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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86화 (286/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86화

메이저리그 구단을 소유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인수비용을 모두 구단주가 내는 방법이다.

이 경우 구단의 지분 중 대다수를 구단주가 가지고 있기에 구단을 운영하는 데 있어 구단주의 영향력이 크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뉴욕 메츠가 대표적으로 이런 타입이었다.

또 하나는 컨소시엄을 만들어서 구단을 인수하는 방법이었다.

LA다저스가 가장 대표적인 구단으로 덩치가 커진 메이저리그 구단을 인수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

이 경우에는 지분이 여러 사람에게 분산되어 있기에 구단주의 파워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필리스는 길 버드가 지분의 100퍼센트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개인적인 재정 상황이 구단의 운영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런데 최근 재정 상황이 나빠졌다는 거군요.”

“맞습니다. 사실 소문은 계속 돌고 있었는데. 선수를 이렇게 판매하는 걸 봐서는 정말 재정 상황이 많이 나쁜 거 같습니다.”

김명훈이 믿을 만한 곳에서 얻어온 소식을 풀어놓았다.

“그렇다고 선수를 그냥 팔아버리다니…….”

“구단 운영에서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곳이 선수의 연봉이니까요.”

구단 운영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게 선수 연봉이다.

만약 운영비를 줄이고 싶다면 거기부터 건드는 것이 우선이었다.

“구단주가 마음을 바꿀 일은 없겠죠?”

“……어려울 겁니다. 이미 다른 구단들에 오퍼를 넣었습니다. 몇몇 구단에서도 길 버드의 상황을 파악하고 조건을 딜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런데도 팔겠다고 나서는 겁니까?”

“예. 꽤 급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걸까?

[사업 실패 아니면 도박이겠지.]

[여자 문제일 수도 있겠네.]

[아니면 구단을 판매하기 전에 최대한 급전을 땡기려는 걸 수도 있고.]

대략적으로 감을 잡았지만, 문제는 그것들이 아니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겠군요.”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 구단 측에서도 한수호 선수를 매물로 내놓지는 않은 거 같고요.”

이제 메이저리그 3년 차.

연봉 조정에 대한 협상권은 있었지만, 다른 권리는 없었다.

아직은 구단이 하자고 하는 방향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단 소리였다.

“아무래도 필리스를 떠날 준비를 해야겠군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2년 연속 우승을 했는데도 선수의 파이를 줄인다는 건 그만큼 구단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거니까요.”

김명훈의 말에 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시간이 있었지만, 슬슬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 * *

수호가 소식을 접한 뒤로 본격적인 필리스의 바겐세일이 시작됐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앤드류 페인터, 뉴욕 메츠로 이적!!]

[계약 내용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필리스 사정이 능통한 인사에 의하면 현금과 선수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알려왔다.]

[필리스의 바겐세일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시각이 이어져!]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챔피언, 리빌딩에 들어가나?!]

라파엘 알바레즈가 필리스에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페인터는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런 선수의 이적은 메이저리그 팬들을 시끄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페인터를 트레이드 시켜 버리네.

-29시즌 끝나고 FA가 되긴 하지만, 벌써 트레이드 시키는 건 좀 이해 안 되네.

-가장 비쌀 때 팔아먹겠다는 생각인 듯.

-필리스 구단주의 자금 사정이 안 좋은 듯.

ㄴ재벌이 자금 사정이 안 좋겠냐 ㅋ

ㄴㄴㅇㅈ. 그냥 리빌딩 하려는 듯.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했으니 운영비를 좀 줄여도 이상할 건 없지.

-설마 한수호도 파나?

ㄴ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싶을까?

대중은 만약에를 좋아한다.

약간의 가능성이 생기면 그걸 입에 담기 시작했다.

앤드류 페인터까지 판매하기 시작한 필리스가 수호도 팔 수 있다.

그 가능성이 열리면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 * *

메이저리그가 발칵 뒤집혔다.

필리스의 바겐세일 때문이었다.

“필리스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뭐라고?”

“선수를 판매하겠다는데. 원하는 건 현금의 비중을 높여서 받고 싶답니다.”

“현금이 필요하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

메이저리그는 소문이 빠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필리스의 바겐세일이 구단주 길 버드의 자금난 때문이란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 움직임은 그 소문이 사실이라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 쪽에서 준비할 수 있는 현금은?”

“올해는 1억 달러 정도가 한계입니다. 선수들 페이롤을 생각하면 그 이상을 빼는 건…….”

“최대한 현금을 마련하도록 해. 필리스는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야. 거기 멤버를 빼 올 수 있다면 29시즌에는 우리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려볼 수 있어.”

필라델피아 필리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이란 대업을 이룬 팀이었다.

거기에 소속된 선수들은 당연히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 선수들이 대거 풀렸으니 구단들이 군침을 흘리는 게 당연했다.

“그나저나 한수호는?”

그리고 가장 군침을 흘리는 대상은 한수호였다.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바꾸고 있는 선수에게 수요가 쏠리는 건 말할 필요가 없었다.

“저희 쪽에서 문의를 넣었는데. 아직 한수호를 판매하겠단 말은 없습니다.”

“역시 아끼고 있는 건가?”

“그의 가치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구단 가치가 상승하고 수입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요.”

“작년에도 유니폼 판매순위 1위였지?”

“압도적이었습니다. 2년 연속 유니폼 판매 순위만으로 웬만한 10위권 선수의 5년간 판매량을 넘길 정도였으니까요.”

한수호는 단순히 성적만 잘 내는 선수가 아니었다.

관련 상품의 판매량도 다른 선수를 압도할 정도로 높았다.

그런 선수를 판매하는 건 구단 입장에서도 마지막까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한수호에 대한 오퍼를 계속 넣도록 하고 만약 그가 매물로 나올 수도 있으니 영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해 보도록 해.”

“알겠습니다.”

한수호의 미래가치는 천문학적이다.

하지만 지금 그의 연봉은 아직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었다.

물론 올해 연봉협상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상승은 불가피했다.

그러나 염가인 것은 다를 바 없었다.

‘1년만 한수호를 쓸 수 있어도 충분하다. 월드시리즈 우승과 구단 가치의 상승을 생각하면 충분히 남는 장사야.’

메이저리그 모든 구단이 이와 같이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필리스 역시 똑같이 하고 있었다.

“양키스에서 한수호 선수를 판매할 생각이 없냐고 문의를 해왔습니다.”

직원의 말에 마크 레이어 사장은 인상을 구겼다.

“우리가 보낸 목록을 제외하고는 판매할 생각이 없다고 해.”

“알겠습니다.”

“망할 놈들. 우리가 빈틈을 보이니까, 바로 한수호를 노리는군.”

양키스만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모든 구단이 수호를 판매할 의사가 없냐는 문의를 해오고 있었다.

그만큼 수호의 인기는 팬만이 아니라 구단들에게도 높은 상황이었다.

“원래라면 선수의 판매가 아니라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마크 레이어가 입술을 깨물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바겐세일을 하고 있는 신세가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그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번호를 확인한 그의 얼굴이 구겨졌다.

“예, 구단주님.”

전화를 걸어온 상대는 길 버드였다.

메이저리그를 뒤흔드는 바겐세일을 일으킨 상대와 통화하는 건 마크 레이어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자신의 오너였기에 그런 티를 내지 못했다.

-선수들의 판매는 어떻게 되고 있나?

“관심 있는 구단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페인터의 판매 이후 우리 쪽 사정을 알게 된 그들이 조건을 낮추려 하고 있습니다.”

-웬만한 조건은 수용하도록 해.

“……그리되면 29시즌에 제대로 된 구단 운영이…….”

-상관없어. 내가 진행하라면 진행해!

“알겠습니다.”

길 버드의 목소리는 이전과 달라져 있었다.

이전에는 여유가 넘쳤다면 지금은 그런 걸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한수호를 판매하면 어떻게 될 거 같나?

“그건 절대 안 됩니다. 한수호는 우리 구단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입니다. 단순히 전력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구단의 매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선수입니다.”

-나도 알고 있어. 당장 판다는 게 아니라 가능성을 말하는 거네.

“그건…….”

-일단 만약을 대비해서 보고서를 올리도록 해.

“예…….”

전화를 끊은 마크 레이어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군.’

구단의 사장이 되면 뭐든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최근이었다.

“젠장…….”

시키는 걸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가 처량할 뿐이었다.

* * *

롭 만프레드는 필리스의 바겐세일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길 버드의 자금상황이 나쁘다곤 전해 들었지만…….’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로서 각 구단의 주인들의 상황을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었다.

아무래도 그들의 상황이 나빠지면 구단의 운영에 문제가 생길 테니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 빌리언네어인 그들의 상황이 급속도로 나빠질 가능성은 적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최근 길 버드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는 이야길 전해 들은 게 불과 몇 개월 전이다.

‘그런데 지금은 선수들을 팔아서 현금을 충당해야 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이라면 조만간 구단이 매물로 나올 수도 있었다.

‘신생구단이 창단되는 게 눈앞인데. 필리스까지 매물로 나오면 꽤 골치 아프겠군.’

어떻게 생각하면 필리스가 팔리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었다.

길 버드는 현재 구단을 운영하는 게 벅찰 정도로 자금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이러다가 조만간 한수호까지 매물로 나올 수 있겠군.’

한수호가 시장에 나온다면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현존하는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선수였으니 말이다.

고민하던 롭 만프레드는 이내 전화를 들었다.

“구단주들에게 연락해서 미팅을 잡도록 해. 안건은 신생구단 지원에 대한 회의라 하고.”

-알겠습니다.

지금이 가장 시기적절하다고 판단한 롭 만프레드가 구단주들을 소집했다.

* * *

메이저리그가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수호는 한국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제 곧 미국으로 돌아가지?”

고모부의 질문에 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일주일 뒤에 출국이에요.”

“이번에도 하와이로 가는 거니?”

“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하와이에서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에요. 정말 같이 안 가셔도 돼요?”

“아휴, 괜찮다. 최근에 식당이 잘 되고 있어서 자리를 비우는 것도 꽤 어려워.”

“그거 좋은 소식이네요.”

수호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고모 내외가 운영하는 식당도 나날이 손님이 많아지고 있었다.

“그럼 올해는 누구랑 가는 거니? 그 친구들이랑 같이 가는 거야?”

“네. 친구들하고 선배 한 분 그리고 동생 한 명하고 같이 갈 예정이에요.”

“그래. 남은 시간 푹 쉬다가 들어가렴.”

“예.”

2028년.

바쁘게 달려왔던 한 해를 뒤로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준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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