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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83화 (283/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83화

시즌이 끝났지만, 수호의 스케줄은 비어 있을 틈이 없었다.

“한수호 선수,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는 이제 공중파 뉴스에까지 인터뷰를 하러 나갈 정도로 유명인이 되었다.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섭외를 멈추지 않았다.

“오늘은 특별한 손님들을 모셨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이자 MVP까지 수상한 한수호 선수! 그리고 그 친구분들을 모셨습니다!”

인기 예능프로그램 TV스타에도 출연했다.

물론 혼자가 아니었다.

“이야~ 한수호 선수를 실제로 처음 봤는데. 정말 잘 생기고 몸집이 장난 아니시네요.”

“거기에 친구분들도 한 덩치 하십니다.”

“역시 운동선수들이라 그런지 다들 피지컬이 장난 아니에요.”

한수호와 아이들.

마치 부록처럼 친구들도 함께 프로그램에 나갔다.

단순히 예능에만 같이 출연하는 게 아니었다.

“자, 이제 단체 사진 찍을게요. 한수호 선수가 메인에 서시고 친구분들이 옆에 같이 서시면 됩니다.”

화보를 비롯해 각종 CF와 모델로도 같이 채택되고 있었다.

“이거 수호 덕분에 무슨 횡재냐?”

“그러게 말이야.”

“우리끼리 한국에서 뛸 때는 아무도 불러주질 않았는데. 수호 들어오니까, 진짜 바빠지네.”

세 사람은 새삼스레 수호의 대단함을 체감했다.

그들 역시 한국에서는 촉망받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한 사람은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정도가 되었다.

그렇지만 광고 촬영이나 TV 출연은 아주 먼 이야기였다.

“우리는 그렇게 스타성이 있는 선수들이 아니니까.”

“우리보단 선배들이 있지.”

“수호 덕분에 이런 데도 나오는 거지.”

촉망받는 유망주인 것과 스타성은 다른 문제였다.

방송국 입장에서는 입담이 좋은 선수를 더 원했다.

그래야 방송 분량을 뽑아낼 수 있으니까.

세 사람은 그런 부분에서 스타성이 부족했다.

하지만 수호와 함께한다면 이야기는 달랐다.

수호 자체가 대체 불가능한 스타플레이어였으니 말이다.

“너희들도 쉬어야 하는데. 괜히 나 때문에 불려 나오는 거 아니야?”

“방금까지 우리가 한 말 못 들었냐?”

“우린 오히려 지금 스타가 된 거 같으니까. 제발 같이 좀 다니자.”

“그래. 언제 우리가 이런 델 와보겠냐?”

세 사람의 말에 수호가 피식 웃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열흘이 지났다.

“오빠! 오늘 나랑 브이로그 찍어줘야 해!”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면서 집에 있을 때는 수빈이와 함께 영상촬영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영상촬영이라고 해봤자 수호는 일상을 보내고 수빈이가 영상을 찍는 것이었다.

원래부터 영상촬영에 관심이 많았던 수빈이다.

처음에는 한두 달 하고 그만두지 않을까 싶었는데, 벌써 2년이 되었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다.

“너 팔로워 많이 늘었어?”

“당연하지! 내 팔로워가 몇 명인지 알아?”

“얼마나 되는데?”

“무려 80만이야!”

80만.

대단한 수치였다.

자신의 동생이라고는 해도 항상 자신과 관련된 영상을 올리는 건 아니었다.

평소에는 그녀 스스로 영상 컨텐츠를 제작해야 했다.

한마디로 그녀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소리였다.

“대단하네.”

“뭐야? 대답은 그게 아닌데? 오빠는 천만 팔로워를 가진 스타라는 거야?”

천만.

수호의 별스타그램 팔로워 숫자였다.

100만 명만 되더라도 웬만한 인플루언서를 뛰어넘는 수치였다.

그런데 수호는 얼마 전, 천만을 넘어섰다.

이는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수치였다.

그만큼 수호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딱히 그런 의미는 아니었는데.”

“칫! 꼭 오빠 따라잡을 거야!”

토라진 듯 고개를 휙 돌리는 동생을 보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너 닮아서 승부욕 하나는 쩌네.]

[동생도 운동했으면 잘했을 듯.]

문득 수빈이가 운동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왜인지 몰라도 동생은 운동보단 컨텐츠 제작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었다.

뭐든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수호는 그것만으로도 기뻤다.

‘이전의 삶에선 저러지 못했었지.’

수빈이는 평범하게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했다.

그리고 결혼하고 평범하게 살아갔다.

평범하다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자신의 꿈에 대해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동생이기에 지금의 모습이 더 보기 좋았다.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라.’

자신이 그렇게 만들어 줄 것이다.

* * *

한 대의 스포츠카가 청담동의 고즈넉한 골목으로 들어섰다.

청담동에 이런 조용한 곳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스포츠카는 유연하게 골목을 지나 한 건물 앞에 멈춰 섰다.

간판이나 흔한 편의점도 들어 있지 않은 건물이었다.

차가 도착해서 문이 열리고 나온 사람은 수호였다.

“분명 내비게이션은 여기인데…….”

그가 차에서 내리자 곧 건물의 문이 열리며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다가왔다.

“한수호 님이시죠? 발렛파킹 해드리겠습니다.”

“아, 예.”

차 키를 남자에게 건네고 물러서자 건물에서 또 한 명의 여성이 나왔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녀의 안내를 받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등 뒤로 스포츠카가 어디론가 향하는 게 보였다.

‘프라이빗 레스토랑이라더니. 진짜 비밀스럽게 운영되네.’

최근 한국에는 오마카세 등.

다양한 고급문화가 빠르게 알려지고 있었다.

그래서 상류층들은 더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원하기 시작했다.

니즈가 생기자 눈치 빠른 이들이 그것을 채워주기 위해 움직였다.

이 식당 역시 그런 니즈를 위해 만들어진 곳 중 하나였다.

‘김 지부장님 말씀으로는 예약하는 거 자체가 힘들다고 했지.’

이곳을 알게 된 것도 김명훈 덕분이었다.

그에게 좀 조용한 곳에서 식사할 곳을 찾으니 김명훈이 예약해 준 곳이었다.

-대관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곳이라 다른 사람과 마주칠 일이 없습니다. 아주 비밀스럽게 운영되는 곳이니 편하게 식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해주는 김명훈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이 정도로 프라이빗할 줄은 몰랐는데.’

[그러게.]

[이 정도면 미국 대통령이 왔다가도 모르겠다.]

[ㄹㅇㅋㅋ]

레전드들마저 감탄할 지경이었다.

복도는 물론 엘리베이터를 지날 때도 사람 한 명 마주치지 않았다.

오직 마주치는 건 눈앞에 자신을 안내해 주는 여성밖에 없었다.

그 여성도 별다른 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마치 이게 당연하다는 듯 조심스럽게 수호를 룸으로 안내해 주었다.

“식사는 일행분이 오시면 준비해 드릴까요?”

“예, 그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대화는 딱 필요한 것만 이루어졌다.

홀로 룸에서 대기하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장식 하나하나가 예술이네.”

외부를 볼 수 있는 창도 있고 층고도 높아서 개방감이 상당히 좋았다.

장식이나 그림은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작품들이었다.

“이런 곳은 대체 어떻게 아는 걸까?”

상류층의 세계는 신비로웠다.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예.”

대답이 나오자 문이 열리고 익숙한 여성이 들어왔다.

“수호!”

“케이트, 오랜만이에요.”

이렇게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만난 건 케이트 로페즈였다.

* * *

2시간에 걸친 식사가 마무리됐다.

수호는 눈앞에 나온 초코케이크를 포크로 자르며 케이트에게 물었다.

“식사는 입에 맞으셨어요?”

“아주 좋았어요! 세계의 다양한 레스토랑을 가봤지만, 오늘처럼 만족한 식사는 처음이에요!”

세계적인 인플루언서인 그녀다.

그렇기에 만족할지 긴장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아하니 매우 만족한 거 같았다.

‘확실히 음식이 맛있었지. 그나저나 셰프의 얼굴도 보질 못했네.’

음식은 완성된 채로 안내해 준 여직원이 서빙했다.

다른 직원은 한 명도 얼굴을 마주하지 못했다.

“그런데 한국에는 이런 식당이 많나요? 정말 오랜만에 편하게 식사를 했어요.”

“사실 저도 처음입니다. 제 에이전트가 추천해 줘서 왔는데. 신기한 곳이네요.”

유명 인플루언서인 그녀 역시 대중이 많은 곳에 가면 사인이나 사진 요청을 받는 유명인이었다.

그런 것을 즐기더라도 가끔은 조용히 식사하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 그 욕구를 풀 수 있었다.

“그분 덕분에 수호 씨와 매우 조용히 식사할 수 있었네요. 덕분에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저도요. 한국에 한 달 동안 있으실 테니. 다음 주쯤에 또 볼래요?”

수호가 용기를 내어 애프터 신청을 보냈다.

그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케이트의 눈이 서서히 초승달처럼 변했다.

“먼저 말하지 않았으면 제가 했을 거예요.”

그러면서 고개를 수호의 어깨에 기대었다.

앞에 여직원이 있긴 했지만, 그녀는 한 번도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두 사람의 분위기를 방해하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김 지부장님.’

자신에게 이런 시간을 선사해 준 김명훈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수호였다.

* * *

케이트와의 약속을 일주일 뒤로 잡은 건 미리 일정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어서들 와.”

수호는 역삼동의 보라스 코퍼레이션 한국지부에서 익숙한 얼굴들을 맞이했다.

“이야~ 이거 한국에서 수호를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네.”

“한국은 왜 이렇게 추운 거야?”

“오랜만에 보니 더 반갑네.”

세 사람은 다름 아닌 필리스 소속의 라파엘 알바레즈, 잭 휠러 그리고 조니 로버트였다.

세 사람이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당연히 수호 때문이었다.

“이렇게 와줘서 고맙다.”

“고맙긴, 어차피 우리도 휴가차 방문한 건데 뭐.”

“그렇게 고마우면 한국에서 밥값은 네가 다 내는 거다?”

로버트의 장난기 어린 말에 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자, 그럼 슬슬 이동할까?”

세 사람이 도착한 것은 이틀 전이었다.

충분한 휴식을 위해 오늘 만나기로 약속을 잡은 것이다.

세 사람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휴가도 있었지만, 수호와 함께 하나의 이벤트에 나가기 위해서였다.

벤에 올라타서 이동하기 시작한 세 사람 중 잭이 수호에게 물었다.

“오늘 가는 곳이 어디라고 했지?”

“파주에 있는 야구장이야. 거기에 학생들을 불러서 간단한 야구교실을 열거야.”

일일이 지방에 있는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야구교실을 열어주기에는 시간적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김명훈의 아이디어로 학생들을 이동시키는 쪽으로 계획을 잡았다.

“오늘 모이는 베이스볼 키즈들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라고?”

“맞아. 내가 운영할 재단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아이들을 지원해 주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운영할 계획이거든.”

“크으! 말만 들어도 감동이네.”

“다시 말하지만 아주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해.”

“맞아. 하퍼도 미국에서 그런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고 있잖아.”

메이저리그 스타들은 막대한 수입을 얻고 있었다.

그래서 그 수입 중 일부를 어려운 환경에서 야구를 하는 이들을 위해 돌려주고 있었다.

브라이스 하퍼 역시 그러한 사업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오지 못한 걸 무척이나 아쉬워했던 하퍼였다.

그때 조수석에 앉아 있던 김명훈이 고개를 돌려 세 사람에게 설명을 덧붙였다.

“오늘은 바로 한수호 재단의 설립을 알리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취재진들도 제법 찾아올 거예요.”

“빅이벤트군!”

“이벤트라면 내가 빠질 수 없지!”

“나도 마찬가지야.”

빅이벤트.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었다.

올해 한국에서 진행할 일정 중 가장 중요한 일정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곧 도착합니다.”

고속도로를 달렸던 밴이 어느덧 목적지로 들어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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