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338화 (338/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338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리스가 3년 연속 리그 챔피언이 될 거라고 예상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수호가 있으니 결국 필리스가 이기겠지.

-수호를 막을 방법이 없음.

-ㄹㅇ 수호 있는 팀이 우승임.

-이건 답이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2연승을 거둔 팀이 이길 가능성이 더 높음.

-이건 역사적으로 알려주는 대목이지.

1,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필리스.

그리고 한수호라는 존재는 메츠가 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불안 요소가 제로는 아니었다.

-하지만 수호만 막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필리스가 수호만 봉쇄하면 필리스 나머지 선수들은 허수아비지.

-이것도 맞는 말이긴 함.

-결국 수호를 어떻게 하느냐가 결정적이겠네.

필리스 선수단은 경험이 부족한 신인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큰돈을 써서 에이스급 선수들을 영입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선수단의 평균이 높아지는 건 아니었다.

어쨌든 대부분의 공격은 수호의 기여도가 높았고 그를 제외한다면 메츠가 앞서는 게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수호를 어떻게든 막기만 한다면 메츠에게도 역전이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런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3차전의 뚜껑이 열리자 모든 예상이 뒤집혔다.

퍽!!

“볼, 베이스 온 볼.”

-한수호 선수가 두 번째 타석에서도 고의사구로 내보내집니다.

-사실상 한수호 선수와의 승부를 피하는 걸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필리스의 다른 선수들이 점수를 내줘야 할 텐데요.

-과연 그걸 해낼 수 있는 선수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메츠는 예상대로 수호와의 정면승부를 피했다.

아웃카운트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였지만, 그들은 수호가 아닌 다른 타자들과의 승부를 택했다.

첫 번째 타석에서는 그게 정답으로 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아니었다.

‘수호만 걸러내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거냐?’

필리스 선수들 역시 메이저리거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뛴다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아무리 수호가 어나더 레벨의 플레이어라지만, 자꾸 그를 걸러 보내고 자신들과 승부 하는 모습은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었다.

자존심이 상한 선수들의 집중력과 승부욕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2사 주자 1루에서 투수가 초구를 던집니다!

“흡!!”

쐐애애액-!!

몸쪽을 파고드는 공을 놓치지 않고 배트를 돌렸다.

딱!!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가 쭉쭉 뻗어나갑니다!!

타구를 바라보던 에이블이 배트의 헤드를 잡고 그대로 집어 던졌다.

-배트를 던진 에이블! 그리고 타구는 그대로 펜스를 넘어갑니다!! 필리스에는 자신도 있다고 선언하는 듯한 홈런을 만들어냅니다!!

-엄청난 홈런입니다! 우리는 에이블 선수의 이런 모습을 기대했던 겁니다!!

그라운드를 돌고 홈플레이트를 밟은 수호는 자신의 뒤를 이어 들어오는 에이블을 향해 양손을 뻗었다.

“나이스 홈런!”

“아잣!!”

짝-!!

에이블의 홈런으로 필리스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 * *

필리스의 타선이 폭발했다.

에이블의 홈런을 기점으로 연달아 안타가 나오면서 단숨에 7점을 냈다.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필리스는 메츠의 추격을 뿌리치며 그대로 3차전까지 승리로 가져갔다.

[필리스 3연승을 거두며 챔피언십 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다!]

[한수호를 피한 메츠, 하지만 필리스의 폭발적인 타선을 막지 못하다!]

[필리스 장단 17안타를 터뜨리며 메츠를 침몰시켰다!]

필리스의 승리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동안 전문가와 팬들은 메츠가 수호만 막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이길 수 있을 거란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전망이 완전히 빗겨나가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더 이상 메츠가 필리스를 막을 수 없다는 걸 말해주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이러한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시티필드가 적막에 젖었습니다! 스코어는 어느덧 11 대 4! 오늘 경기에서 패배하면 월드시리즈 진출의 문턱에서 탈락하게 되는 메츠 입장에선 어떻게든 답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필리스는 투타가 조화를 이루면서 완벽하게 메츠를 공격하고 있어요.

공수에서 조화를 이룬 필리스의 힘은 막강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건 수호였다.

‘몸쪽 슬라이더.’

수비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투수들을 리드하며 때로는 자신이 직접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어갔다.

촤르르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한수호 선수의 멋진 프레이밍으로 삼진 콜이 나옵니다!

-타자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일 겁니다. 분명 볼이 되었어야 할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니 말이죠.

그리고 공격에서는 타자로서 공격을 이끌었다.

딱!!

-때렸습니다!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면서 스코어는 12 대 4로 벌어집니다!

-오늘 경기에서 메츠는 더 이상 한수호 선수를 고의사구로 내보내지 않으면서 그의 공격력이 불을 뿜고 있습니다!

수호가 중심이 되어 공수를 모두 이끄니 필리스의 선수들 역시 자신들의 역량을 모두 드러냈다.

이러한 시너지가 일어나면서 결국 4차전 역시 완벽하게 필리스의 분위기로 기울었다.

그리고 경기는 필리스가 리드한 채로 9회 말 투아웃까지 다다랐다.

-이제 아웃카운트 하나만 추가하면 필리스가 월드시리즈에 3년 연속 진출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깔끔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게 최고입니다!

수호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투수의 상황에 맞춰 최선을 리드를 이어나갔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몸쪽에 붙는 포심 패스트볼! 구심의 손이 올라갑니다!

딱!!

“파울!”

-2구 하이 패스트볼이 뒷그물을 때리면서 파울이 됩니다! 투스트라이크!

순식간에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하자 수호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체인지업, 몸쪽으로.’

‘오케이.’

고개를 끄덕인 투수가 와인드업에 이어 3구를 뿌렸다.

“흡!!”

쐐애애액-!!

빠르게 날아오는 공이 체인지업인 걸 간파한 듯 타자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걸 확인한 순간, 수호가 구심의 시선을 가리며 공을 미트의 웹으로 잡았다.

촤르륵-!!

동시에 손목을 비틀어 존안으로 집어넣으며 상체를 내려 구심의 시선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수호의 미트 위치를 확인한 그의 손이 올라갔다.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게임 끝났습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수호는 동료들과 이 기쁨을 나누며 3년 연속 진출을 자축했다.

* * *

[필라델피아 필리스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

[4전 전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필라델피아 필리스!]

[디비전시리즈에 이어 챔피언십시리즈 역시 전승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다!]

[과연 필리스는 포스트시즌 전승으로 월드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최초의 팀이 될 수 있을까?]

필리스가 챔피언십마저 4연승으로 잡아내면서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포스트시즌 전승으로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만약 이 기록을 달성한다면 이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기록으로 남게 된다.

메이저리그에 디비전시리즈가 생긴 것이 1995년으로 이후에 포스트시즌 전승을 거둔 팀은 단 한 팀도 없었다.

그나마 근접했던 팀이 2005년 화이트삭스가 11승 1패로 월드시리즈에 우승한 케이스와 2014년 캔자스 시티 로열스가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전승을 거둔 케이스밖에 없었다.

화이트삭스는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1패를 거두면서 아쉽게 기록달성에 실패했었다.

[한수호의 필리스, 과연 메이저리그 역사에 팀으로서 이름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

그동안 수호는 수도 없이 많은 개인 기록을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겼다.

하지만 필리스라는 팀이 최초로 기록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4연승을 거두면 최초의 팀이 될 기회를 잡았다.

모든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게 당연했다.

* * *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필리스 선수단은 휴식에 들어갔다.

디비전시리즈 이후에도 휴식을 취했으니 사실상 4경기를 치르고 이틀 연속의 휴식이 주어지고 있는 셈이었다.

이런 휴식은 지친 선수들에게는 아주 좋은 영향을 끼쳤다.

1년 내내 운동을 하면서 지쳤던 신체가 회복하면서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걱정도 있었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깨질 수도 있다.’

스미스 감독이 걱정하는 건 선수들의 집중력이었다.

포스트시즌이라는 긴장감이 팽팽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휴식이 이어지면 집중력이 깨지면서 승부욕이 저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물론 디비전시리즈 이후 치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수호가 아니었으면 집중력이 깨졌을 가능성도 높아.’

1, 2차전에서 승리한 필리스 선수단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면서 방심한 것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거기에서 팀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수호가 적절하게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덕분에 3, 4차전까지 연달아 잡아냈다.

‘이번 휴식 기간에 만약 집중력이 깨진다면 어떻게 하지?’

스미스 감독은 아직 선수단을 휘어잡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매일같이 고심에 고심을 이어가고 있었다.

“후우…… 일단 돌아가자.”

언제까지 비어 있는 구장에 있을 순 없었기에 스미스 감독이 사무실을 나섰다.

그리고 걸음을 옮길 때 그의 귀에 타격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훈련을 하고 있나?’

선수들에게는 모두 휴식하라고 전달했지만, 구장의 문은 열려 있었다.

클러비들은 나오지 않았지만, 프런트들은 일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 소리는 분명 공을 때리는 타격 소리였다.

스미스는 의아한 마음에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다.

소리가 들린 진원지는 실내연습장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선수단 대부분이 나와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코치들은 없었기에 선수들끼리 공을 던져주고 번갈아 가며 연습을 도와주고 있었다.

“어? 감독님 계셨습니까?”

“안녕하십니까!”

“다들 쉬라니까, 뭐 하는 거야?”

“집에만 있으니까, 좀이 쑤셔서 그냥 나와서 몸 좀 풀고 있습니다.”

“이거만 때리고 가겠습니다.”

“저도 이거까지만 하고 돌아갈게요.”

선수들의 대답에 스미스 감독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감독에게 수호가 다가왔다.

“다들 자의로 나온 겁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긴장감을 풀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는 거죠.”

“그렇군. 다들 진심으로 임하고 있었던 거야.”

“당연한 겁니다. 월드시리즈에서전승을 거두면 우리는 역사에 남게 될 테니까요.”

“맞습니다! 역사에 남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동감입니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해서 영원히 남을 수 있다면 조금 고생하죠 뭐.”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선수들의 대답에 스미스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좋아!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사고 한번 쳐보자!!”

“예!!”

필리스는 그 어느 때보다 하나 된 마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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