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메이저리거 311화
홈런더비가 시작됐다.
-2년 연속 홈런더비 우승자인 한수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1라운드에서 수호는 샌디에이고 소속의 알바레즈를 만났다.
-한수호 선수는 말이 필요 없는 선수죠.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자 모든 타격지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입니다!
수호에 대한 설명은 따로 필요 없을 정도였다.
메이저리그를 보는 사람들 중에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으니 말이다.
-이런 한수호 선수와 상대하게 될 선수는 샌디에이고의 신성! 토시 알바레즈 선수입니다!
-혼혈 출신인 알바레즈 선수는 매년 기대를 주는 선수였습니다만, 포텐이 제대로 터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죠?
-맞습니다. 올 시즌 전반기에만 2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본인의 커리어 하이와 타이기록을 세웠습니다.
올 시즌 토시 알바레즈의 활약은 고무적이었다.
매년 좋은 평가를 받던 그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이런 알바레즈는 슈퍼루키 4인방으로 불리면서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도박사들은 이번 대결에서 한수호 선수의 압승에 배팅을 한 상태인데요.
-맞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진행한 투표에서도 한수호 선수가 압도적인 우승 후보로 뽑혔죠.
-과연 그러한 예상대로 경기가 흘러갈지! 한수호 선수가 첫 타자로 타석에 들어섭니다!
타석에 들어선 수호는 마운드에 있는 파트너를 바라봤다.
-오늘 경기에서 그와 호흡을 맞출 배팅볼 투수로는 리얼무토 선수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과거에는 라이벌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두 선수! 오늘은 서로를 돕기 위해 다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리얼무토에게 배팅볼 투수를 부탁했을 때 그는 흔쾌하게 제안을 받아들였다.
리얼무토는 은퇴 이후 귀향했다.
고향에서는 아카데미를 설립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오랜만에 경기장으로 돌아오니 좋네.”
“하하, 감회가 새로우신 건가요?”
“아무래도 그렇지. 네가 불러준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하게 됐어.”
“저야말로 무리한 부탁일 수 있는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후, 감사 인사는 더비에서 우승한 뒤에 우리 아카데미에 기부하면 되는 거야.”
“물론이죠.”
리얼무토가 흔쾌히 수락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수호의 기부 의사 덕분이었다.
수호는 만약 홈런더비에서 우승한다면 상금의 일부를 리얼무토의 아카데미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아카데미는 단순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상 혹은 최저한의 금액만 받고 가르치는 곳이었다.
일종의 재능기부인 셈이었다.
“자, 그럼 우승하러 가볼까?”
“옙!”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홈런더비가 시작됐다.
* * *
1라운드.
수호는 처음부터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후우…….”
영역에 들어선 수호는 리얼무토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았다.
‘제대로 던져줄 거야.’
리얼무토와는 긴 시간 한 팀에서 뛰었다.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
연습도 같이했고 대화도 많이 나누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리얼무토의 배팅볼이 수준급이라는 걸 수호는 잘 알고 있었다.
‘배팅볼 연습 때 간간이 그가 배팅볼 투수를 자처하기도 했었지.’
당시 타자들은 그의 배팅볼을 넘기면서 편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얼무토가 배팅볼을 잘 던질 수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포수로서 오랜 시간 송구 연습을 했고 거기에 타자의 특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 덕분에 그의 배팅볼은 웬만한 베테랑 배팅볼 투수보다 좋은 점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효과는 오늘 홈런더비에서도 드러나고 있었다.
“흡!”
쐐애애액-!!
-리얼무토가 던진 초구!
딱!!
-한수호 선수가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가 멀찍이 날아가면서 관중석에 떨어집니다! 첫 번째 홈런!!
첫 홈런을 시작으로 수호는 홈런더비의 이름에 걸맞은 홈런쇼를 보여주었다.
딱!!
-연속 홈런!!
딱!!
-3연속이 터집니다!!
딱!!
-4콤보!!
중계진의 목소리가 쉬어 나갈 정도로 수호는 연달아 홈런을 기록하면서 1라운드부터 확실한 존재감을 어필했다.
-한수호 1라운드부터 쩌네.
-역시 2년 연속 홈런더비 우승자다운 모습이다.
-한수호도 한수호지만, 리얼무토의 배팅볼도 훌륭하네.
-ㅇㅈ. 타자가 때리기 편한 코스로 잘 던져주는데?
-홈런더비는 원래 배팅볼 투수의 역할이 중요하지.
-왜 리얼무토를 데려왔나 싶었더니. 저런 능력이 다 있었네.
경기를 관람하는 야구팬들은 리얼무토가 보여주는 색다른 모습에 감탄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수호는 모든 이의 눈을 행복하게 해주면서 1라운드를 끝내가고 있었다.
딱!!
-때렸습니다! 30개의 홈런을 돌파하는 한수호 선수!!
-아~이 정도면 충분한 거 같은데요! 더 힘을 빼면 후속 라운드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홈런더비는 단순히 하나의 라운드로 끝나는 게 아니다.
상위라운드로 경기가 이어지면서 홈런을 계속 때려내야 한다.
그렇기에 체력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 생각해야 했다.
-실제 홈런더비 1차전에서 신기록을 세웠던 게레로 주니어 선수가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준우승에 그친 적도 있었죠?
-맞습니다. 그런 사례는 홈런더비 역사에서 상당히 많았기에 한수호 선수가 이 정도쯤에서 조절을 했으면 하네요.
하지만 수호는 그 뒤로도 5개의 홈런을 더 때린 뒤에야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넘어가지 못하면서 한수호 선수의 1라운드가 끝납니다!
-무려 35개의 홈런을 1라운드에 때려내면서 그의 괴력을 한껏 뽐내주었습니다!
1라운드에만 35개.
수호는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만들며 홈런더비의 포문을 열었다.
* * *
슈퍼루키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알바레즈 역시 자신의 폭발력을 1라운드에 여실히 보여주었다.
딱!!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가 관중석을 넘어 장외로 떨어집니다!!
-엄청난 파워입니다!! 알바레즈 선수가 왜 슈퍼루키로 손꼽히는지 정확히 보여주는 파워입니다!
초구를 장외홈런으로 만들어내며 단숨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에도 마치 태풍처럼 홈런을 몰아치며 수호를 바싹 따라붙었다.
하지만 중간쯤에서 연달아 홈런을 때려내지 못하면서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딱!!
-아~이번에도 펜스를 넘지 못합니다!
-이걸로 벌써 5구 연속 홈런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흔들리는 모습도 역력하게 드러나고 있네요.
-아무래도 루키다 보니 경험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이대로 1라운드를 종료하는 알바레즈 선수! 최종 스코어 21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그의 커리어 첫 번째 홈런더비를 마무리합니다!
카메라에는 수호와 알바레즈가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잡히면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 * *
1라운드를 가볍게 통과한 수호는 더그아웃에 앉아 음료를 마셨다.
“후우…….”
“체력은 좀 어때?”
그런 수호에게 리얼무토가 다가오며 물었다.
“아직 괜찮습니다. 1라운드에 그렇게 전력을 다한 것도 아니고요.”
“그게 전력을 다한 게 아니었다고?”
“예. 아무래도 이후 라운드도 생각하면 1라운드에서 너무 힘을 쓰면 곤란하니까요.”
수호는 이미 홈런더비를 다 회 경험했다.
그렇기에 체력 안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중계진에서는 한창 그에게 체력 안배 해야 한다. 살살 쳐야 한다라고 이야기할 때.
수호는 이미 그러고 있었다.
“그럼 그게 풀스윙이 아니었어?”
“에이, 풀스윙이었으면 지금쯤 지쳤을걸요?”
“하긴…….”
아무리 체력이 좋은 타자라 하더라도 한 번의 타석에서 50번이 넘는 풀스윙을 하면 지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수호는 호흡 하나 거칠어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그의 말이 사실이라는 소리였다.
‘정말 괴물이라니까.’
리얼무토는 수호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뒤부터 알고 지냈다.
같은 팀에서 뛰었기에 그가 어떤 훈련을 해왔고 체력이 어떤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불과 1년 안 봤다고 이전과는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외형적으로는 크게 변한 게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가 되어 있어.’
이제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자의 입장이 되었기에 그는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엄청난 녀석이야.’
새삼스레 수호의 능력에 놀라면서 리얼무토 역시 다음 라운드를 준비했다.
* * *
사람들은 수호가 때려낸 35개의 홈런이 이번 홈런더비에서 단일라운드 최다홈런이 될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이 깨지는 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딱!!
“와아아아아아!!”
“넘어갔다!”
“이걸로 몇 번째야?!”
“35번째 홈런이다!”
“이제 하나만 더 때려내면 수호의 기록을 넘어서는 거야!”
관중들을 열광케 만든 건 바로 게레로 주니어였다.
-괴수의 아들이 괴물이 되어 홈런더비를 폭격하고 있습니다!!
-이제 하나의 홈런만 더 기록하면 한수호 선수를 넘어 이번 홈런더비에서 단일라운드 최다홈런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그가 2라운드에 진출할 게 확실시되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한수호 선수와는 준결승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때 게레로 주니어가 몸쪽으로 붙어오는 공을 그대로 때렸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 역시 넘어갑니다!! 36번째 홈런을 기록하는 게레로 주니어!! 한수호 선수를 넘어섰습니다!!
-엄청난 괴력입니다!
괴력이란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게레로 주니어의 홈런쇼에 관중들이 열광했다.
그리고 수호는 그 모습을 더그아웃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한 명 더 넘으면 준결승전에서 녀석과 만날 가능성이 높겠네.’
게레로 주니어는 홈런더비에서 수호와 멋진 명승부를 펼쳤었다.
그걸 아는 야구팬들은 벌써부터 두 사람의 대결을 기대하고 있었다.
-괴물 대 괴물의 대결이 가까워지고 있구나!
-이대로 두 사람이 붙으면 진짜 홈런이 몇 개 터질지 모르겠다.
-게레로 주니어 37번째 홈런 작렬!
-수호도 수호지만, 주니어도 장난 없네.
-그냥 두 사람 데리고 결승 가즈아!!
게레로 주니어의 홈런쇼는 44개에서 끝나면서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 * *
홈런더비 1라운드가 모두 마무리됐다.
-2라운드에 진출한 선수들은 한수호,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아쿠냐 주니어, 마크 퀸타나 등 8명입니다.
총 8명의 선수가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들 중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수호와 게레로 주니어 그리고 퀸타나까지 모두 세 명이었다.
-1라운드 최다홈런을 달성한 선수는 게레로 주니어 선수로서 무려 44개의 홈런을 기록했죠?
-맞습니다. 정말 엄청난 숫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연 그가 라이벌 아쿠냐 주니어 선수와 어떤 대결을 펼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2라운드에서 게레로 주니어는 아쿠냐 주니어를 만난다.
주니어 대결로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의 한수호 선수는 또 한 명의 신성인 마크 퀸타나 선수를 만나는군요.
-과연 한수호 선수가 또 한 명의 루키까지 누르고 4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 지금 바로 2라운드 시작하겠습니다!
홈런더비 2라운드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