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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70화 (270/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70화

양키스의 탈락은 올드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 월드시리즈 진출 좌절!]

[복수를 꿈꾸던 제국의 판사, 휴스턴의 호크에게 발목을 잡히다!]

[날아오른 휴스턴의 매가 천상계의 신을 저격하다!]

[GOAT를 노리는 신예의 도전!]

애런 저지가 이끄는 양키스의 탈락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웅스토리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저지까지 잡아낸 에단이 수호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애스트로스의 기세가 무섭긴 하지.

-에이~아무리 그래도 수호까지 잡는 건 무리다.

-하긴, 언터처블을 상대로 어쩌겠음?

-하지만 진짜 잡는다면 어떨까?

-어떻긴...

-개쩔겠지.

언더독 스토리는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이야기다.

슈퍼스타를 사랑하는 그들이지만,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언제나 반기는 아이러니함이 공존했다.

그래서인지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애스트로스의 승리를 바라는 게시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라스베가스 도박사들, 월드시리즈 1차전 승리팀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뽑았다!]

도박을 생업으로 하는 도박사들은 필리스를 승리팀으로 꼽으면서 애스트로스의 패배를 점쳤다.

이런 분위기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치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샘 레이어 기자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애스트로스 에단 호크가 보여준 잠재력은 분명 대단하다. 하지만 필리스를 이끄는 한수호는 신이다. 라고 평가하며 필리스의 승리를 점쳤다.]

전문가들은 여러 채널을 통해 자신들의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필리스와 애스트로스의 전력차이를 비교하는 자료도 있었고 포스트시즌 성적을 비교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건 수호와 에단의 비교자료였다.

-현재 미국에서 에단 호크의 인기가 놀랍도록 뜨겁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정형적인 미국인 중산층 부모 밑에서 자란 에단 호크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등장한 순수 미국인의 활약이기에 미국인들의 가슴을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죠?

-맞습니다. 거기다 그의 아버지인 에단 머피는 전직 해병 출신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더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군인은 매우 특별한 취급을 받았다.

Thank you for your service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인들이 자국의 군인에게 보내는 경의는 대단했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에단 호크는 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모두 갖춘 스타였다.

-그동안 이런 선수가 어째서 드러나지 않았는지 의문일 정도입니다.

-아무리 배경이 훌륭하다고는 해도 본인의 능력이 없다면 팬들이 좋아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다르죠. 에단 호크는 본인의 능력을 선보였고 거기에 배경까지 주목을 받으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에단 호크에 대한 미국 자국민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필라델피아를 제외한 다른 도시에서는 에단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심지어 필라델피아의 몇몇 시민들도 에단에 대한 좋은 평을 내놓고 있었다.

“수호도 대단하긴 하지만, 에단 호크라는 녀석도 대단하더군.”

“동감이야. 그 녀석 아버지가 알고봤더니 나와 같은 곳에서 근무했더라고.”

“군인이라고 했지 아마? 좋은 가정에서 자랐군.”

“거기에 에단 본인의 인성도 무척 좋나 보던데? 하이스쿨부터 야구부의 주장을 맡기도 했다더군.”

에단에 대한 평가는 나날이 좋아지고 있었다.

과거 봉사활동을 했던 일이나 학창시절 선행을 베풀었던 일들도 공개되었다.

언론에서 그를 띄우기로 마음먹기 시작하자 단숨에 전국에서 큰 인지도를 얻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필리스의 골수팬들은 반길 이유가 없었다.

“그놈의 에단 이야기가 여기서도 들릴 줄은 몰랐군.”

“어차피 월드시리즈 우승은 우리 수호가 하게 되어 있어!”

“이번 시즌 역시 챔피언은 우리 필리스가 되는 거지!”

골수 필리건들의 이런 말에 반발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야구란 스포츠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에단의 기세도 무섭다고요.”

“어허! 수호가 있는 필리스가 질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질 수도 있다 말하는 거 뿐입니다!”

“그럴 일이 없다니까!”

“어떻게 그리 단언을 하시는 거죠?”

“필리스에는 수호가 있으니까!”

필라델피아 도시 이곳저곳에서도 여론이 충돌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에단이 미국 사회에 일으키는 돌풍은 심상치 않았다.

그리고 그러한 돌풍을 수호 역시 느끼고 있었다.

“확실히 에단의 기사가 많아졌네요.”

[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비쥬얼에 배경까지 있는 녀석이니까.]

[언론들이 빨아줄 만하지.]

[웬만한 스타들은 실력보단 언론이 만든 여론에 오가는 경우가 있다.]

[실제 실력이 더 뛰어난 선수라도 언론이 좋아하지 않아서 평가절하를 받는 선수도 있지.]

언론의 힘은 막강하다.

그건 실력주의인 스포츠세계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월드시리즈는 일방적인 응원전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겠군요.”

[필라델피아는 너의 홈구장이니만큼 일방적으로 흘러가진 않겠지만, 경기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전과는 다를 거다.]

[꽤 재밌어지겠네.]

이번 월드시리즈는 작년과 다를 거다.

본능적으로 그걸 느낄 수 있었다.

경기의 내용이 아닌 다른 의미로 중압감을 느끼는 건 처음이었기에 수호는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월드시리즈를 기다렸다.

* * *

미국에서의 이런 분위기와 달리 한국에서는 여전히 수호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모든 이가 염원하고 있었다.

[한수호는 과연 두 번째 월드시리즈 반지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인가?]

[도박사들에게 압도적인 선택을 받고 있는 필리스와 한수호! 과연 승자는?!]

[역대 한국인으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없었다! 과연 한수호는 최초의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현지에서는 에단 호크와 한수호의 대결에 주목하는 중!]

한국에서도 에단호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의 등장 자체가 워낙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냈기 때문이다.

-에단이 애런 저지를 잡아낸 게 기적이지.

-진짜 언더독 스토리의 정석을 따라가는 중.

-이제 그 끝에는 라스트보스 한수호만 기다리고 있는 중이지.

-나 지금 미국 텍사스에 거주중인데. 에단 인기가 장난 아님.

-이 정도로 인기 있는 선수가 최근에 있었나 싶음. 물론 한수호 제외.

-에단은 미국인들이 딱 좋아할 얼굴을 하고 있음.

-거기에 스토리까지 좋으니 말 다 했지 ㅋㅋ

한국에서도 에단에 대한 이야기가 인터넷을 도배했다.

자연스레 그를 응원하는 팬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난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응원해야겠다.

-역배 가즈아-!!

-약자가 이기는 스토리가 언제나 재밌는 법이지.

-ㅇㅈ.

-그래도 나는 애국배팅 갑니다.

-정배가 승리하는 법이지.

-어휴, 역배충들. 그러다 꼭 잔고 터지지.

-언제나 수호가 정답이다!

그러나 역시 고국답게 수호를 응원하는 팬들도 많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월드시리즈가 다가오고 있었다.

언론이 더 바쁘게 움직일 시기가 온 것이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필라델피아와 휴스턴으로 기자들을 보내 두 팀의 주요 선수들을 인터뷰했다.

표적이 된 선수들은 역시 휴스턴의 에단 호크와 필리스의 한수호였다.

“한수호 선수, 이번 월드시리즈에 어떤 각오로 임하실 생각이십니까?”

“2년 연속 트로피를 집으로 가져올 생각입니다.”

홈이란 단어를 쓰는 수호의 인터뷰에 기자들이 탄성을 터트렸다.

“저거 완전히 미국식 발언이잖아?”

“그러게 말이야.”

“한수호는 아무리 봐도 외국 선수가 아닌 거 같다니까.”

트로피를 홈으로 가져오겠다.

이런 발언은 외국 선수보다는 미국인 선수가 주로 사용하는 표현방식이었다.

아무래도 도시나 팀에 대한 애착이 더 큰 선수들이 이런 표현을 써서 유대감이 더 강조됐다.

이런 표현을 외국인인 수호가 쓴다는 게 기자들 입장에선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현재 많은 언론이 에단 호크의 언더독 스토리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언론이나 팬들이 언더독 스토리를 좋아하는 건 이해합니다. 드라마같은 이런 스토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죠.”

“한수호 선수도 좋아하십니까?”

“물론 저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 라스트보스가 된 입장에선 그리 마음에 들지 않네요.”

많은 언론이 자신을 라스트보스라 표현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수호가 콕 집어 말했다.

“제가 악당이 되길 원한다면 그렇게 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보스가 되어 언더독 스토리가 완성되지 못하게 만들도록 하죠.”

수호의 빅마우스가 가동됐다.

그리고 이런 발언은 곧장 미국 전역에 기사로 나갔다.

수호의 이 발언을 두고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야구팬들이 찬반의견을 숨 가쁘게 주고받았다.

-수호 자신감 하나는 진짜 지렸다.

-이런 멘트 때문에 우리가 수호한테 뻑 가는 거지.

-진짜 한 번씩 이렇게 터트리는 수호 덕분에 요즘 야구 볼 맛이 난다.

-아무리 그래도 언더독 스토리를 막는 최종보스는 좀 너무한 거 아님?

-그럼 여기에서 뭐, 상대의 건승을 바랄까?

-이 정도면 인터뷰 훌륭했지.

-ㄹㅇㅋㅋ

에단을 응원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기에 이번 수호의 발언에 대해서 찬반논쟁은 뜨겁게 일어났다.

그리고 여기에 석유를 붓는 일이 발생했다.

“에단, 이번 월드시리즈에 당신에게 기대를 거는 팬들이 많습니다.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일단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팬분들이 저에게 거는 기대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신가요?”

“팬분들이 저한테 원하는 건 언더독 스토리의 완성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 완성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에단의 입에서 언더독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가 직접 나왔다.

“저는 프로레슬링을 좋아합니다. 많은 경기들 중 특히 대니얼 브라이언의 언더독 스토리를 가장 인상깊게 봤습니다. 저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그의 이야기를 재현해 내겠습니다.”

미국 프로레슬리은 엔터테이너 산업이다.

각본이 짜여 있고 승자는 결정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대니얼 브라이언의 언더독 스토리에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

그리고 에단 호크는 자신을 대니얼로 비유하며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이런 발언은 미국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냈다.

-에단이 메이저리그의 대니얼인 건 확실하지.

-진짜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다.

-YES! YES! YES!!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메이저리그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강자의 승리는 이제 그만 봐도 되잖아.

-진짜 이럴 때 나오는 반전이 스포츠의 제맛이지!

점점 여론이 수호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호는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가고 있었다.

딱!!

“나이스 배팅!!”

“오우…… 엄청난 홈런인데?”

연습에서 그가 날려보내는 홈런을 보며 매디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아무리 여론이 바뀌고 있다 하더라도 수호는 여전히 수호다.’

흔들림 없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며 매디슨은 확신을 가졌다.

‘올해 우승도 우리가 가져온다.’

월드시리즈 1차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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