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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세가 절대무신-99화 (100/225)

99화 오랜만에 뵙습니다

99화 오랜만에 뵙습니다

제법 구색이 괜찮다. 내가 무림맹 건물을 처음 보고 느낀 감정은 그것이었다. 당연히 옛날 그 허름한 건물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하얗고 푸르게 장식이 된 건물은 깔끔했다. 그 뒤에는 증축된 건물들이 보였다. 건물 바깥이나 곳곳에 진법도 많이 깔려있었다.

“잘 썼나보네.”

은자 십만 냥으로는 이렇게나 많은 걸 할 수 있었다.

나는 건물 외부 구경을 마친 후, 정문으로 갔다. 이제는 정문을 지키는 무인들의 병장기에서 번쩍번쩍 빛이 나고 있었다.

“황금세가에서 오신 분이군.”

“네.”

그들은 내 복장을 보자마자 황금세가에서 왔다는 걸 알았다. 내가 지금 검은 죽립을 계속 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벗어달라는 말도 없었다. 내가 온 건 미리 알고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아예 확인을 안 하다니.

“잠시만 기다려주시오. 곧 맹주실에 보고가 들어갈 겁니다.”

“아, 네.”

잠시의 침묵이 이어졌다. 시간이 좀 있는 것 같자 난 물었다.

“혹시, 신원 검사 같은 건 안 합니까?”

“네?”

옛날엔 분명 장비 검사도 하고, 속에 무엇을 숨겼는지 확인도 했다. 조예란이 용소화를 털었던 것처럼 말이다.

“굳이 왜 합니까. 황금세가 사람 아닙니까?”

무림맹 무인이 되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그게 아니다.

“내가 황금세가 사람이 아닐 수도 있지 않습니까? 복장을 훔쳐왔을 수도 있고.”

“아하, 그런 말씀이셨군.”

무림맹 무인들을 서로의 얼굴을 보더니 킥킥 웃어댔다.

“요즘 누가 실제로 확인합니까. 깜짝 놀라지 마시오. 지금 대인 발 아래 진법이 깔려 있다오.”

무림맹 무인은 비밀을 말해주듯 속삭였다. 그 말에 나는 아래를 바라봤다. 그건 이미 알고 있었다. 무슨 진법인지는 제대로 안 봤지만 말이다.

“그게 무기가 있는지, 독이 있는지, 마인인지, 무공을 배웠는지 다 확인해준단 말이오.”

“오.”

그건 좀 신기했다. 통과하는 것만으로 알 수 있는 진법이라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큰 결점이 있었다.

“근데 난 무공을 익힌 사람입니다.”

이 진법이 정확한 일을 하고 있다면, 나는 걸렸어야 마땅했다. 무림맹 무인들은 다시 서로를 바라봤다. 그 다음 커다랗게 웃음을 터뜨렸다.

“목소리도 앳된데 어디서 강호의 허세를 배워온 것이오. 아무리 진법이라고 해도 건강삼아 하는 태극권이나 삼재검법 익힌 건 못 잡아낸다오.”

나는 잠시 생각해봤다. 뭔가 이들과 어긋나고 있었다.

“제가 오늘 오는 건 알고 있었죠?”

“그렇소.”

“제가 누구인지는 알고 있습니까?”

“황금세가의 회계원 아니오?”

“음.”

바로 계산이 맞아 떨어졌다. 난 분명 황금세가의 가주, 금목환이 간다고 전했다. 근데 그 사이에 왜곡된 거다. 내가 자연스러운 무림맹을 보고 싶어하니, 내가 간다는 걸 미리 고지하지 않은 거다. 나를 위한 나름의 배려라면 배려였다. 아니면 그냥 금화청의 장난일 수도 있었다.

근데 그래봤자 어차피 들통날 거였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죽립을 벗을 테니.

“허허. 근데 어린 나이 같은데 돈을 벌다니, 아주 훌륭한 소협이로군. 우리 아들도 그래야 하는데 말이야.”

“자네 아들은 이제 세 살 아닌가?”

“그 정도면 독립할 때 됐지.”

호위무사들이 시답지 않은 소리를 하자, 저기 어린 남자가 우리 쪽으로 달려왔다.

“선배님들! 황금세가분 맹주실로 올리랍니다!”

“맹주실?”

정문 호위병들은 갸웃했다. 그들이 듣기에는 이해가 안 될 터였다. 난 일개 회계원이니까. 사실 나도 좀 이해가 안 됐다. 무림맹주도 그렇게 알고 있을 터인데, 나를 어째서 맹주실로 부른다는 말인지.

금화청이 혹시 맹주한테만 얘기한 걸까. 그럴 수도 있었다.

“그럼 맹주실로 같이 가시죠.”

“네.”

난 안내원을 따라 어안이 벙벙해보이는 호위무사 둘을 지나쳤다. 안내원은 날 건물 정문으로 안내했다.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니, 외관만큼이나 많이 바뀌어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죽립을 벗고 머리를 털었다. 이제 여름이라 그런지 좀 더웠다.

“여기서부터 이 층이 맹주···”

앳된 무인은 날 바라보자마자 말을 끊었다. 난 뒤를 살짝 돌아본 다음에 물었다.

“왜요?”

“···아, 아닙니다. 너무 잘생기셔서 좀 놀랐습니다.”

“감사합니다.”

그게 말을 멈출 정도까지의 대수로운 일인가. 난 대충 감사 인사를 전하고 다시 무림맹 건물 내부를 둘러봤다.

건물 내부는 넓게 확장이 돼있었을 뿐더러 예전보다는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았다.

“어?”

“···와, 뭐야?”

그리고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퍽 대수로운 일이란 걸 깨달았다.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다 날 보며 수군댔기 때문이었다. 정말 모든 각도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남자, 여자 가릴 것이 없었지만 특히 여자들의 시선이 뜨거웠다.

“너무 잘생겼다. 어떤 분이시지?”

“복장은 황금세가인데.”

“대체 누구시지? 황금세가에 저런 분이 있었다고?”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인데?”

“거짓말하지마! 네가 저 얼굴을 기억 못할 수가 있어?”

그 말들은 일 층을 들썩거릴 정도가 됐고, 모인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그들 중에서 오 년 전의 나를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무림맹에 한두 번 정도 갔으니까. 그렇지만 그걸로 기억하기는 무리인 것 같았다.

맹주실까지는 이 층. 나는 안 되겠다 싶어서 안내인을 붙잡고 이 층으로 바로 날아간 다음, 몸을 숨겼다.

“뭐야?”

“잠깐 바람 불더니 사라졌어!”

뒤에서는 여전히 웅성거리고, 그 웅성거림을 막는 사람도 있는 둥 아주 아비규환이 된 것 같았다.

“너희들 다 업무시간 아니야? 들어가! 뭐하는 거야!”

“아니, 조장님! 진짜 잘생긴 사람이 있었다니까요?”

“그게 너랑 뭔 상관인데?”

난 다시 죽립을 썼다. 건물 안이지만, 저렇게 몰릴 바에는 이상한 사람 취급 받는게 속 편할 것 같았다. 죽립을 쓰기 전, 무인에게 물었다.

“죽립 좀 다시 써도 되죠?”

“아, 네. 아니, 꼭 써주십시오.”

넋이 나갔던 무인은 화들짝 놀라며 답했다. 나는 죽립을 푹 눌러썼다. 그래도 건물 안에서 무공을 썼는데도 아무 말을 안 하다니.

“황금세가 사람에 대해 대접이 좋군요.”

“그렇습니다. 맹주님의 엄명이 있었으니까요.”

“무슨 엄명이요?”

“황금세가 분들에게 이래라, 저래라하지 말 것을요.”

무슨 그런 명령까지. 대체 오 년동안 황금세가가 무림맹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맹주가 날 왜 부르는지도.

“그나저나 무공을 배우셨었군요.”

“네.”

“저도 무인인데, 손을 낚아채졌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럴 수 있죠.”

무인은 날 뒤로 힐끔힐끔 바라봤다. 내가 그렇게 신기한걸까. 그 이후에는 별 탈 없이 무림맹주실 앞까지 왔다.

곧 무인이 문을 두들겼다.

“맹주님. 황금세가의 손님께서 오셨습니다.”

“들어오라 해라.”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내가 아는 종리운의 목소리와는 좀 달랐다. 원래 무게가 좀 잡혀있는 목소리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낮추지는 않았었던 것 같다.

“들어가시지요.”

“네. 안내 감사드립니다.”

난 무인에게 짧게 인사를 하고 맹주실 안으로 들어갔다. 종리운과 제갈헌이 심각한 표정으로 내가 들어오는 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들어오자마자, 종리운과 제갈헌의 표정이 의아하게 변했다. 뭔가 낌새를 챈 것 같았다. 난 문을 닫자마자 죽립을 벗고 등쪽으로 돌렸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맹주님, 군사님.”

“···억, 어···”

내가 죽립을 벗자마자 종리운과 제갈헌의 입이 쩍 벌어졌다.

나는 그들을 바라봤지만, 그들은 석상이라도 된 듯 굳어버렸다. 난 예전처럼 맹주석 맞은편 책상에 앉았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종리운의 입이 간신히 열렸다.

“가, 가주인가?”

“네. 황금세가 가주 금목환입니다.”

내가 그렇게 말을 하고서야, 제갈헌과 종리운은 어이가 빠진 듯 실없는 웃음소리를 냈다.

“···허, 허허허···”

“놀라서 기절할 뻔했군.”

종리운도 일어나서 맹주실 맞은편 책상에 앉고, 제갈헌도 내 맞은편에 앉았다.

“그 동안 엄청 바뀌었군. 크, 얼굴이 진짜 완전히 꽃을 폈군. 옛날엔 애 티가 좀 났는데.”

“그러게 말입니다. 이제 장가를 가도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일찍일찍 큰다더니···”

그렇게 말하는 그들도 오 년 동안 꽤 많이 변해있었다. 오랜만에 보니 반가운 얼굴들이었다.

종리운과 제갈헌은 한 번 입이 트이자 내게 계속 물었다. 오 년 동안 무슨 수련을 했느냐, 어떤 성취가 있었는가, 왜 굳이 오 년이나 한 것이냐, 지겹지 않았냐··· 등.

나는 그들의 몰아치는 질문에 대답밖에 안 했다. 그렇게만 해도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가족들도 그랬지만, 역시 오 년의 안부를 묻는 건 어쩔 수 없이 길어지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한창 안부를 묻다가 나는 문득 창문을 바라봤다. 어느덧 술시. 벌써 저녁이었다.

난 슬슬 공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근데 아직 구파일방이 무림맹을 좌지우지하고 있군요.”

“···아. 좀 어이없는 사정이 있지. 결론적으로 말하면 구파일방, 오대세가의 회동에서 결정난 일이야.”

종리운은 그 말을 하자마자 얼굴이 팍 찌푸려졌다.

“옛날에 우리한테 공여했던 물자들이나 돈들이 무상이 아니라 유상이라지 뭔가. 그 빌미로 계속 감시를 하겠다는 거지. 갚겠다고 하면 피하고. 아주 미칠 노릇이야.”

“억지군요.”

억지지만 힘의 논리 앞에서는 무력한 일이다. 당장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집단이 무림맹보다 크니 불만을 무시하고 강행하는 것이었다.

“이렇게나 졸렬해도 되는 건가 싶어. 아니면 마교 명단 조사에나 제대로 참여하든가. 자체적으로 조사한다고 말만 하지.”

“아, 제가 드린 오 년 전에 드린 명단 말씀이군요.”

고개를 끄덕거린 종리운이 분통을 터뜨렸다.

“마교의 간자를 품고 있었다는 걸 알면, 명예가 깎이니까 그렇게 하는 게지. 여전히 자기들 식구만 중요한 것들이야.”

그건 예상하고 있었지만, 마교의 간자도 쉬쉬할 줄은 몰랐다. 공통의 위협이 있으면 어느 정도는 협조를 해줄 줄 알았는데 말이다.

난 거기서 두 시진을 더 이야기를 하고 나서야 내 방을 안내받을 수 있었다. 공적인 이야기는 대화 시간 전부를 통틀어서 반 시진 정도 한 것 같다.

내 방은 아주 호화스러운 곳이었다. 안내인의 말로는 일 년에 몇 번 쓰지도 않는 방이라고 했다. 가끔 삼선급 무인들이 오면 개방하는 곳이라고.

안내인은 내가 놀라길 바랐던 것 같지만, 아쉽게도 황금세가 본원의 내 방보다는 덜 화려해서 놀랄 수는 없었다.

“옥묘각이 이 정도 됐으려나.”

난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리 봐도 감흥은 없었다.

책상 위에는 명재희가 준 정보가 있었다. 난 그걸 읽기 전에 동경을 봤다.

동경 안에는 낯선 사람이 있었다. 눈이 째지고, 코가 뭉툭하고, 입술이 좁은 약관의 남자였다. 내가 죽립을 쓴 이유를 종리운과 제갈헌에게 말했더니, 껄껄 웃으면서 이 인피면구를 줬다.

“···뭔 차이인지.”

어차피 똑같은 살가죽과 똑같은 눈코입일 뿐인데. 난 고개를 저으며 인피면구를 벗었다. 인피면구를 처음 쓰는 것이라 어색했다. 다 벗고 난 얼굴에는 끈적한 기운이 남아있어 물로 한 번 씻어내려야 했다.

난 그 뒤처리들을 전부 마치고나서야 명재희가 준 정보를 열 수 있었다.

- 남궁세가 파견 인원 개인정보

- 금년 남궁세가 행적

- 금년 남궁세가 거래 품목 내역

- 남궁세가 회계 내역

- 남궁세가와 무림맹의 관계

“일처리 괜찮네.”

난 한 번 훑어보고 평을 남겼다. 정보의 양도 많고, 질적인 부분을 나타내는 출처도 명확하고, 정보에서 부각해야 할 부분도 명확히 정리해놨다. 이게 명재희가 오 년 동안 노력한 흔적일 터였다.

종리운에게 듣기로는 내일 정오쯤 온다고 했다. 정보를 검토할 시간은 충분했다.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난 거슬리는 정보들을 추려서 따로 적어놨다. 제일 상단에 위치한 정보는 이것이었다.

[ 금년 남궁세가 거래 품목 ]

품목, 녹청사.

수량, 이백 마리.

분류, 매입.

*

“허, 진짜 완벽하군.”

죽간 두 개를 비교해본 불혹의 남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가 바로 무림맹의 행정원주, 제갈성휴였다.

그가 누구인가. 적통인 제갈헌과는 다르게 방계 출신이기는 했지만, 호북에서 알아주는 천재였다. 허나 방계라서 제갈세가는 오히려 그가 하는 일들을 폄훼했고, 그 때문에 제갈헌이 부르자 무림맹으로 온 것이었다.

“별 거 아닙니다.”

제갈성휴는 지금 앞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황금세가의 청년을 바라봤다. 그는 처음에는 이렇게 어린 회계원을 믿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이 나이에 몇 년을 일을 쉬었다고 했다. 분명 누락된 부분이 있어 두 번 일할 거라고 내심 생각했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이게 어떻게 별 게 아닌가. 삼 년 치 감리를 반 시진도 안 되어서 끝낸다니.”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황금세가와 무림맹에서 재정, 회계를 담당하는 방법은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최소 세 시진은 걸릴 거라 생각했거늘, 웬걸 이 각만에 끝내버렸다.

제갈성휴가 눈에 불을 켜고 트집을 찾아보려고 해도, 모든 것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아닙니다. 그것보다 그 외에도 저희 세가와 관련된 일이 있을까요?”

“···음, 어. 찾아보면 많을 것 같은데.”

“알려주시면 거기도 한 번 점검해보죠.”

제갈성휴는 깜짝 놀랐다. 황금세가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겠지만, 현재 무림맹의 일 중 황금세가와 안 엮인 게 없었다.

그런데 그 일을 모두 처리하겠다는 식으로 지금 나온 거다. 제갈성휴 입장에서는 당연히 감사할 따름이었다. 이런 능력자가 점검을 해주겠다면, 이건 행정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연이었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그럼 내가 안내해주지. 같이 가게나.”

“그러시죠.”

그 이후 제갈성휴는 기적을 목도했다.

무림맹 행정조직들을 바람처럼 돌아다니며 일을 해결해주는 것이었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었다. 딱 한 번 부처에서 건네준 정보를 훑고 지적하면, 그곳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건너서 들었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역정을 냈겠지만, 직접 보고 있으니 부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처음에는 자신도 어떻게 도움을 주려던 제갈성휴도 이제는 구경만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와아.”

“황금세가에서 대체 얼마나 받을까?”

“행정 천하제일인일세.”

그 실력은 제갈성휴만 느낀 것도 아니었다. 모든 실무자들은 황금세가 남자의 일처리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행정원에서 앉아서 일처리를 하는 모습은 거의 신들린 지경이었다.

“···남궁세가 사람들 언제 온댔지?”

“반 시진 정도 남았을 걸. 더 늦을 수도 있지. 명가는 늦는 게 습관이잖나.”

“오기 전에 모든 걸 끝내놓겠군.”

처음에는 몇몇만 황금세가 사람의 일처리를 구경했지만, 그건 점차 모여들어 거의 행정원 소속 모든 사람들을 불러 모으게 됐다. 제갈성휴도 말리지 않았다. 이런 건 행정 하는 사람이라면 봐야 되는 신기였으니까.

모두가 신기를 정신없이 구경하고 있을 때였다.

“아니, 다들 여기서 뭐해?”

업무를 하는 황금세가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가 앙칼진 목소리가 나온 쪽으로 시선이 쏠렸다. 심지어 일을 하던 황금세가의 남자까지도.

모두의 시선 끝에 걸려있는 건, 무림맹주의 하나뿐인 제자인 갈유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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