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메이저리거 251화
수호의 호수비가 도움이 된 걸까?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감하는 앤서니 투수!
-첫 타자를 상대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한수호 선수의 호수비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아간 앤서니 투수입니다!
앤서니가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연달아 잡아내며 이닝을 마감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매디슨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수호의 호수비 덕분에 안정을 찾았다.’
수호가 보여준 송구는 경이로웠다.
1루 주자가 도루를 시도해서 곧장 3루를 노렸다.
타이밍상 세이프가 확실했다.
하지만 수호의 강견은 그런 주자를 잡아냈다.
선행주자를 잡아낸 게 첫 번째.
득점권에 주자를 두지 않은 게 두 번째 이득이었다.
‘무엇보다 투수인 앤서니가 동료를 믿고 던질 수 있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었어.’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진 앤서니는 본인의 공을 던질 수 있었다.
그 결과 1회를 무사히 끝냈다.
앤서니의 역할이 끝난 셈이다.
하지만 매디슨은 약간의 욕심이 더 났다.
“앤서니, 혹시 다음 이닝도 던질 수 있겠나?”
그래서 직접 앤서니에게 의견을 물었다.
앤서니는 고민하지도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아직 체력은 충분합니다!”
“좋아. 그럼 다음 이닝도 부탁하지.”
“예!”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으며 자신감을 얻은 앤서니였다.
‘앤서니가 계속 던질 건가 보네요.’
[1회 처리하는 거 보면 충분히 가능할 듯.]
[여기에서 선취점만 얻어주면 사고 칠 수도 있겠는데?]
[쟤는 멘탈에 좌지우지되는 타입이라. 확실히 선취점 얻어주면 안정감을 찾겠다.]
레전드들의 말에 동감했다.
앤서니는 빅리그에 데뷔할 때부터 멘탈에 많은 영향을 받는 투수였다.
‘그럼 그렇게 해줘야죠.’
수호가 미소를 지으며 타석을 바라봤다.
선두타자 로버트가 간결하게 배트를 돌렸다.
딱!!
-때렸습니다! 삼유간을 빠져나가는 타구!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하는 필리스입니다!
1회초.
위기가 찾아왔지만, 앤서니가 안정을 찾으며 무사히 넘어갔다.
위기 다음에는 기회라고 했던가?
로버트의 출루와 함께 기회가 찾아왔다.
2번 타자인 메이튼 역시 그러한 사실을 잘 아는 듯 무리한 스윙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퍽!
“볼, 베이스 온 볼.”
-볼넷입니다! 연속 타자 출루에 성공하면서 무사 1, 2루의 찬스를 맞이하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아주 좋은 기회를 초반부터 잡아냅니다!
-그리고 타석에는 필리스의 해결사! 언터처블 한수호 선수가 들어섭니다!
수호의 등장에 경기장이 들썩였다.
-1회초, 환상적인 송구로 선행주자를 잡아냈었던 한수호 선수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당시 던졌던 공의 구속은 무려 99마일에 달했습니다.
-도움닫기도 없는 상황에서 던진 공의 구속이 99마일이라니. 이거 정말 제 눈을 보고도 믿기 힘듭니다.
다양한 정보가 공개되는 메이저리그였기에 수호가 던진 송구의 구속 역시 공개됐다.
무려 99마일이라는 웬만한 강속구 투수가 던지는 구속이 떴다.
이런 수치에 팬들은 열광했다.
-이 정도면 그냥 투수하는 게 낫지 않냐?
-저 정도 구속에 제구력이면……투수가 나을 듯.
-진짜 얘 재능은 넘사벽이네.
-오타니를 뛰어넘는 재능이다.
-포수에다가 내야에 외야까지……못하는 게 뭐임?
-없음.
수비로 또 한 번의 충격을 남긴 수호가 타석에 섰다.
-한수호 선수가 초구를 기다립니다.
집중력을 끌어올린 수호는 투수의 모든 시선이 외곽에 집중되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초구부터 승부를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투수의 의도를 파악한 순간, 세트포지션에서 슬라이드 스텝을 밟은 그가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애액-!!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맹렬한 속도로 외곽을 찔러왔다.
그걸 확인한 수호가 클로즈드 스탠스를 밟음과 동시에 배트를 돌렸다.
타닥!!
후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돌아간 배트가 그대로 공을 낚아챘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한수호 선수가 배트를 던집니다!!
배트를 던진 수호와 함께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가 카메라에 잡혔다.
-오른쪽 펜스를 향해 날아간 타구가 그대로 관중석에 떨어집니다! 선취 쓰리런을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시즌 61번째 홈런을 작렬시킵니다!!
앤서니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해주는 수호였다.
* * *
앤서니의 선발투수 데뷔는 성공적이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앤서니 5이닝 무실점 7탈삼진을 잡아내며 성공적인 선발투수 데뷔!]
[오프너 전략으로 내세웠던 투수의 5이닝 무실점 피칭!]
[커리어 첫 번째 선발 데뷔전을 치른 앤서니는 인터뷰에서 “한수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밝혀!]
앤서니의 호투를 지켜보던 매디슨 감독은 오프너 전략을 철회했다.
그리고 앤서니에게 5이닝을 맡기면서 그의 커리어에 선발 첫 승이란 기록을 남기게 해주었다.
그리고 앤서니를 승리투수로 만들어준 수호 역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한수호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3타수 3안타 1홈런 1볼넷을 기록하며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갔습니다.]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한수호 선수는 어시스트 2개를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도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습니다.]
우익수 한수호는 공수 모두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면서 가치를 끌어올렸다.
이런 수호의 모습에 눈을 빛내는 곳들이 늘어났다.
“역시 한수호는 대단하군.”
“그러게 말입니다. 설마 보여줄게 더 남아 있을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러게 말이야. 현상유지만 하더라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을 텐데.”
라스베이거스.
전 세계 최고의 향락도시 중 한 곳이었다.
그리고 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최고의 왕으로 불리는 남자, 필 거트가 시가를 입에 물었다.
“컨소시엄에서 투자자들이 원하는 건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누구를 내세울 것인가야.”
“아무래도 신생팀이니 간판선수가 있어야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을 거라고 생각하겠죠.”
필 거트는 호텔과 카지노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남자였다.
그의 추정자산은 22억 달러로 카지노를 운영하는 부자들 중에는 최고순위를 차지했다.
필이 메이저리그 구단을 창단한다고 했을 때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그는 결국 라스베이거스에 창단할 새로운 구단의 주인이 되었다.
그와 함께 컨소시엄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신생팀 창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슈퍼스타의 영입에 두고 있었다.
“맞는 말이야. 그리고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바로 한수호고 말이지.”
“하지만 우리가 창단하게 될 2030년에도 그는 필리스에 묶여 있게 될 겁니다.”
수호는 이제 메이저리그 2년 차였다.
앞으로 2년 뒤에 세워질 신생팀으로 옮기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필 거트는 시가의 연기를 내뿜으며 미소를 지었다.
“필리스는 어차피 구단을 팔 생각이다. 수호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구단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겠지만, 그를 지킬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내놓을 수밖에 없을 거야.”
“음…… 그렇게 상황이 안 좋습니까?”
“매우 안 좋지.”
필 거트가 사무실에 설치된 모니터 중 하나를 켰다.
그러자 카지노의 프라이빗룸의 모습이 비쳤다.
거기에는 익숙한 얼굴의 한 남자가 홀덤을 플레이하고 있었다.
“저 남자는……?”
“누군지 알겠나?”
“모를 수가 없죠. 필리스의 주인인 버드 아닙니까?”
길 버드.
필리스의 구단주이자 기업가였다.
“저 남자가 왜 여기에 있는 겁니까?”
“한 2년 전부터 뺀질 나게 드나들더군. 처음에는 재미 삼아 치는 거 같더니 지금은 중독수준이야. 문제는 그 액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거지.”
프라이빗룸의 종류는 여러 가지였다.
그중에는 VIP들을 위한 룸도 따로 있었다.
그곳은 필 거트가 직접 관리하면서 전 세계의 재벌들을 위한 게임을 개최했다.
‘저 VIP룸에서 하루 오가는 돈만 해도 수억 달러를 넘어선다. 저런 곳에 매일 드나든다면 아무리 길 버드라 해도 버틸 수 없을 텐데.’
길 버드는 분명 재벌이라 불릴 수 있는 밀리언네어였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보유한 부자들이 널리고 널렸다.
그리고 저 VIP룸에는 그러한 부자들이 언제나 오가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과 매일 게임을 치다 보면 길 버드 역시 무사할 리 없었다.
“설마 길 버드가 구단을 판매하려는 이유가……?”
“지출이 늘어났으니 구단을 운영하는데에도 한계가 생긴 거지. 내가 듣기로는 이곳만이 아니라 다른 프라이빗 룸에서도 게임을 즐기는 거 같더군.”
이미 상처는 났고 고름이 차오르고 있었다.
그게 터지는 순간 길 버드라는 재벌이 세상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았다.
“정말 기회가 올 수도 있겠군요.”
“그래. 녀석이 시장에 풀리는 순간, 얼마의 돈을 투자하더라도 데려올 준비를 해야 해.”
한수호가 시장에 풀릴 수도 있다.
그것이 현실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준비해 둘 필요는 있었다.
* * *
수호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이.
한국에서도 한수호의 아이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임광호 선수가 세이브를 추가하면서 게임을 마무리합니다!
-대표팀에 합류해서 좋은 경험을 해서 그런지 임광호 선수의 공이 이전보다 더 좋아진 느낌입니다!
임광호는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나가면서 그의 가치를 올리고 있었다.
박태수와 김용태 역시 좋은 활약을 이어나가며 프로야구에서 이름을 알렸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수호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한수호의 아이들이 다 프로팀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네.
-이번 시즌 들어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들임.
-이게 바로 한수호 매직인가?
-진짜 한수호 그는 신인가?
-루키들을 여기까지 끌어올린 한수호는 무슨 매직을 부린 거냐?
세 사람이 수호와 전지훈련을 가진 뒤에 이런 두각을 보였기에 자연스레 그의 훈련법에 관심이 집중됐다.
수호는 이런 관심을 놓치지 않았다.
딱!!
-때렸습니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
수호의 배트가 불을 붙기 시작한 것은 3회 두 번째 타석이었다.
-잘 맞은 타구!!
1사 1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수호는 초구부터 배트를 돌렸다.
매섭게 돌아간 배트가 공을 낚아챘다.
빠르게 날아간 타구에 수호가 배트를 던졌다.
화려하게 돌아가는 배트만큼이나 빠르게 날아간 타구가 그린몬스터를 넘으려는 순간.
퍽!!
-아!! 그린몬스터를 넘어서지 못한 타구가 튕겨 나옵니다!!
통곡의 벽이라고도 불리는 그린몬스터에 직격한 타구가 크게 튕겨 나왔다.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좌익수가 공을 잡아 곧장 중계플레이를 했기에 1루 주자가 미처 홈으로 파고들지 못했다.
-1루 주자, 로버트 선수가 3루에서 멈춥니다!
-레드삭스의 그린몬스터가 한수호 선수의 홈런성 타구를 집어삼켰습니다!!
1루 베이스 위에 서 있던 수호는 자신의 타구를 잡아먹은 그린몬스터를 바라봤다.
‘느낌상 넘어갔어야 했는데…….’
손에 느껴지는 감각이 아주 좋았다.
평소라면 분명 넘어갔을 타구인데 그린몬스터에 잡아먹히고 말았다.
워낙 높은 펜스였기에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묘한 위화감을 느끼는 수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