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메이저리거 313화
-홈런더비 준결승전! 한수호 선수와 야쿠냐 주니어가 맞붙습니다!
한수호 vs 야쿠냐 주니어.
이 대결만으로도 많은 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놀랄 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런데 한수호 선수의 파트너인 리얼무토 선수가 손톱이 부러지면서 배팅볼 투수에서 낙마하게 되었습니다!
-위기의 상황이네요. 갑작스럽게 배팅볼 투수를 교체한다는 건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텐데요.
-분명히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소식을 듣고 말 그대로 전율하고 말았습니다!
-왜죠?
-바로 한국의 슈퍼스타 한수호 선수가 일본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선수와 콤비를 구성한다는 소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오타니 쇼헤이가 배팅볼 투수로 나선다.
이 소식은 야구를 시청하는 모든 이를 흥분시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정말 엄청난 소식입니다! 설마 오타니 선수가 배팅볼투수를 자처해주다니 말입니다!
-평소 친분이 있었던 한수호 선수의 상황을 들은 오타니 선수가 흔쾌히 수락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중계진에는 벌써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전달됐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김명훈 이사의 발 빠른 대처 덕분이었다.
“이사님, 이렇게 정보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아닙니다. 중계진이 이렇게 전달해 주셔서 오히려 감사하죠.”
정보를 전달한 이유는 간단했다.
‘이걸로 한수호 선수의 홈런더비에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될 거야.’
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양국의 국민들은 묘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서로를 견제했다.
하지만 사이가 좋은 이들은 또 한없이 좋았다.
실제 한국과 일본을 드나드는 관광객들은 양국이 가장 많을 정도였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서로에게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그런 두 국가의 슈퍼스타들이 손을 맞잡았다.
그것도 종목을 뛰어넘는 슈퍼스타들의 협력은 메이저리그에 관심이 없는 이들까지 화면 앞에 모이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미친!! 오타니와 한수호의 콤비라니!
-이거야말로 꿈의 콤비다!
-와…… 이런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
-아니, 이게 말이 됨?
-오타니가 먼저 수호한테 제안했다는데?
-헐……! 미친! 인성 무엇?!
-그나저나 오타니 어깨 괜찮을까?
-배팅볼 투수 정도로는 무리 없음.
-무엇보다 오타니 정도의 슈퍼스타는 본인이 알아서 판단했겠지.
-이게 무슨 꿀잼각이냐!!
-소식 접하고 바로 중계 접속했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벌써부터 두 사람의 호흡에 도배가 되고 있었다.
‘후후, 이걸로 한수호 선수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거야!’
자신의 의도대로 돌아가는 상황에 김명훈의 미소가 짙어졌다.
* * *
준결승전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오른 이는 오타니 쇼헤이였다.
“진짜 오타니잖아?!”
“정말 그가 배팅볼 투수로 던진다고?”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건가?”
경기장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팬들은 모두 놀라워했다.
뒤이어 수호가 타석에 들어서면서 모든 이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꿈의 조합이 완성되었습니다!
-홈런더비에서 이 두 콤비의 모습을 보게 되다니! 정말 감격 그 자체입니다!
중계진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하지만 모두가 기대하는 건 아니었다.
-오타니를 배팅볼 투수로 쓰는 게 정답이 아닐 수도.
-ㅇㅈ. 홈런더비에선 잘 때릴 수 있게 던져줘야 하는데. 오타니가 그걸 할 수 있을까?
-이대로 준결승전에서 탈락할 수도 있겠다.
-오타니가 그걸 바라고 자처해서 나선 걸 수도 ㅋ
음모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쓰레기 같은 음모론은 곧 씻은 듯이 사라졌다.
“흡!”
-오타니 선수가 초구를 던졌습니다!
오타니가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존의 정중앙을 향해 날아들었다.
구속 역시 85마일 정도로 수호가 때리기 딱 좋은 속도로 날아들었다.
그리고 수호는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딱!!
-아아-! 이건 큽니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건 넘어갔어요!!
초구부터 홈런이 나왔다.
-비거리는 133m! 타구스피드는 110마일이 나왔습니다!
-한수호 선수의 홈런이야 당연한 거지만, 오타니 선수의 배팅볼도 상당히 좋게 들어왔습니다.
-오타니 선수가 배팅볼 투수에도 재능이 있는 걸까요?
-사실 오타니 쇼헤이 선수 정도의 재능이라면 투수가 때리기 좋은 코스로 던져주는 건 일도 아닐 겁니다.
-동감입니다. 오타니 선수는 최정상급 투수인 만큼 이 정도의 공을 던지는 건 어렵지 않을 겁니다.
중계진들의 말대로였다.
딱!!
‘치기 매운 좋은 코스로 날아들고 있다.’
[코스도 좋고 구속 역시 일정해서 상당히 좋은데?]
[쟤, 은퇴하면 바로 배팅볼투수로 취직해도 되겠다.]
[ㅋㅋ 오타니 정도면 사업을 하거나 아니면 지도자 코스를 밟겠지.]
[그건 그렇네.]
레전드들이 동의할 정도로 오타니가 던져주는 공들은 하나같이 훌륭했다.
‘이 정도의 공이라면……!’
마음속에 있던 일말의 의문은 사라졌다.
‘우승할 수 있다.’
이제는 3년 연속 우승을 위해 달릴 시간이었다.
* * *
사람들은 경악했다.
딱!!
-때…… 때렸습니다! 한수호 선수가 50번째 홈런을 달성합니다!!
한수호의 괴력은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하나의 라운드에 5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다니?
이 기록은 역대 최고였다.
거기에 수호는 1, 2라운드, 그리고 이번 라운드를 포함해 이미 10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다.
만약 결승까지 이어진다면 200개 이상의 기록도 노려볼 수 있었다.
-과연 그가 어디까지 기록할 수 있을까요?!
-이거 야쿠냐 주니어 선수가 타석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거 같습니다!
중계진은 벌써부터 수호가 결승 진출을 한 게 아니냐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벤치에서 바라보고 있는 야쿠냐 주니어 역시 비슷하게 생각했다.
‘완전 미친놈이네. 저걸 어떻게 이겨?’
경기에 나서기 전부터 수호의 엄청난 홈런페이스에 질릴 정도였다.
‘어떻게든 따라잡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네.’
이기는 건 이미 포기했다.
그나마 어떻게든 따라잡는 모습을 보여야 체면치레를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는 야쿠냐였다.
그렇게 수호는 오타니와의 호흡에서 5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이날 홈런더비 신기록을 작성했다.
* * *
오타니와의 호흡으로 55개의 홈런을 때려낸 수호를 상대로 야쿠냐 주니어는 3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분투했다.
하지만 수호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렇게 한수호 선수가 결승에 진출합니다!
-이야~오타니 선수와의 호흡을 맞추면서 엄청난 홈런페이스를 보여준 한수호 선수! 이런 한수호 선수를 이길 선수가 있을까요?
이제 누가 나오더라도 수호를 이길 수 없을 거 같았다.
그만큼 수호가 보여준 능력은 대단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건 정확한 예상이었다.
-대망의 결승전! 한수호, 오타니 콤비를 상대하기 위해 브라이언 세스가 나섭니다!
브라이언 세스.
촉망받는 유망주에서 현재는 슈퍼스타 중 한 명이 된 선수였다.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슈퍼스타 중 한 명으로 FA가 된다면 가장 많은 돈을 받는 1루수가 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결승전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분전했다.
딱!!
-때렸습니다!! 브라이언 세스가 37개의 홈런을 때려냅니다!!
그는 결승전에서 올해 홈런더비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내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완벽한 배팅볼을 때려내는 수호의 파워에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딱!!
-한수호 선수가 때렸습니다!! 3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브라이언 세스와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그리고 타임아웃까지는 여전히 1분이나 남았습니다!
-정말 압도적입니다! 한수호 선수와 오타니 선수의 콤비가 이렇게 훌륭하다니! 믿기질 않는군요!
-이 두 선수가 한 팀에서 뛰는 걸 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홈런더비에서의 호흡을 보여주는 두 선수를 보며 야구팬들은 이런 상상을 했다.
-진짜 이 두 선수가 한 팀에서 뛰면 어떨까?
-ㄹㅇ 메이저리그 폭격이지.
-한수호 한 명만으로도 리그 폭격 가능인데. 오타니까지 합류하면 우승 확정이지.
-ㅋㅋ 오일머니 가즈아-!
하지만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오타니는 이미 10년 계약으로 몸이 묶여 있었다.
무엇보다 다저스는 돈이 많았다.
오타니라는 슈퍼스타를 풀어줄 이유는 없었다.
딱!!
-때렸습니다! 한수호 선수가 38번째 홈런을 때려내며 브라이언 세스를 넘어섭니다! 홈런더비 3회 우승을 결정짓는 한수호 선수!!
팬들의 염원과는 상관없이 수호는 3년 연속 우승을 결정지었다.
그 모습을 화면으로 지켜보고 있던 알나흐안이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었다.
“확실히 엄청난 선수야.”
“동감입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이런 선수는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를 잡아둔 건 정답이었어. 하지만 올 시즌 내 팀이 우승할 수 있는 확률은 높지 않은 거 같더군.”
“아무래도 전 구단주가 멍청한 짓을 저질러 버리는 바람에 어려울 거 같습니다.”
“뭐,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지.”
전 구단주는 모든 선수를 팔아버렸다.
주축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한수호라는 선수 한 명만을 데리고 2위를 하고 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알나흐안이 원하는 건 2등이 아니었다.
“압도적으로 1등을 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선수들을 영입해야 합니다.”
“내년 시즌을 기다려야 된다는 거군.”
“예. 사장단에게 이르러 올 시즌 트레이드 마켓이 닫히기 전, 선수들을 영입하라 일러두었습니다. 거기에서 1차적으로 선수들을 보강하고 2차적으로는 시즌 마감 이후 스토브리그에 뛰어들 참입니다.”
“나쁘지 않은 계획이군. 그런데 오타니 쇼헤이, 저 선수를 영입할 방법은 없는 건가?”
알나흐안은 오타니가 탐이 났다.
그를 영입한다면 한수호와 함께 최고의 콤비를 이룰 수 있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방법은 없었다.
현재로서는 말이다.
그러나 비서로서는 그 말을 입밖으로 낼 수 없었다.
“방법을 강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돈이 얼마나 들어도 상관없어. 내가 원하는 건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거니까.”
“모든 건 주인님의 뜻대로 이루실 겁니다.”
알나흐안.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있는 남자에게 불가능이란 없었다.
* * *
홈런더비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수호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우승상금의 사용처를 밝혔다.
“우승 상금의 일부는 리얼무토가 운영하고 있는 베이스볼 아카데미에 기부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부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호에 대한 평판은 더욱 올라갔다.
거기에 리얼무토가 운영하는 베이스볼 아카데미 역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리얼무토 입장에서는 최고의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고맙다, 수호.”
“저야말로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홈런더비가 마무리됐다.
이제는 올스타전이 시작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