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314화 (314/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314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두 리그에 소속된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단판전을 치르는 일종의 이벤트였다.

이 이벤트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나 슈퍼스타들이 한팀에서 뛴다는 점이었다.

-내셔널 올스타 팀에서는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선발투수로 나오고 그와 호흡을 맞추는 포수는 한수호 선수가 출전합니다!

-이 두 선수의 호흡을 실제 보게 되었네요!

한수호와 오타니.

명실상부 현재 메이저리그를 이끄는 두 명의 슈퍼스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다.

이 장면만으로도 메이저리그 팬들의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자, 오타니를 어떻게 리드해 볼까.’

그리고 수호 본인 역시 지금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특급투수와 호흡을 맞추는 건 포수에게도 즐거운 일이지.]

[그동안 스트레스 좀 쌓였을 텐데. 마음껏 풀어봐라.]

레전드들의 말대로였다.

그동안 필리스 팀에서 수호는 투수들에게 맞춰주는 리드를 해왔다.

자신이 원하는 경기운영을 펼치기에는 투수들의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오타니 쇼헤이는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다.

그와 호흡을 맞추는 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일이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선두타자로 아쿠냐 주니어가 타석에 나섭니다.

아쿠냐 주니어.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고의 5툴 플레이어였다.

장타력과 주력 정확도 등.

모든 부문에서 고른 능력치를 보유한 선수였다.

‘이 녀석의 성향은 공격적이지. 초구부터 배트를 돌릴 가능성이 크다.’

아쿠냐 주니어는 같은 리그 소속의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선수였기에 그가 어떤 유형의 타자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수호는 그의 성향에 맞춰 경기플랜을 짰다.

‘일단 초구는 스플리터로 가자.’

‘오케이.’

수호의 사인에 오타니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알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신 역시 수호의 리드대로 공을 조합하고 있었다.

‘녀석과 과거에도 올스타전에서 몇 번 호흡을 맞춘 적이 있지만, 확실히 편하단 말이지.’

수호와 오타니의 호흡은 처음이 아니었다.

3번의 올스타전에서 모두 같이 출전했고 한 번씩은 호흡을 맞추었다.

올스타전의 특성상 긴 호흡을 맞추지는 못했다.

오타니 같은 슈퍼스타라 하더라도 한 이닝을 던지는 게 고작이었으니 말이다.

그런 짧은 만남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수호와의 호흡은 무척이나 잘 맞았다.

‘녀석과 평소에도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면 내 성적이 오를 거 같은데. 아쉬운 일이야.’

그렇기에 수호와 파트너를 맺는 상상도 잠깐이나마 했었다.

하지만 자신과 그의 상황을 생각하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오타니는 잡념을 떨쳐내고 자신의 투구에 집중했다.

‘일단 지금을 즐겨볼까?’

수호의 사인에 맞춰 오타니가 공을 뿌렸다.

* * *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오타니 쇼헤이가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올스타전 스타트를 완벽하게 끊습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들을 상대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내다니! 오타니 쇼헤이의 오늘 컨디션이 무척이나 좋아 보입니다!

중계진을 놀라게 만드는 오타니의 삼자범퇴가 나왔다.

세 개의 아웃카운트 중에는 두 개의 탈삼진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그의 컨디션은 절정이었다.

공을 직접 받은 수호 역시 그의 컨디션을 알 수 있었다.

‘오늘 오타니 녀석의 컨디션이 장난 아닌데요?’

[평소보다 어깨가 가벼워 보이던데?]

[어제 배팅볼 던져주면서 웜업을 제대로 한 듯 ㅋ]

[오히려 그게 득이 된 거 같다.]

배팅볼은 가볍게 던지는 공들이다.

그렇게 던지다 보면 자연스레 어깨의 근육이 풀어진다.

경기 전날에 그런 식으로 워밍업을 하는 투수들은 제법 있었다.

물론 아예 투구를 하지 않고 쉬는 이들도 많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오타니에게는 득이 된 듯했다.

[라이벌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이제 네가 나설 차례네.]

‘예!’

오타니의 호투는 수호를 자극했다.

포지션은 달랐지만, 두 사람은 메이저리그를 이끄는 동양인 슈퍼스타라는 점 덕분에 라이벌로 불렸다.

-한수호 선수가 내셔널리그 올스타의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섭니다!

수호는 1번 타자로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한수호 선수가 1번 타자로 출전을 하다니. 이건 어떤 의미일까요?

-올스타전에서는 다양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어야 하기에 빠르게 교체되는 일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인기 있는 선수가 한 번이라도 타석에 더 들어설 수 있게끔 배치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즉, 한수호 선수를 한 번이라도 더 타석에 서게 하기 위해 1번에 배치했다는 거군요?

-맞습니다.

사실 수호의 1번 배치는 단순히 그런 이유만 있는 게 아니었다.

‘수호 녀석의 능력이라면 리드오프를 수행하기에 충분하다. 아니, 오히려 1번으로 쓰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지.’

리드오프에게 가장 중요한 건 출루율과 작전수행 능력이다.

수호는 이 두 가지가 모두 뛰어난 선수였다.

‘뛰어나다는 단어론 표현하기 힘들지. 녀석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없으니까. 그런데도 그를 리드오프로 쓰지 못하는 건 그보다 뛰어난 해결사 능력에 있고.’

홈런과 장타율 거기에 타점까지.

중심 타선에게 가장 필요한 세 가지를 보유하고 있는 수호를 대체할 선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소속팀에서는 그를 리드오프가 아닌 클린 라인업에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감독이라 해도 같은 선택을 할 테고 말이다.

어쨌든 중요한 건 여기는 올스타전이란 점이다.

이벤트 경기이니만큼 수호를 리드오프로 써도 이상할 게 없었다.

‘자, 네 능력을 보여다오.’

감독은 수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 * *

타석에 선 수호는 첫 타석부터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길어야 두 번의 타석이다. 그 뒤에는 교체가 될 게 분명해. 그러니 체력을 아낄 이유는 없다.’

올스타전에서 풀이닝을 뛰는 일은 거의 없다.

그걸 알기에 수호는 체력을 아낄 생각이 없었다.

“후우…….”

깊은 호흡을 뱉은 수호가 영역으로 접어들었다.

영역에 들어선 수호는 평온한 얼굴로 아메리칸리그의 선발투수 빌 오커닐을 바라봤다.

‘녀석이 주로 던지는 공은 슬라이더다. 초구부터 자신의 주무기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

오커닐이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발을 내디디고 공을 뿌렸다.

그의 손에서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영역에 들어선 수호는 그 공이 그리는 궤적을 확인하고는 발을 내디뎠다.

타닥!

그의 예상대로 오커닐이 던진 초구는 슬라이더였다.

몸쪽으로 들어오다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코스에 수호는 오커닐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몸쪽을 좋아하는 날 공략하기 위해서 정확히 몸쪽을 노렸다. 좋은 먹잇감으로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수호가 몸쪽을 좋아한다는 건 잘 알려져 있었다.

그가 초구에 몸쪽을 노리는 스윙을 하는 빈도가 높은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수호는 몸쪽만 강한 게 아니었다.

‘바깥쪽으로 흘러간다는 걸 알고 있다면……!’

타닥!

클로즈드 스텝을 밟은 수호가 그대로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공을 따라 배트를 돌렸다.

후웅!!

배트의 궤적은 정확히 공이 흘러가는 방향을 노리고 돌아갔다.

그리고 도망치려는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딱!!

-때렸습니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날아간 타구가 단숨에 외야 펜스를 향해 쇄도했다.

그때 카메라가 수호를 비추었다.

배트를 멋들어지게 던지는 그의 모습에 관중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수호 선수는 배트를 던졌고!!

수호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빠던의 등장과 함께 타구가 그대로 관중석에 떨어졌다.

-타구가 그대로 넘어갔습니다! 첫 타자로 솔로포를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내셔널리그에 선취점을 안겨줍니다!!

-이로써 한수호 선수는 3년 연속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때린 선수가 되었습니다!

홈런을 기록한 수호가 그라운드를 돌았다.

* * *

3번째 올스타전 참가.

수호는 이번 대회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한수호 2연타석 홈런 기록!!]

[내셔널리그가 아메리칸리그를 7 대 3으로 압도!]

[한수호의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내셔널리그!]

[한수호 4회부터 교체, MVP수상이 가능할까?]

수호는 두 번의 타석을 소화하고 교체됐다.

그가 더그아웃에 들어갈 때는 팬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면서 커튼콜이 나올 정도였다.

그만큼 수호가 보여준 활약은 대단했다.

이런 그의 활약 덕분에 내셔널리그는 아메리칸리그를 누르고 3년 연속 우승이란 타이틀을 가져갔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내셔널리그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면서 올스타전이 막을 내립니다!

-내셔널리그가 3년 연속 올스타전 승리를 가져가네요!

-스타들의 축제라는 올스타전! 올해 축제에서 가장 빛이 났던 건 과연 누구였을까요?

경기가 끝나고 모든 이의 시선이 올스타전 MVP에 쏠렸다.

그리고 MVP를 수상하기 위해 롭 만프레드가 직접 경기장에 올라왔다.

“올해도 축제를 위해 열정적으로 경기를 뛰어준 선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주신 수많은 팬분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인사말이 끝나고 그는 곧장 MVP를 시상했다.

“올해 올스타전에서 가장 빛난 스타는 바로 한수호 선수입니다.”

-한수호 선수가 3년 연속 올스타전 MVP에 선정됩니다!!

단상에 오른 수호에게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한수호 선수의 MVP 시상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2연타석 홈런과 더불어 홈런더비 우승 등. 다양한 성적을 남기면서 단언컨대 스타 중에서 가장 빛나는 스타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된 한수호 선수가 자랑스럽습니다!

수호의 3회 연속 MVP 수상과 함께 올스타전이 막을 내렸다.

* * *

올스타전이 막이 내리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졌다.

[아쿠냐 주니어가 소속팀을 떠나나?!]

[대형딜이 임박한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이틀 남았다! 이번에는 어떤 소식들이 쏟아질까?!]

올스타전이 끝나고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로 인해 각 구단의 수뇌진들은 바빠졌다.

“아니, 그러니까. 그 선수랑 함께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함께 주면 생각해보겠다니까?”

-이 사람아! 그건 너무 욕심 아니야?

“좋아. 그럼 자네들 더블A에 괜찮은 선수가 있는 거 같던데. 이름이…….”

“로버트입니다.”

“로버트까지 포함해서 넘긴다면 생각해 보도록 하지.”

-음…… 논의해 보고 다시 연락하겠네.

“시간이 얼마 없어. 자네들이 고민하는 사이에 우리가 다른 쪽이랑 딜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걸 잊지 말도록 해.”

-알았네. 최대한 빠르게 연락하도록 하지.

전화를 끊은 필리스의 데이비드 단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즉시 전력 선수를 한 명도 아니고 5명이나 채워야 한다니…….”

이렇게 어려운 트레이드 시장은 처음인 그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