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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318화 (318/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318화

첫 번째 타석에서 예고홈런을 성공시킨 수호에 대한 이야기들이 커뮤니티 사이트에 도배됐다.

-오리지널 예고홈런이 돌아왔네.

-수호도 슬슬 빡친듯 ㅋㅋ

-예고홈런은 내 트레이드마크다! 라고 말하는 거 같던데.

-역시 한수호다! 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저걸 하고 싶다고 해버리네.

-최근 알도나 에단이 도전장을 내민 게 마음에 안 든 듯.

팬들 역시 최근 메이저리그의 흐름을 잘 알고 있었다.

많은 신인선수들이 이름을 알리기 위해 수호를 걸고넘어지는 흐름을 말이다.

보고 있는 팬들조차 답답한 상황이었는데, 당사자는 얼마나 답답할까?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조용히 있었다.

그 모습에 답답해지는 건 팬들이었다.

시원하게 한 방을 먹여주면 좋을 텐데, 수호는 말없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늘 터진 것이다.

-수호가 실력으로 보여주네.

수호는 입을 놀리지 않았다.

실력으로 보여주었다.

이게 바로 자신과 너희들의 차이라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는 이대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차이를 보여주려면 확실히 보여줘야지.’

자신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선수들에게 정확히 보여줄 생각이었다.

한수호라는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를.

그리고 자신을 따라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말이다.

-한수호 선수가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섭니다!

-1사 1, 2루의 찬스를 맞이한 한수호 선수, 과연 여기에서 해결사 본능을 발휘할 것인지 궁금하네요.

수호의 등장에 관중석이 들썩였다.

그만큼 그에 대한 기대가 높았기 때문이다.

“수호야! 한 방 더 날리자!”

“2연타석 홈런 가자!!”

“너만 믿는다!”

“여기에서 확실히 벌리자!”

팬들의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하지만 수호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후우……!”

심호흡을 뱉은 그가 영역으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영역은 고요의 세계였다.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이었다.

‘나에게 처음부터 정면승부를 하진 않을 거다.’

1사 1, 2루.

자칫 잘못하면 대량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지금과 같이 빡빡한 경기가 진행되고 있을 때 대량득점이 나오면 그쪽으로 경기의 분위기가 넘어가게 된다.

그렇기에 수호 같이 잘 치는 선수와 승부를 빠르게 가져갈 이유가 없었다.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퍽!!

“볼, 투!”

-2구 연속 볼이 들어옵니다.

-한수호 선수와의 승부를 최대한 어렵게 가져가는 게 눈에 보이네요.

-아무래도 여기에서 한 방을 허용하면 단번에 점수 차가 벌어지기 때문이겠죠?

-맞습니다. 다른 선수도 아니고 한수호 선수를 상대로 이 상황에서 쉬운 승부를 한다는 건 불가능할 겁니다.

-이대로 고의사구로 내보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올 시즌 한수호 선수에게 고의사구가 나온 적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아마 승부를 할 걸로 보입니다.

수호를 상대로 고의사구를 하는 팀은 없었다.

시즌 초중반이라는 점과 커미셔너의 특별지침, 그리고 팬들의 반응이 섞이면서 나온 결과였다.

그런 상황에서 수호에게 첫 번째 고의사구를 내준다는 건 어려운 문제였다.

그걸 알기에 수호 역시 집중력을 흩뜨리지 않았다.

‘분명 승부를 걸어올 것이다.’

그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흡!!”

쐐애애액-!!

투수가 던진 3구가 몸쪽을 파고들었다.

공의 회전 방향이나 날아오는 궤적을 확인한 수호가 곧장 다리를 내디뎠다.

타닥!

오픈스탠스를 밟은 그가 하체를 단단히 고정하고.

휘릭!!

빠르게 몸을 회전시켰다.

휘릭!!

작은 태풍은 곧 배트가 돌아가면서 커다란 태풍으로 변모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회전력은 온전히 배트로 전달되었다.

그리고 수호는 그 배트를 정확히 컨트롤해서 몸에 붙어오는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도 큽니다!!

좌익 방향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보던 수호가 배트를 던졌다.

휘릭!!

-배트를 던진 한수호 선수!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정확했습니다!! 타구가 그대로 펜스를 넘어가면서 2연타석 홈런이 작렬합니다!!

쓰리런을 터뜨린 수호가 그라운드를 돌았다.

* * *

연타석 홈런.

남들에게는 때리기 어려운 기록이었지만, 수호는 밥 먹듯이 하는 기록 중 하나였다.

멀티히트도 달성하기 어려운데.

멀티홈런을 기록한 수호는 더그아웃에 돌아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땀을 닦고 있었다.

“정말 엄청나다니까.”

“그러게 말이야. 무슨 홈런을 저렇게 쉽게 만들어내는 거지?”

“파워가 장난이 아니야.”

“파워도 파워지만, 녀석의 홈런은 회전력이 예술이야.”

동료들이 수호의 스윙에 감탄하고 있을 때 에이블이 끼어들었다.

“회전력?”

“응. 녀석은 하체를 단단히 고정시키고 골반을 돌리면서 회전력을 극대화시킨단 말이지.”

에이블이 수호의 스윙폼을 따라 했다.

“이때 정확한 타이밍에 골반과 상체를 회전시키지 않으면 회전력이 반감이 돼. 그런데 수호는 매번 타석에서 정확한 타이밍에 돌린다 이 말씀이지.”

에이블은 수호의 타격 메커니즘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었다.

그 역시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이니만큼 수호의 메커니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런 에이블의 말에 동료가 물었다.

“그럼 너도 저렇게 할 수 있어?”

“아니, 불가능해.”

“왜? 메커니즘을 알고 있으면 가능하지 않나?”

“회전력을 극대화하는 건 좋지만, 그렇게 돌고 있을 때도 눈은 정확히 공을 봐야 하고 배트가 돌아갈 때 견딜 수 있는 손목의 힘도 필요하지.”

수호의 타격은 회전력을 이용한다.

이 사실은 많은 선수가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걸 따라 하는 선수는 없었다.

왜일까?

바로 타고난 것이 달랐기 때문이다.

“너희도 풀스윙할 때 순간적으로 시야가 흔들리는 걸 알잖아. 그런데 수호는 회전력이 더욱 강한데도 그걸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선구안과 균형감각도 가지고 있다는 거지.”

“한마디로 수호만 할 수 있다는 거네.”

“정답. 내가 이 팀에 와서 녀석의 연습과 실전에서 보여주는 스윙을 보고 내린 결론이야.”

에이블은 연구하는 선수였다.

다른 선수의 스윙을 분석하고 자신에게 도입할 수 있으면 그것을 가져오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그런 에이블이 수호의 스윙을 분석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그걸 자신의 스윙에 접목시키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손목 컨트롤은 괴물 수준이지. 저런 걸 동시에 할 수 있는 건 수호 이외에는 없을 거야.’

수호가 롱런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이 합쳐진 결과였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앞으로도 계속 보여줄 게 분명했다.

그를 가까이에서 본 에이블은 그렇게 판단했다.

* * *

수호가 두 번의 타석에서 4타점을 기록했다.

이 정도 기록이면 경기의 흐름이 필리스에게 넘어가도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만 카디널스 역시 만만치 않았다.

딱!!

-때렸습니다! 연속 안타가 터지는 카디널스! 무사 1, 3루의 좋은 찬스를 잡습니다!

-하위타선까지 폭발하면서 카디널스가 필리스를 따라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네요!

특히 오늘 카디널스는 하위타선의 활약이 눈부셨다.

상위타선이 잘해야 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하위타선은 등락이 심했다.

잘할 때는 잘하지만, 평소에는 못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오늘 카디널스의 하위타선의 배트는 무척이나 매서웠다.

-무사 1, 3루의 찬스에서 카디널스의 선봉장! 이성훈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첫 타석 2루타, 두 번째 타석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던 이성훈 선수. 오늘 감이 좋거든요?

이성훈의 타격감은 매서웠다.

그 사실을 수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어설픈 승부에 들어가면 한 방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성훈은 본래 타격 능력이 좋은 선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 1번 타자를 맡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였다.

그걸 알기에 수호는 투수에게 신중한 투구를 요구했다.

하지만 포수가 투수의 모든 걸 컨트롤할 순 없었다.

“흡!!”

쐐애애액!!

-초구 던졌습니다!

투수가 던진 공이 아웃코스로 들어오다 밑으로 떨어졌다.

본래라면 뚝 떨어져야 할 공이 밋밋하게 떨어지면서 보더라인에 아슬아슬하게 걸쳤다.

수호가 보냈던 사인은 보더라인 밖으로 떨어지는 공이었다.

한마디로 실투란 소리였다.

그리고 타격감이 좋은 이성훈은 이 공을 놓치지 않았다.

딱!!

-때렸습니다!! 내야를 빠져나간 공이 그대로 좋은 코스로 빠집니다!!

1루 라인을 타고 흐른 공이 파울라인 밖으로 흘러나갔다.

3루 주자는 당연히 홈으로 들어왔고 1루 주자 역시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렸다.

이성훈도 2루를 향해 달리고 있을 때야 우익수가 겨우 공을 잡았다.

-아~ 이거 1루 주자까지 들어올 수 있어요!

해설위원의 말대로 1루 주자는 3루를 그대로 통과했고 우익수는 홈으로 공을 뿌렸다.

그리고 이성훈은 그 찬스를 놓치지 않고 3루를 노렸다.

-이성훈 선수가 3루를 노립니다!

공을 받기 위해 자세를 잡은 수호는 주자를 홈에서 잡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렇기에 앞으로 달려나가 원바운드될 공을 그대로 허공에서 잡아 1루로 뿌렸다.

“흡!!”

쐐애애액-!!

-한수호 선수가 3루로 송구! 동시에 이성훈 선수의 슬라이딩!

아슬아슬한 타이밍이었다.

공이냐 이성훈이냐.

누가 먼저 도착해도 이상할 게 없는 타이밍.

촤아아앗-!!

퍼퍽!!

베이스태그와 글러브터치가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3루심에게 고정됐을 때, 3루심이 주먹을 앞으로 내질렀다.

“아웃!!”

-아웃입니다!! 정확한 판단으로 이성훈 선수를 3루에서 잡아내는 한수호 선수입니다!

-한수호 선수의 송구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이성훈 선수는 모든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단숨에 2타점을 기록합니다!

-이야~정말 엄청난 대결이 나왔습니다!

두 한국인의 대단한 승부에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성훈은 아쉽다는 듯 베이스에 한참 동안 서 있다 옷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와…… 한수호 판단 지렸다.

-이성훈도 ㄹㅇ 잘 때렸는데. 그걸 순간적인 판단으로 잡아내네.

-조금만 늦었어도 2타점 3루타인데. 아쉽네.

-같은 한국인인데. 좀 봐주지 ㅋㅋ

-승부의 세계에 그런 게 어딨음?

-ㅇㅈ. 이런 대결이 나와서 오히려 대단한 거지.

-둘 다 멋졌다.

야구팬들은 엄청난 플레이들이 연달아 터진 것에 박수를 보냈다.

-대단한 플레이를 보여준 두 선수 덕분에 경기장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국인 선수 두 명이 메이저리그 경기장을 이렇게 뜨겁게 만들다니.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그 두 사람의 플레이 덕분에 경기의 스코어는 4 대 3! 더욱 박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4 대 1이었던 스코어는 단번에 4 대 3으로 좁혀졌다.

스코어가 좁혀지면서 흔들릴 수 있는 투수를 수호가 마운드에 방문해 진정시키며 이닝을 안전하게 마감시킬 수 있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세 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가면서 여전히 필리스의 리드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다음 이닝에는 한수호 선수의 세 번째 타석이 찾아오겠네요.

-과연 한수호 선수가 세 번째 타석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됩니다!

수호의 세 번째 타석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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