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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87화 (287/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87화

수호는 잠실에 위치한 한 고깃집에서 지인들을 만났다.

“내가 늦었지?”

수호의 등장에 자리를 먼저 하고 있던 선수들이 그를 반겼다.

“우리도 방금 도착했다.”

“어서 와.”

“먼저 고기 먹고 있었어.”

“형님! 오랜만이에요!”

룸에 모여 있던 다섯은 이번 전지훈련에 함께 가기로 한 한수호와 아이들과 정승우 그리고 정우일이었다.

“우일이 오랜만이다. 그런데 키가 더 큰 거 같은데?”

자리에 앉으며 우일이의 몸을 살폈다.

분명 1년 전에 봤을 때보다 확실히 몸이 커져 있었다.

“아직 성장기니까요.”

“이 녀석 키만 큰 게 아니라 실력도 장난 아니게 늘었다.”

“아마 내년부터는 1군 붙박이로 뛰지 않을까 싶다.”

정우일은 KBO에 합류했다.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그는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면서 1군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 우리랑 함께 가면 내년부터는 1군 붙박이는 확실하겠지.”

그런 우일이가 전지훈련 멤버에 포함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수호였다.

수호도 합류하고 한참 동안 떠들썩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야기의 주제는 자연스레 필리스로 이어졌다.

“그나저나 요새 필리스가 시끄럽다면서?”

“그렇게 됐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갑자기 선수들을 내다 팔기 시작하다니.”

“아무래도 구단주의 사업에 문제가 생긴 거 같아. 그로 인해서 구단 운영비를 줄여야 하고 자연스레 선수들을 팔게 된 거지.”

“메이저리그나 한국이나 비슷하구나.”

KBO의 구단들 운영도 모기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런데 지금 필리스에서 일어나는 일은 마치 그걸 연상케 하고 있었다.

“원래 이런 케이스가 자주 일어나는 게 아닌데. 아무래도 지분을 구단주가 모두 보유하고 있어서 구단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지금의 너도 결국 구단이 결정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면서?”

“맞아. 연봉협상 정도만 할 수 있으니까.”

연봉조정도 수호의 연차에서 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한 점이었다.

“너도 꽤 머리 아프겠다.”

“사실 별로 상관없어. 어딜 가더라도 야구를 하는 건 변하지 않으니까.”

“그것도 맞는 말이네.”

“맞아. FA로 팀을 떠났던 선배들도 다 똑같은 말을 하더라.”

정승우의 말에 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팀을 옮긴다면 팬들과 헤어지는 게 아쉽지만,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까지 걱정할 생각은 없어. 그것보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스케줄인데.”

수호는 이야기의 주제를 전지훈련으로 옮겼다.

다섯 명은 앞으로 함께 할 훈련 스케줄을 확인하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 * *

한국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수호는 다섯 명으로 불어난 아이들과 함께 하와이로 향했다.

그리고 그 소식은 언론을 통해 국내외에 전달되었다.

[언터처블 한수호, 하와이 출국!]

[한국을 떠난 한수호, 과연 이번 시즌을 앞두고 어떤 업그레이드를 보여줄 것인가?]

[5명으로 늘어난 한수호의 아이들, 그들은 29시즌 한국야구를 뒤흔들 수 있을까?]

언론은 수호를 조명하는 한편, 한수호의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수호는 어차피 잘할 텐데. 나머지 다섯 명이 어떻게 발전할지 궁금하네.

-그러게 말이야.

-친구들이나 후배 정우일이 포함된 건 이해하는데. 정승우도 포함된 건 의외네.

-이야기 들어보니 정승우가 요청했다던데?

-정승우가 지금보다 더 발전하면 메이저리그 진출도 노려볼 수 있는 거 아님?

-이러다 몇 년 뒤에는 한국인으로 이루어진 메이저리그 팀도 나오겠네 ㅋㅋ

한국의 팬들은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나오길 바라고 있었다.

수호의 등장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숫자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었다.

한때는 한국인이 메이저리그에 대거 진출했던 거에 비하면 초라한 숫자였다.

반면 일본의 메이저리거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어 박탈감이 컸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기대는 하와이에 도착한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다.

“오오…… 시설 한 번 끝내주네.”

“작년에 이용했던 곳 그대로네.”

“역시 여긴 언제 와도 좋다니까.”

수호의 전지훈련장은 작년과 달라지지 않았다.

환경을 바꿀 이유가 없었기에 그대로 세팅을 해둔 것이다.

“너희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훈련했던 거야? 이거 실력이 늘 수밖에 없겠네.”

정승우는 훈련에 있어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프라이빗 해변까지 갖추고 있는 이 리조트의 환경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그 모습에 광호가 짐을 풀며 말했다.

“여긴 일부에 불과해요.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베이스볼 트레이닝을 하는 곳에 가면 진짜 시설이 끝장나거든요.”

“와…… 이런 곳에서 무료로 훈련할 수 있다니. 어떤 지옥훈련이라도 받을 수 있겠는데?”

정승우의 말에 임광호를 비롯해 아이들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그려졌다.

“그 말 곧 후회하실 겁니다.”

이미 경험했던 그들로서는 정승우의 말이 얼마나 섣부른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 * *

알나흐안 왕자의 집무실.

웬만한 가정집을 옮겨놓은 정도의 크기를 한 집무실에서 시간을 확인한 알나흐안이 수화기를 들었다.

잠깐의 대기음이 끝나고 곧 모니터에 두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입니다, 롭 커미셔너.”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왕자님.]

“하하, 뭐 별일이야 있겠소? 그리고 길 버드 구단주는 처음 뵙는구려.”

[처음 뵙겠습니다, 왕자님.]

두 남자는 다름 아닌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와 길 버드 구단주였다.

간단한 인사를 끝낸 알나흐안이 곧장 본론을 꺼냈다.

“이미 비서를 통해 안건은 전달된 걸로 아는데. 길 버드 구단주께서 생각을 좀 해보셨소이까?”

[설마 필리스 구단을 구매하시겠다는 의사를 밝히시다니. 다소 의외입니다.]

알나흐안 왕자는 비서를 통해 필리스 구단의 매각을 요청해 왔다.

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길 버드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한데 왕자님께서는 이미 신생구단 창단을 위한 돈을 넣지 않으셨습니까?]

“보증금을 말하는 거 같군.”

[맞습니다, 왕자님. 만약 필리스 구단을 매입하시고 신생구단 창단을 취소하신다면 보증금의 반환은 어렵습니다.]

신생구단 창단은 여러 조직이 경쟁했다.

거기에서 선발된 것이니만큼 당연히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만약 창단을 약속한 주체가 약속을 파기한다면 리그 입장에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로 인해 보증금으로만 5억 달러가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다.

웬만한 구단의 2년 운영비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이 금액을 포기하는 건 알나흐안 왕자 입장에서도 쉬운 게 아니었다.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만약 필리스 구단을 매입할 수 있다면 보증금을 포기하겠네.”

하지만 알나흐안 왕자는 보증금을 포기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5억 달러.

천문학적인 금액이었지만, 수호를 1년이라도 일찍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다.

[왕자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면 저로서도 말릴 방법이 없겠군요.]

[이거 참…… 그럼 저도 회의를 좀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화상회의는 거기에서 끝났다.

모니터가 꺼지자 알나흐안은 의자에 몸을 기댔다.

“표정을 보아하니 구단을 넘기겠군.”

길 버드에 대해서 조사를 끝냈다.

그는 현재 도박 빚이 발단이 되어 회사 운영이 어려워진 상황이었다.

단순히 도박 하나 때문에 억만장자가 이렇게 되었다는 게 우스운 일이다.

“오너가 일을 하지 않으면 회사는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법이지.”

아마 필리스를 팔아서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넘기더라도 길 버드는 재기에 실패할 것이다.

“도박은 원래 그런 것이니까.”

도파민의 노예가 된 그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건 상당히 어려울 테다.

“나에게는 일이 상당히 좋게 풀렸군.”

필리스를 손에 넣는다면 한수호란 카드를 몇 년이나 빨리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를 한번 보러 가야겠어.”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다.

* * *

하와이에서의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헉…… 헉…… 헉……!”

훈련이 시작되자 삼인방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정승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미친……! 훈련이 힘들다는 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라고?’

말도 안 되는 훈련량이었다.

더 무서운 건 수호의 훈련량이 자신들이 하고 있는 것의 2배나 더 많다는 점이었다.

‘이제 막 훈련이 시작되었는데. 이 정도 훈련량이라는 건 도대체 중반 이후부터는 얼마나 빡세게 한다는 거야?’

전지훈련 초반이다.

아직은 훈련량을 올릴 수 없었다.

몸이 다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수호의 훈련량은 따라갈 수 없었다.

‘그런데 저 괴물은 또 뭐야?’

단 한 사람.

정우일을 제외하고 말이다.

“헉! 헉!”

그는 수호의 옆에 붙어 그의 훈련량을 따라가고 있었다.

삼인방과 정승우는 이미 뻗어 있었는데, 정우일만은 여전히 수호의 옆에서 달리는 모습은 경이로웠다.

“헤이, 임.”

“……어?”

“저기 정우일이라는 친구,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던 영상 있어?”

“너튜브에 가면 있을 텐데. 왜?”

“수호의 훈련을 따라가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말이야.”

전지훈련의 스케쥴을 총괄하는 라이언 베켓 박사의 말에 임광호도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저 녀석의 체력이 원래 저렇게 괴물 같았나?’

아무리 수호가 페이스를 올리지 않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로 훈련량을 따라가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우일이 이내 바닥에 널브러졌다.

“헉…… 헉…… 기…… 기브업……!”

정우일이 백기를 들었지만, 수호는 여전히 훈련을 이어나갔다.

이건 경쟁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에 맞춰 스케쥴을 짠 것이었다.

수호는 아직 자신의 스케쥴을 모두 소화하지 못했기에 계속 훈련을 이어나갔다.

라이언 베켓은 그런 수호와 정우일을 번갈아 보며 생각했다.

‘정우일이란 저 친구의 체력적인 모습을 보면 평소에 훈련을 잘 해온 거 같군. 거기에 끈기까지 가지고 있어.’

선수의 끈기는 훈련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선수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정우일은 수호를 따라갈 수 있을 정도의 재능은 가지고 있다는 거군.’

오랜만에 좋은 재료가 들어온 셈이다.

라이언 베켓은 정우일의 이름에 체크를 하고 수호를 바라봤다.

‘오늘은 첫날이니만큼 몸 상태를 체크할 생각이었는데. 저 녀석 한국에서 어느 정도 몸을 만들어왔군.’

오늘은 어디까지나 워밍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가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비시즌에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훈련 강도를 높여도 되겠어.’

그런 수호를 보며 라이언 베켓은 훈련 강도를 높이기로 결정했다.

강도를 높이면 수호가 비명을 지르겠지만,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시즌 막판에 그가 보여준 모습을 보면 체력적인 문제를 보였다. 그런 부분을 보완해 줘야 해.’

포수와 슬러거.

완벽한 컨디션에서 두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게 만들어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선수 개개인에게 필요한 부분을 체크하며 스케쥴을 조절하는 라이언 베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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