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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91화 (291/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91화

알나흐안 왕자가 인수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횡보에 팬들은 많은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필리스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필리스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철수하나?]

[아무런 성과도 올리지 못하고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다른 구단들이 한발 빨랐다!]

[한수호의 계약 이후 프리에이전트 계약에 성공하지 못한 필리스!]

[총알은 풍부하나 계약할 선수가 없다!]

필리스가 조용한 이유는 간단했다.

시장에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매물이 없는 이상 필리스는 선수를 늘릴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 팬들의 우려가 깊어졌다.

-알나흐안 왕자가 한 방 맞았네.

-세게 맞은 듯.

-결국 선수 보강 없이 새로운 시즌 들어가는 거 아니냐?

-한수호라는 대어를 낚긴 했지만, 이걸로 우승 가능함?

-어렵지.

-에이스 투수 한 명과 한수호. 이렇게 남은 상황에서 정규시즌 우승도 무리임.

-다른 구단들이 약았네.

팬들의 관심이 몰리자 소위 전문가라 말하는 이들도 나서기 시작했다.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필리스는 새 단장을 한 첫 시즌부터 아주 어려운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3년 연속 월드시리즈는 물 건너갔다고 봐야겠죠.]

[한수호 선수를 장기계약으로 잡은 건 정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를 받쳐줄 다른 선수가 없다는 점이 29시즌 필리스가 암울할 거란 전망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점입니다.]

관계자들은 연달아 필리스에게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한 분위기를 모르지 않기에 알나흐안은 수호에게 연락했다.

“잘 지내셨습니까?”

-저야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화상통화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한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졌다.

“한수호 선수도 아시겠지만, 이번 시즌 선수들을 모으는 게 상당히 어렵더군요.”

-다른 구단들이 빠르게 움직였으니까요.

“나름 비밀스럽게 구단 인수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는데. 역시 말을 막기란 어려웠나 봅니다.”

-워낙 큰 계약이니만큼 관계자들 사이에서 말이 도는 건 어쩔 수 없었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과거를 반성하는 것보단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는 거겠죠.

“공감입니다. 그래서 한수호 선수에게 묻고 싶습니다.”

-저한테요?

“예. 저야 한수호 선수의 팬이니 메이저리그 구단을 인수한 거라 야구를 잘 모르지만, 한수호 선수는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수호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지만, 다소 어이없었다.

한 선수의 팬이라는 이유로 구단을 인수할 정도의 재력이라니.

10억 달러의 사나이가 된 수호지만, 역시 알나흐안을 이해하는 게 쉽진 않았다.

-즉, 저에게 구단의 방향성을 물으시는 거군요.

“맞습니다. 어쨌든 필리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건 저와 한수호 선수니까요.”

공동경영자.

알나흐안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물론 지분의 비율을 생각하면 공동이란 단어를 쓰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대부분의 지분을 알나흐안이 보유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상대가 먼저 질문을 해온 이상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해 줄 필요가 있었다.

수호 역시 최근 구단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참이니 말이다.

-제 생각엔 올 시즌은 유망주들을 키우는 시즌으로 가면 어떨까 합니다.

“오호, 유망주들요?”

-예. 필리스는 2년 동안 메인로스터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승 멤버들 대부분이 그대로 남아서 유망주들을 콜업할 이유가 많지 않았죠.

“분명 그랬었죠. 그런데 이번에 빈자리가 많아졌으니 유망주들을 콜업한다?”

-맞습니다. 무엇보다 2년 동안 필리스에 있으면서 다양한 선수들을 봐오면서 느낀 건 의외로 팜이 괜찮았습니다.

“2군에서 좋은 선수들이 있었나 보군요.”

-예. 그러니 그들을 콜업해서 29시즌에 성장시키는 시즌으로 만들어 내실을 단단하게 하고 30시즌, 왕자님의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FA가 되는 선수들을 영입한다면 다시 정상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알나흐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좋은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선제조건이 있었다.

“그럼 그 부분은 한수호 선수가 구단의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시죠.”

-제가요?

“예. 지금 있는 경영진도 능력이 제법 있지만, 필리스에 합류한 건 올해부터니까요. 이전부터 있었던 한수호 선수가 보는 눈과 다를 거라 봅니다.”

한마디로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는 것이다.

물론 운영 전체에 참여하는 건 아니지만, 자신의 힘이 커지는 건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수호는 그걸 거부할 생각이 없었다.

-그럼 제 의견을 경영진에도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예. 이번 시즌도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팀에 대한 권력이 강해진 수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나흐안은 벌써부터 기대했다.

* * *

전지훈련 마지막 날.

수호를 비롯한 친구들은 훈련 이전보다 근육이 발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단순히 근육이 늘어난 것만이 아니었다.

“다들 전반적으로 퍼포먼스가 증가했어. 특히 가장 많은 발전을 이룬 건 우일이야.”

라이언 박사의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우일에게 향했다.

“확실히 우일이 녀석의 몸이 많이 바뀌긴 했지.”

“너 이번 훈련 기간 중에 체중 얼마나 늘렸냐?”

“10킬로그램 늘었습니다. 그중에 8킬로가 근육이었고요.”

“이야…… 아무리 어린 게 좋다지만, 이 정도로 빠르게 근육이 늘어날 수 있는 건가?”

“가능하지. 수호도 했었잖아.”

“하긴 저 괴물은 더 심하게 늘어났었지.”

내츄럴인 상태에서 근육을 늘리는 건 무척이나 어렵다.

하지만 수호를 비롯해 여기 있는 선수들은 모두 나이가 어리다는 장점이 있었다.

거기에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온 덕분에 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했다.

“우일이의 근육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자네들의 근육도 만만치 않게 늘었어.”

라이언의 말대로 다른 이들의 근육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호르몬을 왕성하게 분비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거기에 라이언을 비롯해 팀 가디언의 전폭적인 서포트도 큰 도움이 되었다.

“다들 힘든 일정이었는데도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

라이언의 말에 수호와 선수들이 고개를 숙였다.

“우리야말로 고마워.”

“라이언 씨 덕분에 이번 시즌에도 큰 자신감을 얻고 갑니다.”

“반드시 한국에서 좋은 소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할게요.”

“한국에 가서도 알려준 스케줄대로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줘요!”

“감사합니다!”

선수들은 팀 가디언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자자! 아직 작별인사하기는 이르지! 지금부터 파티를 시작해야 하는데!”

“오예~”

“작별파티다!”

“올해도 이걸 기다렸다고!”

수호는 친구들과 함께 해안가로 이동했다.

해안가에는 리조트의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파티 준비에 한창이었다.

“자! 마음껏 즐기자!”

전지훈련도 끝을 향해가고 있었다.

* * *

다음 날.

수호는 친구들을 먼저 배웅하고 마지막으로 하와이를 떠났다.

비행기에 몸을 실은 그는 곧장 필라델피아로 향했다.

그의 곁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김명훈이 붙어 있었다.

“한국에 안 가셔도 괜찮아요?”

“다른 직원들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한수호 선수를 제대로 서포트하려면 아무래도 미국에 본사를 두어야 할 거 같아서 이번 기회에 준비할 생각입니다.”

“마치 미리 생각하고 계셨던 거 같네요.”

“하하…… 사실 한수호 선수가 제안해 주지 않으셨으면 제가 먼저 부탁을 드려볼까 했었습니다.”

“그러셨습니까?”

김명훈은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을 수호를 위해 하고 싶었다.

그의 위대한 발자취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목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수 있게 되었으니 그가 공격적으로 나서는 건 당연했다.

“그런데 하와이에서 알나흐안 왕자와 통화하지 않으셨습니까?”

“예. 구단의 미래에 대해 같이 상의했습니다.”

“하긴, 이제 한수호 선수도 구단주의 한 명이 되었군요.”

“사실 지분은 알나흐안 왕자가 대부분 보유하고 있지만요.”

“그렇긴 합니다만, 알나흐안 왕자는 사실상 한수호 선수의 팬이기에 필리스를 인수한 겁니다. 필리스 운영에는 큰 관심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김명훈의 말은 옳았다.

알나흐안 왕자 본인도 자신은 구단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자체보다 수호에게 더 관심이 많은 팬이었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경영진들이 원하는 대로 구단이 굴러갈 수 있습니다.”

메이저리그는 프런트의 힘이 현장보다 더 강했다.

선수를 로스터에 넣는 것도 현장에는 권한이 없었다.

작전을 구상하는 것 역시 프런트의 입김이 더 강했다.

그런 상황에서 만약 구단주까지 경영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프런트의 권력은 더욱 막강해질 수 있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초기 어떻게 구성이 되냐에 따라 앞으로 필리스의 미래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요.”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이니 일단 구단에 가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거 같네요.”

“물론입니다.”

김명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었다.

어디까지나 조력자.

곁에서 조언을 해주고 충언을 할 수 있었지만, 결정은 수호가 하는 것이었다.

그걸 알기에 선을 넘지 않았다.

수호는 창밖을 바라보며 구단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잘하고 있겠지.’

프런트가 모두 바뀌었지만, 그들도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었다.

그러니 잘하고 있을 거라 기대하며 몸을 뉘었다.

* * *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수호는 곧장 구단을 방문했다.

“새롭게 사장이 된 제이크입니다.”

“데이비드 단장입니다.”

수호를 마중 나온 사람은 새롭게 사장과 단장이 된 제이크와 데이비드였다.

두 사람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었다.

[제이크는 3년 전까지 신시내티에서 사장으로 있었네.]

[성적을 내지 못하니까. 그걸 이유로 신시내티에서 해고. 이후에는 야인으로 지냈었고.]

[데이비드는 그런 제이크의 수족과 같은 인물이고.]

[신시내티에서 함께 하다가 이후 볼티모어 단장 역할을 했었고 작년에 해고, 올해 같이 온 거군.]

[예전부터 손발을 맞춘 녀석들이니 호흡은 나쁘지 않겠네.]

두 사람의 정보는 김명훈이 보내준 자료와 레전드들의 채팅을 통해 확보할 수 있었다.

‘그 저승인터넷이란 거 정보력이 대단하네요.’

[ㅋㅋ 그냥 너희들이 쓰는 거랑 똑같음.]

[우리가 너희들 망에 기생해서 쓰고 있거든.]

[정보 모으는 거야 간단하지.]

레전드들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의 안내에 따라 사무실로 이동했다.

“한수호 선수가 설마 지분까지 획득하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전례가 없는 일이긴 하죠.”

자리에 앉아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낸 건 지분 이야기였다.

확실히 수호의 지분 획득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현역선수가 지분을 획득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 연봉을 모두 현금으로 받는다면 구단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하하! 아주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덕분에 페이롤이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으니까요.”

“문제는 돈이 있어도 영입할 선수가 없다는 겁니다.”

데이비드 단장의 말에 수호가 본론을 꺼냈다.

“그래서 두 분과 상의를 하기 위해 왔습니다. 2029시즌, 메인로스터를 어떻게 구상할지에 대해 의논을 나누죠.”

본격적인 29시즌을 준비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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