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326화 (326/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326화

구단주의 선물은 곧장 효과를 발휘했다.

딱!!

-에이블 선수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 펜스를 넘어갑니다!!

-에이블 선수 오늘 경기에서만 벌써 3개의 장타를 때려냈습니다!

에이블이 펄펄 날기 시작했다.

그의 홈런 덕분에 편하게 홈을 밟은 수호가 홈으로 들어오는 그를 반겼다.

“몸보신 제대로 했나 본데?”

“맛있는 음식 먹으니까. 아주 힘이 철철 넘친다. 이거 전문 요리사라도 둬서 매일 맛있는 걸 먹어야겠는데?”

“그러다 배 나온다.”

“흐흐, 그게 바로 파워의 근원이지.”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하고 더그아웃에 들어가는 두 사람을 카메라가 잡았다.

-새롭게 필리스 유니폼을 입은 에이블 선수와 한수호 선수가 꽤 친해 보이네요.

-그러게요.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잘 지내는 걸 보니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 수호는 상대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다.

덕분에 3볼넷이란 기록을 세웠다.

자연스레 에이블에게 더 많은 기회가 이어졌고 그는 오랜만에 타점을 쓸어 담을 수 있었다.

-한수호 선수의 60홈런 기록을 아쉽게도 내일로 미루어졌습니다.

-사실 시간문제죠. 과연 한수호 선수가 이번 시즌 어떤 기록을 남길지 기대됩니다.

* * *

금방 터질 거라 생각했던 60홈런이 미루어졌다.

하지만 그걸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수호의 타격 페이스가 워낙 좋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수호는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선수였다.

-자이언츠와의 3차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수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전날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던 한수호 선수, 하지만 타격감은 나쁘지 않습니다.

-사실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것도 자이언츠가 승부를 피해서 그런 거죠.

-맞습니다. 한수호 선수의 타격감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중계진은 전날 무안타 경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단지, 조금 신기하게 생각할 뿐이었다.

“후우…….”

그리고 본인 역시 전날의 기억은 이미 모두 잊어버린 상태였다.

‘볼넷이 될 공을 무리하게 칠 이유는 없지.’

기록 달성에 대한 욕심은 있었지만, 날이 더워지고 있었다.

자연스레 체력 소모가 많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타격을 하다가는 페이스가 흐트러질 수 있었다.

그걸 알기에 수호는 차분하게 자신이 원하는 공을 기다렸다.

-사인을 교환한 투수가 초구를 던집니다.

투수가 던진 1구가 수호의 몸쪽으로 붙어왔다.

수호가 배트를 돌리려는 순간.

휘릭!

공의 궤적이 뚝 떨어졌다.

수호는 손목을 꺾어 급격하게 배트를 멈췄다.

일반적으로는 불가능한 행위.

하지만 손목 힘이 워낙 강한 수호이기에 배트가 멈췄다.

퍽!

“스윙!”

포수가 곧장 일어나 1루심을 가리켰다.

스윙을 했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하지만 1루심은 팔을 좌우로 펼쳤다.

-배트 돌지 않았습니다.

-떨어지는 스플리터에 한수호 선수가 절묘하게 배트를 멈췄습니다.

선구안이 좋다는 건 컨디션이 좋다는 방증이었다.

수호는 가볍게 배트를 돌려보고는 다시 타석에 섰다.

‘초구부터 변화구를 던졌다는 건 여전히 내 배트를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어제와는 조금 상황이 달라.’

머릿속으로 상대의 의도에 대해 추측했다.

‘스플리터를 몸쪽으로 붙여서 떨어뜨렸다. 명백하게 내 스윙을 유도해 내기 위한 볼 배합이야.’

스플리터가 위력을 발휘하는 건 어디까지나 패스트볼과 조화를 이루었을 때다.

그런 공을 초구에 던졌다는 건 수호의 허를 제대로 찌를 생각이었단 의미다.

‘결국 나와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그럼 초구에서 자신의 배트를 유도해내지 못하고 볼카운트가 불리해진 상대가 택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여기에서는 정면승부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수호는 자신이 포수로서 투수를 리드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리고 결론을 내리고 자신이 노려야 할 공을 결정했다.

‘패스트볼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로우 코스로 공을 던질 가능성이 크다.’

한 번 떨어지는 공을 던졌기에 타자가 그걸 경계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그런 상황에서 로우 패스트볼이 날아온다면 초구의 스플리터로 인해 배트를 돌리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뭐, 만약에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

자신의 생각이 백 퍼센트 맞을 수 없다.

만약 모든 구종을 맞출 수 있다면 야구선수보다는 차라리 점쟁이로 나가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노리는 건 단 하나.’

결정을 내린 수호가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투수가 와인드업에 이어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수호의 무릎보다 조금 높은 위치를 향해 날아들었다.

정확히 그가 예상했던 높이였다.

여기에서 스플리터가 된다면 그의 배트는 허공을 가를 게 분명했다.

하지만.

타닥!

수호는 망설이지 않고 스윙에 시동을 걸었다.

후웅!!

묵직한 소리와 배트가 돌아갔다.

공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공포는 1퍼센트도 없는 스윙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완벽했다.

딱!!

-때렸습니다!!

팔로스로를 끝까지 이어나간 수호가 배트를 던지며 화려한 빠던을 선보였다.

-한수호 선수가 배트를 던졌고……!

허공을 화려하게 도는 배트가 마치 축하를 하는 거 같았다.

-타구가 펜스를 넘어갔습니다!!

수호의 60홈런을 말이다.

* * *

[필라델피아 필리스 한수호 3년 연속 60홈런 고지를 넘어서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의 기록을 달성한 한수호!]

[약물 홈런왕 새미 소사조차 이루지 못했던 3년 연속 60홈런! 그 기록을 달성한 한국의 한수호 선수!]

메이저리그에서 한 선수가 60홈런을 3번이나 달성한 케이스는 새미 소사 단 한 명이었다.

새미 소사는 98년, 99년 그리고 01년.

이렇게 세 번의 기록을 달성하면서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60홈런을 3번이나 달성한 타자가 됐다.

하지만 3년 연속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수호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새미 소사는 약물을 복용했다는 점에서 기록이 퇴색되었다.

그렇기에 수호의 기록이 더욱 빛날 수밖에 없었다.

-한수호 60홈런 달성!

ㄴ미쳤다.

ㄴ진짜냐?

-3년 연속 60홈런이라니 ㄷㄷ;;

-진짜 얘는 끝을 모르는구나.

-어디까지 가려나?

-오늘 역대급 빠던 터짐.

ㄴ-영상) 진짜 지렸다.

ㄴ이게 바로 반도의 빠던이다.

ㄴ진짜 어디를 가더라도 이 정도로 예술적인 빠던을 하는 건 한국이 최고임.

-빠던의 무서움을 봤느냐?!

ㄴㅁㅊㄴ ㅋㅋ

- 해 80홈런 가즈아-!

ㄴ진짜 그럼 역사에 남을 듯.

ㄴ이미 남음 ㅅㄱ.

팬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매 경기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수호이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리고 이런 반응을 부추기라도 하듯이 필리스 프런트 역시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한수호 선수의 60홈런을 축하합니다.]

그들은 공식 홈페이지의 메인화면에 수호의 사진을 게재했다.

거기다 사진에는 한국어로 수호에게 축하의 말을 남겼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홈페이지 전체의 메뉴와 안내 문구를 모두 한국어로 바꾸는 정성까지 들였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한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필리스 홈페이지 뭐냐?

-왜 한국어로 도배가 됐지?

-한국어 페이지 만든 거 아님?

ㄴ아님. 여기 미국인데. 접속하면 한국어로 뜸.

ㄴ진짜?

ㄴㅇㅇ 내 친구들 지금 다 멘붕 왔음.

-필리스 정성 무슨 일이냐?

ㄴ국뽕이 차오른다……!

-그런데 수호 입지 생각하면 이 정도는 당연한 거.

ㄴ그건 맞는데. 구단에서 하는 건 또 다른 이야기지.

ㄴ이게 맞다.

ㄴ난 앞으로 필리스에 뼈를 묻는다.

-주모오오오-!!

ㄴ주모 사망.

필리스의 이런 횡보는 팀 내에서도 큰 화제였다.

“홈페이지가 아주 한국어로 도배 됐는데?”

“이게 바로 한수호 효과인가?”

“이야~우리 수호 좋겠네.”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고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오…… 정말 한국어로 바뀌었네.’

[구단에서 신경 많이 썼다야?]

[역시 프랜차이즈 스타라 이건가?ㅋㅋ]

[그런데 수호 하는 거 보면 이 정도는 해줘야 함.]

[그건 맞지.]

레전드들 역시 동의하고 있는 사이 그의 곁으로 에이블이 다가왔다.

“아니, 나도 홈런 때렸는데. 왜 우리나라 언어로는 안 바꿔주냐?”

“넌 60홈런이 아니잖아.”

옆에 있던 에릭의 태클에 에이블이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

“그래도 3경기 연속 홈런이거든!”

“그래, 그건 잘했지. 문제는 어차피 너 영어 쓰잖아. 그럼 평소 홈페이지에 나오는 언어가 모국어인데. 무슨 상관이야?”

“윽…… 팩폭 멈춰!”

두 사람의 꽁트를 보면서 수호가 피식 웃었다.

에이블의 합류는 확실히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성적도 성적이었지만, 클럽하우스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에이블 같은 캐릭터가 있으면 무척 도움이 되겠네요.’

[그렇지.]

[저런 애는 애초에 타고나는 애들이라서 키워도 되지 않음.]

레전드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호는 오늘의 경기를 준비했다.

* * *

시즌 60홈런을 기록한 수호는 다음 기록을 향해 질주를 이어나갔다.

딱!!

-때렸습니다! 이번 타구 넘어가면서 시즌 61번째 홈런을 기록합니다!

파죽지세.

그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수호의 홈런수집이었다.

그는 마치 이번 시즌에도 70홈런 이상을 기록하겠다는 듯,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았다.

[한수호 시즌 62호 홈런 달성!]

[3년 연속 70홈런 금자탑까지 앞으로 단 8개의 홈런을 남겨놓게 된 한수호!]

[10억 달러의 사나이. 그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장기계약과 함께 내놓았던 많은 우려를 불식시키는 활약!]

수호의 이번 시즌에는 많은 물음표가 붙었다.

10억 달러라는 큰 계약을 맺으면서 그가 부담감을 느낀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거기에 팀 상황은 최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수호가 전년도와 같은 성적들을 남길 거란 기대는 무척이나 낮았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수호는 수호였다.

[7월 종료! 한수호 시즌 63호 홈런 달성!!]

[63번째 홈런과 함께 7월을 마감한 한수호, 그의 활약 덕분에 팀은 지구 1위를 견고하게 지키는 중!]

[이적생 에이블의 활약도 눈부셨다! 7월에만 1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한수호의 뒤를 이은 전체 2위 기록!]

수호의 활약만 있었다면 필리스는 지구 1위를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필리스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둔 상황에서 프런트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영입한 선수 중 한 명인 에이블이 포텐을 제대로 터뜨리면서 7월에만 11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2위의 기록이었다.

거기다 에이블의 합류는 팀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여러모로 그의 합류가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신호로 필리스는 3년 연속 지구 우승을 향한 질주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8월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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