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빨로 레벨업-14화 (14/218)

#014화

[흉폭한 아울베어의 방패]

-아이템 등급 : 레어.

-아이템 효과 : 방어력 + 17 상승.

-아이템 착용 시 체력 + 1 상승.

-아이템 착용 제한 : 레벨 5 이상.

흉폭한 아울베어의 방패.

어둠숲의 보스몹인 흉폭한 아울베어를 잡고 얻은 아이템이다.

그 스펙을 확인한 언럭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탱커에게는 깔끔하게 좋은 장비로군.’

몬스터를 막고 파티의 최전방을 지켜야 하는 탱커에게 필요한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높은 방어력,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체력 수치.

탱커란 전투 내내 가장 앞에서 파티를 수호하는 존재이다.

그런 그가 지쳐서 먼저 나가떨어지면 되겠는가?

게다가 거대하고 흉폭한 몬스터를 막고 선다는 건 상당한 체력을 요하는 일.

그렇기 때문에 탱커에게는 체력 수치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어떨 때는 방어력보다 체력이 우선시 될 정도였다.

그리고 언럭키에게도 나쁘지 않았다.

‘검방 능력을 활용해 볼 수 있겠어.’

검왕(레전더리) 직업은 꼭 한손검이나 두손검만 써야 하는 게 아니다.

모든 검의 마스터라는 검왕답게, 검방도 잘 쓸 수 있었다.

검방은 공격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 대신 방어력을 높여 안정성을 더해주었다.

“축하드려요, 언럭키님. 결국 어둠 숲까지 완벽하게 정복하셨군요.”

컵라면이 다가오면서 말했다.

그의 입가에는 싱글벙글 미소가 맺혀 있었다.

‘이건 조회수가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다!’

흉폭한 아울베어 솔로 레이드.

심지어 그 과정이 이상하지도 않았다.

화려하게 놈을 사냥하는, 슈퍼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그 모든 걸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으니, 원본 영상을 그대로 올려도 대박은 예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걸 더 잘되게 만드는 게, 편집자의 실력이지.’

그닥 실력 없는 종합 게임 스트리머로서 그가 미튜브도 나쁘지 않았던 이유.

힘줄 땐 힘주고 아닐 땐 또 아닌. 편집 능력 덕분이다.

“감사합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보스몹도 잡았으니 여기서 좀 더 사냥을 하실 겁니까?”

더는 어둠 숲에서는 두려울 게 없었다.

일반 아울베어들은 설사 여러 마리가 덤벼도 언럭키의 한 끼 경험치가 될 뿐!

허나 언럭키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일단 다시 도시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재정비를 하시려는 거군요. 그것도 좋죠.”

컵라면이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장비도 얻었겠다, 한번 도시를 들렀다 오는 게 좋긴 하다.

그는 속으로 감탄했다.

‘노련하네.’

초보 유저들은 이럴 때 흥분해서 계속 직진하곤 한다.

기세를 탔을 때 계속 나아가는 건 좋다.

하지만 그러다가 한번 잘못되면, 픽 하고 죽을 수 있다.

월드 사가는 그만큼 난이도가 높은 게임이었다.

헌데 이만한 업적을 이뤘으면서도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재정비를 하겠다니…

‘진짜로 캐릭터 삭제한 다음 다시 키우는 사람인가?’

전에는 길드에서 밀어주는 유저인가 싶었는데, 또 다른 추측도 하게 되었다.

혹시 어디 재벌쯤 돼서, 돈을 잔뜩 질러서 좋은 직업으로 얻은 건가?

라는 생각이 절로 든 것이다.

그만큼 일반인이 쉽게 보여줄 수 없는 판단력이었다.

물론 진실은 약간 달랐지만.

‘가서 빨리 퀘스트 완료해야지.’

어느새 언럭키의 인벤토리에는 꽃 한 송이가 들어가 있었다.

[퀘스트 아이템 ‘네잎클로버’를 획득하셨습니다.]

[퀘스트 NPC에게 돌아가면 보상을 획득하실 수 있습니다.]

무려 유니크 아이템 보상!

어떻게 이걸 두고 계속 사냥을 하겠는가.

뭘 하든 머릿속에 계속 떠오를 텐데 말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확인 먼저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가시죠.”

“알겠습니다.”

그렇게 언럭키와 컵라면이 다시 도시로 복귀했다.

***

“역시 자네야. 내가 사람 보는 눈 하나는 정확하지. 믿고 있었네.”

언럭키에게 퀘스트를 준 NPC는 식당에 있었다.

그를 찾아가 네잎클로버를 주니, 그는 연신 고맙다고 말하며

[퀘스트 : 어둠 숲의 네잎클로버 구해오기 를 성공하셨습니다.]

[뛰어난 성과로 명예가 + 10 상승합니다.]

명예.

상태창에 보이지는 않지만, 월드 사가에는 명예라는 수치가 있다.

명예가 높을수록 NPC들이 더 대우를 잘 해주고, 존중해준다.

반대로 명예가 많이 낮다면 상점에서 거래도 제대로 안 해줬다.

-여러분 ㅠㅠㅠㅠ. 저 명예 낮아서 포션 못사고 쫓겨났어요 ㅠㅠ.

└엌ㅋㅋㅋㅋㅋㅋ. 뭐라고 그랬음?

└어디서 거지같은게 왔냐고. 저 같은 놈한테는 아무것도 팔 생각이 없다고 하네요 ㅠㅠ.

└혹시 어디서 NPC 무시한 적 있음?

└네…. 그냥 심심해서 뒷골목 거지 NPC들 몇 번 공격한 적 있었는데…. 그 때 명예 수치가 엄청 깍이더니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ㅠㅠ.

월드 사가의 NPC들은 단순한 인공지능이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줄 알았다.

명예가 낮고 명성이 없으면 무시하고, 반대로 높은 명예를 지니고 있으면 존경한다.

심지어 명예를 많이 쌓다 보면 귀족까지 될 수 있었다!

‘월벤에 보면 나중에 가면 명예 작업은 꼭 해야 한다던데. 벌써부터 올라버리네.’

뭘 하든 꼭 필요한 게 명예인데, 이렇게 얻게 되다니.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중요한 건 이게 아니었다.

명예는 부차적인 것.

진짜는 그다음이었다.

[퀘스트 보상이 주어집니다.]

“자네에게 보답할 만한 게 뭐가 있을까 고민했지. 내가 오랫동안 소중하게 쓰던 거지만, 자네에게 주겠네. 부디 받아주게나.”

NPC는 허리춤에 매고 있던 롱소드를 꺼내 언럭키에게 건넸다.

[명예의 시작 롱소드]

-아이템 등급 : 유니크.

-아이템 효과 : 공격력 + 28 상승.

-착용자의 힘 능력치 + 1, 체력 능력치 + 1 상승.

-시작의 도시에서 뛰어난 업적을 해낸 자에게 주어지는 롱소드이다.

-아이템 착용 제한 : 레벨 10 이상.

-거래 가능.

유니크 아이템, 시작의 검.

얼핏 보면 단촐한 스펙이다.

어둠 숲에서 얻었던 레어급 아이템들이랑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허나 검사에게 필요한 것들이 꽉꽉 담겨 있었다.

‘공격력이 28 상승?’

일단 공격력부터 사기적이었다.

레어급이었던 아울베어의 발톱 검과 비교하면, 무려 공격력이 4배나 높았다.

심지어 힘과 체력까지 동시에 상승시켜줬기에, 검사에게는 버릴 것 하나 없는 스펙이었다.

게다가 정말 중요한 것.

‘거래 가능 옵션이라니. 이건 진짜….’

월드 사가의 아이템들은 유니크 부터는 기본적으로 거래 불가 옵션이 붙어있다.

그걸 없애려면 특수한 약물 처리를 해야 하는데, 그 가격이 보통이 아니다.

별로 안 좋은 유니크에 약물 처리를 했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헌데 여기에는 애초부터 거래 가능 옵션이 붙어 있었다.

내친김에 언럭키는 월벤에 있는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들어갔다.

게임 속 아이템을 현실에서 거래하는 페이지.

옵션을 유니크로 설정한 다음, 50레벨 이하 목록들을 둘러봤다.

‘어디…괜찮은 게 뭐 없나?’

너무 높은 옵션과 비교해보면 감을 못 잡으니 잘 골라야 했다.

곧 적당한 걸 발견했다.

[신규 야만전사의 배틀엑스]

-아이템 등급 : 유니크.

-아이템 효과 : 공격력 + 34 상승.

-착용자의 힘 능력치 + 3 상승, 체력 능력치 - 1 감소.

-야만전사들이

-아이템 착용 제한 : 레벨 10 이상.

-‘거래의 물약’이 사용되어 거래 가능.

자신의 것과 거의 비슷하다.

공격력은 조금 높지만, 체력 능력치 감소 페널티가 조금 아쉽다.

게다가 도끼는 검보다 가격 형성대가 조금 낮다.

아무래도 범욤성에서 조금 아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이 아이템의 가격이었다.

[가격 : 1250만 원.]

‘미친….’

1250만 원.

지금의 언럭키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금액이 책정되어 있었다.

웃긴 건 아래에 댓글로 구매를 원한다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점이다.

‘세상에 돈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물론 자신도 돈 좀 있었더라면 충분히 투자를 했을 것 같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게임.

힘든 초보자 시절을 아이템 하나로 쉽고 빠르게 극복해낼 수 있다는 건 큰 유혹이었으니까.

‘어쨌든 좋아. 이건 상황 봐서 나중에 팔아도 되겠어.’

그가 명예의 시작 롱소드를 인벤토리 속에 조심스럽게 집어넣었다.

아직 레벨 제한이 안 돼서 착용은 못 한다.

자격이 생기면 그때부터 써 보고, 나중에 돈이 필요해진다 싶으면 팔면 그만이다.

또한, 그 덕에 확신이 생겼다.

‘역시…내 삶을 바꿀 만한 방법은 월드 사가밖에 없다.’

아이템은 돈이 된다. 그리고 게임 플레이를 잘하는 건 더욱 돈이 된다!

컵라면이 이번 영상은 기대해도 된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일이 잘 풀리고 있었다.

언럭키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

“후아.”

치익 소리와 함께 캡슐의 문이 열렸다.

“시간이…”

스마트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1시.

하루 종일 월드 사가에 접속해 있었다.

아무리 가만히 누워서 사용하는 캡슐이라고 해도, 정신과 몸이 피로할 수밖에 없었다.

백현이 좁은 고시원 방구석 침대에 몸을 뉘었다.

꼬르륵.

뱃속이 뒤집어질 듯한 소리가 났다.

“아…배고프네.”

당연한 게, 아침을 대충 먹은 걸 제외하면 오늘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게임에 집중한다고 점심과 저녁을 굶어 버린 것.

대신에 성과는 있었다.

‘이제 레벨 10을 찍었다.’

그는 퀘스트를 완료하고 컵라면과 헤어진 뒤, 다시 사냥터에 돌아가 레벨업에 열중했다.

그 결과 시작의 도시에서 올릴 수 있는 최고 레벨.

그걸 하루 만에 달성한 것이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필요 경험치가 어마어마한데, 백현은 하루 만에 폭렙을 한 것이다!

검왕의 능력에 레어급 검, 그리고 흉폭한 아울베어를 처치하며 얻은 레어급 방패가 도움이 되었다.

충분한 공격력에 탄탄한 방어력까지.

더는 시작의 도시에서는 그의 적수가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밥 시간도 잊고 미친 듯이 노력을 했으니, 이런 성과가 나올 만했다.

백현은 하루 만에 시작의 도시를 탈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빨리 다음 도시로 넘어가서 유니크 검을 써 보고 싶네.’

명예의 시작 롱소드의 착용 레벨 제한을 이제 막 해제했다.

시작의 도시에서는 굳이 쓸 필요가 없기에, 어서 다음 도시로 나아가 이걸 시험해 보고 싶었다.

물론…

‘그것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기는 하지.’

(주)머니앤캐시에서 운영하는 작업장.

그걸 떠올리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레벨 10이 된 이상, 꼼짝없이 끌려가서 광부가 되어야 했다.

거기 끌려가서 하루 종일 반복 노동이나 하다 보면, 기껏 현실을 탈출할 수 있는 희망도 사라지는 셈이다.

‘그렇다고 몰래 도망 다닐 수도 없고.’

레벨 10까지 무척 빠르게 올렸으니 처음 며칠이야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허나 시간이 길어지면 왜 안 오냐고 성강호 팀장이 압박해올 터.

그때가서 괜히 딴짓 했다는 걸 들키면, 무슨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

‘후우. 일단 작업장으로 들어가긴 해야 한다는 건가.’

호랑이 굴에 끌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

아직 작업장의 분위기가 어떤지도 모른다.

일단 가서 내부 파악을 좀 하고, 좋은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다.

“응?”

그때, 스마트폰에 와 있는 메시지를 발견했다.

[언럭키님! 편집 완료했고, 일단 저번에 만든 영상부터 오늘 오후 9시에 업로드 예정입니다!]

[저는 편집하느라 힘들어서 바로 잘 것 같아요 ㅠ.ㅠ. 같이 확인 못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아까 컵라면과 번호를 교환했는데, 그로부터 연락이 와있었다.

‘많이 피곤했나 보네.’

그도 새롭게 업로드 할 영상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는 것 같았는데, 먼저 잘 정도라니.

고생이 많았나 보다.

‘하긴. 날 따라다니면서 영상 촬영하고, 그 직후에 또 편집까지 했으니까.’

게다가 듣기로는 그 전 영상도 편집하고 자신을 찾아다니느라 힘들었다고 한다.

‘어디….’

백현이 미튜브를 확인했다.

9시에 올린다고 했으니, 지금은 올라간 지 4시간이 지났다.

우선 초반 화력이 어떤가 살필 생각이었다.

‘어…!?’

그리고 곧, 그의 눈동자가 화들짝 커졌다.

“이, 이거 왜 이래.”

놀라서 육성으로 중얼거렸다.

뭔가 오류가 있어서 미튜브를 컸다가 다시 켰지만…보여지는 결과는 똑같았다.

“말도 안 돼!”

결국 그는 소리를 쳤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실시간 인기 급상승 등극!

미튜브 조회수가…미쳐 날뛰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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