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255화 (254/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55화

VS 콜로라도 로키스 1차전.

시즌 마지막 시리즈이기에 필리스의 홈구장은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찼다.

특히 좌익수 쪽에는 잠자리채가 다시 등장해 수호의 기록 달성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그대로 드러났다.

-역사적인 2시즌 연속 70홈런을 달성하기까지 단 2개의 홈런만을 남겨두게 된 한수호 선수, 그리고 팬들은 그의 기념비적인 공을 잡기 위해 잠자리채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한수호 선수 덕분에 국내의 잠자리채 업체들이 2년 연속 큰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한수호 효과라고 할 수 있겠죠.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의 잠자리채 업체들은 수호의 덕을 많이 보고 있었다.

특히 70홈런이란 대기록을 또 한 번 눈앞에 두고 있으면서 팬들이 그의 공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면서 판매량은 더욱 올라갔다.

덕분에 돈방석에 앉게 된 잠자리채 업체 사장들은 수호에게 감사패라도 증정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호는 오늘도 지명타자로서 경기에 참가하고 있었다.

‘체력적인 문제는 크게 없지만, 포스트시즌을 대비한다면 이리 나오는 게 정답이지.’

[쉴 수 있을 때 쉬어야지.]

[올해도 월드시리즈 트로피 들어야지.]

[넌 내 반지 개수 넘어야 한다.]

마지막 올라온 요기 베라의 채팅에 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요기 베라 선배님이 원하는 건 우승반지를 넘어서는 거군요?’

[사실상 내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 녀석이 너니까.]

[넘어주면 땡큐겠지.]

요기 베라가 수호에게 원하는 건 자신이 획득했던 우승반지 10개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선수로서 그보다 많은 우승반지를 획득한 선수는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소리였다.

대부분의 선수들의 전성기는 15년 정도로 본다.

그중에 10번을 우승해야 했기에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월드시리즈는 선수 본인만 잘한다고 해서 우승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코칭 스태프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선수들 역시 최고의 활약을 펼쳐야 우승이 가능했다.

그렇기에 요기 베라의 10회 우승반지는 앞으로도 깨질 가능성이 적었다.

[네가 내 기록을 넘어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려면 올 시즌 우승을 해야 한다.]

‘물론이죠.’

우승반지는 획득할 기회를 얻었을 때 손에 넣어야 했다.

이는 우승반지만이 아니라 다른 기록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호는 자신의 타석이 오길 기다리며 집중력을 갈고 닦았다.

* * *

첫 번째 타석.

-한수호 선수가 1사 1루의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섭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로키스가 과연 한수호 선수와 어떤 승부를 펼칠지 기대됩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이후 로키스는 유망주들을 대거 투입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경험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오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승부 하도록 해.’

로키스의 더그아웃에선 선발투수이자 로키스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는 레이먼이었다.

평균구속 97마일의 패스트볼에 고속 슬라이더 그리고 체인지업이 일품이라 평가받는 투수였다.

20-80스케일에서 패스트볼은 75점을 받을 정도로 매우 훌륭한 공을 던졌다.

‘오늘 경기에서 던졌던 공들을 봤을 때 확실히 1선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투수더군요.’

[맞아.]

[구속이 빠르기도 하지만, 제구력이 잘 잡혀 있어]

[아마 내년부터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겠지.]

레이먼에 대한 평가를 끝낸 수호가 타격자세에 들어갔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레이먼이 크게 심호흡을 뱉었다.

“후우……!”

심호흡을 뱉고 집중력을 올린 그가 피처플레이트를 밟았다.

‘리그 최고의 타자다. 한 번이라도 실수했다간 바로 넘어갈 거야.’

수호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위험한 타자였다.

공 하나를 던질 때도 전력을 다해야 했다.

‘녀석과의 승부에서 내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거다.’

마음을 다잡은 레이먼이 세트포지션에서 슬라이드 스텝을 밟았다.

‘목표는……!’

레이먼의 시선이 한곳으로 향했다.

영역에 들어간 수호는 그의 시선이 모이는 곳을 확인했다.

‘인코스 로우.’

‘몸쪽이다!’

동시에 스트라이드를 내디딘 레이먼이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수호의 예상대로 인코스 로우로 들어왔다.

볼 끝이 지저분해서 홈플레이트 앞에 도달하자 테일링이 심하게 일어났다.

하지만 수호는 테일링에 현혹되지 않고 묵직하게 배트를 돌렸다.

후웅!!

그의 배트가 검은색 선이 되어 홈플레이트를 지나 그대로 공을 낚아챘다.

딱!!

-때렸습니다!!

“와아아아아!!”

맞는 순간 관중석이 들썩였다.

그만큼 큼지막한 타구가 나왔고 수호는 손맛을 느꼈는지 그대로 배트를 던졌다.

휘릭!!

-배트를 던진 한수호 선수!!

수호의 빠던은 이제 경지에 올랐다.

마치 오 열사의 빠던을 그대로 보는 거 같았다.

그리고 천천히 1루로 달리는 그의 모습을 카메라가 쫓았다.

동시에 반대 화면에서는 수호의 타구가 날아가는 걸 비추었다.

두 화면이 잡힘과 동시에 타구가 펜스를 넘어 관중석에 떨어졌다.

-넘어갔습니다! 시즌 69번째 홈런을 기록하는 한수호 선수!!

초구를 노려 홈런을 만들어낸 수호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 * *

시즌 69번째 홈런으로 70홈런을 눈앞에 둔 수호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온 건 3번째 타석이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수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의 슈퍼플레이에 장타가 지워졌던 한수호 선수입니다.

두 번째 타석에서 수호는 펜스를 직격하는 타구를 날려 보냈다.

하지만 중견수가 펜스를 밟고 뛰어올라 잡아내는 메이저리거다운 수비를 펼쳐내며 아웃이 됐다.

이 수비가 아니었다면 진즉 멀티히트를 기록했을 거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이었기에 수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단지 두 번째 타석에서 자신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에 들어갔다.

하지만 애초에 그런 고민은 쓸데없는 것이었다.

-아-! 구심이 1루를 가리킵니다!

-로키스가 한수호 선수와의 세 번째 승부는 피하네요!

세 번째 타석에서 수호와의 승부를 피하는 로키스였다.

의아할 수도 있지만, 상황상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전략이었다.

-아무래도 2사인 상황이고 베이스에 주자가 없기에 굳이 한수호 선수와 승부를 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맞습니다. 한수호 선수를 피한다면 더 이상의 실점을 막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해설진의 설명은 정확했다.

스코어가 5 대 2로 아직까지는 역전이 충분히 가능했다.

굳이 무리하게 수호와 승부 해서 추가 실점을 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기에 수호와의 승부를 피했다.

‘굳이 수호 녀석에게 점수를 줄 이유는 없지.’

수호와의 승부를 피한 걸 잘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게 오판이라는 건 곧 알게 되었다.

-1루 베이스를 밟은 한수호 선수가 리드폭을 넓힙니다.

수호가 발이 빠르다는 건 메이저리그의 모든 이가 알고 있었다.

당연히 로키스의 세 번째 투수인 도미닉 역시 잘 알았다.

‘아예 대놓고 달리겠다고 리드폭을 넓히고 있군.’

도미닉은 견제구를 던질까 고민에 잠겼다.

견제구를 던지기에는 아직 리드폭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 정도의 리드폭이면 충분히 돌아갈 수 있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2023시즌부터 도입된 견제구 제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견제구를 자유롭게 던질 수 있었지만, 2023년을 기점으로 제한이 생겼다.

그래서 주자에게 견제구를 던질 때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때 포수의 사인이 나왔다.

‘공 하나를 빼자.’

‘오케이.’

포수도 수호가 달릴 거라 생각하고 있는지 피치아웃을 제안했다.

고민에 들어갔던 도미닉은 바로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세트포지션에 들어가 발을 앞으로 내디딘 순간이었다.

타닥!!

“뛰었어!!”

1루수의 외침이 들려왔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에 도미닉은 당황하지 않고 공을 그대로 뿌렸다.

“흡!!”

쐐애애액-!!

-한수호 선수는 달렸고! 도미닉 투수는 공을 던졌습니다!

그 순간, 캐처박스에 앉아 있던 포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박스를 벗어났다.

-아-! 여기에서 피치아웃!!

퍽!!

공은 일찌감치 포수의 미트에 도달했고 그는 곧장 2루로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던졌습니다!!

피치아웃을 통한 2루 송구는 앉아 있을 때보다 빠를 수밖에 없었다.

일단 타자가 휘두르는 배트가 없기에 시야가 방해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앉아서 힘을 모으는 것보다 일어나서 힘을 모으는 것이 더욱 강한 힘을 모을 수 있었다.

말인즉슨 공을 더 빠르고 강하게 던질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런 장점들이 있지만, 주자가 달리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기에 나오더라도 성공하는 게 쉽지 않은 작전이었다.

하지만 수호의 도루 타이밍을 정확히 잡은 로키스의 배터리는 수호를 잡기 위한 함정을 팠다.

그리고 수호는 거기에 완벽히 걸려든 것만 같았다.

촤아아앗-!!

그러나 수호의 발은 그런 함정을 가볍게 넘어설 정도로 빨랐다.

퍽!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과 함께 2루 베이스를 파고든 수호의 손이 베이스를 터치한 순간.

2루수가 글러브에 들어온 공으로 수호를 터치했다.

퍽!

“세이프! 세이프!!”

-세이프입니다!!

수호가 손을 들어 2루심에게 뛸 의사가 없음을 전달했다.

2루심이 양손을 들어 올리자 자리에서 일어난 수호가 베이스 위에서 양손을 치켜들었다.

-역사상 최초로 두 번의 40-40클럽에 가입하게 된 한수호 선수입니다!!

메이저리그는 기나긴 역사를 지나왔다.

그 역사 속에서 40-40클럽에 가입했던 사람은 단 5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클럽의 문을 두 번 두드릴 수 없었다.

그러나 수호는 2시즌 연속으로 40-40클럽 가입을 달성한 것이다.

“한! 한! 한! 한!!”

-관중들의 엄청난 환호성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팬들은 수호가 이룬 업적에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지금 이 순간을 즐겼다.

* * *

수호의 활약으로 필리스는 로키스를 7 대 3으로 누르고 승리를 또 올렸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상황이었기에 필리스의 승리보단 수호의 기록달성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수호 선수가 40-40클럽 가입에 성공했습니다.]

[데뷔시즌인 2027시즌에 이어 2028시즌에도 40-40클럽에 가입한 한수호 선수는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2번의 40-40클럽 가입자가 되었습니다.]

[메이저리그 130년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달성한 한수호 선수는 오늘 경기에서 69번째 홈런을 기록하며 70홈런 역시 단 1개만을 남겨두었습니다.]

[만약 한수호 선수가 남은 3경기 중에 1개의 홈런이라도 추가한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2시즌 70홈런을 달성한 선수가 됩니다.]

수호와 관련된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기사를 본 야구팬들은 다시 수호에게 관심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건 2년 연속 70홈런인가?

-진짜 미쳤다.

-커리어 중 한 번만 달성해도 대단한데. 2년 연속으로 하네.

-약물 본즈도 한 번밖에 못 했는데. 수호도 진짜 대단하다.

팬들의 관심이 모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로키스와의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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