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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68화 (268/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68화

뉴욕 메츠의 홈구장 시티필드를 관중이 가득 채웠다.

메츠의 홈구장답게 관중석의 대부분은 홈 팬들로 구성되었다.

경기장의 약 80퍼센트가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메츠의 응원단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아니었다.

“우리 애들이 적진에서 경기를 한다는데. 제대로 함 응원해 줘야지!!”

“그렇지! 우리가 괜히 필리건이라 불리는 게 아니라고!”

“어이! 다들 목소리를 높여!!”

필리스의 원정응원단 역시 경기장을 찾았다.

흔히 필리건이라 불리며 악명을 떨치는 그들이었다.

심지어 홈팀인 필리스의 선수들조차 경기력이 떨어지면 야유를 보냈다.

그래서 필리스 선수들 중 일부는 필리건에게 질린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필리스의 성적은 고공행진을 이어나갔다.

덕분에 필리스 팬들은 최소한 홈팀에게는 필리건이 아니었다.

“오늘도 끝장내 버려!!”

“스윕으로 월드시리즈 진출하자!!”

“수호야!! 너만 믿는다!!”

경기장에 들어서는 필리스 선수단을 향해 필리건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어후…… 우리 필리건 형님들. 적진인데도 일당백이 따로 없네.”

“그러게 말이야. 성적이 바닥을 길 때는 정말 지옥처럼 느껴지는 분들인데. 이기고 있을 때는 천사가 따로 없다니까.”

“맞는 말이지. 특히 수호가 우리 구단에 들어온 뒤로는 천사 그 자체라니까.”

동료들의 말에 수호도 동의하는 바였다.

‘처음 필리스에 온다고 했을 땐 필리건들을 가장 두려워했었는데 말이죠.’

[ㅋㅋ 그랬지.]

[진짜 그때 수호가 벌벌 떨고 있었지.]

[결국 팬들은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갈리는 법이지.]

[성적이 좋으면 결국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음.]

레전드들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맞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걸 알기에 수호는 오늘 경기 역시 잡고 싶었다.

‘일찌감치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고 싶다.’

[일찌감치 확정하고 쉬자.]

[체력안배를 하는 게 최고지.]

그래서 오늘 경기가 중요했다.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수호는 경기 전부터 전투 모드에 들어갔다.

* * *

3차전을 앞둔 메츠는 궁지에 몰린 상황이었다.

7전 4선승제로 진행되는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3경기를 내리 내준다면 월드시리즈 진출은 물 건너가게 된다.

그래서 메츠는 3차전에서 사활을 걸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 1, 2차전을 모두 내주면서 궁지에 몰린 메츠가 3차전에서 에이스 맥 허드를 다시 등판시킵니다.

-본래 등판 사이클을 생각하면 다소 이른 출전입니다.

-그만큼 메츠가 궁지에 몰려 있다고 해석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1차전에서 한수호 선수와 트러블이 있었던 맥 허드 선수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좀처럼 힘을 써보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확실히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죠.

카메라가 마운드에 오른 맥 허드를 비추었다.

-1차전에서 적은 투구 수를 기록했기에 아마 오늘 경기에서도 큰 무리가 없을 거로 보입니다.

-과연 그가 벼랑 끝에 몰린 메츠를 구해낼 수 있을지, 필리스의 선봉장 로버트 선수가 그를 상대합니다!

경기가 시작됐다.

수호는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쓰며 마운드에 있는 맥 허드를 관찰했다.

‘본래 사이클대로라면 내일 등판하는 게 가장 베스트일 텐데. 오늘 그가 올라왔네요.’

[3연패에 빠지면 정말 답도 없는 상황이 되니까.]

[아낄 상황이 아니지.]

‘하지만 컨디션이 문제 될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

[분명 그게 가장 큰 리스크지만, 때로는 리스크를 짊어지고 선택을 내려야 할 때도 있는 법이지.]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야.]

[너도 앞으로 야구를 하다 보면 알겠지만, 포스트시즌은 페넌트레이스와는 다른 전략을 써야 할 때도 있는 법이야.]

[단기전과 장기전의 차이지.]

회사에 다닐 때도 비슷했다.

장기프로젝트와 단기프로젝트는 투입되는 인력이나 진행하는 방식 등이 모두 달랐다.

그런 차이를 생각하면 지금 메츠의 선택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를 볼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으니. 어떻게든 역전을 발판을 세우고 싶겠지.’

문제는 맥 허드가 그걸 해낼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을 회복했는지였다.

‘곧 알 수 있겠지.’

사인을 교환한 맥이 와인드업에 이어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은 눈 깜짝할 사이에 홈플레이트 위를 지나 그대로 미트에 꽂혔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구심의 시원한 스트라이크 콜과 함께 전광판에 그가 던진 공의 구속이 찍혔다.

‘98마일…….’

분명 빠른 속도의 공이었다.

하지만 맥이 던지는 공의 평균구속이 100마일을 넘어서는 걸 생각하면 다소 부족한 수치였다.

‘구속이 떨어진 만큼 무언가 공에서 느껴지는 힘도 부족한 느낌이야. 아무래도 체력이 온전히 돌아오진 못한 거 같은데?’

[그러게.]

[확실히 이전보다 공의 구속이 떨어지고 회전도 덜한 느낌이네.]

레전드들 역시 수호와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그 평가는 곧 현실로 나타났다.

딱!!

“와아아아!!”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를 날려 보낸 로버트가 1루를 향해 질주했다.

-일이루 간을 가르는 안타!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하는 필리스!!

-로버트 선수가 밋밋하게 들어온 맥 허드의 싱커를 잘 받아쳤습니다!

싱커는 맥 허드의 주무기였다.

포심 패스트볼도 비율이 높을 정도로 애용하는 무기다.

그런 싱커의 구위가 밋밋하다는 건 그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란 방증이었다.

‘1회부터 기회가 왔다.’

수호를 비롯해 필리스 선수단 모두가 이제는 알게 되었다.

맥 허드의 몸 상태가 최상이 아니란 걸 말이다.

반면 필리스 선수단의 컨디션은 최고조였다.

거기에 기세까지 오른 상태였기에 상대 팀의 에이스가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도 두려움은 없었다.

-2번 타자 메이튼이 타석에 들어섭니다!

메이튼을 잡던 카메라가 대기타석에 있는 수호를 비추었다.

-메츠는 1회부터 큰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아직 노아웃 상황에서 로버트를 출루시키고 정교한 타격머신 메이튼에 이어 언터처블 한수호 선수를 상대해야 합니다!

뒤이어 카메라는 메츠의 불펜을 잡았다.

-벌써부터 메츠의 불펜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좌우 투수를 모두 준비하면서 언제든지 맥 허드 선수를 교체할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에이스를 출격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교체할 준비를 하네요.

-확실한 건 아닙니다만, 맥 허드 선수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거 같습니다.

이제는 선수들만이 아니라 해설진도 맥 허드의 몸 상태를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메츠의 더그아웃에서 모를 리 없었다.

‘젠장…… 역시 더 쉬게 했어야 했어. 이런 상황에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라고 생각했는데…….’

맥 허드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건 잘 알고 있었다.

그를 하루 더 휴식하게 할까도 생각했지만, 여기에서 1패를 더한다면 역전의 기회조차 사라질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1회부터 삐걱대고 있었다.

‘일단 1회만 넘기면 된다. 이번 이닝을 잘 넘기면 녀석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

위기를 극복하면 컨디션이 원래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컸다.

‘무엇보다 녀석을 지금 마운드에서 내리면 불펜의 운영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든 맥 허드가 자신의 역할을 해주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건 희망 사항에 불과했다.

딱!!

-때렸습니다!! 연속 안타를 허용하는 맥 허드!!

메이튼까지 출루에 성공하면서 무사 1, 2루의 위기에 빠지는 메츠였다.

“불펜은 어떻게 됐어?”

“지금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최소한 10분은 필요합니다.”

“젠장……! 최대한 빨리 준비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설마 1회부터 출전할지는 몰랐기에 불펜투수들 대다수가 휴식하고 있던 상황이다.

급하게 웜업에 들어갔지만, 시간이 필요했다.

그걸 알기에 메츠의 더그아웃이 움직였다.

-아-! 여기에서 메츠의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합니다!

-설마 벌써 교체를 지시하는 걸까요?!

물론 아니었다.

“아직 더 던질 수 있습니다.”

“알고 있어. 하지만 다음 수호는 사구로 내보내자.”

“그냥 거르자고요?”

“어쩔 수 없어. 1회부터 점수를 내준다면 오늘 경기까지 내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감독님이 꼭 상대하겠다고 호언장담하지 않았습니까?”

“상황에 따라 바뀌는 법이야! 날 비난하더라도 어쩔 수 없어. 수호에게 한 방 맞으면 오늘 경기를 내줄 가능성이 크다.”

“제가 맞는다고 생각하십니까?”

맥 허드의 눈에 살기가 돌았다.

그의 눈빛을 보자 차마 진실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안전하게 가자는 거야.”

“그럼 상대하게 해주십시오. 반드시 잡겠습니다.”

“하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에이스가 이런 고집을 부리는데, 무작정 그 고집을 꺾을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그의 말대로 자신이 언론에 했던 이야기가 있었다.

수호와의 승부를 반드시 하겠다고 말이다.

만약 여기에서 수호를 그냥 내보낸다면 자신의 입장도 꽤 난처해지는 건 마찬가지였다.

‘어쩔 수 없지.’

맥 허드의 어깨에 손을 올린 감독이 입을 열었다.

“널 믿는다.”

“예!”

결국 승부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 * *

무사 1, 2루의 찬스.

1회부터 좋은 기회가 필리스에게 찾아왔다.

[완벽한 찬스네.]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짓자.]

[에이스라 하더라도 흔들리고 있는 녀석이다.]

[어렵게 갈 생각은 버려라.]

‘예.’

레전드들의 조언을 들으며 타석에 들어선 수호가 배트를 쥐었다.

-배터박스에 들어선 한수호 선수가 장갑을 고쳐 끼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수호 선수가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오늘 경기를 쉽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역시 가장 좋은 건 홈런이겠죠?

-맞습니다. 한수호 선수의 홈런 한 방이면 단숨에 경기가 기울어질 겁니다.

-과연 한수호 선수가 해결사 본능을 깨울 수 있을지, 타격 자세를 잡습니다!

3차전의 승자가 월드시리즈 티켓을 따낼 것이다.

전문가들은 필리스와 메츠의 챔피언십 시리즈를 그렇게 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수의 도박사와 전문가는 그 승자로 필리스를 점치고 있는 상황.

그 예상이 정답일지 곧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여기에서 녀석에게 당하면 내 꼴은 더 우스워진다. 1차전의 복수를 해주겠어.’

맥 허드는 1차전의 복수를 위해 이를 갈았다.

모든 힘을 끌어올려 손끝에 집중시키며 슬라이드 스텝을 밟았다.

-사인을 교환한 맥 허드가 1구를 던집니다!!

간결한 스텝을 밟고 몸을 회전시킨 그가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맹렬하게 날아 수호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이미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던 수호는 공의 궤적을 확인하고는 간결하게 스트라이드를 내디뎠다.

타닥!

하체부터 시작된 힘을 상체로 끌어올린 그는 그대로 배트를 회전시켰다.

후웅!!

빠르고 강하게 돌아간 배트가 몸쪽을 날카롭게 찔러오는 맥 허드의 싱커를 그대로 낚아챘다.

딱!!

-때렸습니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날아간 타구는 단숨에 외야까지 뻗어 나갔다.

수호는 손에 느껴지는 감각으로 그 타구가 어디까지 날아갈 것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

휘릭!!

-한수호 선수가 배트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타구는 좌측 펜스를 넘어 관중석에 떨어집니다!!

1회 쓰리런으로 포문을 연 수호가 1루 베이스를 향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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