 굴렸다. 그가 위축되어 있을 뿐, 한 번 생각하면 바로 나오는 문제다. 우리는 외원 사람들이나 표사들까지 끌어오면 오백 명은 같이 움직일 수 있었다.

“···아니구나.”

“그들은 우리가 과시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우리가 다 보여준 게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그거면 됐습니다.”

사실상 우리는 구 할을 감추고 있다. 우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가 무리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는 잘난 체가 아닌, 잘난 걸 보여줄 뿐이다.

우리는 계속 많은 사람들의 주목과 웅성거림을 들으며 용봉지회 예선장으로 왔다.

그나마 최소한의 통제. 예선을 하는 연무장 근처에서는 싸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연무장은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분지 형태로 되어 있었는데, 그 주변에는 발 디딜 틈 하나 없이 사람들이 빽빽했다.

“재밌겠네.”

곽진도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난 대충 누구를 보고 말한 건지 알 것 같았다.

중소문파가 아니라 명문 세가, 문파에서 아쉽게 밀려 예선으로 나온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중에는 초유열도 있을 거다. 백마사까지 올 이유는 예선을 등록하기 위해서밖에 없으니 말이다. 최고의 후기지수로 평가받는 그가 왜 굳이 나오는지는 모를 일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을 눈에 담다보니 이제 용봉지회를 할 시간이 다가왔다. 분지라서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지만, 마차를 끌고 분지를 내려올 수는 없는 노릇.

“용봉지회 나가는 사람들만 앞으로 가고, 스승님하고 누님은 여기 계세요.”

“나도 보고 싶은데.”

“번잡해져요.”

내가 칼같이 끊자 금수린이 시무룩해 했다. 그때 바로 연무장 쪽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

“용봉지회 예선에 참석하는 소협들은 모두 대기하시오! 호명했을 때 반 각 동안 안 나오면 실격처리가 되니까!”

모두에게 들릴 정도로 커다란 육합전성이었다. 심판도 소림사의 고수인 모양이었다.

이제 시작이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곧바로 심판은 첫 대전에 나올 사람들을 호명했다. 감숙 연가장의 연진행, 광동의 무연파라던데 다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다.

사람들도 잘 모르는 문파인 듯 시시껄렁하게 비무가 끝났다. 나름 혈투였지만 수준이 저열해 관심을 두는 사람들은 없었다.

“···쟤들 뭐해?”

금월상이 물었다.

이게 용봉지회 예선이었다. 용봉지회 예선은 사람들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대개 일방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수와 하수가 만나는 게 대부분. 고수들도 간혹 껴있기는 했지만, 고수와 고수가 만나는 경우는 지금까지는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명가가 나와도 구경할 겨를도 없이 끝나는 거였고, 경기가 재미없는 거였다. 대충 세가나 문파 이름만 들으면 예측이 가능한 경기니까.

어느덧 또 하나의 비무가 끝나고, 심판이 외쳤다.

“황금세가의 금월상 소협, 서문세가의 서문지운 소협은 나오시오.”

우리 넷 중에 금월상이 제일 먼저 불렸다. 금월상의 얼굴에는 긴장이 확 퍼졌다. 서문세가는 오대세가 급은 아니었어도, 그래도 퍽 유명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서문세가면 백룡검객이 가주로 있는 곳이 아닌가.”

“오랜만에 보는구먼.”

사람들의 관심은 모두 서문세가 쪽으로 갔다. 우리의 소문도 간간이 들렸지만 그건 대개 거짓으로 치부당하거나, 오히려 우리가 돈으로 승부를 산 거라며 비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컸다.

“백마사에서 그렇게 부수고 다녔다고 해도, 서문세가는 못 이기지.”

“하북팽가를 이겼다는 소문은? 내 친구가 직접 봤다던데.”

“그 친구 눈을 잘 씻어주겠나.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 와중에 여전히 하북팽가를 우리가 이겼다는 건 사실상 거짓말로 확정지어졌다. 상관없었다. 지금까지는 그저 전초전에 불과했다. 지금부터가 진짜 전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렸지만, 나는 서문세가의 사람이 입술을 움직이는 걸 봤다. 바로 청력을 연무장으로 집중시켜 들어봤다.

“황금세가가 하북팽가를 이겼다지?”

지금 같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터였다.

금월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 동생이 하북팽가의 자제를 이겼지.”

“···진실로 말하면 팔 하나 부러뜨리는 걸로 끝내려 했는데, 끝까지 거짓말을 치는구나.”

“뭔 거짓말 말인가?”

“우리를 그렇게 쉽게 이긴 하북팽가가 너희들 따위한테 졌을 리 없지 않느냐.”

금월상은 헛웃음을 지었다. 결국 자신들 위에 황금세가가 있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거였다. 이해한다. 직접 보기 전까지는 인정하지 못하리라.

“직접 보면 알게 되겠지.”

“삼 초를 양보해줄 테니 하고 싶은 건 다 해봐라.”

서문세가의 사람은 계속 금월상을 비웃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냥 연무장에서 웅성이는 사람들도 금월상의 승리를 아무도 점치지 않았다.

“삼 초? 좋지.”

“자존심도 없구나. 그걸 덥석 받아먹다니.”

금월상은 갸웃했다. 갑자기 양보하겠다가, 자존심이 없다고 매도하니 이해가 안 되는 거다. 나도 전에는 이해를 못했겠지만, 이제는 살짝 이해가 되려고 한다. 저건 그냥 기싸움의 일부인 거였다. 곧 금월상도 알게 될 터였다.

“시작!”

짧은 기싸움이 끝나고 시작 선언이 됐다.

서문세가의 사람은 기수식도 취하지 않고 여유롭게 있었다. 이미 뱉은 말이라서 그런가 정말 삼 초식을 양보할 생각인 모양이었다.

쿠르릉···

모두의 시선이 서문세가 사람에게 쏠려있을 때, 천둥치는 소리가 연무장에 났다.

“···아니, 저게 무슨 무공이지?”

“강맹함이 대단하지 않은가!”

사람들의 시선이 금월상에게 쏠리고, 서문세가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 지금 금월상의 도에서는 샛노란 기가 가지가 뻗치듯 나오고 있었고, 눈에는 금색 안광을 두른 상태였다.

“···가, 강뢰도법이다! 강운의 강뢰도법이다!”

“뭐? 강뢰도법이 여기서 왜···”

누군가 금월상의 도법을 알아봤다. 하긴 저렇게 특징적인 무공도 없었다.

서문세가 녀석은 바로 검을 출수했다. 금월상의 기운을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이었다.

“일단 일 초식부터!”

금월상이 외치면서 도를 횡으로 베었다. 대기가 갈라진 듯하면서, 그 틈에서 노란 기파의 물결이 연무장을 굽어볼 정도로 높게 솟았다.

모두가 그 웅장함과 압도력에 말문도 멈추고 그것을 바라봤다.

콰콰콰쾅!

곧 기가 서문세가의 사람을 내리쳤다. 커다란 폭음과 사이에서 비명 한 줄기가 짧게 울렸지만, 들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이, 이게 무슨···”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서문세가의 사람은 옷이 걸레짝이 된 채로 몸을 움찔거리고 있었다. 기절하면서 몸을 움찔거린다는 건, 강한 내공이 침습했다는 뜻이었다. 아마 저 녀석은 이 년 동안은 검을 못 잡을 터였다.

“···승자. 황금세가 금월상.”

모두가 어안이 벙벙할 때, 정신을 차린 건 그나마 소림에서 나온 심판이었다.

금월상은 고개를 슥 꾸벅이고 우리가 있는 쪽으로 돌아왔다. 그가 우리 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아무 말도 연무장에 나오지 않았다.

“다음, 황금세가 한유림. 수뢰문의 강세군.”

심판이 말만 고요히 울렸다. 공교롭게도 다음 대전도 우리 세가의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침묵한 상태로 한유림을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수뢰문은 저번에 한유림과 금수린에게 껄떡대던 산서의 무인들 중 한 명이었다.

모두가 긴장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는 이 대결의 결과를 익히 알고 있었다.

“시작!”

쾅!

커다란 폭음이 다시 울렸다.

중원이 지각변동하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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