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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307화 (307/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307화

점수가 5 대 1로 벌어졌다.

-오타니 쇼헤이가 무서운 점이 바로 이거죠. 투수에서 실수가 있어도 타자에서 스스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정말 무서운 선수예요. 패스트볼이 정확히 몸을 찔러왔는데도 그걸 힘으로 넘겨 버립니다.

오타니의 홈런으로 분위기는 다시 다저스로 넘어갔다.

이 분위기를 빠르게 가져오기 위해서는 필리스 역시 무언가 반격의 한방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걸 준비하는 건 수호였다.

‘점수를 내주면 빠르게 분위기를 가져와야 한다.’

4회 초.

수호가 두 번째 타자로 타석으로 들어섰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냈던 한수호 선수가 두 번째 타석을 맞이합니다.

-오타니 선수를 상대로 홈런을 뽑아냈던 한수호 선수, 과연 두 번째 타석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첫 타석에서는 수호의 생각대로 경기가 풀려갔다.

그래서 자신감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와 다저스 프런트 역시 가만히 있었던 건 아니었다.

“흡!!”

-1구 던졌습니다!!

쐐애애액-!

빠르게 날아드는 공에 수호가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휘릭!!

그 순간 공이 급격하게 휘면서 수호의 배트를 피해 존 밖으로 도망쳤다.

뻐억!!

“스윙! 스트라이크 원!!”

-초구 헛스윙! 오타니 선수의 스위퍼에 크게 헛치는 한수호 선수입니다!

오타니는 초구부터 스위퍼를 꺼내 들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무기를 꺼내서 일단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다. 여기까지는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야.’

역시 아직 스위퍼에는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스위퍼에 배트를 휘두르면 빗맞은 타구가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올 걸 예상하고도 굳이 배트를 돌리지 않았다.

‘첫 타석에선 2구부터 유인구로 빠졌다. 하지만 내 태도를 보고는 전략을 바꿨을 가능성이 크다.’

다저스 벤치가 그리 녹록한 상대는 아니었다.

분명 대응 방법을 생각했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승부가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결정을 내린 수호가 다시 타석에 섰다.

그리고 오타니는 망설임 없이 그에게 2구를 뿌렸다.

“흡!!”

쐐애애액-!

오타니의 손을 떠난 공이 수호의 바깥쪽 코스를 찔러왔다.

승부를 들어왔다고 판단을 내린 수호가 클로즈드 스탠스를 밟으며 그대로 배트를 돌렸다.

후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돌아간 배트가 홈플레이트 위를 막 지나려는 찰나.

휘릭!!

공이 변화를 시작해 보더라인 밖으로 도망쳤다.

수호는 어떻게든 공을 따라가려 했으나, 공의 변화는 생각보다 더욱 컸다.

퍽!!

“스윙, 스트라이크 투!!”

-두 번째 헛스윙이 나옵니다!

-오타니 선수의 스위퍼에 한수호 선수의 배트가 따라가질 못하고 있습니다!

-볼카운트가 몰린 한수호 선수! 위기에 빠집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스위퍼 2연타에 수호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스위퍼를 적극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내게 노출되어도 상관없다고 판단을 내린 걸까?’

가능성은 충분했다.

스위퍼를 연달아 던졌다는 건 수호에게 노출되어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어도 이상할 건 없었다.

[그럼 스위퍼를 노리면 되겠네.]

[ㅇㅈ.]

[상대가 주무기를 본격적으로 쓴다면 굳이 그걸 피할 이유는 없지.]

[제대로 승부 해줘라.]

레전드들의 말에 동의했다.

오타니의 스위퍼가 까다로운 이유는 많이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오타니가 그 스위퍼를 자주 던져주고 있었다.

그 스위퍼를 제대로 때려내기 위해서는 지금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스위퍼를 노린다.’

결정을 내린 수호가 타격 자세를 잡았다.

-볼카운트가 몰린 한수호 선수! 그리고 그런 그를 사냥하기 위해 눈을 빛내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과연 그는 어떤 공을 던질까요?!

스미스 포수와 사인을 교환한 오타니가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후우…….”

크게 심호흡을 뱉은 오타니가 몸을 비틀며 그대로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빠르고 묵직한 공을 바라보던 수호가 발을 내디뎠다.

‘이번에도 스위퍼다.’

영역에 들어선 수호의 눈에 가상의 궤적이 그려졌다.

바깥쪽으로 들어오다 한 번 더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스위퍼의 궤적.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확히 보인다. 오타니의 것은 다른 투수들이 던지는 스위퍼보다 한 번 더 변화를 일으킨다.’

덕분에 수호는 오타니의 스위퍼를 정확히 간파할 수 있었다.

한 번 더 휘어져 나가는 스위퍼의 궤적을 잡기 위해 수호는 평소보다 더욱 배터박스의 라인에 붙이는 스텝을 밟았다.

타닥!!

발이 단단하게 고정된 뒤, 수호의 스윙이 시작되었다.

휘릭!!

그의 몸이 빠르게 회전하며 강한 힘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힘은 배트로 전달되었다.

후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배트가 돌아가는 순간, 공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휘릭!!

바깥쪽 라인 안쪽으로 들어오던 공이 보더라인 밖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스위퍼가 들어왔다.

수호는 변화를 주지 않고 그대로 배트를 돌렸다.

애초에 스위퍼에 맞춰 휘두른 스윙이었기에 공과 배트의 궤적이 하나가 되고 있었다.

그때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휘릭!!

공의 변화가 멈추지 않고 더욱 바깥으로 흘러나갔다.

이건 수호가 예상했던 상정 범위 밖의 움직임이었다.

‘이 정도로 크게 변화를 줄 수 있었던 거냐?’

결정구이기에 오타니는 더욱 전력으로 공을 뿌렸다.

그 결과 이전보다 더 큰 변화를 일으키는 스위퍼가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수호는 이번 공을 놓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놓치면 그대로 삼진이다!’

안 그래도 떨어진 팀의 사기였다.

여기에서 자신까지 삼진을 당한다면 오늘 경기는 되돌릴 수 없었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수호는 한쪽 손을 놓으면서 배트를 더욱 뻗었다.

그 결과 아슬아슬하게 배트의 헤드에 공이 맞았다.

딱!!

“윽!”

그 순간 손에서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다.

배트의 헤드에 맞았기에 그대로 고통이 전달된 것이다.

하지만 수호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 공을 날려 보내는 데 성공했다.

-때렸습니다!! 그리고 낮게 떠오른 타구……! 1루수가 점프!!

1루수의 점프와 함께 공이 그의 글러브에 아슬아슬하게 들어가려는 찰나.

퍽!!

글러브의 위에 맞은 공이 굴절되어 날아갔다.

2루수가 다급히 백업을 와서 공을 잡았지만, 수호를 아웃시키기엔 무리였다.

-출루에 성공합니다! 한수호 선수가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 2연타석 안타를 기록했습니다!

-이야~한수호 선수의 집념이 보이는 안타였습니다.

-저는 삼진을 당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요.

-오타니 선수의 스위퍼가 그만큼 강력하단 소리겠죠.

1루에 도착한 수호는 여전히 통증이 남아 있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이번에 던진 공이 녀석의 전력이었다.’

평소와 던지던 스위퍼와는 수준이 달랐다.

그걸 알기에 수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지만 이제는 전력을 알게 됐어. 다음에는 완벽하게 공략해 주마.’

아직 기회는 충분히 많이 남았다.

* * *

첫 타석 홈런.

두 번째 타석 안타.

멀티히트를 기록한 수호의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촤르르륵-!!

퍽!!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타자 스미스 선수는 구심에게 볼이 아니었냐 항의하지만, 받아들여지진 않습니다!

-한수호 선수의 프레이밍에 당했다고밖에 말할 수 없겠네요!

마스크를 쓰고 배터박스에 앉은 그는 구심의 눈을 속이고 타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다저스 타자들은 조금씩 존이 흔들렸고 그 결과 필리스의 마운드는 안정을 찾아갔다.

-스코어 5 대 2! 여전히 뒤지고 있지만, 필리스는 아직 역전의 찬스가 있습니다!

3점은 야구에서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점수였다.

그걸 알기에 경기를 바라보는 팬들 역시 집중을 잃지 않고 관람하고 있었다.

팬들이 가장 원하는 건 역시나 수호의 다음 타석이었다.

-필리스 타선에서 기대되는 건 역시 수호밖에 없는 듯.

-오타니를 제대로 공략하는 녀석은 걔밖에 없지.

-그나저나 오타니도 쩔긴 하네. 그런 수호를 상대로 삼진을 잡을 뻔했잖아.

-ㅇㅈ. 오타니의 스위퍼는 이미 예술의 경지임.

-그 공을 멀티히트로 때려낸 수호는 신의 경지임?

-그런 셈이지 ㅋㅋ

오타니의 호투는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투구 수가 더해질수록 다저스 더그아웃의 고민은 깊어졌다.

‘수호 녀석이 다음 타석에 들어올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오타니의 평균 투구 수는 100구가량이었다.

이 이상 던지면 체력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었다.

‘안 그래도 투타 겸업을 하면서 상당히 체력소모가 심한 녀석인데. 포스트시즌도 아닌 경기에서 괜히 체력을 더 크게 소모시키는 건 멍청한 짓이야.’

투웨이 플레이.

오타니는 그곳에서 선구자적인 인물이었지만, 문제는 그 역시 체력적인 부분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분명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력이 좋았지만, 시즌 후반에 접어들면 항상 체력적인 문제가 일어났다.

그걸 잘 알고 있기에 감독은 그의 교체를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불펜에 연락해서 투수들을 준비시키도록 해.”

“알겠습니다.”

여차하면 교체할 생각으로 경기를 바라봤다.

* * *

수호의 세 번째 타석이 다가오고 있었다.

당연히 오타니의 투구 수는 점점 늘어났고 어느덧 90구를 돌파한 상황이었다.

대기타석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수호는 그의 공의 위력이 떨어진 걸 알 수 있었다.

‘처음보다 공의 위력이 많이 떨어졌다. 지금이라면 녀석의 스위퍼를 공략할 수 있겠어.’

스위퍼는 악력이 많이 필요한 공이었다.

당연히 체력이 떨어지면 공의 회전이 덜해지면서 변화 역시 죽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이라면 충분히 노릴 수 있는 공으로 변한 것이다.

딱!!

-때렸습니다! 안타를 만들어내는 조나단!

그리고 그것이 지금 증명됐다.

9번 타자인 조나단이 안타를 때려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오타니가 전력일 때는 건들지도 못했던 조나단의 출루에 필리스의 더그아웃이 들썩였다.

“기회가 왔다!!”

“녀석을 몰아붙여!!”

선수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필리스가 타자를 교체합니다! 대타로 알도 선수가 타석으로 들어섭니다!

정확도가 높은 알도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오타니의 3구를 정확히 노렸다.

딱!!

-때렸습니다! 삼유 간을 가르는 안타! 연속출루에 성공하는 필리스!!

필리스가 제대로 기회를 잡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저스가 급해졌다.

-다저스 더그아웃이 분주해졌습니다.

-이미 한계 투구 수에 가까워진 오타니 선수이기에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습니다.

-한수호 선수와의 세 번째 승부는 이대로 물 건너갈 수도 있겠네요.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교체할 수도 있는 거죠. 체력이 떨어진 오타니 선수를 굳이 한수호 선수와 승부하게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해설위원의 말은 정확했다.

결국 다저스 더그아웃에서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방문했고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 결국 오타니가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아~여기에서 오타니 선수가 교체됩니다! 세 번째 대결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결정은 오늘 경기에서 다저스의 최악의 결정으로 남았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높게 떠오른 타구! 중견수가 잡으면서 첫 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갑니다!

-다저스의 교체 작전이 성공하는 걸까요? 안정적인 피칭으로 첫 번째 타자를 돌려세우는 하버드 선수입니다.

-그러나 그의 앞에 거대한 산이 나타났습니다! 한수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수호의 세 번째 타석에 모든 이의 시선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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