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화
[빙혈용검]
-아이템 등급 : 레전더리.
-아이템 효과 : 공격력 + 260 상승.
-’극빙 오러’ 스킬 사용 가능.
-’자동 냉기 방패’ 스킬 사용 가능.
-뛰어난 대장장이에 의해 탄생한 극빙의 힘을 가진 검이다. 아이스 드래곤의 심장을 원천으로 삼아 만들어진 검은 전설적인 명검이라고 불릴 정도이다.
-극빙 오러 : 빙혈용검의 사용자는 이 검을 통해서 극빙 오러를 사용할 수 있다. 일반 오러보다 10% 더 강력하며 적 공격 시 일정 확률로 냉기 피해를 입힌다.
-자동 냉기 방패 : 착용자가 피격당할 때마다 자동으로 냉기 방패가 나타나 공격을 막아낸다. 방패는 착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아이템 착용 제한 : 레벨 200 이상, 검사 계열 직업 전용.
아이템 스펙이 어떤지 확인해본 언럭키가 눈을 크게 떴다.
‘뭐가 이렇게 좋아?’
벨라가 만들었으니 분명 좋은 아이템일 거라고 예상은 했다.
그래도 그렇지. 공격력이 무려 260짜리였다.
착용 레벨 제한이 다르긴 하지만 성검보다도 더 공격력이 높은 것이다.
그것만 봐도 레전더리 최상급이라고 분류할 수 있었다.
거기에 스킬도 2개나 붙어 있었다.
하나는 극빙 오러.
-우웅!
푸른 오러가 쭉 하고 솟아났다.
소지한 스킬이 아니라 내장 스킬이기에 빙혈용검으로만 펼칠 수 있었다.
‘염화 오러와 정 반대되는 스킬이군.’
화염 피해를 입히는 대신 냉기 피해를 입힌다는 것 말고는 똑같았다.
염화 오러를 4억주고 샀으니, 4억짜리 내장 스킬이 들어있다고 보면 쉬웠다.
반대 손에 들고 있는 성검으로는 염화 오러를 만들어냈다.
양손에 쥔 검에서부터 각각 붉고 푸른 오러가 넘실거린다.
각각 써도 일반 오러보다도 더 강력하다.
안 그래도 무시무시한 방어구 관통을 자랑하는 게 오러인데 거기서 한 발 더 강력해진 오러.
거기에 이 둘은 함께 쓸 때 더 가치가 있다.
화염 피해를 입히고 바로 냉기 피해를 입히거나 그 반대되는 식으로 하면 데미지가 추가로 더 들어간다.
완전히 반대되는 속성이기에 추가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것이다.
“벨라님. 저 공격 한번 해보실래요?”
“공격이요?”
“네. 스킬 시험 한번 해보려고요.”
벨라도 내장 스킬을 알고 있는 만큼 품속에서 망치를 꺼내 휘둘렀다.
-쾅!
일부러 가만히 있었는데 맞기 직전에 언럭키에 앞에 냉기가 뭉치더니 자그마한 방패가 만들어져 방패를 막아냈다.
-쩌저적
-팡!
얼음의 방패는 일회성이었는지 내구도가 다 한 건지 부서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벨라는 그 이후로도 망치를 계속 휘둘렀다.
-쾅! 쾅!
망치에 닿기 직전마다 조그마한 방패가 생겨나 공격을 막아냈다.
‘이런 식으로 막는 거군.’
자동 냉기 방패라더니. 진짜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마나만 소모해서 자동으로 공격을 막아주었다.
벨라의 망치라면 필시 범상치 않을 텐데 그걸 이렇게 수월하게 막는다면, 어지간한 원거리 공격들은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막아줄 터.
‘다른 검사들이 보면 눈 뒤집힐 아이템이네.’
딜러인 검사의 생존력을 높여줄 만한 획기적인 스킬이었다.
언럭키가 벨라를 쳐다봤다.
“감사합니다. 정말 너무 마음에 드네요. 이걸 그냥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요.”
물론 다시 돌려달라고 해도 돌려줄 생각은 전혀 없지만…
벨라는 고개를 저었다.
“보답으로 드리기로… 약속했잖아요.”
그녀는 오빠인 크라비가 이미 보답이랍시고 라이브 때 2,500만 원을 후원해준 걸 아는지 모르겠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모든 보답이 다 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조용히 있어야겠군.’
사람은 입이 무거워야한다.
그때 문득 생각난 게 있어서 언럭키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벨라님. 에르네드로 들어가려고 하신 거죠?”
“네.”
“그러면 지금은 안 가시는 게 좋을 거예요. 영주도 죽고 영주성이 난장판이 나서 도시가 소란스럽거든요. 유저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통제도 걸릴 테니까 한동안 피하는 게 좋습니다.”
이름 모르는 유저들이야 안에 들어가서 무슨 고생을 하든 별 상관없다.
그러나 벨라에게는 당연히 경고를 해줘야지.
“잘됐네요.”
“네?”
“그럼 지금 영주성 여기저기가 부서졌을 거 아니에요. 무구나 방어구들도 그럴 테고.”
“뭐… 그렇겠죠?”
“제가 직업이 직업이다보니 그런 의뢰를 받아서 작업하면 경험치랑 스킬 숙련도 획득량이 늘어나요.”
벨라는 좋다는 듯 살며시 웃어 보였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언럭키는 이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진짜 밸런스 패치 좀 해야 하는 거 아냐?’
뭔 대장장이가 개선 속도까지 빨라….
* * *
벨라와 헤어진 후 언럭키는 곧장 게이트를 타고 다른 도시로 넘어왔다.
도시 주텐타.
근 두 달 가까이 들리던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180~210 사이의 유저들이 들어가는 곳이다.
따로 자료 조사 같은 건 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사냥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유스티아의 신전이 있는지만 확인하고 온 것이다.
언럭키는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신전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신탁의 주인공이시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백색 사제복을 입은 높으신 분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와서 언럭키를 안내해주었다.
“사제님. 신탁을 완수하였습니다.”
“여신님께서 그대에게 찾아오실 겁니다. 1번 기도실로 가 계십시오.”
“예.”
기도실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상당히 넓고 호화로웠다.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니 하늘에서 상서로운 빛이 떨어졌다.
빛 속에서 나풀거리는 옷가지를 입은 음영이 등장했다.
자세한 생김새는 보이지 않고 실루엣만 보였지만 그 존재감만으로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여신이시여!”
[아이야. 내가 내린 신탁을 훌륭하게 완수하였구나.]
“그렇습니다. 혹시 저를 지켜보신 겁니까?”
[그렇단다.]
언럭키는 속으로 흠칫했다.
무슨 이런 빡치는 퀘스트를 줬냐며 불평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속마음으로만 욕해서 다행이군.’
입으로 뱉었다간 퀘스트에 영향이 갔었을지도 모르겠다.
언럭키가 자본주의적인 미소를 띠었다.
“예. 부족하나마 여신님께서 내리신 신성한 의무를 수행했습니다.”
[훌륭한 행동이었다. 거기엔 응당 보상이 따라야 하는 법.]
여신이 손을 까딱였다.
-띠링!
[신탁 퀘스트를 성공하셨습니다.]
[대량의 경험치가 주어집니다.]
[레벨업!]
[레벨업!]
[레벨업!]
[레벨업!]
빛이 네 번 연속 번쩍이고 지나갔다.
‘과연. 신탁 퀘스트라는 이름이 붙어서 그런가. 꽤 예전에 받은 건데도 경험치가 상당하네.’
여기 오기 직전에 전 보스몹 두 마리를 잡고 얻은 경험치까지 생각하면, 짧은 기간에 무려 일곱 번이나 레벨업을 했다.
그러나 언럭키는 가볍게 감탄만 하고 넘겼다.
경험치는 에피타이저일 뿐.
아직 메인디쉬는 나오지도 않았다.
[검을 다오.]
“네!”
언럭키가 성검을 뽑아들었다.
양손으로 받치듯이 들었는데, 여신이 가볍게 검지로 톡 건드렸다.
그 순간 빛이 터져 나오더니 색이 뒤죽박죽 혼합되기 시작했다.
무지개색으로 보이던 것이 마구 섞이더니 새하얀 백색의 빛을 잠시 번쩍였다.
‘이건….’
잠시 눈을 못 뗄 만큼 강력한 빛이 지나간 뒤, 여신이 입을 열었다.
[확인해보거라.]
“…알겠습니다.”
여신의 허락이 떨어지고 아이템 정보창을 열었다.
[유스티아의 강화된 성검]
-아이템 등급 : 에픽.
-아이템 효과 : 공격력 +250(+100) 상승.
-’검신의 은총(강화)’ 스킬 사용 가능.
-’검신의 분노(강화)’ 스킬 사용 가능.
-정의와 검의 신 ‘유스티아’가 직접 사용했던 신화 속의 검. 검 자체의 성능은 완벽에 가까우며, 신의 힘까지 짙게 배어 있다.
-한 단계 신의 힘을 받아 강화되었다.
-검신의 축복(강화) : 성검을 획득했다는 것만으로도 신의 인정을 받았다. 성검의 사용자는 체력 회복 속도와 마나 회복 속도가 + 150%(+50%) 상승한다.
-검신의 분노(강화) : 최대 보유 마나의 50%를 사용해 유스티아의 검을 소환해 적에게 내리꽂는다. 강화되어 기존보다 위력이 1.5배 증가하였다.
-아이템 착용 제한 : 레벨 200 이상, 검사 계열 직업 전용, 유스티아의 인정을 받은 자.
외관상 크게 달라진 게 없던 것처럼 아이템 역시 강화되었다는 것 말고는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그건 얼핏 봤을 때의 얘기.
자세히 보면 천지가 개벽할만한 변화가 있었다.
‘…공격력이 350??’
일단 공격력이 그랬다.
350짜리 공격력의 검이라니.
하이 랭커급 검사들이 보유한 최고의 검이나 보일법한 공격력이다.
이제 고작 레벨 200 넘은 언럭키가 쓰기에는 말도 안 되는 오버 스펙!
게다가 내장되어 있던 스킬 2개도 강화되었다.
체력과 마나 회복 속도가 200%로 상승한 건 물론이고, 검신의 분노 스킬 역시 위력이 1.5배가 되었다.
‘전에 해골 케로베로스를 거의 이 스킬 한 방으로 잡았던 걸 생각해 보면, 지금은 진짜로 한 방에 보스몹도 잡을만한 스킬이겠어.’
레이드라고 부를 정도로 보스몹은 단체로 몰려가서 잡아야 한다.
그런 놈을 스킬 한 방으로 잡을 가능성이 생기다니.
레전더리를 뛰어넘는 처음 보는 등급이라 그런지, 듣도 보도 못한 아이템이 튀어나왔다.
여신은 입을 쩍 벌리는 언럭키를 보며 훗 하고 웃었다.
[마음에 드느냐?]
“추…충성을 바치겠습니다 여신님!”
[후후. 그런 건 필요 없느니라. 신앙심이면 충분하다.]
“여신에 대한 신앙심으로 제 마음은 진작에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면 지난번에 말했던 것처럼 완전히 검사 직업으로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
-띠링!
[정의와 검의 신 유스티아가 ‘검왕(레전더리)’ 직업으로의 전직을 관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경건한 표정의 언럭키가 순식간에 정색했다.
“아 그건 좀….”
미쳤다고 올마스터를 버리고 검왕 한 길만 가겠는가.
절대 안 될 말이었다.
* * *
언럭키는 한동안 삐진 것 같은 여신을 달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검사가 최고지만 이미 여러 길을 가고 있어서 하나만 선택하는 건 곤란합니다. 물론 검사가 모든 직업 중 최고이긴 합니다.’라는 말만 수십 번은 했다.
다행히 여신은 이해해주었고 다시 성검을 빼앗아 간다거나 하는 치졸한 짓을 벌이진 않았다.
‘역시 신은 이래야지. 어느 악신이랑 달라도 너무 다르군.’
언젠가 분타 하나를 털었을 때 보물 창고에 있는 보물을 2개 넘게 가져가려고 하니 온갖 저주를 걸어댔던 악신 놈.
그런 쫌팽이를 섬기는 리바 델 레이 놈들이 불쌍했다.
유스티아의 신전을 나온 언럭키는 기분 좋게 움직였다.
거의 허리춤에는 두 자루의 검이 걸려 있었다.
백색의 성검과, 푸른색의 빙혈용검.
그 두 개를 보고 있자니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른 느낌이었다.
언럭키가 싱글벙글 웃고 있을 때였다.
-파앗!
갑자기 품속에서 빛이 나더니 강제로 인벤토리가 열렸다.
그러더니 안에서 청동 거울같이 생긴 낡은 쇳덩이 하나가 튀어나왔다.
‘이건…?’
지저 세계에서 모았던 리바 델 레이의 성물 조각을 하나로 합쳐 만들어냈던, 악신의 성물이다.
그때 신탁 퀘스트를 악신과 여신이 내려서, 여신의 퀘스트를 선택했지.
그래서 그때 이후로 인벤토리에 처박아두고 깜빡해버렸다.
그런데 지금 그 성물이 빛을 뿜어내며 눈앞에서 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행운빨로 레벨업
지은이 : 글포터
발행인 : 손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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