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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337화 (337/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337화

    수호가 기록달성에 성공하면서 스코어는 3 대 0으로 벌어졌다.

    분위기 자체도 초반부터 필리스에게 크게 기울었다.

    메츠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젠장……! 에이스를 올리고도 단 한 타석도 수호를 막지 못하다니!’

    에이스란 팀을 대표하는 투수다.

    즉, 그 팀에서 가장 잘 던지는 선수란 소리였다.

    거기다 존 위슬러는 포스트시즌에서 강한 에이스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포스트시즌 통산 7번 등판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2.18를 기록할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랬던 존 위슬러가 초반부터 당했다.

    ‘체력이 빠져서 그랬다는 핑계를 댈 수도 있지만, 그건 초반 두 타자에 불과했어.’

    수호를 상대할 때 존 위슬리의 공은 다시 살아났다.

    그건 그를 상대로 던진 두 개의 공이 증명했다.

    수호는 분명 반응이 늦었고 그걸 본 순간 승부가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괴물 자식…… 바로 타이밍을 잡아내다니.’

    존 위슬리의 특기 중 하나인 싱킹 패스트볼을 던졌음에도 수호에게 정타를 허용했다.

    타구는 펜스를 그대로 넘어가면서 경기가 완전히 기울어질 수 있었다.

    ‘투수를 바꿔야 한다.’

    메츠의 더그아웃은 존이 무너졌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오판이었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쓰리런을 허용한 상처 입은 에이스 존 위슬리가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웁니다!!

    -공이 날카롭게 들어가면서 반응할 수조차 없는 코스를 찔렀습니다!!

    에이스.

    그 말이 주는 의미를 알려주면서 존 위슬리가 다시 살아났다.

    * * *

    첫 타석에서의 홈런은 존을 각성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존의 위력적인 투구를 상대로 필리스는 팀 전체로 맞섰다.

    딱!!

    퍽!!

    “아웃!!”

    -아웃입니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2루수가 점프하면서 캐치해 잡아냈습니다.

    -필리스는 선수 전체가 몸이 가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시 휴식이 최고입니다.

    -맞습니다. 여기까지 올라온 선수들의 실력은 비슷합니다. 결국 어떤 팀이 더 좋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갈리게 되어 있습니다.

    메츠는 어떻게든 반격의 칼날을 빼들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좋은 수비가 나오면서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그리고 어깨가 가벼워진 투수는 다시 타자들을 돌려세우면서 경기는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필리스가 두 번째 투수 마일드를 마운드에 올립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투수교체를 한 거 같습니다.

    필리스는 여러 투수를 투입했다.

    체력적인 우위에 있다 판단하고 앞서고 있는 경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운영에 들어간 것이다.

    반면 메츠는 존 위슬리를 믿는 운영을 택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한수호 선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존 위슬리!

    -공이 무척이나 위력적입니다.

    -첫 타석에는 쓰리런을 허용했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한수호 선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존 위슬리의 투구가 무섭네요.

    메츠가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건 수호를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돌려세운 탓이다.

    ‘지금 상황에서 한수호를 잡을 수 있는 투수는 불펜에 없다. 존을 내릴 수 없어.’

    한수호라는 존재는 매우 컸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래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타자다.

    그런 선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는 건 존 위슬리에게 여력이 있다는 소리와 같았다.

    그렇기에 메츠는 그를 계속 올렸다.

    하지만 여기에서 실수가 있었다.

    위슬리를 믿은 건 좋았으나 그게 수호의 세 번째 타석까지 이어졌다는 점이다.

    -한수호 선수가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섭니다. 마운드에는 여전히 존 위슬리! 투구수가 90개를 넘어선 그를 교체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한수호 선수까지 상대를 한 뒤에 교체할 생각인 거 같은데요. 사실 이해할 수 없는 기용입니다.

    -여기에서는 새로운 투수를 올리는 게 낫겠죠?

    -맞습니다. 한수호 선수를 세 번이나 상대하게 하는 건 너무 무모한 짓입니다. 거기다 위슬리 투수는 현재까지 91개의 투구수를 기록중입니다.

    -아무리 구속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쳤을 게 분명하거든요.

    -메츠의 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존 위슬리와 한수호 선수의 오늘 경기 세 번째 대결이 펼쳐집니다!

    마운드를 자처해서 내려가고 싶은 투수는 없다.

    그건 에이스 위슬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날 믿어준 감독에게 보답을 해주겠어.’

    존 위슬리는 자신있었다.

    두 번째 타석에서 수호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니까.

    그래서 초구부터 전력을 다한 공격적인 피칭을 택했다.

    “흡!!”

    쐐애애액-!!

    그의 공이 바깥쪽에서 인코스로 휘어져 들어가는 궤적을 그렸다.

    구속은 물론이거니와 변화 역시 훌륭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볼끝이 죽었다.’

    수호의 눈에는 그가 던진 공의 위력이 죽은게 보였다.

    그리고 위력이 죽은 공은 수호에게 좋은 먹잇감에 불과했다.

    타닥!!

    발을 내디딘 수호가 그대로 배트를 돌렸다.

    후웅!!

    딱!!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가 쭉쭉 뻗어가는 모습에 수호가 배트를 던졌다.

    휘릭!!

    -그리고 배트를 던진 한수호 선수!! 타구는 그대로 중앙펜스를 넘어갑니다!!

    또 하나의 신기록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한수호 선수가 포스트시즌 최다홈런의 주인공이 됩니다!!

    * * *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뉴욕 메츠를 11 대 4로 누르고 완승을 거두었다.]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 MVP에 선정된 한수호 선수는 2홈런 포함 3안타 경기를 펼치며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그는 이날 추가한 2홈런으로 포스트시즌 최다인 31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새로운 기록의 주인이 되었다.]

    [한편 전문가들은 메츠의 패인으로 존 위슬리의 교체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는 걸 꼬집었다.]

    경기는 필리스의 완승으로 돌아갔다.

    수호는 3안타 경기를 펼치며 이날 경기의 MVP로 선정되어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역시 한수호!

    -2홈런 경기 지렸다!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도 막힘이 없네.

    -진짜 이 녀석은 물건이다.

    -그는 야구의 신이야.

    -ㄹㅇ 한수호의 야구를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다 갈아치우네.

    -사실상 이미 메이저리그 GOAT지.

    팬들은 수호를 야구의 신이라 부르며 그에게 찬사를 보냈다.

    이런 칭호는 결코 과한 게 아니었다.

    그동안 불멸의 기록이라 불리던 여러 기록들이 그의 손에 의해 깨져 나갔으며 통산타율 4할이라는 미친기록을 달성중이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선수라 불리던 오타니 쇼헤이보다 더욱 충격적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오타니는 투타겸업이란 포지션에서 충격을 주었다면 한수호는 성적 자체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어다.

    그런 점으로 인해 수호의 입지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두바이에서 24시간 나오고 있는 한수호의 광고!]

    [유럽권에서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한수호의 인지도!]

    [미국이나 한국 한정이 아닌 진정한 월드클래스로 거듭나다!]

    과거부터 메이저리그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종목 자체가 한정된 국가에서만 즐기는 스포츠였기에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선수들의 인지도 역시 과거에 비하면 많이 낮아졌다.

    하지만 수호가 나타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메이저리그에 관심이 없더라도 그 기록을 부수고 나가는 선수의 등장은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하물며 그 기록이 불멸의 기록이라 불리는 기록들이라면 말할 필요가 없었다.

    거기다 수호를 스타로 만들기 위해 사무국에서는 막대한 홍보비를 배정했었다.

    그 효과가 현재 나타나고 있었다.

    ‘메이저리그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누구도 미국 한정의 스포츠라고 말할 수 없을 거야.’

    롭 만프레드는 실제 수치로 나타나는 메이저리그의 인기를 확인하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은퇴해도 후회는 없다.’

    커미셔너의 자리를 맡은 지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 은퇴해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뛰어왔다.

    그건 바로 커미셔너로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수치라면 충분히 가능할 거라는 확신이 섰다.

    * * *

    수호의 기록달성과 함께 메츠에게 기선을 제압한 필리스는 2차전 역시 승리로 가져갔다.

    수호는 포스트시즌 최다홈런을 32개까지 늘리면서 자신의 기록달성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메츠의 감독 필 크레이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수호를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비록 2연패를 했지만, 3차전부터 홈인 시티필드에서 이어지니 반드시 분위기반전을 성공시키겠다.”라고 밝혔다.]

    [2연승을 거둔 필리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가능성은 80퍼센트가 넘는다!]

    [과연 메츠는 한수호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무대는 이제 시티필드로 옮겨갔다.

    사람들은 필리스가 메츠를 4연승으로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는 단순히 대중의 생각이 아니라 언론과 전문가들 역시 그런 예상을 내놓고 있었다.

    거기에 필리스 선수단 역시 이런 생각에 동조했다.

    “2연승이면 월드시리즈 티켓을 딸 확률이 87퍼센트나 된다면서?”

    “맞아. 질 확률이 거의 없다는 거지!”

    “거기다 우리한테는 수호가 있잖아!”

    “그는 베이스볼의 신이야!”

    뉴욕으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젊은 선수들은 이미 게임에 이긴 듯 샴페인을 마시며 신나있었다.

    몇몇 선수들은 뉴욕에 도착해서 모델들과 즐거울 시간을 계획하기도 했다.

    그런 모습에 코칭 스태프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선수들이 너무 들뜬 거 아닐까요?”

    “사기가 높은 건 좋은데. 이미 시리즈에서 이긴 것과 같이 행동하니 걱정입니다.”

    코치들의 걱정에 감독 역시 동의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들의 자율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거기다 코칭 스태프가 모두 교체된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당연히 선수단에게 쓴소리를 하는 것이 조금은 꺼려지는 상황이었다.

    “일단 지켜보도록 하지. 아직 경기에서 이기고 있는 상황이고 딱히 문제가 드러난 적도 없었으니 말이야.”

    지켜보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경기에서 문제가 드러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가 일어난 뒤에는 늦을수도 있지만, 감독은 지켜보는 쪽으로 선택을 내렸다.

    하지만 지켜보고만 있을 생각은 없는 이가 있었다.

    “다들 너무 들뜬 거 아니야?”

    그는 바로 수호였다.

    “응?”

    “수호, 왜 그래?”

    목소리를 낮게 깔고 인상을 쓰고 있는 수호의 모습에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다들 이미 이긴 것처럼 행동하는군.”

    “물론 그건 그렇지만, 사실상 우리는 월드시리즈 진출에 가까운 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수호의 말에 더 이상 반론을 제기하는 이는 없었다.

    “우리 이 말을 잊지 말자.”

    누가 뭐라해도 필리스, 아니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수호의 말이 가진 무게감은 무거웠으니 말이다.

    그러나.

    [ㅋㅋㅋ 내 명언 그대로 이용하네.]

    [하지만 맞는 말이긴 하지.]

    [오올~ 우리 수호 이제 햇병아리 티 좀 벗었다?]

    [크으~ 목소리 깔고 무게 딱 잡으니까! 오글오글하네.]

    레전드들에게는 여전히 놀림을 받는 그였다.

    [그래도 잘했다. 이걸로 다들 정신차리고 3차전에 임하겠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호는 창밖을 바라봤다.

    ‘반드시 우승하겠어.’

    3년 연속 우승트로피를 향한 마지막 관문을 넘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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