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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328화 (328/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328화

    메이저리그 한 시즌은 162경기다.

    그렇기에 80홈런을 때리기 위해서는 단순계산으로 2경기당 하나의 홈런을 때려야 했다.

    이는 매우 어려운 기록이다.

    [2경기당 한 개의 홈런이 얼마나 어려운 기록이냐면 메이저리그의 월간 기록을 보면 됩니다.]

    화면이 바뀌고 홈런 월간기록이 나타났다.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월간 15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단 10명밖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란 것이죠.]

    [맞습니다. 그런데 한수호 선수는 6월을 제외하고 매월 15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80홈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산술적으로는 90홈런도 가능한데. 과연 그가 이번 시즌 어떤 기록을 남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후반기 접어들어 각 팀의 순위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자연스레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과연 올해는 어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조가 단숨에 바뀌었다.

    -알동에선 누가 올라갈까?

    ㄴ양키스 아니겠음?

    ㄴ블루제이스도 만만치 않음.

    -그것보단 한수호 요즘 폼 미쳤던데.

    ㄴㅇㅈ.

    ㄴ걔는 괴물임.

    ㄴ시즌 90홈런 페이스임.

    -아니, 솔직히 얘 약물검사 한 번 더 해야 하는 거 아니냐?

    ㄴ이게 맞지.

    ㄴ기록 달성도 좋지만, 이 정도면 상식을 벗어남.

    ㄴ약물드립 ㅇㅈㄹ

    ㄴ걔 수시로 약물검사 받는다.

    ㄴ메이저리그 사무국이 ㅈ으로 보이냐?

    -여전히 한수호 깎아내리는 애들이 있네.

    ㄴ진짜 대단들 하다.

    ㄴ어떻게든 만들어서 까는구나.

    ㄴ3년 연속 4할에 70홈런 이상을 때리려 하고 있는데도 까네.

    -쟤들은 그냥 까려고 이유를 만드는 거임.

    ㄴ한수호는 GOAT지.

    ㄴㅇㅈ.

    ㄴ이미 모든 전설을 넘어섰다.

    ㄴ한수호가 연차만 쌓이면 진짜 메이저리그 올타임 레전드가 될 거임.

    -그래서 오늘 한수호 홈런 가능?

    ㄴ쌉가능.

    ㄴ배팅 가즈아-!!

    수호의 활약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은 언제나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들은 수호를 싫어했으니까.

    이유는 딱히 없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람에 대한 무작정인 원한을 내비치는 이들에겐 이유가 필요 없었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좋아할 이유를 찾기 싫다는 거였으니.

    하지만 그런 반응들은 수호의 팬들에 의해 차단되었다.

    그렇게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수호의 기록 달성과 관련된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 * *

    대중의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수호의 배트 역시 뜨거웠다.

    딱!!

    -때렸습니다!! 우익수 조든 선수가 타구를 쫓지만, 이내 걸음을 멈춥니다!

    그리고 타구는 그대로 펜스를 넘어 관중석에 떨어집니다!!

    -시즌 66번째 홈런을 작렬합니다!!

    8월 16일.

    시즌 66번째 홈런을 기록하며 수호는 70홈런을 향해 달려나갔다.

    그리고 8월 20일.

    -원아웃 주자 1, 2루의 상황에서 한수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66홈런 이후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지 못한 한수호 선수입니다만, 이제 슬슬 나올 때가 됐어요.

    3경기 연속 무홈런.

    다른 이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었지만, 수호에게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 정도면 홈런 가뭄 아니냐?

    -타격감 실종된 듯.

    -역시 무더위를 이기지 못하는 건가?

    -한수호 홈런시즌 문 닫았습니다.

    ㄴ게임이냐?ㅋㅋ

    ㄴ 그런데 맞말인 듯.

    -80홈런 설레발부터 이럴 거 같더라.

    -이름이 실드라고 실드 오지게 치더라.

    ㄴ수호가 어떻게 이름이 실드냐?

    ㄴ가드나 실드나. 그게 그거지.

    -까 새끼들. 또 기어 나왔네.

    ㄴ진짜 박멸 안 되나?

    ㄴ고소 가즈아!!

    ㄴ누가 고소하는데? ㅋ

    커뮤니티에서의 반응이 뜨겁게 불타올랐다.

    잠잠했던 까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수호를 향한 비방을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한 소녀가 있었다.

    “아니! 대체! 왜!! 오빠를 욕하는데?!”

    수빈이는 인터넷의 반응에 대노했다.

    “악플러들은 그냥 두면 안 돼!”

    그녀가 이렇게 화내는 이유는 본인도 악플러에 공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덧 팔로워 백만이 넘는 영향력을 가지게 된 인플루언서인 그녀에게는 날마다 허위와 날조로 이루어진 악플들이 따라붙었다.

    처음에는 겁났다.

    자기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뒤이어 찾아오는 우울증과 불면증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초등학생인 수빈조차 세상 사람들이 날 모두 싫어한다면서 극단적인 생각을 가끔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이 도와준 덕분에 지금은 이겨낼 수 있었다.

    그리고 악플러들을 모두 고소해서 현재는 인터넷에서 그녀를 향한 음해나 시기는 보이지 않았다.

    물론 잘못하는 순간 칼날이 자신에게 드리울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기존에 모아두었던 자료를 토대로 악플을 날렸던 모든 이를 고소했다.

    물론 대리인이 대신해 주었다.

    백만이 넘는 인플루언서답게 그녀는 이미 소속사가 있었으니까.

    소속사에서는 다소 미적지근하게 대응했지만, 수빈이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고소를 도와주지 않으면 소속사를 옮긴다고 하니까, 바로 도와주셨지! 이런 일은 소속사가 움직여야 해.”

    개인이 하는 것과 기업이 하는 건 다르다.

    그걸 소연은 스스로를 통해 체득했다.

    “분명 김 이사님 연락처가 있을 텐데.”

    그녀는 지금 수호가 소속되어 있는 곳의 대표와도 몇 번 만났다.

    김명훈.

    과거 오빠를 도와 렉카 너튜버 한 명을 아예 나락으로 보냈던 인물이다.

    “분명 도와주실 거야.”

    그녀가 전화번호를 찾고 있을 때였다.

    -딱!!

    TV 속에서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때렸습니다!! 이번 타구……! 큽니다! 커요!!

    화면이 분할됐다.

    왼쪽에는 배트를 던지는 오빠가, 오른쪽에는 담장 밖으로 넘어가는 타구가 보였다.

    -넘어갔습니다아아아-!!

    “넘어갔다아아아!!”

    마치 캐스터에 빙의되듯 소리 지른 수빈이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보며 소리쳤다.

    “봤지!! 이게 우리 오빠야!!”

    -시즌 67호 홈런을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다시 홈런 공장이 가동되었습니다!!

    홈런 공장장의 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 * *

    전화를 끊은 김명훈은 한참 스마트폰을 바라봤다.

    그런 그에게 비서인 김지연이 물었다.

    “누구 전화에요?”

    “한수호 선수 동생. 오빠의 악플러들을 해결해 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요즘 초등학생들이 그런 것도 신경 쓰나?”

    “그럼요. 요즘 초등학생은 우리 때와 달라요. 얼마나 똑똑한데요. 거기다 수빈이라면 유명한 인플루언서에요.”

    “초등학생인데?”

    “처음에는 한수호 선수를 이용해서 팔로워를 모으더니 지금은 본인만의 컨텐츠로 영향력이 꽤 높아요.”

    “그래?”

    처음 안 사실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똑똑한 건가?

    오빠도 범상치 않았는데, 동생도 심상치 않은 재능이 보였다.

    “그래서 어쩔 거에요?”

    “뭐? 악플러 고소?”

    “네.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특정 사이트를 위주로 허위사실을 올리는 애들도 있어요.”

    “너튜브는 조용하지?”

    “거기는 초장부터 제대로 참교육을 시전했으니까요.”

    렉카 너튜버 한 명을 제대로 골로 보냈다.

    단순히 형사 처벌만이 아니라 민사 소송 역시 현재까지 진행 중이었다.

    간혹 기사가 나가면서 그 비용이 얼마인지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있었다.

    덕분에 렉카 너튜버들 중 이상한 짓을 하는 이들은 없었다.

    “악플러들 증거 수집은?”

    “모아두고는 있어요.”

    “역시 일 잘한다니까.”

    “돈 받았으니까 해야죠.”

    “좋아. 그럼 나도 몸값을 해야겠지. 소송을 준비하도록 해. 변호사 쪽이랑 컨택하고 증거자료를 더 빡세게 수집하도록 해봐.”

    “그건 알아서 할게요. 그런데 한수호 선수 설득시킬 수 있겠어요?”

    “그건 이 대표님에게 맡기라고.”

    김명훈이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 * *

    홈런 공장이 다시 휴식에 들어갔다.

    홈런이 멈춘 건 아니다.

    단지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경기 취소!]

    [3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시킨 한수호,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취소됐다!]

    [아쉬운 날씨, 과연 그의 도전은 계속 이어질까?]

    갑작스러운 국지성 폭우로 인해 필라델피아에서 진행될 경기가 취소됐다.

    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웠지만, 수호는 마음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요즘 좀 지쳤는데. 비 덕분에 쉴 수 있겠네요.”

    [ㅇㅇ 그러게.]

    [더위가 장난 아니긴 했지.]

    [이번 비로 더위도 한풀 꺾이면 좋겠다.]

    매년 여름의 무더위는 심해지고 있었다.

    미국 역시 지역에 따라 40도를 웃도는 곳이 나올 정도였다.

    미국 전역을 돌아다녀야 하는 메이저리거 선수들 입장에서는 곤욕이었다.

    “차라리 덥기만 하면 적응이라도 할 텐데. 어디는 덥고 어디는 서늘하니, 몸이 적응할 시간도 없다니까요.”

    [그게 미국이 힘든 이유지.]

    [아무리 전용기를 타고 다닌다 해도 일주일에 비행기를 두 번씩 타고 이동하는 것도 체력소모가 심하고.]

    [거기다 돔구장 아니면 무더위를 그대로 맞아야 하니까.]

    [이런 휴식일이 찾아오면 푹 쉬는 게 좋다.]

    레전드들의 조언에 동의하며 수호의 휴식이 이어지고 있을 때였다.

    지잉-!

    스마트폰이 울리고 김명훈의 이름이 찍히자 그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한수호 선수. 잘 지내셨습니까?

    “저야 뭐, 언제나 똑같죠. 김 대표님은요?”

    -하하! 저도 그렇습니다. 오늘 쉬시는 거 같아서 이 시간에 연락드렸는데. 혹시 제가 방해하는 건 아닙니까?

    “괜찮습니다, 말씀하세요.”

    -아, 예. 다름이 아니라 최근 한국의 특정 사이트를 중심으로 몇몇 악플러들이 활개를 치고 있어서 말입니다.

    “그랬어요?”

    미국에 살다 보니 한국의 커뮤니티 사이트는 들어가지 않는다.

    애초에 커뮤니티 사이트를 들어갈 이유도 없었고.

    그래서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몰랐다.

    그런 반응은 인터넷 기사에 달리는 댓글이면 충분했으니까.

    확인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악플이 달리고 있다니 이건 의외였다.

    “최근에 딱히 돌출된 행동은 한 적도 없었는데.”

    -심한 악플들은 아닙니다. 단지, 선을 넘는 소수의 인원들이 있어서 이들에 대한 고소를 진행할까 하는데요.

    “부탁드릴게요.”

    -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언제나 이런 부분까지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사실 이번 일은 제가 아니라 수빈 양이 생각해서 저에게 알려준 겁니다.

    “수빈이가요?”

    -예. 알아보니 수빈 양이 한국에서 꽤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로 성장한 거 같더군요.

    수빈이가 별스타그램의 팔로워가 빠르게 늘고 있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설마 영향력이 있는 인플루언서로까지 성장했을지는 꿈에도 몰랐다.

    “그랬군요. 그럼 혹시 수빈이가 현재 소속사에 속해 있는 건가요?”

    -그런 거 같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수빈 양의 소속사를 저희 쪽으로 옮기면 어떨까요?

    “그것도 괜찮겠네요. 하지만 소속사를 옮기면 그쪽의 시스템을 바로 사용할 수 없지 않을까요?”

    -최대한 준비를 하겠습니다.

    분야마다 시스템이 다르다.

    그리고 그게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수호는 잘 알고 있었다.

    분명 김명훈은 스포츠 쪽에서는 천재에 가까운 에이전트였다.

    하지만 그게 인플루언서 쪽에도 통할지는 미지수였다.

    그렇다면 차라리 시너지를 일으키는 게 좋았다.

    “차라리 그쪽 회사의 지분을 사는 쪽으로 진행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지분을요?

    “예. 그쪽으로 일단 알아봐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조만간 보고서를 제출하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수호가 창밖을 바라봤다.

    ‘이번 생에선 너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해 봐.’

    수백억이 들더라도 동생을 지원해주겠다.

    이제는 그럴 능력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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