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메이저리거 330화
시즌 69홈런.
비로 인한 강제 휴식기를 겸했지만, 수호의 타격감이 떨어질 일은 없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3년 연속 70홈런 금자탑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홈런 단 1개!]
[과연 한수호는 금자탑을 세울 수 있을 것인가?]
언론에서는 어떻게든 어그로를 끌기 위해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달랐다.
-1개 남았는데. 세울 수 있을 것인가 ㅇㅈㄹ
ㄴ사실상 확정이지 ㅋㅋ
ㄴ기레기들 어떻게든 어그로 끌려고 노력한다.
-금자탑은 맞지.
ㄴㅇㅈ.
ㄴ이 기록은 앞으로 깨지지 않을 듯.
ㄴ하지만 귀신같이 깨지면?!
ㄴ불가능.
-진짜 한수호의 야구를 보는 게 영광이다.
ㄴ그 정도임?
ㄴ백 년 이내에 깨지지 않을 기록임.
ㄴ이제 매일 라이브 봐야겠다.
ㄴ오, 경기장 따라다녀야겠네.
ㄴ? 너 미국 삼?
ㄴㅇㅇ. 한수호 투어 다녀야겠다.
ㄴㅅㅂ……개부럽다.
팬들은 수호가 당연하게 70홈런을 달성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분위기였다.
[메이저리그 전문가 데런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수호의 이번 시즌은 그의 커리어 하이가 될 것이다.”라고 밝혀.]
[세이버매트릭스 전문가 와든은 “한수호의 모든 수치는 역대 어떤 선수와 비교할 수 없다.”라며 그를 역대 최고의 선수로 뽑았다.]
전문가들 역시 수호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는 사이.
수호의 다음 경기가 시작됐다.
필라델피아를 떠나 LA로 향한 그들은 에인절스의 홈에서 70홈런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필리스의 선제공격으로 경기 시작합니다.
-오늘 경기에서 중점적으로 봐야 할 것은 역시나 한수호 선수의 70홈런 기록 달성이겠죠.
-맞습니다. 현재 69홈런으로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한수호 선수, 1개의 홈런을 더 추가하면 3년 연속 70홈런이란 금자탑을 세우게 됩니다.
-과연 그가 오늘 경기에서 그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수호의 70홈런 달성은 미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었다.
-역시 한수호 클라스! 오늘도 전국구 방송국인 베어 스포츠에서 중계하네.
ㄴ너 지금 미국임?
ㄴㅇㅇ 뉴욕인데. 베어 스포츠에서 중계해 줘서 볼 수 있음.
ㄴ미국 반응 어떠냐?
ㄴ난 미국에서 살면서 이렇게 메이저리그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건 처음임.
-난 텍사스인데. 한수호 인기 미쳤다.
-난 밴쿠버에 사는데. 여기서도 한수호 인기 하늘을 찌른다.
-진짜 얘는 전국구 인기임.
메이저리그는 고인물의 스포츠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수호는 그러한 평가를 뒤집게 만드는 성적과 스타성을 보여주면서 신규팬들을 유입시켰다.
-한국은 오늘 거의 국경일인데?
-나 수업 중인데. 수업 올 스탑 됐다.
ㄴ담임 괜찮음?
ㄴ학부모 항의 어쩌려고?
ㄴ학생들이 지금 다 막고 난리 났음 ㅋㅋ
ㄴ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지.
-개인 카페에는 TV까지 들여서 한수호 중계 틀어주네.
-점심 먹으러 나왔는데. 식당에서도 중계 틀어줘서 좋네.
-나 지금 일본 여행 중인데. 여기서도 한수호 경기 중계 틀어주는데?
ㄴ실화냐?
ㄴㅇㅇ 나 지금 도쿄인데. 식당에서 보는 중.
ㄴ나 일본 사는데. 의외로 한수호 인기 높음.
ㄴ야구의 나라답게 관심이 높은 듯.
일본에서도 수호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았다.
한국보다 오히려 야구에 더 진심인 나라였으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동양인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한수호 선수가 들어섭니다.
-가볍게 배트를 돌리는 모습에서도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수호가 타석으로 걸어 들어오는 장면에 사람들의 시선이 TV에 집중되었다.
현장을 찾은 관중들 역시 목이 터져라 수호를 향한 응원을 쏘아내며 그가 기록 달성하기를 바랐다.
“후우……!”
이런 엄청난 관심.
거기에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금자탑을 쌓을 수 있는 상황에 긴장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수호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호흡을 크게 뱉으며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3년 연속 70홈런도 중요하지만, 이번 시즌 내 목표는 그보다 더 위다. 결국 여기는 통과지점에 불과해.’
수호의 목표지점은 더 높은 곳에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지점에서 긴장해 멈춰 있을 생각은 없었다.
‘빠르게 통과한다.’
각오를 다진 수호가 타격 자세를 취했다.
-투수가 사인을 교환하고 1구 던집니다.
에인절스의 선발투수 오드먼의 1구가 몸쪽으로 붙어 들어왔다.
수호는 발을 내디디며 배트를 돌리려다, 공의 회전방향을 확인하고는 이내 스윙을 멈췄다.
휘릭!
그 순간 공이 뚝 떨어지며 포수의 미트에 들어갔다.
퍽!
“볼.”
-1구 떨어지는 커브에 한수호 선수가 배트를 멈췄습니다.
-침착하게 공을 잘 보고 있습니다.
-오늘 컨디션이 좋은 거 같네요.
초구부터 변화구로 자신을 낚으려고 했던 오드먼이 마운드 위에서 혀를 찼다.
‘처음부터 자신의 생각대로 풀려가지 않으면 2구에서는 공격적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수호의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몸쪽으로 붙이자.’
‘오케이.’
초구는 포수가 낸 사인이었다.
하지만 그게 통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투수에게서 나온 사인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불안하긴 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오드먼의 구위가 나쁜 것도 아니었으니,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거란 계산도 있었다.
하지만.
“흡!!”
쐐애애액-!!
오드먼이 던진 2구가 몸쪽으로 들어오자.
타닥!!
수호가 스트라이드를 내디디며 있는 힘껏 몸을 회전시켰다.
후웅!!
그리고 돌아간 배트가 자신의 눈앞을 지나갈 때.
‘X됐다.’
이건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딱!!
뒤이어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날아가는 타구가 눈에 들어왔다.
휘릭!!
뒤이어 수호가 배트를 던지고 1루로 유유히 달려가기 시작했다.
“젠장…….”
그의 뒤로 씁쓸한 얼굴로 서 있던 포수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넘어갔습니다!! 시즌 70번째 홈런을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금자탑이 세워졌어요!!
-과연 이 기록이 깨질까요? 제 생각에는 앞으로 깨지지 않는 기록이 세워졌다고 생각합니다!!
TV의 스피커가 찢어져라 캐스터들과 해설위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 * *
시즌 70홈런에서 수호의 홈런쇼는 멈추지 않았다.
딱!!
-때렸습니다!! 연타석 홈런을 작렬시키는 한수호!!
시즌 71번째 홈런을 연타석으로 기록한 수호는 세 번째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마지막 타석.
에인절스는 이미 경기를 포기한 상태였다.
그래서인지 수호를 상대로 패전투수를 그대로 놔두었다.
이미 20구가 넘는 공을 던진 투수의 밋밋한 변화구는 수호에게 좋은 먹잇감에 불과했다.
딱!!
-때렸습니다!! 이번 타구도 큽니다!! 넘어가느냐?! 넘어가느냐?!! 넘어갔습니다!! 시즌 72번째 홈런을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한 경기 3홈런!! 몰아치기의 귀재가 다시 눈을 떴습니다!!
한 경기 3홈런을 기록하며 시즌 70홈런을 넘어 72개의 홈런을 달성하며 경기를 매조지었다.
그렇게 대기록을 세운 수호의 인터뷰를 따기 위해 클럽하우스에는 기자들도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한수호 선수! 3년 연속 시즌 70번째 홈런을 달성했습니다!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
“당연히 커리어 하이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누구도 밟지 못했던 시즌 80홈런에 도전하겠습니다.”
“가능하다 보십니까?”
“오늘 하루에만 3개의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수호의 빅마우스가 가동됐다.
기자들은 빠르게 기사를 작성했고 그의 자신감 넘치는 인터뷰를 대중에게 공개했다.
[한 경기 3홈런! 한수호 시즌 72호 홈런을 기록하다!]
[경기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수호는 이번 시즌 목표를 “80홈런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밝혀!]
[기자의 가능하냐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당당하게 외친 한수호!]
[과연 그는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인가?]
수호의 인터뷰는 큰 화제가 되었다.
-한수호 인터뷰 멋지다!
-패기 지렸다.
-이 정도면 공 노려만 봐도 홈런으로 이어질 듯.
ㄴ미친놈 ㅋㅋ
ㄴ무슨 만화냐!
-아니, 그런데 오늘 70홈런은 그렇다 치고 한 경기 3홈런은 무엇?
ㄴ얘 원래 몰아치기 쩔었잖아.
ㄴ그렇긴 한데. 얘는 긴장감이란 걸 모르나?
ㄴ긴장감 그게 뭐죠? 먹는 건가요?
ㄴ데뷔 첫해부터 메이저리그 기록 싸그리 갈아치운 애가 긴장하겠냐 ㅋㅋ
-우리는 한수호의 시대에 살고 있다.
ㄴ너 그거 밀고 있는 거임?
ㄴ얘는 꼭 기사에 이거 남기더라 ㅋㅋ
-한수호 사실상 몰아치기 시작하면 80홈런 넘어서 90홈런도 가능한 거 아니냐?
ㄴ아닠ㅋㅋ 그냥 100홈런이라고 말해라.
ㄴ아직 80홈런도 못 넘었는데. 설레발 ㄴㄴ
-뭐가 됐건 이번 시즌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시즌이다.
ㄴ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음.
ㄴ진짜 한수호는 매년 역사를 써 내려가네.
수호의 활약에 팬들 역시 메이저리그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특히 필라델피아는 말 그대로 축제가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 필리스 녀석들이 원정 가서도 아주 승승장구하는군!”
“이번 시즌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걱정이 많았는데. 또 1위야!”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도 노려볼 수 있지.”
“한수호도 한수호지만, 에이블 녀석도 잘하던데?”
“역시 돈을 써서 데려오는 보람이 있어!”
“이게 바로 오일머니로군!”
오일머니가 얼마나 대단한지 그동안 기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직접 경험하니 반할 수밖에 없었다.
샐러리캡과 무관하게 선수들을 사 오니 구단주에게 호감이 생기는 건 당연했다.
그리고 알나흐안 왕자는 이런 시기에 또 하나의 발표를 내놓았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필라델피아와 새로운 구장건설을 위한 협상에 들어가!]
[알나흐안 구단주, 엄청난 자본금으로 새로운 구장과 함께 인근 지역의 개발을 원하고 있다!]
[펜실베니아 주지사, 알나흐안 구단주의 계획에 찬성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발표!]
[새로운 구장 건설과 인근 지역 개발까지 이루어지면 경제효과는 상상을 초월!]
새로운 구장 건설이라는 초특급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다.
안 그래도 최근 필리스의 경기장이 낡은 게 아니냐는 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다.
하지만 막대한 돈이 드는 경기장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무리였다.
그런데 그 비용을 모두 대겠다는 구단주가 등장하면서 계획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런 알나흐안 왕자의 횡보는 팬들에게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이게 바로 오일머니 클라스다!
-구단주 바뀐 게 최고네.
-이야, 경기장을 새로 지어버리네.
-이게 바로 플렉스다!
-경제효과 쩔 듯.
-새로운 경기장 돔 구장으로 짓는다던데?
-지리긴 한다.
그리고 이런 소식을 반기기라도 하듯.
딱!!
-때렸습니다!! 한수호 선수가 이틀 연속 홈런을 추가하며 시즌 73홈런을 기록합니다!!
수호의 홈런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