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메이저리거 246화
[미국올림픽 야구 종목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대결에서 한수호 선수가 야구 역사상 최초로 홈런 사이클이란 기록을 달성하며 10타점 경기를 펼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한수호가 기록한 홈런 사이클은 무엇인가?!]
[전 세계 야구인을 경악시킨 한수호의 기록 대행진!]
[병역면제를 받게 된 한수호! 과연 그의 몸값은 얼마일까?]
[1년 몸값이 5억 달러인 미국대표팀도 총액 5억 달러를 홀로 받은 오타니 쇼헤이도 막지 못한 한수호! 과연 그는 어떤 대우를 받을 것인가?]
이번 대회로 수호는 전 세계적인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다.
안 그래도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던 그에게 이제는 GOAT라는 표현을 쓰는 이들이 늘어났다.
아직 데뷔 2년 차도 되지 않은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칭호가 아니었다.
하지만 팬들은 수호의 활약에 망설이지 않고 찬사를 보냈다.
-진짜 한수호 지렸다.
-사실상 결승전에서 혼자 다 해결했잖아.
-4연타석 연속 예고 홈런이라니…….
-그것도 홈런 사이클임 ㅋㅋ
-이게 말이 되냐?
-혼자서 10타점 ㅅㄱ
-진짜 전무후무한 선수다.
-이런 선수가 어떻게 우리나라에 있는 거냐?
-이제 호랑이에게 날개가 달린 셈이지. 병역면제까지 받았으니까.
병역은 수호의 발목을 잡던 커다란 문제였다.
사실 이건 수호만이 아니라 한국인 성인 남자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고민이었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해결이 되면서 수호의 몸값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보낸 보람이 있군.”
필리스의 마크 사장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맞습니다. 그가 이번에 보여준 활약은 정말 경이롭습니다. 게다가 병역문제까지 완벽하게 해결했고요.”
“그게 가장 컸지. 이제 한수호의 앞에는 탄탄대로가 펼쳐졌어.”
“그런데…….”
부하직원이 말꼬리를 흐렸다.
“잡을 수 있을까요?”
그 말이 뭘 의미하는 건지 잘 알고 있었다.
“몸값이 미치도록 오르겠지.”
“오타니를 넘어설 겁니다.”
“그건 당연한 거야.”
투 웨이 플레이어로서 5억 달러라는 몸값을 받아낸 오타니 쇼헤이.
하지만 수호는 타자만으로도 5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다.
그만큼 실력과 스타성을 모두 보유한 선수가 되었다.
“과연 얼마나 오를까?”
“8억 달러 이상이 되지 않을까요?”
“1년에 8천만 달러인가…….”
사이영 레이스를 펼칠 수 있는 투수 두 명을 손에 넣는 것과 같은 몸값이었다.
하지만 결코 과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앞으로가 중요하지만, 그가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이것도 적을 겁니다.”
“그렇겠지. 메이저리그…… 아니, 베이스볼의 역사를 바꾸고 있으니까.”
“우리가 이 정도의 돈을 지불할 수 있을까요?”
“우리 선에서 대답을 내놓을 수 없는 문제야.”
한수호라는 선수는 이미 구단의 사장 선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구단의 주인들이 움직이겠지.”
구단을 소유한 진정한 주인들.
세계에서 백 위권 안에 드는 재벌들의 의지에 달려 있었다.
수호는 이미 그런 위치에 올라가 있었다.
“참, 그런데 들으셨습니까?”
“뭘?”
“드디어 사무국이 신생구단 창단을 위한 최종협상에 들어갔다는군요.”
“아아…… 들었네. 결국 32개 구단 체재로 갈 생각인가 보더군.”
“예. 각축을 벌이던 멕시코와 캐나다의 대결은 결국 캐나다가 이긴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멕시코는 위험하니까. 거기보다는 캐나다가 더 낫겠지. 난 그것보다 라스베가스에 새로운 구단이 열리는 게 신기하더군.”
라스베이거스와 몬트리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 두 곳을 최종후보지로 결정하고 최종협상에 들어갔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메이저리그.
그 중심에 한수호가 있을 거란 건 분명했다.
‘과연 그는 필리스에서 계속 뛸 수 있을까?’
그건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아니, 단 한 사람.
‘당사자만 알겠지.’
그가 어디로 갈지 본인은 알 것이다.
그리고 그가 움직이는 순간, 메이저리그는 또 한 번의 돌풍에 휩싸일 게 분명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어야 한다.’
마크는 다시 재개될 시즌을 기다리면서 구단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 * *
대표팀이 한국으로 떠나기 전날.
대표팀 선수단은 호텔의 연회장을 빌려 해단식을 진행했다.
“이번 대회에서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여러분은 한국야구의 자랑이자 얼굴입니다.”
김중호 총재의 인사말로 시작된 해단식이 진행됐다.
본래라면 한국에 도착한 뒤 열려야 할 해단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시즌 도중에 열리면서 모든 선수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었다.
“수호야, 넌 바로 필라델피아로 넘어가는 거야?”
“응. 내일 전용기 타고 넘어갈 거야.”
“전용기?”
“어, 구단에서 준비해 준 게 있어서.”
“이야~역시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는 다르네.”
“그러게 말이야.”
“부럽다! 전용기!!”
수호를 비롯해 이성훈 등.
메이저리거들은 곧장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그리고 남은 시즌을 치를 예정이었다.
“넌 돌아가자마자 바로 홈런왕 경쟁을 하게 되는 건가?”
“아무래도 그렇지.”
“2년 연속 홈런왕이라……. 솔직히 네가 때리는 걸 옆에서 보기 전이였다면 될까? 싶었을 텐데. 직접 한 팀에서 뛰어보니까, 되겠더라.”
차우식의 말에 김규성도 동조했다.
“진짜 이 녀석은 괴물이라니까.”
“저 큰 몸이 다 근육으로 꽉 들어차 있어.”
“레알, 나 샤워실에서 쟤 마주쳤을 때 움츠러들었잖아.”
“확실히 쟤 제3의 다리를 보면 그럴 수밖에 없지.”
“크흡……! 저 새끼는 다 가졌어.”
친해진 세 사람은 거리낌이 없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수호는 많은 지인이 생겼다.
그동안 수호는 한국야구계 밖에서 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깊숙하게 들어오게 되었다.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본인 역시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렇게 지내는 것도 즐겁네요.’
[그렇지.]
[일상을 보내는 것도 좋지.]
[이제 또 전장의 한복판으로 가야 하니까.]
레전드들의 말대로였다.
내일이면 다시 구단에 합류해야 했다.
그리고 시즌 막바지까지 다시 달려야 했다.
마지막 휴식을 즐기면서 수호는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 * *
다음 날.
수호는 구단에서 준비해 준 전용기를 타고 필라델피아로 날아갔다.
공항에 내렸을 때 벤틀리 한 대가 그를 마중 나왔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보라스, 여기까지 어쩐 일이에요?”
“하하! 올림픽의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찾아왔죠.”
첫 만남이 별로였던 보라스는 이제 완전히 자신의 편이 되었다.
뒷좌석에 자리하자 곧 부드럽게 출발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번 대회에서 아주 대단했습니다.”
“상황이 딱 맞아떨어져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우승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한의 합류가 시너지를 일으켰다 봐야겠죠.”
“감사합니다. 그런데 진짜 여기까지 오신 이유가 뭔가요?”
“사실은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문제요?”
“작년에 매입했던 주식들 말입니다.”
수호는 작년에 보라스를 통해 주식을 매입했었다.
작년 연말에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올해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수호의 표정을 보고 그걸 읽어낸 보라스가 한숨을 쉬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아예 기억 속에서 지우고 계셨군요.”
“하하…… 아무래도 경기가 바쁘다 보니…….”
“그래도 그렇지 몇백만 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잊어버리다니. 정말 담이 크시군요.”
“하하…… 그런데 주식이 뭐 잘못됐습니까?”
이전의 삶에서는 주식들이 하나같이 떡상했었다.
자신이 들어간 기업들은 모두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고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나갔다.
그렇기에 이번 삶에서 잘못되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 생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잘못되긴요. 오히려 너무 잘됐습니다.”
“그래요? 좋은 일이네요.”
“그런데 너무 잘 됐습니다. 특히 쿨 데이터는 최근 마소를 비롯해 세계적인 그룹들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들의 기술이 클라우드 서버의 열을 처리해 주는 데 필수적이라 하더군요.”
이 부분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슬슬 발표가 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가가 올랐나 보군요. 얼마나 올랐습니까?”
“당시 매입했던 가격 대비 30배가 올랐습니다.”
순간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었다.
“30배요?”
“예. 그리고 앞으로 계속 오를 거로 보입니다. 지금 계약을 맺은 기업들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기업들에서도 공격적으로 쿨 데이터와의 계약을 진행 중입니다.”
“음…… 얼마나 오를까요?”
“최소 100배는 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아는 월스트리트 가이에게 물어보니 쿨 데이터의 기술력이 혁신적이라 하더군요.”
이건 자신의 예상보다 더 뛰어난 기업이었다.
“특히 한수호 선수가 매입했던 시기가 최저점이었습니다.”
“제가 보유했던 주식의 가치가…….”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200만 달러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최소 6천만 달러에 이르렀고요.”
보라스의 이야기를 들은 수호가 스마트폰을 꺼내 어플을 확인했다.
정말 그가 말한 대로 쿨 데이터의 한 주당 가격은 급등해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잔고는 보라스가 예측했던 6천만 달러가 아닌 1억 달러에 달해 있었다.
“1억 달러인데요?”
“쿨 데이터만이 아니라 매입했던 회사들의 주가가 대부분 올랐으니까요.”
“아…….”
“정말 대단합니다. 어떻게 그리 딱 오르는 종목들만 고르셨는지. 안목을 좀 본받고 싶군요.”
“운이 좋았습니다.”
운이 좋았단 말로는 해결이 안 되는 문제들이었다.
마치 미래를 알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게 아니었다.
“어쨌든 수입이 너무 커져서 개인적으로 세금을 처리하면 문제가 생길 요지가 커졌습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법인을 하나 세우는 게 어떠실까요?”
“법인이요?”
“예. 사실 올해부터 법인을 세우셔서 절세를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앞으로 연봉도 계속 높아질 테고요.”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
역사상 두 번 다시 탄생하기 어려운 선수.
이런 수식어가 붙는 수호였다.
그가 연봉조정대상자가 되면 당연히도 엄청난 연봉을 받게 될 것이다.
FA라도 된다면 한 마디로 대박이 터질 게 분명했다.
천문학적인 수입을 벌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엄청난 세금도 내야 했다.
개인이 아닌 법인으로 분리해서 세금을 처리하는 게 가장 합당한 방법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 부분은 보라스 씨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럼 세금 부분을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아마 주식 관련해서는 조만간 보도자료가 나갈 수도 있습니다.”
“이게 기사까지 나올 일인가요?”
“공시자료에 뜰 테니까요. 아무래도 한수호 선수의 이름이 미국기업에 들어가 있으면 둘러대는 것도 쉽지 않을 겁니다.”
“그것도 그렇군요.”
“유명인의 숙명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최대한 막아볼 테지만, 퍼지는 것도 어느 정도 염두에 두시는 게 좋습니다.”
“알겠습니다.”
“참, 그리고 이리스에서 다음 모델 판매를 진행한다 하더군요.”
수호의 시그니처 모델의 판매량은 연일 신기록을 갱신 중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좋은 상태였으며 그 속도는 나날이 빨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한 번 더 인지도를 높인 수호의 판매량은 더욱 상승할 것이다.
이리스는 이번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는 듯 두 번째 시그니처 모델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벌써 기대되네요.”
대화를 나누는 사이 차가 어느덧 호텔에 도착했다.
고작 20일이란 짧은 시간을 보내고 왔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기분이었다.
“그럼 오늘은 푹 쉬시고 내일 뵙겠습니다.”
“예.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국가대표가 아닌 필리스의 한수호로 돌아갈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