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메이저리거 295화
야구에는 이런 말이 있다.
호수비를 보인 선수가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다.
컨디션이 좋기에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즉,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그 말은 이번에도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딱!!
-때렸습니다!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 조나단 킴이 선두타자로 2루타를 때리며 경기의 포문을 엽니다!
-싱글A에서 첫 메이저리그 캠프에 합류한 조나단 킴이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이어가네요.
조나단의 컨디션은 좋았다.
그 결과 수비에 이어 타격에서도 안타를 때려냈다.
베이스를 밟은 그가 더그아웃으로 세리머니를 하며 자신의 시범경기 첫 안타를 자축했다.
뒤이어 에르난데스가 타석에 섰다.
퍽!
“볼, 베이스 온 볼.”
-볼넷입니다. 에르난데스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합니다.
-아주 좋은 선구안이었습니다. 욕심을 내지 않으면서 출루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타석에는 2년 연속 MVP를 달성한 한수호 선수가 들어섭니다!
수호의 등장에 관중석이 들썩였다.
“한! 한! 한! 한!!”
“너 보러 여기까지 왔다!!”
“시원하게 한 방 날려 버려!”
시범경기를 찾은 팬들이 일제히 환호를 질렀다.
수호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시범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만원 관중을 채운 필리스, 역시 한수호 선수의 티켓파워라고 봐야겠죠?
-맞습니다. 한수호 선수의 인기는 한국을 넘어 미국에서도 넘버 원입니다. 또한 일본이나 중국, 대만 등에서도 매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죠.
-전 세계적인 인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구라는 스포츠를 넘어선 인기를 자랑하는 수호였다.
그리고 그는 팬들의 기대감을 채워줄 수 있는 선수였다.
“후우…….”
크게 한숨을 뱉은 수호의 눈이 가라앉았다.
‘다들 불안하다고 하지만…….’
페넌트레이스가 열리기 전.
전문가들은 필리스가 이번 시즌 어려울 거란 전망을 줄지어 내놓았다.
거기에 반박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에서 반박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지키고 있는 이상, 필리스가 불안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겠어.’
바로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루틴을 밟고 자세를 잡은 수호를 향해 투수가 공을 뿌렸다.
-1구 던집니다!
“흡!!”
쐐애애액-!!
시범경기였다.
굳이 수호와의 승부를 피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기에 투수가 던진 공은 수호의 몸쪽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움직이는 무브먼트 역시 훌륭했다.
하지만 수호를 막기에는 무리였다.
타닥!
간결한 스트라이드에 이어 그의 하체가 회전했다.
마치 잘 짜인 프로그램처럼 수호의 타격 메커니즘에는 막힘이 없었다.
딱!!
그 결과는 완벽했다.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날아간 타구가 순식간에 펜스를 넘어 관중들의 머리 위로 지나갔다.
최종적으로는 경기장 밖으로 사라지며 수호의 파괴력을 증명했다.
-장외홈런입니다!! 한수호 선수가 2029시즌 시범경기 첫 홈런을 장외홈런으로 작성하며 팀의 선취점을 올립니다!!
2029시즌.
최고연봉을 받는 선수다운 시작을 보여주는 수호였다.
* * *
압도적이었다.
딱!!
-때렸습니다!!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 한수호 선수가 빠르게 2루를 통과해 3루까지 내달립니다! 공이 도착하기도 전에 베이스를 밟는 한수호 선수!!
쳤다 하면 장타가 쏟아졌다.
첫 번째 시범경기부터 수호는 연속안타를 때려내며 무려 4타수 4안타 경기를 펼쳤다.
특히 4개의 안타가 모두 장타로 기록되었다.
[2029시즌! 한층 파괴력이 강해진 한수호!]
[최고연봉자다운 활약을 보여준 한수호! 2개의 홈런과 2루타 1개 3루타 1개를 기록하다!]
[안타가 제일 어려웠어요. 아쉽다 한수호! 안타 하나로 사이클링 히트를 놓치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수호에게 집중되었다.
-안타가 제일 어렵다니 ㅋㅋㅋ
-이게 말이 됨?
-그런데 수호에게는 말이 됨.
-쳤다 하면 그냥 외야로 날아가네.
-작년에도 미쳤는데. 올해는 더 미친 듯?
-첫 경기부터 홈런 2개는 진짜 예상하지 못했다.
수호의 활약에 팬들은 열광했다.
그리고 이런 관심은 곧 시범경기의 중계 시청률로 나타났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전 세계 시청률 소폭 상승.]
[OTT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중계를 시작한 첫해부터 유의미한 시청률을 모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가장 많이 시청한 경기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로 알려져!]
[유럽인들 메이저리그는 몰라도 한수호는 안다! 한수호가 이끄는 메이저리그의 흥행!]
수호는 이제 한 팀을 이끄는 스타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라는 세계 최고의 리그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수호의 이런 활약은 다른 선수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수호 이 자식, 시작부터 화려하게 날아다니는군.’
‘이번 시즌만큼은 MVP를 뺏길 수 없지.’
‘올해 MVP는 내 꺼다!’
메이저리거들은 자신이 최고라는 마인드로 경기에 나선다.
당연히 수호의 활약에 경쟁심을 느끼고 본인들의 실력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딱!!
-애런 저지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 타구는 왼쪽 관중석에 떨어집니다!!
애런 저지 역시 첫 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했고.
딱!!
-아쿠냐 주니어의 타구가 중앙 펜스를 넘어갑니다!
아쿠냐 주니어.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오타니 쇼헤이 선수! 오늘 경기 14번째 탈삼진을 기록하며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입니다!
오타니 쇼헤이까지.
시범경기에서 주요 선수들이 엄청난 활약을 펼쳐 보였다.
그리고 활약하는 건 기존의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딱!!
-이글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갑니다! 우익수가 계속 쫓습니다! 하지만 타구는 쭉쭉 뻗어 그대로 관중석에 떨어집니다!!
월드시리즈에서 수호와 라이벌리를 만들었던 이글을 필두로 신인선수들 역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각 팀은 시범경기에서부터 매서운 페이스를 보이며 야구팬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메이저리그가 심상치 않다! 첫 시범경기에서 무려 62개의 홈런이 터졌다!]
[한 경기당 2개 이상의 홈런이 나온 첫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과연 올 시즌의 챔피언은 누가 될 것인가!?]
2029시즌 시범경기 개막.
야구팬들은 선수들의 활약에 열광했다.
* * *
수호의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딱!!
-때렸습니다!! 우익수가 쫓지만, 이내 걸음을 멈춥니다! 그리고 타구는 관중석에 떨어지며 2경기 연속 홈런을 작렬시킵니다!!
-한수호 선수의 타격 페이스가 매섭습니다!
시범경기 초반부터 엄청난 홈런 페이스를 보이며 단숨에 홈런 단독선두에 올랐다.
그리고 그는 세 번째 네 번째 경기에서도 연달아 홈런을 추가했다.
딱!!
-이번 타구도 큽니다!!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 3경기 연속 홈런을 이어나갑니다!!
딱!
-마지막 타석에서 휘두른 배트에 맞은 타구가 그대로 중앙 펜스를 넘어갑니다!! 4경기 연속 홈런!! 한수호 선수의 뜨거운 배트가 식질 않습니다!!
수호의 페이스는 그 어느 때보다 빨랐다.
이러한 결과에 팬들은 열광했다.
-한수호 지렸다.
-4경기 연속 홈런 소리 질러~~~
-매 시즌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올해는 남다르네.
-그의 계약을 보고 비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시범경기에서의 활약을 보면 오히려 저렴해 보인다.
-필리스가 4연승을 할 수 있었던 건 수호 덕분임.
수호의 4경기 연속 홈런은 필리스에게 4연승을 안겨주었다.
이는 전문가들의 모든 예상을 깨트리는 결과였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이 틀렸다! 시범경기에서 4연승으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한수호가 이끄는 필리스는 여전히 막강했다!]
[원맨쇼로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는 선장! 한수호!!]
언론은 수호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만큼 그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메이저리그의 다른 선수들도 힘을 내고 있었지만, 수호의 활약에는 따라오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직 페넌트레이스 시작도 안 했잖아.
-너무 설레발 치지 말자.
-정규시즌 들어간 뒤에 어떻게 될지 모름.
-시범경기에서의 성적은 무의미하다는 걸 모름?
맞는 말이었다.
시범경기에서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펼치더라도 그게 정규시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특히 베테랑 선수들은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시범경기를 치를 때 완급조절을 한다.
이런 완급조절로 인해 평소보다 페이스를 떨어뜨릴 때도 있었다.
반면 신인이나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들은 시범경기 때부터 전력을 다한다.
그래서 반짝스타가 자주 탄생하는 곳이 바로 시범경기였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아는 골수팬들은 지금 활약을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는 좌측 펜스를 넘어갑니다!! 5경기 연속 홈런!! 한수호 선수가 고속열차처럼 질주하고 있습니다!
수호는 대중의 반응과 상관없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처리해 나갔다.
그 결과 5경기 연속 홈런에 이어 5경기 연속 멀티히트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런 수호에게 기자들이 몰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한수호 선수, 5경기 연속 홈런을 축하드립니다. 최근 컨디션이 매우 좋아 보이는데. 대형계약이 영향을 끼친 건가요?”
“하하! 물론 앞으로의 거취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습니다.”
“최근 한수호 선수의 페이스가 무척이나 빠른 편인데. 오버 페이스가 아닙니까?”
한 기자의 질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수호에게 쏠렸다.
최근 몇몇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나오는 말이었다.
수호가 오버 페이스로 달리고 있는 중이었고 그것이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오버페이스를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높은 연봉을 받는 만큼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평소보다 빠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수호의 계약 총액은 10억 달러.
기존 오타니 쇼헤이가 받았던 5억 달러보다 무려 2배나 많은 금액이었다.
이런 금액을 받는 수호인 만큼 그에 따른 부담감도 클 것이라는 의미가 담긴 분석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는 이들도 많았다.
동의하는 이들 대다수는 그동안 메이저리그를 봐오던 사람들이다.
그들 입장에선 수호의 현재 페이스는 선뜻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자신들의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가정을 만들었고 그게 정답이라 생각했다.
기자의 질문은 그들을 대리해서 나온 질문이랄 수 있었다.
그의 질문을 들은 수호는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오버 페이스라……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조금 난감하네요.”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현재 저는 매년 하던 대로 똑같은 페이스로 달리고 있습니다. 시범경기이니만큼 전력을 다하진 않고 있다는 뜻이죠.”
수호의 대답에 기자들이 충격에 빠졌다.
“저는 현재 페이스를 천천히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굳이 몸 상태를 퍼센티지로 계산하자면 약 80퍼센트까지 몸 상태가 올라왔습니다.”
“아직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라는 말씀입니까?”
“예. 페넌트레이스에 맞추어 베스트 컨디션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수호의 이날 대답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