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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97화 (297/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297화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메이저리그 팬과 관계자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간단했다.

    -결국 오늘 경기에서 내셔널스가 한수호 선수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냐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내셔널스가 공약대로 한수호 선수와 정면승부를 펼친다면 다른 팀들 역시 부담감을 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인 롭 만프레드가 올 시즌 상황을 지켜보고 내년 시즌부터 고의사구에 대한 페널티를 부여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롭 만프레드는 메이저리그의 다양한 규정을 바꾸었다.

    그중에는 각 구단이나 선수협회가 반발하는 개정들도 있었다.

    하지만 롭 만프레드는 밀어붙였다.

    그렇기에 이번 고의사구 금지도 단순히 경고로 끝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

    -1회 초, 필리스가 세 명의 타자를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이닝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점점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딱!!

    -3구 때렸습니다! 2루수 옆을 지나가는 안타! 필리스의 새로운 리드오프, 샘 레이우드가 올 시즌 첫 번째 안타를 기록합니다!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던 샘 레이우드 선수, 올 시즌 처음으로 개막전 로스터에 진입했는데. 첫 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호가 대기타석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발견한 팬들이 일제히 환호를 질렀다.

    “한! 한! 한! 한!!”

    -한수호 선수를 향한 팬들의 환호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타석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정말 대단한 인기입니다!

    그러는 사이 두 번째 타자로 나선 도미닉이 4구를 때렸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높게 떠오른 타구! 중견수가 거의 제 자리에서 잡아냅니다.

    -주자가 움직이지 못한 건 조금 아쉽네요.

    -원아웃에 주자는 1루! 그리고 타석에는 2년 연속 MVP의 주인공! 한수호 선수가 들어섭니다!!

    수호의 등장에 관중석에서 쏟아지는 함성 소리가 더욱 커졌다.

    “와아아아아!!”

    “한 방 날려라!!”

    “홈런 하나 시원하게 보여줘!”

    팬들이 원하는 건 명확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에 내셔널스의 선발투수 윌리엄스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인기가 많다지만, 이 정도면 거의 팝스타급의 인기잖아.’

    메이저리그에는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가 있었다.

    그들 한 명, 한 명이 대단한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수호만큼의 인기와 파급력을 내지 못했다.

    그만큼 수호는 독보적인 존재로 메이저리그에서 군림하고 있었다.

    ‘저 녀석을 잡아내면 그만큼 관심이 나에게 쏠리겠지.’

    윌리엄스는 딱히 명예욕이 없었다.

    그저 지금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하지만 수호와 상대하는 건 다른 이야기였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자신에게 쏠리는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다.

    그걸 알기에 윌리엄스는 약간의 의욕을 가졌다.

    ‘자, 그럼 전력으로 붙어볼까.’

    솟아나는 의욕만큼 윌리엄스는 진지하게 수호를 상대했다.

    퍽!!

    “볼.”

    -초구 공 반개가 벗어나는 슬라이더입니다!

    -아슬아슬하게 벗어나는 공이었는데. 한수호 선수가 잘 지켜봤습니다.

    1구는 구속 84마일의 슬라이더.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코스가 예술이었다.

    뻐억-!!

    “스트라이크!!”

    -2구는 몸쪽을 강하게 찌르면서 구심의 손이 올라갑니다!

    -아주 절묘한 코스로 들어오는 패스트볼이었네요.

    2구의 구속은 96마일이 찍히는 포심 패스트볼.

    몸쪽으로 한 번 더 휘어져 들어오는 투심성 패스트볼이었다.

    확실히 리그 최고의 에이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윌리엄스였기에 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훌륭했다.

    퍽!!

    후웅!!

    -3구 떨어지는 커브에 한수호 선수의 배트가 헛돕니다!

    -이번에는 77마일의 슬로우커브가 제대로 한수호 선수의 허를 찔렀습니다!

    3구는 12/6 각도로 떨어지는 슬로우커브였다.

    초창기 윌리엄스가 자주 던지던 변화구였지만, 부상 이후에는 구사하는 빈도를 줄였다.

    -윌리엄스 선수는 28시즌에 커브 구사율이 고작 1퍼센트에 불과할 정도로 낮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그만큼 한수호 선수를 상대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볼 수 있겠네요.

    윌리엄스는 모든 걸 꺼내 들었다.

    29시즌 첫 번째 홈런의 재물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그의 마음은 수호에게도 잘 전달됐다.

    ‘확실히 공이 좋네요. 패스트볼은 물론이거니와 변화구들이 하나같이 수준급이에요.’

    [한 팀의 에이스가 된다는 건 그런 의미지.]

    [이제 슬슬 상대에 대한 분석은 끝나지 않음?]

    ‘예. 무엇보다 절 상대로 피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요.’

    수호가 다시 자세를 잡았다.

    보폭을 평소보다 크게 잡고 배트를 쥔 손에 힘을 풀었다.

    가볍게 배트의 헤드를 어깨에 걸치는 듯한 자연스러운 폼을 만들어낸 수호의 모습에 윌리엄스의 이마에서 땀이 삐질 나왔다.

    ‘기세가 바뀌었다.’

    방금 전까지는 탐색전이었다.

    수호가 내뿜는 기세에서 그걸 느낄 수 있었다.

    ‘탐색전은 끝났다 이거지?’

    하지만 탐색전이 너무 길었다.

    볼카운트는 원볼 투스트라이크.

    자신에게 너무나도 유리한 볼카운트가 되었다.

    ‘여기에서 브레이킹볼을 던져서 녀석의 배트를 유도해 낼 수 있다. 그게 정석과도 같은 선택이겠지.’

    윌리엄스가 로진을 손에 묻히고 피처플레이트를 밟았다.

    그리고 상체를 숙이고 포수의 사인을 확인했다.

    ‘인코스.’

    윌리엄스와 오랜 호흡을 맞춰온 포수답게 그는 투수의 생각을 읽고 있었다.

    ‘승부 하자.’

    사인을 확인한 윌리엄스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딱 내가 원하는 사인이었어.’

    허를 찌르는 공격적인 선택.

    평소 유들유들한 성격에 느긋한 타입인 윌리엄스지만, 그 역시 한 마리의 야수와 같았다.

    상대가 약해진 틈을 타서 급소를 물어뜯는 것을 즐겼다.

    그리고 그건 상대가 아무리 메이저리그를 맹폭격하고 있는 수호라 하더라도 다를 건 없었다.

    ‘첫 번째 승부는……!’

    슬라이드 스텝을 밟은 그가 모든 힘을 끌어올렸다.

    ‘내가 가져간다!’

    “흡!!”

    쐐애애액-!!

    윌리엄스의 손을 떠난 공이 스트라이크존의 중앙을 향해 날아들다 뱀처럼 휘어 수호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마치 투심과 같은 내츄럴 무브먼트를 보여주는 패스트볼.

    구속 역시 97마일이 찍힐 정도로 완벽한 공이었다.

    하지만 수호는 마치 그걸 알고 있었다는 듯 오픈스탠스를 밟음과 동시에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후웅!!

    딱!!

    -때렸습니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수호가 손에 쥐고 있던 배트를 던졌다.

    휘릭!!

    -한수호 선수는 배트를 던졌고!!

    그리고 천천히 1루로 뛰며 좌측 담장을 향해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봤다.

    -타구는 그대로 좌측 펜스를 넘어 관중석에 떨어집니다!! 2029시즌 첫 홈런을 투런포로 장식하는 한수호 선수입니다!!

    수호의 첫 번째 홈런이 작렬했다.

    * * *

    [필라델피아 필리스, 지역 라이벌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1차전에서 11 대 4로 대승을 거두다!]

    [한수호 2029시즌 메이저리그 첫 번째 홈런의 주인공이 되다!]

    [개막전에서만 4타수 4안타 7타점 1홈런을 기록한 한수호! 이번 시즌에는 어떤 성적을 남길 것인가?!]

    [뉴 필라델피아 필리스! 우려는 결국 기우에 불과했나? 2029시즌 첫 선발 전원 안타 기록!]

    필리스가 내셔널스를 누르고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MVP는 당연히 수호에게 돌아갔다.

    그는 4안타 경기를 때려내며 7타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개막전부터 불같은 배트를 휘두르는 그의 활약에 팬들은 열광했다.

    -한수호 지렸다.

    -시범경기에서 했던 말이 괜히 했던 게 아니네.

    -아직 100퍼센트가 아니었다는 게 정말이라니.

    -윌리엄스도 잘 던졌지만, 수호가 너무 강했다.

    -ㅇㅈ.

    -난 그래도 내셔널스가 수호와 승부 한 게 좋았다고 봄.

    -진짜, 개막전부터 고의사구 작전 나왔으면 빡쳤을 듯.

    -필리스 선발 전원 안타 실화냐?

    -이 정도면 올해도 기대해 볼 만할 거 같은데?

    -이제 시작에 불과함.

    필리스의 활약에 몇몇 팬들이 이번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벌써부터 꺼냈다.

    거기에 대부분의 팬은 아직 이르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딱!!

    -때렸습니다!! 이번 타구 펜스를 직격하면서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한수호 선수는 3루까지 내달리면서 싹쓸이 3루타를 기록합니다!

    -한수호 선수의 엄청난 장타가 또 터졌습니다!!

    수호를 필두로 필리스 타자들의 뜨거운 방망이는 2차전에서도 식질 않았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내셔널스를 상대로 2차전 역시 완승!]

    [9 대 2로 완승을 거둔 필리스!]

    [4타수 3안타 5타점 경기를 펼친 한수호!]

    [홈런은 없었지만, 혼자서 타점을 쓸어 담고 있는 한수호! 29시즌 첫 번째로 두 자릿수 타점에 도달하다!]

    2차전까지 완승으로 내셔널스를 누르자 팬들의 반응이 더욱 뜨거워졌다.

    그리고 연달아 펼쳐진 3차전에서는 수호의 홈런포가 다시 가동했다.

    딱!!

    -한수호 선수 3구를 강타!! 이번 타구는……! 넘어갔습니다!! 중앙펜스를 그대로 넘겨버리는 대형홈런이 작렬합니다!

    2호 홈런에 이어.

    딱!!

    -아아-! 이건 넘어갔어요!! 한수호 선수가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필리스를 승리로 이끕니다!!

    3호 홈런까지 연달아 기록하며 단숨에 내셔널스를 침몰시켰다.

    1차전 11 대 4.

    2차전 9 대 2.

    마지막 3차전은 14 대 6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홈에서 3승을 기록하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뉴 필리스!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라이벌 워싱턴 내셔널스를 압도한 뉴 필리스의 저력!]

    [뉴 필리스의 캡틴 한수호, 3경기에서 12타수 11안타 19타점 3홈런 달성!]

    [2029시즌 무시무시한 스타트를 보여준 한수호! 과연 그는 어디까지 질주할 것인가?!]

    내셔널스와의 3연전에서 필리스가 기록한 점수는 34점.

    그중에서 수호가 19타점을 올리며 절반 이상의 점수를 홀로 기록했다.

    물론 동료들이 출루해 주었기에 가능한 이야기였지만, 단 3경기에 20타점 가까이 올린 그의 활약은 놀랍기만 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적은 필리스 선수단을 들뜨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으하하! 우리가 2029시즌 첫 스윕을 성공한 팀이라고!!”

    “역시 우리 캡틴이야! 수호 덕분에 정말 경기가 쉬웠어!”

    “맞아! 내셔널스 녀석들이 3차전에서는 수호가 타석에 서면 벌벌 떠는 게 보였다니까!”

    원정경기를 위해 전용기에 몸을 실은 선수들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선수단의 나이가 대폭 어려졌기에 분위기가 한 번 상승하기 시작하자 좀처럼 식을지 몰랐다.

    ‘확실히 젊다는 건 좋네요.’

    [너도 아직 젊거든요?]

    [뭐, 이 녀석은 2회차 나이가 젊은 거지. 속에는 능구렁이가 수십 마리 앉아 있는 상태지.]

    [그나저나 올해 페이스가 장난 아니네?]

    ‘돈값은 해야죠.’

    [ㅇㅈ]

    [하긴 받는 돈이 달라졌지.]

    [이왕 이렇게 된 거 역대급 시즌 한 번 만들어보자.]

    ‘물론이죠.’

    역대급 시즌을 만들기 위한 스타트는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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