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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331화 (331/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331화

    3년 연속 70홈런을 돌파한 수호는 마치 봇물이 터지듯 홈런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딱!!

    -아아-! 이번에도 큽니다!! 넘어가느냐?! 넘어가느냐?!! 넘어갔습니다!! 시즌 75번째 홈런을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시즌 75번째 홈런.

    거기에 수호의 타격지표는 하락세를 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무더위도 막지 못하는 한수호의 홈런 행진!]

    [3년 연속 MVP를 향해 질주하는 한수호!]

    [이번 시즌 그가 어떤 성적들을 남길 것인가?]

    가장 덥다고 할 수 있는 8월에도 좀처럼 그의 타격지표가 내려가지 않으면서 언론과 팬들이 그의 기록에 관심을 쏟아냈다.

    이런 상황에 한국에서 하나의 기사가 떴다.

    [한수호 선수를 대리하는 SH매니지먼트가 국내에서 한수호 선수를 상대로 상습적인 악성 댓글을 남기는 네티즌들을 고소한 사실이 밝혀졌다.]

    바로 수호의 고소 사실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고소를 당한 이들이 인터넷에 사과글을 게시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저는 당 사이트에 주기적으로 한수호 선수를 비방하는 게시글과 댓글을 남긴 전례가 있습니다.]

    사과문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로 시작해.

    [저는 어릴 때부터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제대로 된 직업조차 가지지 못해 어려운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뒤이어 자신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에 대해 글에 남겼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형식적인 사과와 함께 사과문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사과문은 곧 언론을 타고 기사화되었다.

    [어려운 생활고를 주장하는 네티즌들, 이미 수백억의 연봉을 받는 스타가 배려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언론은 묘하게 피의자들에게 유리한 기사를 써 내려갔다.

    약자의 편을 들어 대중의 관심을 끌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대중들은 과거처럼 무조건 감정에 이끌리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저게 바로 그 4과문이냐?

    -사과문에 가정사를 왜 줄줄 늘어놓냐?

    -요즘도 이런 감정팔이가 될 줄 알았나?

    -그냥 참교육 가즈아-!!

    -댓글로 사람 상처 주는 넘들은 금융치료가 답임.

    -SH매니지먼트 입장문도 떴다.

    이러한 언론의 반응에 매니지먼트 측에서도 빠른 대응을 내놓았다.

    [SH매니지먼트는 공식 입장을 통해 “악플은 선처의 요인이 없다. 합의금이 목적이 아니기에 합의 혹은 고소취하는 없다. 법에 의해 받아야 할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히며 강경한 입장을 이어갈 것임을 드러냈다.]

    SH매니지먼트의 입장문은 네티즌들의 환호를 받았다.

    -크으-! 멋지다!

    -합의금 따위는 필요 없다!!

    -인실좆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자!

    -그렇지! 한수호가 돈이 궁해서 고소할 이유가 없지!

    -매니지먼트 일 잘한다!!

    -이렇게 법이 무서운 걸 보여줘야 다시는 안 하지.

    -SH매니지먼트 마음에 드네.

    그동안 악플러들을 고소하던 유명인들은 합의금을 받고 고소를 취하해주는 일이 많았다.

    물론 끝까지 가서 법의 철퇴를 받게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합의금 장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호는 강경한 자세로 합의금은 필요 없단 입장을 밝히며 대중의 응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딱!!

    -아아! 이번에도 큽니다!! 한수호 선수의 이번 타구가 우측 담장을 넘어갑니다!! 시즌 76번째 홈런을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수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이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 *

    수호의 활약은 곧 필리스의 순위로 이어졌다.

    지구 1위는 물론 내셔널리그 전체 1위를 달리면서 그들은 3년 연속 우승이란 대업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대로 시즌이 끝나면 좋겠군.”

    필리스의 사장 제이크는 팀의 성적을 확인하며 말했다.

    그의 말에 단장인 데이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동감입니다. 당장 시즌이 종료되면 1위로 마음 편하게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 될 테니까요.”

    “그렇지. 거기다 현재는 라인업에 부상을 입은 선수도 없으니까. 포스트시즌을 치르기에 이보다 좋을 때가 없어.”

    “정말 부상이 없는 게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메이저리거에게 있어 부상은 언제나 찾아오는 불행과 같다.

    예고 없이 찾아오기에 구단의 수뇌부는 항상 긴장을 하고 있어야 했다.

    필리스는 기적적이게도 올 한해 메인 로스터에서 부상을 입은 선수가 없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렇기에 불안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이럴 때일수록 주전선수들의 관리를 해줘야 해. 로테이션을 제대로 돌리면서 선수들의 체력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오늘도 무척이나 덥군.”

    “최근 10년 이내에 가장 더운 여름 날씨라고 하니까요.”

    “작년에도 들었던 말을 올해도 또 듣는군.”

    “매년 더워지고 있는 거죠.”

    기후 이상으로 매년 더워지고 있다.

    선수들의 부상이 더욱 걱정되는 이유였다.

    * * *

    8월에 접어들면서 76번째 홈런을 때려낸 수호는 80홈런을 사정권에 두게 되었다.

    [한수호는 과연 메이저리그 최초의 80홈런 달성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시즌 종료까지 41경기가 남은 상황! 80홈런을 넘어 90홈런까지 넘볼 수 있다!]

    언론은 이제 수호의 90홈런 달성까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그의 페이스는 시즌 초기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그건 수호가 완벽한 준비를 해온 덕분이었다.

    “흐아…… 덥다…….”

    “아니, 왜 이렇게 더운 거야?”

    “얼음도 다 녹았는데?”

    “헤이! 여기 얼음 다 떨어졌어!”

    더그아웃에서 타격 순서를 기다리는 선수들은 무더운 날씨에 축 늘어져 있었다.

    이런 무더위는 수호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덥다.’

    [와…… 이 정도면 거의 지옥이랑 맞먹는 더위인데?]

    [이승이나 지옥이나. 더위가 비슷해지는 거 같네.]

    [이 정도면 차라리 지옥이 나을 듯 ㅋㅋ]

    레전드들의 농담 섞인 말에도 수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

    그만큼 이 무더위는 수호조차 지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타격에 들어설 때는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했다.

    -스코어 0 대 0에서 한수호 선수가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섭니다.

    -첫 번째 타석에서는 뛰어난 선구안으로 볼넷을 얻어냈던 한수호 선수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어떤 타격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타석에 들어선 수호가 타격자세를 잡았다.

    ‘집중…… 집중…….’

    집중력을 발휘해 영역에 접어든 그는 투수가 던지는 공들을 침착하게 바라봤다.

    퍽!

    “볼.”

    -1구는 슬라이더, 아웃코스로 빠지는 유인구였지만, 한수호 선수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딱!!

    “파울!”

    -2구는 101마일의 강속구! 한수호 선수가 배트를 돌렸지만, 아쉽게도 라인 밖으로 흘러 나가네요.

    원볼 원스트라이크.

    두 번째 공이 상당히 공격적으로 들어오면서 파울이 됐지만, 수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지금 상황에서 포수가 요구할 수 있는 공은 하나다.’

    자신에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첫 타석에서 투수가 불리한 볼카운트가 되면서 흔들렸기에 여기에서는 승부를 걸어올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흡!!”

    쐐애애애액-!!

    투수가 던진 공이 몸쪽을 파고들었다.

    수호는 발을 내디디며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딱!!

    -때렸습니다!! 이번 타구도 큽니다!!

    잘 맞은 타구가 좌익 선상을 타고 날아갔다.

    좌익수가 뒤도 보지 않고 펜스를 향해 달렸다.

    -과연 이번 타구는……!!

    평소 이런 타구가 나오면 언제나 펜스 밖으로 공이 떨어졌다.

    그렇기에 관중들은 이번에도 넘어갈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 좌익수가 멈추고 앞으로 걸어 나옵니다!!

    워닝트랙까지 달려갔던 좌익수가 멈추고 점점 앞으로 걸어오는 모습에 관중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하늘 높이 떠올라 있던 타구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좌익수의 글러브에 그대로 들어갔다.

    퍽!

    “아웃!!”

    -아웃입니다!! 커다란 타구를 만들어냈지만, 펜스 앞에서 잡히고 말았습니다!

    -아~아쉽네요. 전 맞는 순간 넘어갔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한수호 선수가 배트를 던지지 않아 의아해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그렇군요. 한수호 선수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배트를 던지지 않았습니다.

    수호는 공을 때린 순간 느꼈다.

    평소와 다르다는 걸.

    그래서 배트를 던지지 않고 눈으로 타구를 쫓았다.

    그리고 좌익수에게 잡히는 모습에 자신의 배트를 내려다봤다.

    ‘뭐지……? 평소와 감각이 달랐어.’

    평소라면 담장 밖으로 날아갔을 타구였다.

    하지만 결과는 그러지 못했다.

    ‘그냥 한 번만 그런 건가?’

    [그렇다고 봐야 하지 않겠음?]

    [딱히 타격에서 이상한 건 못 느꼈는데.]

    [너무 신경 쓰지 말자.]

    [ㅇㅇ 작은 거에 너무 집착하면 타격폼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

    레전드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 * *

    수호는 후반기 무안타 경기가 아직 없었다.

    매 경기 안타를 기록하고 나가면서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그랬기에 오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한수호 3타수 무안타 경기 펼쳐!]

    [후반기 첫 부진한 모습을 보인 한수호!]

    [출루에는 성공했으나 이후에는 무안타로 경기를 맞쳤다.]

    [한수호 선수의 무안타 경기와 함께 필리스 역시 패배하다.]

    언론은 수호의 무안타 경기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대중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헐…… 수호가 무안타?

    -멀티히트는 몰라도 매 경기 안타 하나는 때리던 애가 갑자기 무안타?

    -후반기라서 힘이 떨어진 건가?

    ㄴ그럴 수도 있는데. 놀랍긴 하다.

    -필리스 수호가 안타 못 때리니까. 개 같이 패배! ㅋㅋ

    ㄴ진짜 필리스는 수호에게 의지하는 게 너무 큼.

    ㄴ필리스에서 제대로 야구 하는 건 수호밖에 없긴 하지.

    - 수호 타격감 떨어지는 거임?

    ㄴ고작 한 경기 무안타로 타격감 ㅇㅈㄹ

    ㄴ내일 되면 또 홈런으로 날아오를 거임.

    대중들은 놀라긴 했지만, 수호가 다음 경기에서 원래의 모습을 찾을 거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그런 팬들의 기대는 다음 날이 끝나면서 산산이 부서졌다.

    -한수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전날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3타석 연속 출루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투수가 던지는 공에 타이밍이 조금씩 늦는 모습입니다.

    -과연 한수호 선수가 사실상 마지막 타석인 이번 타석에서 안타를 때릴 수 있을지. 투수가 공을 던집니다.

    오늘 경기에서는 무출루 경기를 펼치고 있는 수호에게 투수는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초구는 몸쪽 패스트볼.

    딱!!

    “파울!!”

    수호가 배트를 돌렸지만, 타이밍이 늦었다.

    퍽!!

    “볼.”

    2구 떨어지는 커브에 배트를 돌리지 않고 참아냈다.

    선구안은 나쁘지 않다는 방증이었다.

    하지만.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높게 떠오른 타구가 중견수에게 잡힙니다. 네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2경기 연속 무안타에 후반기 첫 무출루 경기를 기록하게 됩니다!

    2경기 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수호에게 언론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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