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빨로 레벨업-40화 (40/218)

#040화

레전더리 직업 사신.

검왕 때와 똑같이, 직업을 얻자마자 그에 관련된 특수 효과들이 우수수 나타났다.

-띠링!

[직업 특수 효과가 존재합니다.]

[사신(레전더리) 보너스가 발동됩니다.]

[단검과 투척 종류의 무기 사용 시 공격력 190% 상승.]

[단검을 활용한 스킬들의 효과 140% 상승.]

[투척 계열 스킬들의 효과 165% 상승.]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을 때 데미지 250% 상승.]

[은신 중에 신체 보정 작동.]

[단검을 사용할 때 신체 보정 작동.]

[기본 스킬로 ‘단검술 마스터리’ 가 주어집니다.]

[기본 스킬로 ‘은신술 마스터리’ 가 주어집니다.]

[기본 스킬로 ‘민첩한 몸놀림’ 이 주어집니다.]

[기본 스킬로 ‘은신 간파(MAX)’ 가 주어집니다.]

.

.

.

눈앞을 가득 채우는 메시지들을 보며 언럭키가 감탄했다.

‘역시 레전더리 직업. 장난 아니네 진짜.’

검왕 때와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것들이 조금씩 달랐다.

단검과 투척 무기에 대한 보정.

은신 능력과 은신 중에 행동 보정 등.

암살자에게 필수적인 것들이 다 담겨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게다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신극검]

-아이템 등급 : 레전더리.

-아이템 효과 : 공격력 + 91 상승.

-착용자의 힘 능력치 + 5, 체력 능력치 + 5, 마력 능력치 + 10 상승.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을 시 데미지 + 50% 상승.

-특수 스킬 ‘비검’ 사용 가능.

-호르헤른 가문의 선조가 그 당시 최고의 암살자로 군림하던 ‘사신’을 죽이고 획득한 단검이다. 노획 도중에 검이 부러졌었고 후에 복원되었다. 허나 대장장이 실력의 한계로 그 성능이 많이 하향되었다.

-아이템 착용 제한 : 레벨 30 이상.

사신극검.

선보상으로 먼저 얻은 이 무시무시한 레전더리 아이템까지 착용했다.

‘그러고 보니 아이템 이름이랑 직업 이름이랑 비슷하네.’

설명을 보아하니 이 단검의 과거 주인가 자신은 같은 직업을 공유하는 모양이다.

베키는 언럭키를 지켜보다가 툭 하고 말했다.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지셨군요.”

직업을 선택할 때의 빛은 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모양.

“그런가요?”

“예. 조금 전까지는 호르헤른님의 서신에 적혀있던 것처럼 한 자루 벼린 칼 같으시던데. 지금은 흐릿한 느낌과 날카로운 느낌이 동시에 드는군요.”

과연 정보원이라고 해야 할지.

눈썰미가 대단했다.

“어쨌거나 말씀드리던 얘기를 계속 하겠습니다.”

“예.”

“폐광산이 위험하다지만 가만히 구경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 측 정보원 몇 명이 폐광산 내부에 들어가 정보를 빼내오려고 했죠.”

“성공했나요?”

“아뇨.”

“이런. 그럼 전부 몬스터에게 죽은 겁니까?”

“그건 모릅니다. 몬스터에게 죽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놈들에게 잡혔을 수도 있죠. 그래서 조심해주셔야 합니다. 몬스터에게 죽었을 수도 있지만, 아니라면 적들이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을 가능성도 있거든요.”

확실하지는 않다.

폐광산으로 보낸 정보원들의 사인(死因)을 모르니까.

하지만 이럴 때는 최악을 가정하는 게 여러모로 낫다.

정보원이 놈들에게 잡혀 죽은 거라면 퀘스트의 난이도는 더욱 높아졌을 터.

‘이게 레전더리 퀘스트인걸 생각해보면, 아마 적들에게 죽어서 경계가 더 높아졌겠지.’

증거는 없었지만 확신이 간다.

베키가 말했다.

“고려할 점은 다 말씀드렸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시다면 지금 바로 출발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언럭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이었다.

-키이잉!

갑자기 시선이 확장되는 듯한 기분과 함께 이상한 감각이 느껴졌다.

뒤통수가 간질간질한 기분.

언럭키가 고개를 돌렸다.

지붕 근처에 있는 나무 기둥들 사이.

-띠링!

[은신 간파(MAX)가 발동됩니다.]

복면을 쓴 야행인.

놈은 주변과 동화된 채로 숨죽여 누워 이 곳을 지켜보고 있었다.

“왜 그러세요?”

갑자기 심각한 얼굴로 위를 쳐다보는 언럭키를 보며 베키가 그를 따라 시선을 옮겼다.

위에 뭔가 있나 싶었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잠시만요.”

언럭키가 그렇게 말한 뒤 한 걸음 이동했다.

-스르륵

그의 모습이 주위와 동화되며 사라졌다.

레전더리 직업 ‘사신’의 기본 스킬. 은신술 마스터리가 발동된 것이다.

눈앞에서 사라진 언럭키를 보며 베키가 눈을 크게 떴다.

분명 바로 앞에서 대화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없어지다니!

언럭키는 땅을 박차고 훌쩍 위로 점프했다.

지붕을 받치는 기둥을 한 번 박차고는 순식간에 은신하고 있는 적에게 접근했다.

놈 역시 베키처럼 갑자기 사라진 언럭키를 보며 당황한 상태.

언럭키가 녀석이 등판을 덮치며 그대로 단검을 찔렀다.

-푹!

“커헉….”

주르륵 줄어드는 HP.

언럭키가 목을 붙잡았기에 놈은 뒤도 돌아보지 못했다.

‘효과 죽이네.’

역시 레전더리 직업. 검왕 때처럼 실망시키지 않는다.

이 놈은 같은 암살자면서 자신의 은신을 전혀 잡아내지 못했다.

은신의 수준이 다르다는 뜻이었다.

언럭키가 놈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어디서 보낸 놈이냐?”

“크으으…이 자식!”

놈은 어떻게든 뒤를 돌며 반격하려 했다.

대답할 생각 따위는 전혀 없어 보였다.

결국 언럭키는 그대로 놈의 목을 그었다.

-촤악!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데미지 300% 상승!]

일반 직업은 치명타가 떴을 때 데미지가 200%이지만, 암살자 계열의 직업들은 데미지가 조금 더 높다.

그리고 레전더리 직업인 사신은 무려 250%나 된다.

거기에 사신극검의 치명타 데미지 상승효과로 인해, 무려 300%나 되는 데미지가 된 것!

무시무시한 데미지였다.

처음부터 급소를 노렸으면 한 방이었을 터.

뭐라도 정보를 캐기 위해 일부러 피했건만…

‘사실 어디서 보냈는지는 뻔하지. 그냥 처리할 걸 그랬군.’

[적을 처치하셨습니다.]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고작 한 놈 처리한 것이기에 경험치는 많지 않았다.

언럭키가 다시 훌쩍 내려왔다.

“…….”

베키는 입을 쩍 벌린 채 언럭키를 바라보고 있었다.

차갑게 생긴 그녀와 전혀 안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대, 대단하시군요.”

베키의 눈빛이 달라졌다.

호르헤른에게는 단지 서면상으로 들었을 뿐이지만, 직접 겪게 되니 느낌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녀만한 미녀가 저렇게 쳐다보니 괜시리 어깨가 으쓱거렸다.

“이 놈은 아마 폐광산에서 온 자일 겁니다.”

베키는 다시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와 죽은 암살자를 살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희 쪽 정보원은 놈들에게 죽은 것이 확실하군요.”

베키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래도 정보가 완전히 털리지는 않은 것 같군요.”

“이유는요?”

“그러면 단순 감시가 아니라 저를 암살했겠죠. 저희 정보원들은 하나같이 입이 무겁습니다. 그래서 의심가는 곳 여러 군데에 이렇게 암살자를 파견해서 지켜만 보고 있었겠죠.”

베키가 죽은 놈에게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들어 언럭키를 바라봤다.

“언럭키님. 죄송하지만 시간이 없습니다. 한 명이 죽은 이상 놈들이 저희의 존재에 대해 눈치 챘을 겁니다. 완전히 들키기 전에 정보 수집을 완료해야 합니다.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네.”

-띠링

[퀘스트 조건에 시간 제한이 생깁니다.]

[72시간 이내로 퀘스트를 완료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퀘스트는 실패합니다.]

[남은 시간 : 71시간 59분 59초.]

이거 참.

역시 레전더리 퀘스트라고 해야할까.

위기 상황을 해결했더니 오히려 시간 제한이 생겨버렸다.

“그럼 시간이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언럭키가 대충 인사를 건네고는 후다닥 출발했다.

***

유저 컵라면이라는 익명으로 활동하는 남자, 이한영.

그는 최근에 언럭키의 전담 편집자, 이용승과 꽤나 친해졌다.

언럭키의 채널을 새로 만들고 영상을 옮기면서 새롭게 기존 영상들을 편집했는데, 그 작업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이한영은 이용승의 편집 실력에 감탄했고, 이용승 역시 구도 좋게 찍어온 그를 인정했다.

“와…. 진짜 용승 씨의 편집 실력은 정말 대단하시네요.”

-크흠. 별거 아닙니다.

스마트폰 너머로 들려오는 이용승의 목소리에는 쑥스러움이 묻어나왔다.

순수해 보이는 그 모습에 이한영은 슬쩍 웃었다.

‘참 괜찮은 사람이란 말이야.’

묵묵하게 일하는 그 모습은 동료로서 신뢰감을 팍팍 올려 준다.

아직 작업을 그렇게 많이 같이한 게 아니지만 벌써부터 그의 성격이 어떤지 파악한 이한영이었다.

이번 영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새롭게 만들어진 언럭키 채널에 재편집본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올라갈 영상.

-컵라면님이 카메라를 찍을 때 구도를 잘 잡으셨더군요. 영상이 잘 나왔다면 그것 덕분이겠죠.

“에이. 저도 편집할 줄 아는데요 뭐. 말만이라도 그렇게 해주시니 감사하네요.”

이한영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그는 통화를 하면서 모니터를 쳐다봤다.

이용승이 보낸 영상은 다시 봐도 굉장했다.

‘아니. 이건 언럭키님의 실력이 굉장해서 그런 거지.’

편집은 거들 뿐.

영상 속 언럭키가 굉장해서 대단해보이는 것이다.

이한영은 확신했다.

“이건 공개되면 분명 또 화제가 될거야.”

채널을 옮기는 큰 사건이 벌어져서 걱정했었다.

아무리 잘나가는 스트리머라도 새로운 채널을 파면 구독자가 많이 따라오지 않는다.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정성을 쏟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언럭키는 아직까지 일반인은 잘 모르고 소수의 팬층만 보유하고 있어서 괜찮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 영상을 보고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

“기대되는군.”

이한영이 시간을 확인했다.

최초 공개까지 앞으로 1시간 남았다.

***

김동엽은 우연찮게 미튜브에서 보게 된 언럭키의 영상을 보고 그의 팬이 되었다.

단순한 검술만으로 몬스터들을 썰어버리는 그 모습에 감명받은 것이다.

화려한 스킬로 떡칠 된 랭커들과는 다른 맛이었다.

그렇기에 그가 자신의 이름으로 새롭게 채널을 만들었을 때도 기꺼이 따라가 구독을 눌렀다.

“와. 잘 만들었네. 이렇게 보니 또 새롭다.”

리뉴얼되어 재공개 된 영상들을 다시 보는 맛도 쏠쏠했다.

저번 영상부터 그러더니. 좋은 편집자를 구했는지 알던 내용인데도 재미있었다.

“근데 이것도 슬슬 지겨운데. 영상 업로드는 언제 되는 거야?”

차라리 공지로라도 올려주던가.

1일1영상은 바라지도 않는다.

정확한 업로드 날짜라도 있었으면 이렇게 기약 없이 기다리지는 않을 텐데, 아쉬웠다.

그 순간이었다.

-띠링

[NEW! ‘스트리머 컵라면’ 채널에 새로운 영상이 등록되었습니다.]

“엇!?”

김동엽은 깜짝 놀랐다.

“설마 들은 건가?”

물론 그럴리는 없다.

그냥 우연찮게 자신이 불평한 타이밍에 영상이 나온 것이겠지.

뭐가 됐건 좋다.

김동엽이 신나서 곧장 영상을 플레이했다.

어두컴컴한 토굴.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무시무시한 분위기에, 배경음악까지 깔리니 공포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또 던전 같은 곳을 들어간 건가?’

문득 이 미튜버는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직업에 툭하면 새로운 던전에 혼자 들어가던데.

왜 닉네임은 언럭키야? 초럭키 같은 게 더 어울리지 않나?

-크르르!

곧이어 영상 속 너머에서 몬스터가 등장했다.

근육 가득한 덩치에 눈가가 새카맣게 물들어있는 오크.

[악에 물든 오크.]

[레벨 : 25.]

‘레벨 25짜리?’

순간 김동엽은 언럭키의 머리 위에 떠 있는 글자를 확인했다.

레벨 20.

무려 5레벨이나 차이나는 몬스터였다.

“미친. 이런 데를 혼자서 들어온다고? 죽으려고 환장했나?”

일반몹과도 레벨 차이가 저렇게 나면, 1대1로 잡는 것 조차 쉽지 않다.

다수의 몬스터와 둘러싸이면 어떡할 것이고, 또 보스몹은 어떻게 잡을 것이란 말인가.

이건 아무리 봐도 솔플 자체가 자살행위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푹!

-콰직!

단 두 방만에 언럭키는 악에 물든 오크를 처치하더니,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엥?”

김동엽이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지금 뭘 본거지?

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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