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284화 (284/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84화

파주에 위치한 박승현 베이스볼 센터.

한국에서 가장 큰 아마추어 야구경기장이었다.

미국은 워낙 땅덩이가 넓어 아마추어들이 야구를 할 장소가 많았다.

동네에 하나씩 야구장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한국은 사정이 달랐다.

“이야~ 박승현 센터가 이 정도로 완성되었네.”

“그러게 말이야. 아무리 코리안특급이라 해도 이 정도 크기의 센터를 만들지는 꿈에도 몰랐어.”

박승현 베이스볼 센터를 방문한 기자들이 센터의 규모를 보고 감탄을 터트렸다.

야구장 4개를 합친 규모의 센터는 실내연습장과 매점과 휴식실까지 갖추고 있었다.

이런 시설을 갖춘 곳은 프로구단의 야구장을 제외하고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곳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박승현의 존재가 컸다.

“역시 메이저리거는 레벨이 달라.”

“게다가 박승현은 동양인으로서는 입지적인 성적을 올렸던 선수잖아.”

코리안특급 박승현.

한국인 메이저리그의 개척자로 불리는 선수다.

최고구속 100마일을 던지며 메이저리그에서만 124승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2026년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양인 최다승 기록이었다.

이러한 기록을 남긴 선수답게 그는 많은 부를 축적했다.

은퇴 이후에는 그 부를 사회에 환원하며 여러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박승현 베이스볼 센터였다.

이 센터는 상업용이 아니었다.

유소년 야구단이나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을 위해 거의 무상에 가깝게 대여해 주고 있었다.

수준급의 경기장이 부족한 한국 아마추어 야구의 현실을 생각하면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다.

“그나저나 보라스 코퍼레이션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네.”

“한수호 선수가 대단하긴 하네. 에이전시인 보라스 코퍼레이션 측이 매니지먼트 역할도 같이 하는 거잖아?”

“그렇지. 김명훈 대표가 힘을 많이 쓴다고 하더군.”

기자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빠르다.

김명훈은 야구계에서는 유명 인사였고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소문이 되어 기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가 얼마나 수호를 챙기는지 잘 알려져 있었다.

“저기 학생들이 이번에 한수호가 지원하는 아이들인가?”

“그런 거 같은데?”

“유니폼이 모두 다르네.”

“전국에서 학생들을 모두 모았다고 하더군.”

“그래? 원래 대부분 이런 기부는 자기 고향을 중점으로 하지 않나?”

“그렇긴 한데. 한수호는 조금 다르게 한다더군. 초반부터 투자금을 제법 들여서 전국의 야구선수를 지원한다 하더라고.”

“자세하게 아네?”

“이거 이미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로 뿌렸잖아. 확인 안 했어?”

“그런 건 밑에 애들이 하는 거지.”

기자가 얼굴을 붉히는 사이.

행사장으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명훈이었다.

그는 행사장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이내 단상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아아, 지금부터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간단한 안내가 끝나고 김명훈이 주요 인사들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재단장님이신 한수호 님을 모시겠습니다.”

곧 단상 뒤에서 한 남자가 걸어서 올라왔다.

건장한 체격의 수호가 정장까지 갖춰 입은 모습에 기자들이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한수호의 피지컬은 정말 대단하군.”

“와꾸도 좋잖아.”

운동선수들 중에서 상당히 외모가 뛰어난 편인 수호의 등장에 기자들이 한 마디씩 뱉었다.

그사이 마이크를 잡은 수호가 간략하게 소감을 말했다.

“오늘 자리를 빛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제가 받았던 사랑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릴 수 있길 바랍니다.”

짝짝짝-

박수가 뒤를 이었다.

김명훈이 다시 마이크를 잡고 행사장을 찾은 손님들을 소개했다.

“오늘 이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 먼 길을 찾아와 주신 손님들입니다.”

“누가 왔을까?”

“뭐, 한수호와 아이들 아니겠어?”

“정승우 정도 나오겠네.”

기자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다.

참가한 유명인이라 해봐야 기껏해야 국내 선수들일 게 분명했다.

수호가 외부활동이 많은 선수도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들의 예상은 곧 완전히 빗나갔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의 잭 휠러.”

“잭 휠러?!”

단상으로 한 남자가 걸어 올라왔다.

정장을 입은 외국인의 등장에 사람들의 눈이 커졌다.

“뒤이어 같은 구단 소속의 라파엘 알바레즈.”

“라파엘이라고?!”

“메이저리그의 특급투수?!”

“미친!”

라파엘의 등장은 기자들을 더욱 놀라게 만들었다.

빅리그에서도 에이스로 구분되는 특급선수였다.

한 해 연봉만 수백억에 달했다.

그런 선수의 등장은 기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같은 구단의 조니 로버트 선수가 방문해주셨습니다.”

“필리스의 차기 슈퍼스타잖아?”

“조니 로버트까지 오다니!”

“한수호의 인맥이 이 정도였어?”

“장난 아니네.”

빅리거 세 명의 등장은 기자들의 눈을 커지게 만들었다.

그들은 손을 바쁘게 움직이며 이 자리를 빛내준 세 선수의 등장을 세상에 알렸다.

* * *

[한수호 재단 발족!]

[한수호 재단 발족식에 메이저리거 잭 휠러, 라파엘 알바레즈, 조니 로버트 방문!]

[슈퍼스타 한수호 재단의 시작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빅리거들!]

[한수호 재단장은 재단이 어렵게 야구를 해나가는 꿈나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혀!]

한수호 재단의 시작은 화려하게 세상에 알려졌다.

팬들은 메이저리거들의 방문에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빅리거들이 한국을 다 오네.

-이게 다 한수호의 인맥 덕분이지.

-와…… 얼마 전에 갤에 올라왔던 인천공항 잭 휠러 사진이 진짜였네.

-설마 그게 진짜였을 줄이야 ㅋㅋ

-그나저나 한수호 재단은 뭐 하는 곳임?

ㄴ어렵게 야구 하는 아이들 지원해 주는 곳이라던데.

ㄴㄴ재단이라 하면 뭔가 수상쩍은 곳 아님?

ㄴㄴㄴ모두 한수호의 개인재산으로 운영된다고 함.

-한수호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구나.

-나이도 어린데. 생각하는 건 개쩌네.

팬들은 수호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이런 반응은 수호의 이미지에 플러스알파가 되었다.

“지부장님, 현재 각 업체에서 한수호 선수를 모델로 쓰고 싶다는 연락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정부 쪽에서도 한수호 선수를 모델로 공익광고를 찍고 싶다는 연락이 끊이지 않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언론에서도 한수호 선수의 재단에 대한 취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가 수호를 원하고 있었다.

‘이번 재단을 발족하는데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정답이었어. 한수호 선수의 평판이 더 높아졌다.’

안 그래도 좋았던 수호의 평판이 더 높아졌다.

거기에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수호의 재단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추어 야구에 투자하는 프로선수.

이 타이틀만큼 그들의 구미를 당기는 건 없었다.

“언론 쪽 인터뷰는 가이드대로 진행하고 홍보 쪽은 조건이랑 내용 확인해서 정리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수호의 몸은 하나다.

들어오는 모든 제안에 오케이를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최고의 조건을 확인하고 그에게 전달해야 했다.

“자!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바빠질 테니. 다들 빡세게 일하자!”

“예!”

보라스 코퍼레이션 한국지부는 어느새 한수호 개인의 매니지먼트로 변해 있었다.

* * *

김명훈이 바쁘게 일해준 덕분에 수호는 한국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물론 화보 촬영이나 광고 촬영 등.

일정이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친구들과 한국의 문화를 즐기는 시간도 충분히 낼 수 있었다.

“내가 이 한국식 바비큐를 꼭 먹고 싶었다니까.”

“이 소스가 콩으로 만든 거라고? 감칠맛이 끝내주는데?”

“난 이 갈비탕이란 게 아주 인상 깊어. 어떻게 립으로 이런 맛을 내는 거지?”

한국을 찾은 친구들은 수호와 함께 식당들을 돌아다니며 먹거리 탐방을 나섰다.

“다들 입에 맞는 거 같아서 다행이다.”

“입에 맞는 정도가 아니야. 난 한국의 음식이 이 정도로 맛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

세 사람은 한국 음식에 꽤나 감동을 받은 듯했다.

사실 세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국 식문화는 세계에 통하는 수준이었다.

단순히 김치나 비빔밥과 같은 종류가 아니더라도 치킨이나 자장면 등.

다양한 음식이 세계에서 많은 이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세 사람이 좋아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자, 그럼 우리의 즐거운 장면을 찍어서 다른 녀석들한테 자랑 좀 할까?”

“그거 좋지!”

수호가 스마트폰을 꺼냈고 세 사람이 포즈를 잡았다.

수호 역시 앵글에 들어가 사진을 찍어 별스타그램에 업로드했다.

빅리거 네 명이 한 앵글에 담겨 찍힌 사진은 금세 좋아요가 눌리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에서 빅리거 4명이 식당 방문이라니!

-이게 한수호 클라스인가……!

-Yummy!!

-All the food looks delicious.

-한수호 사랑해!

댓글도 빠르게 늘어나면서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 * *

정부에서는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중에서는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사업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주요사업으로 꼽고 있는 분야였다.

관광공사의 이세준 부장은 오늘도 회의에서 부하 직원들을 닦달하고 있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찾아야 하는 메리트를 제공해야 한다고 몇 번을 말했나? 그런데 나온 아이디어라는 게 고작해야 케이팝 콘서트 관람이나 기존에 있었던 서울과 관련된 관광지를 알리는 거야?”

“그게…… 사실 한국이 관광적으로 볼 만한 게…….”

“그러니까! 새로운 걸 홍보해야 하지 않았나?!”

이세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최근 위에서 압박이 크게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막대한 예산을 받아서 어디에 쓰냐고 다른 공사 관계자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어야겠어?!”

“죄송합니다…….”

“저…….”

그때 한 직원이 입을 열었다.

“말해 봐.”

“한국의 식문화와 관련된 관광코스를 제시하는 건 어떻습니까?”

“식문화 관광코스? 자세히 이야기해봐.”

“한국의 문화가 해외에 많이 알려지면서 음식도 많이 퍼진 상황입니다.”

“그렇지.”

“사실 한국은 지역별 특산물들이 잘 구별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걸 구별해서 홍보를 한다면 서울에만 집중되어 있는 관광코스가 확대될 거라고 봅니다.”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최근 너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먹방 문화가 전파되고 있었으니 말이다.

문제는 식문화를 홍보하는 방법이었다.

다양한 안건이 나왔고 그중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야 하는 모델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다.

“홍보 모델은 누가 좋을 거 같나?”

“아이돌들이 어떻습니까? 최근 그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잖아요.”

“괜찮군. 하지만 신선한 얼굴이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스포츠 쪽에서도 한 명 섭외할까요?”

“생각해 둔 사람 있나?”

“최근 한수호 선수가 한국을 방문한 필리스 선수들과 음식을 먹는 사진을 별스타그램에 게재했습니다.”

“그래? 반응은?”

“좋아요가 단숨에 10만 개를 넘어설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한수호가 그 정도로 파급력이 컸어?”

“국내 최고의 팔로워 수를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부하 직원의 대답을 들은 이세준의 눈이 빛났다.

“한수호가 지금 한국에 있지?”

“예.”

“관계자와 빨리 미팅을 잡도록 해.”

“알겠습니다!”

수호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이세준 부장의 머리를 지배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