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290화 (290/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90화

수호가 훈련에 열을 올리는 사이.

메이저리그에서는 연일 계약 관련 소식이 들려왔다.

[뉴욕 양키스, 28시즌 최대어 타이론 카터 10년 3억 달러에 영입!]

다저스의 슈퍼스타였던 타이론 카터가 양키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걸 시작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 팀 내 최대어였던 아놀드 머핀을 8년 1억 8천만 달러에 잡았다!]

화이트삭스.

[뉴욕 메츠, 28시즌 스토브리그 투수 최대어로 꼽히던 미구엘 카라스를 12년 3억 3천만 달러에 계약!]

최대어들이 하나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과거와는 다른 최근 스토브리그 분위기에 언론은 어리둥절한 반응이었다.

[28시즌과 전혀 다른 스토브리그의 분위기!]

[속전속결! 최대어들의 빠른 계약! 메이저리그에 무슨 사건이 벌어진 것인가?!]

[필리스의 바겐세일과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는 속전속결 계약! 최대어들은 대부분 행선지를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필리스의 바겐세일이 이번 속전속결 계약에 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눈치가 빠른 이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28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최대어들 계약 다 끝나가네.

-진짜 메이저리그에서 이렇게 빨리 계약이 이루어지는 건 처음 본다.

-이러다가는 29년 되기 전에 스토브리그 문 닫을 듯.

-무슨 일 있는 거 아님?

-아무래도 신생구단 생기니 경쟁자 나타나기 전에 잡는 거겠지.

-하지만 신생구단은 31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오지 않음?

-ㅇㅇ 저건 아닐 듯.

신생구단의 여파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신생구단이 들어오는 건 31시즌부터다.

아직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올해 스토브리그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적어 보였다.

그때 한 블로그에 글이 올라왔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주인이 바뀔 것인가?]

필리스의 주인이 바뀐다는 게시글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필리스의 현재 주인인 길 버드는 최근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그로 인해 선수들을 바겐세일로 넘겨 현금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게시글의 내용은 상당히 자세했다.

[길 버드는 결국 구단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매각하기로 한 주체는 본래 신생구단의 주인이 되기로 했던 알나흐안 왕자다.]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알나흐안 왕자는 최근까지 신생구단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필리스의 새로운 주인이 되다니?

쉽사리 믿을 수 없는 내용에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말도 안 돼.

-신생구단 창단에 보증금만 수억 달러가 들어갔는데. 갑자기 필리스 인수라니?

-소설은 뇌 내에서만.

-그럴듯하게 써놓은 카더라네.

-그래서 증거는?

-그런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최근 선수들 FA 계약이 빠른 게 설명되지 않나?

-그건 그렇네.

-알나흐안의 자금이 들어오면 선수들 몸값은 크게 오를 테니까.

-그런데 너무 소설이다.

일부는 나름 가능성이 있다 말했지만, 대부분의 대중은 소설이라며 게시글을 폄하했다.

그리고 28년이 끝나고 새해를 맞이했다.

2029년.

새해가 열리면서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하나의 충격적인 소식이 전달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매각 허용!]

[필리스의 새로운 주인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나흐안 왕자!]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인 롭 만프레드는 기자회견을 통해 신생구단은 기존 후보군 중 한 곳이었던 몬트리올로 선정!]

[32개 구단 체제는 유지! 필리스의 주인만 바뀌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 일었던 선수들의 신속 계약은 알나흐안 왕자의 영향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블로그의 글이 사실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사람들은 성지순례를 위해 블로그를 다시 방문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리고 알나흐안 왕자의 합류로 가장 관심을 받는 이가 있었다.

[과연 한수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

한수호가 앞으로 어떤 횡보를 보일 것인지에 대해서였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은 1월이 끝나기 전에 나왔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한수호와 연장계약 체결! 총액 규모는 10억 달러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적인 조건에 세상이 경악했다.

* * *

10억 달러.

한화로 1조 3,100억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총액 규모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 금액이 언급되는 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당연히 이에 따른 반응은 뜨거웠다.

-10억 달러? 오보 아님?

-말도 안 됨.

-아무리 오일 머니가 대단하다지만, 이게 말이 되냐?

-도대체 계약 기간이 얼마라는 거야?

믿을 수 없단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의외로 이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한수호라면 가능하지.

-메이저리그의 패러다임을 바꾼 선순데.

-이 정도는 가능함.

-오히려 지금 나오는 보도대로 종신 계약이면 저렴한 편이지.

-일단 한수호는 뭐든 가능하다.

수호이기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줄을 이루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호는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을 해낸 선수였다.

성적부터 그가 남긴 족적은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바꾸었다.

그런 선수를 손에 넣는 것인데 오일 머니의 정점에 있는 알나흐안이 10억 달러의 돈을 투자하는 게 신빙성이 있단 주장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필리스가 공식보도자료를 냈다.

[한수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종신 계약에 합의! 연간 연봉은 6천만 달러, 이외에 필리스의 지분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총액 10억 달러에 합의!]

[사실상 필리스의 주인이 된 한수호!]

[알나흐안 왕자 측 “한수호는 메이저리그는 물론 프로스포츠 역사에 남을 선수다. 그런 그와 동행하는 건 당연한 선택이었다.”라고 밝혀!]

계약 규모는 사실이었다.

무엇보다 더 놀라운 건 수호가 필리스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소식이었다.

-이제 선수에서 구단주까지 됐네.

-진짜 횡보 지렸다.

팬들은 그런 수호의 결정에 놀라워했다.

* * *

하와이가 발칵 뒤집혔다.

나름 조용한 휴양지였던 하와이에 수많은 기자들이 몰렸다.

그들의 목표는 당연하게도 수호였다.

하지만 워낙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훈련을 하는 그였기에 멀리서 찍는 사진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인터뷰를 따지 못했다.

“야야, 또 헬기 떴다.”

“와…… 진짜 천조국 클라스는 다르네. 어떻게 사진 하나 찍으려고 헬기까지 띄우냐?”

태수와 용태의 대화를 듣던 우일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무려 몸값 10억 달러의 사나이인데. 사진이라도 담고 싶으면 저렇게 해야죠.”

“하…… 정말 10억 달러의 사나이라니.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니까?”

“난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설마 내 친구 중에 10억 달러를 받는 사람이 생길 줄이야.”

10억 달러는 억 단위와는 어감 자체가 달랐다.

부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최근 젊은 사람들 사이에 억만장자가 많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조만장자는 아주 극소수에 불과했다.

바로 옆에 있는 친구가 그중 한 명이 되었다는 게 아직 실감 나지 않는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우일은 달랐다.

“수호 형이니까요.”

고교 시절 자신의 우상이었던 수호가 조만장자가 되었다.

우일은 그게 당연하다 생각했다.

그만큼 수호를 존경한다는 소리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여기까지 이끌어준 선수였으니까.

그의 성공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긴, 수호니까.”

“수호밖에 할 수 없는 일이긴 하지.”

이내 두 사람도 고개를 끄덕였다.

둘에게도 수호는 친구이기 이전에 멘토와도 같았다.

우일과 같은 입장이란 소리였다.

“어이! 언제까지 쉬고 있을 거야?!”

“무엇보다 저 녀석은 변하질 않아.”

“저 정도면 훈련 중독이라니까.”

자신들을 향해 외치는 수호를 보며 고개를 젓는 세 사람이었다.

조만장자가 되었지만, 변하지 않는 수호였다.

* * *

필리스의 매각.

수호의 계약.

한바탕 돌풍이 몰아치면서 사람들은 메이저리그에 또 하나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걸 깨달았다.

-메이저리그도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리겠구나.

-총액 10억 달러의 계약이라니.

-너무 까마득해서 상상이 가지 않는다.

-거기에 오일 머니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게 크지.

-앞으로 선수들 몸값이 얼마나 커질까?

오일 머니가 종목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사람들은 이미 선례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 선례란 다름 아닌 축구였다.

EPL을 비롯해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리그에 오일 머니가 들어오면서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동시에 종목 자체를 발전시키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만들었다.

그랬기에 메이저리그도 이제 본격적인 세계화에 성공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까지 생각하지 않더라도 뉴 필리스가 불러일으킬 29시즌의 돌풍에 기대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올해 계약에 성공했던 선수들이 에이전트와 계약 해지하는 일이 많다던데.

-그럴 수밖에 없지 ㅋㅋ

-소식이 늦어서 일찌감치 계약 맺은 게 뼈아팠지.

-필리스가 본격적으로 계약시장에 뛰어들었으면 몸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랐을 테니까.

-그나저나 필리스는 선수단 어떻게 구성하려나?

-길 버드가 바겐세일 제대로 하고 나갔잖아.

-지금 주전급 선수는 거의 없을걸?

-진짜 걱정이네.

팬들의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이거 뭐,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해야겠군.”

구단의 주인이 바뀌면서 경영진도 모두 교체되었다.

새롭게 구단을 운영하게 될 사장으로 임명된 제이크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로스터를 확인했는데. 우승 멤버는 대부분 외부로 유출된 상황입니다.”

제이크 사장과 함께 임명된 단장 데이비드가 선수명단을 확인하고 고개를 저었다.

“이대로 페넌트레이스에 들어가면 꼴찌는 확정적이라고 봐야 합니다.”

2년 연속 우승팀이 꼴찌라니.

이것만큼 우스운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전력을 생각하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일단 트레이드 쪽으로 다른 구단에 문의를 계속 넣어. 그리고 지금 FA시장에 남은 매물들 명단을 모두 가져오도록 해.”

확실히 저 방법밖에 없긴 했었다.

하지만 문제가 남아 있었다.

“문제는 그들이 원하는 금액이 이미 시장의 평균가격을 넘어서고 있단 점입니다.”

“망할 놈들……. 우리 쪽에 선택권이 없고 주인이 알나흐안 왕자라는 걸 아니까 배짱을 부리는 거지.”

“사실상 우리도 막대한 연봉을 받고 왔으니까요.”

“대단하긴 하더군.”

두 사람 역시 알나흐안 왕자 측이 제시한 평균임금의 2배나 되는 돈에 필리스 단장과 사장을 맡았다.

선수들이라 하더라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오일 머니는 그만큼 달콤했으니까.

“어쨌든 우리는 시즌을 준비해야 해. 최대한 많은 선수를 보강하는 쪽으로 움직이자고.”

“알겠습니다.”

우는 소리는 이제 그만할 때였다.

어떻게든 선수단을 꾸려 성과를 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이 달콤한 자리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시즌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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