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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72화 (272/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72화

인터넷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혔다.

-에단 첫 타석 홈런!!

-필리스의 에이스에게 한 방 먹임!

-크으-! 역시 호크다웠다!

-벼락같은 홈런이 나오네!

에단 호크의 홈런은 미국의 메이저리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홈런 한 방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이들도 많았다.

-이제 고작 홈런 한 방 아님?

-경기를 이긴 것도 아닌데. 너무 호들갑 아님?

-어차피 필리스 공격 시작되면 수호가 곧장 따라잡을 거임.

-에단의 홈런이 대단하긴 하지만, 이제 막 경기 시작됐다.

반대쪽 의견은 경기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들의 말대로 1회에 나온 홈런이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건 아니었다.

-1회 말, 필리스의 돌격대장 로버트 선수의 첫 타석으로 경기가 시작됩니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도 필리스는 평소대로의 라인업을 가지고 경기에 나섭니다.

-딱히 변경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베스트 라인업이라는 소리죠.

-필리스를 상대하기 위해 애스트로스는 에이스, 그레이슨 로드리게스를 등판시켰습니다.

-2025시즌부터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기 시작한 그레이슨 선수는 26시즌, 포텐셜이 폭발. 작년과 올해 모두 20승을 거두면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우완투수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큰 키에서 던지는 최고구속 100마일의 강속구와 폭포수 커브가 인상적인 투수죠.

-올 시즌도 20승 5패, 평균자책점 2.84를 마크하면서 사이영상 후보 중 한 명이 되었죠.

그레이슨 로드리게스는 내셔널리그를 주름잡는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필리스 입장에선 까다로운 투수지.]

[너희들과는 자주 상대하지 않아서 더욱 힘들 수 있다.]

레전드들의 조언대로였다.

그레이슨 로드리게스는 내셔널리그에서만 뛰었다.

그렇기에 필리스 타선과 마주칠 일이 많지 않았다.

반면 라파엘 로드리게스는 작년까지 내셔널리그에서 뛰다가 넘어온 투수였다.

애스트로스에게는 그나마 더 익숙한 투수라는 소리였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선발투수에서는 애스트로스가 유리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하지만 필리스 선수들은 그러한 부분으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딱!!

“파울!”

-3구 파울을 만들면서 볼카운트 투볼 원스트라이크가 됩니다.

-로버트 선수가 처음 상대하는 그레이슨을 상대로도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시 로버트 선수의 선구안과 타격 능력은 수준급이네요.

-그의 컨택 능력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1번 타자들 중 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과연 필리스의 선봉장을 맡은 선수답네요.

로버트는 작년에 비해 올해 더 좋은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젠 필리스에는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된 셈이었다.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게 해서 뒤에 있는 녀석들이 더 많은 공을 보게 만들어야 해.’

로버트는 본인이 1번 타자로서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는 그레이슨을 상대로 7개의 공을 던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레이슨이 던진 결정구인 커브에 배트가 헛돌고 말았다.

퍽!

후웅!!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아-! 아쉽게 그레이슨의 커브에 배트를 헛돌리는 로버트 선수! 끈질긴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아섭니다!

-선두타자로서 그레이슨의 투구 수를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출루에는 실패한 로버트 선수입니다.

아쉬운 결과였지만, 그는 선두타자로서 해야 할 일을 충분히 해내고 돌아섰다.

“커브가 공 하나는 더 떨어져. 그러니 처음부터 스윙의 궤적을 조금 더 밑으로 잡는 게 좋을 거야.”

“오케이.”

로버트의 정보를 토대로 자신의 전략을 수정한 메이튼이 타석으로 들어섰다.

수호 역시 대기 타석으로 들어서면서 로버트에게서 정보를 받았다.

“포심은 생각보다 덜 떨어지고 커브는 생각보다 더 떨어진다. 기존의 다른 투수들과 같은 이미지로 상대하면 골치 아플 거야.”

“영점조준을 잘해야겠네.”

“맞아. 뭐, 너라면 별로 걱정하지 않지만 말이지.”

툭!

로버트가 수호의 어깨를 툭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확실히 로버트가 1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잘한다니까.]

[녀석의 정보대로라면 포심의 회전수가 정보보다 더 많이 나온다는 소리네.]

[상대도 오늘 컨디션이 좋은 거 같은데?]

레전드들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육안으로 봤을 때도 확실히 비디오로 본 것보다 공이 좋아 보이니까요.’

[월드시리즈에 긴장하는 놈들이 하나도 없누.]

[그러게 말이야. 나 때는 긴장해서 화장실 들락거리는 놈들이 수두룩했는데 말이지.]

[ㅋㅋ 진짜 그때 얼어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놈들도 있었지.]

다양한 경험을 했던 레전드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고 있을 때 메이튼이 그레이슨의 3구를 밀어 때렸다.

딱!!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

좌타자인 메이튼이 밀어 때린 타구가 좌익 선상을 향해 날아갔다.

아슬아슬하게 라인 안쪽으로 떨어지는 타구였기에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때 좌익수 에단이 몸을 날렸다.

후웅-!

퍽!

“아웃!!”

-에단이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냅니다!!

-슈퍼맨 캐치로 메이튼의 안타성 타구를 지워버리는 에단 호크!! 1회 보여준 홈런에 이어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환상적인 수비로 안타성 타구를 지워버리는 에단 덕분에 메이튼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와야 했다.

‘확실히 컨디션이 좋아 보이네.’

수호는 그런 에단을 바라보며 컨디션이 좋은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타격은 좋은 컨디션에서 나오는 법이니까.]

[라이벌이 점점 더 활약하는데?]

[조금씩 조바심을 느끼시겠습니다?]

레전드들의 놀림에 수호는 피식 웃으며 타석으로 들어섰다.

언론에서도 에단과 수호를 라이벌 관계로 묶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것이 기사의 흥행에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낼 수 있으니 말이다.

‘분명 에단은 좋은 선수지만, 이 정도로 조바심을 느낄 제가 아닌 거 잘 아시지 않습니까?’

[ㅋㅋ 그렇지.]

[우리 수호가 누군데.]

[이제 반짝하는 루키와 비교하는 건 좀 무리지.]

[네가 누군지 보여줄 시간이다.]

레전드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에단 호크가 뛰어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수호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수호 본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타석에 언터처블 한수호 선수가 들어섭니다!

-따라가는 점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한수호 선수는 반드시 해결해 주는 선수입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

이 타이틀이 수호의 이름 앞에 붙은 이유는 단순히 홈런을 많이 때려서가 아니다.

그는 팀이 필요할 때 반드시 그걸 해결해주는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선수였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전문가는 물론 현장에 있는 모두가 그를 최고의 선수로 손꼽았다.

그 사실을 애스트로스의 감독인 숀 크루즈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한수호는 해결사다. 팀이 필요한 게 있다면 그걸 해줄 수 있는 선수다. 그게 언제 어디서건 말이지.’

만약 수호와 같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면 경기를 치르는 게 무척이나 쉬울 것이다.

하지만 상대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처음부터 흐름을 잡았는데. 곧장 뺏길 순 없지.’

초반 흐름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숀 감독은 잘 알고 있었다.

‘우리에게 비난을 해도 어쩔 수 없다.’

그렇기에 그는 더그아웃에서 한 발을 빼고 구심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의 신호를 본 구심은 이내 심판석에서 벗어나며 1루를 향해 손을 가리켰다.

-아-! 여기에서 고의사구를 택하는 애스트로스입니다!

수호와의 승부를 피하는 선택을 내렸다.

* * *

매디슨 감독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결국 상대 쪽에서 비난을 감수하고 우승을 챙기기로 마음먹었네요.”

“최악의 카드를 꺼내든 셈이지. 예상할 수 있는 작전이지만, 우리가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까 말이야.”

“수호는 팀에서도 가장 이질적인 선수니까요.”

이질적인 선수.

나쁜 의미로 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만큼 대체가 불가능한 선수라는 의미였다.

“수호를 그냥 내보내면 상대 쪽에서는 한결 쉽게 우리를 상대할 수 있게 되지.”

“그동안 그걸 하지 않았던 건 자존심 문제였죠.”

“그래. 수호가 예고 홈런으로 도발을 하기도 했었고 말이지.”

“하지만 이번에는 아예 작정하고 고의사구 작전을 꺼낸 거 같습니다.”

만약 수호의 도발이나 외부의 비겁하다는 소리 정도로 넘어갈 거였다면 처음부터 꺼내지 않았을 거다.

“외부의 비난보다 우승 트로피를 선택한 거야.”

“결국 역사에선 우승팀의 이름만이 남게 될 테니까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적이지만, 좋은 선택지를 내렸다.

하지만 수호에게는 단순히 홈런만 있는 건 아니었다.

타닥!!

“뛰었다!!”

그레이슨이 공을 던지는 타이밍에 맞춰 수호가 지면을 박차고 2루로 내달렸다.

스타트는 완벽했고 러너라인을 뛰는 그의 발은 빨랐다.

순식간에 2루 베이스에 도착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그의 모습을 보며 매디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호도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여러 무기를 준비하고 있었군.”

“하지만…….”

아웃카운트가 이미 두 개나 올라간 상황이었다.

수호가 베이스를 누비고 다녔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딱!!

“아…….”

타자가 그레이슨의 커브를 올려쳤다.

빗맞은 타구는 힘없이 떠서 중견수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퍽!

“아웃!”

-세 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갑니다! 한수호 선수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애스트로스가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경기의 리드를 끌어갑니다!

스코어 1 대 0은 바뀌지 않은 채, 1회가 마무리됐다.

* * *

필리스에서 수호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수호는 필리스에서 알파이자 오메가지.

-그게 뭔 소리임?

-공격력의 전부라는 거임.

-다소 오버하긴 했지만, 사실 비교할 수 있는 선수가 없긴 하지.

-대체 불가능한 자원임.

-반대로 이야기하면 수호를 막으면 필리스 타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거지.

-사실 수호가 없으면 여기까지 올 팀이 아니긴 하지.

팬들도 점점 경기의 흐름이 이상해지고 있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애스트로스의 작전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깨달았다.

-애스트로스가 잘한 거다.

-그래도 비겁하지 않음?

-월드시리즈 우승트로피가 목표라면 어쩔 수 없지.

-규정 위반도 아니고 말이야.

-어쩔 수 없음.

민심이 바뀌고 있었다.

-진짜 애스트로스가 일내는 거냐?

애스트로스의 우승을 바라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수호는 아니었다.

‘애스트로스가 비난을 감수하고 절 고의사구로 내보내기로 결정한 거 같네요.’

[너만 막으면 공격력의 80퍼센트는 막을 수 있을 테니까.]

[비난은 한순간이지만, 트로피는 역사에 남겠지.]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거임?]

레전드들의 질문에 수호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마스크를 쓰며 캐처박스에 앉았다.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공격에서 안 된다면.

‘추가 실점을 주지 않고 기회를 살펴야죠.’

수비에서 한수호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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