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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38화 (237/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38화

수호의 홈런 소식에 한국의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혔다.

-한수호 홈런!!

-드디어 터졌다!!

-역전 쓰리런 작렬!

-역시 믿고 쓰는 한수호!

-믿고 있었다구!!

-이걸로 우리도 결승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호의 홈런에 팬들은 일제히 열광했다.

언론도 너나 할 것 없이 기사를 내보내느라 바빴다.

[한수호 한국을 결승으로 이끄는 쓰리런 작렬!!]

[침묵하던 한수호 8회에 터졌다!! 역전 쓰리런 작렬!]

[한수호의 쓰리런으로 결승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

기사들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순식간에 스포츠란에는 올림픽 소식으로 가득 채워졌다.

중계를 내보내던 방송국의 시청률도 수직 상승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순간시청률이 70퍼센트를 넘었습니다!”

“으하하! 이게 무슨 대박이냐!!”

현대사회에서 70퍼센트가 넘는 시청률이 나오는 건 불가능하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 그 불가능이 실현되었다.

그 계기가 되어준 수호는 방송국에게 있어서 은인과도 같은 존재였다.

“이대로 결승까지 가자!”

“이제 아웃카운트 3개 남았습니다!”

역전에 성공했지만,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서 미국의 반격을 잡아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대표팀은 필승조를 투입시켰다.

-마운드에 오르는 한국대표팀의 마무리투수 정승우 선수, 이번 대회 평균자책점 0점대를 기록하면서 최고의 마무리투수로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정승우 선수에게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죠.

-맞습니다. 특히 정승우 선수는 U-18야구월드컵에서 한수호 선수와 호흡을 맞추어 금메달을 따냈던 경험이 있습니다.

-U-18야구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콤비가 이번에는 올림픽에서 한국을 결승으로 이끌기 직전입니다!

두 선수의 호흡에 팬들이 환호를 보냈다.

그 소리가 중계화면에 들어갈 것을 염려해 소리를 줄이려는 찰나였다.

“소리 그대로 내보내도록 해.”

“예? 하지만 그렇게 되면 잡소리도 너무 많이 들어갈 수 있는데요.”

“괜찮아. 이런 경기는 오히려 현장 소리가 들어가 줘야 보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법이지. 위에서 뭐라 하면 내가 시말서 쓸 테니까. 진행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상사가 책임진다는데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중계방송에 현장의 목소리가 들어가기 시작했고 이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현장 소리 쥑이네.

-이야…… 무슨 한국에서 경기하는 줄.

-한국팬들이 이렇게 많이 갔던 거임?

-국뽕이 차오른다.

-주모 여기! 국밥 한 그릇!!

-크으! 현장 소리 들어가니까, 현장감이 더 사네.

팬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워졌다.

그리고 이런 응원 속에서 정승우의 호투가 이어졌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첫 타자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정승우 선수!

-최고구속 160㎞가 찍히면서 본인 커리어 최고구속을 던져대고 있습니다!

-결승을 향한 정승우 선수의 열정이 느껴집니다!

정승우는 모든 힘을 토해냈다.

결승진출을 위해서, 모든 걸 쏟아부었다.

그리고 그건 미국대표팀 역시 마찬가지였다.

딱!!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

우익방면으로 날아간 타구에 이성훈이 쉬지 않고 뛰어 쫓았다.

그리고 공이 낙하하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몸을 날렸다.

퍽!!

촤아아앗-!!

-잡았습니다!! 이성훈 선수의 멋진 다이빙캐치!!

-엄청난 수비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이성훈 선수!!

-이것이 바로 메이저리그급 수비입니다!!

이성훈의 호수비로 안타성 타구가 지워졌다.

두 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가고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기까지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만이 남았다.

하지만 타석에는 가장 거대한 벽이 들어섰다.

-투아웃 상황에서 미국대표팀의 애런 저지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등장한 저지의 모습에 사람들의 뇌리에 한 가지 작전이 스치고 지나갔다.

-고의사구로 내보내면 되지 않음?

누군가 인터넷에 남긴 하나의 의견이었다.

그리고 그건 정답에 가까웠다.

애런 저지에게 가장 무서운 건 한 방이었다.

투아웃인 상황이니만큼 그와의 승부를 피하는 것 역시 사용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양대호 감독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선수들을 믿자.’

여기까지 온 것도 선수들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애런 저지를 피하더라도 뒤에는 그와 비슷한 타자들이 즐비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괜히 주자를 내보냈다가 역전을 당하게 된다면 한국은 그 점수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맞더라도 동점이 낫다.’

동점이 된다면 역전할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역전이라도 당한다면?

그대로 경기는 끝난다.

무엇보다 뒤에 있는 미국의 타자들은 그걸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승우야 너만 믿는다. 그리고 수호 너도.’

정승우와 한수호.

20대 초반의 두 선수에게 대한민국 대표팀의 운명이 짊어졌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저지 녀석을 잡으면 단번에 주인공이 되겠군.’

정승우는 오히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마음에 들었다.

자신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승우의 생각을 수호 역시 읽고 있었다.

‘승우 선배라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주눅이 들거나 할 사람은 아니지.’

그가 얼마나 관심이 고픈 인간인지 잘 알고 있었다.

U18 때도 그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길 원했었다.

그리고 마운드 위에서 그는 항상 주인공이었고 말이다.

프로의 세계에 들어간 뒤로는 그럴 기회가 자주 찾아오지 않았다.

신인으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지만, 기존에 있는 선수들을 밀어내는 건 쉽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온전히 그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걸 원한다면 그렇게 만들어줘야지.’

정승우의 마음을 알기에 수호도 집중력을 높였다.

아웃카운트 하나.

그걸 잡아낸다면 결승으로 간다.

체력을 아낄 이유는 없었다.

* * *

-사인을 교환한 정승우 선수가 1구 던집니다.

“흡!!”

쐐애애액-!!

정승우의 손을 떠난 공이 아웃코스 낮은 곳을 정확히 찔렀다.

뻐어억-!!

“볼.”

-공 반개쯤 빠지는 포심 패스트볼! 좋은 코스를 찔렀지만, 애런 저지의 배트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구속이 159㎞까지 나올 정도로 정승우 선수의 공은 매우 훌륭합니다.

초구는 볼이 됐다.

구심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했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의 공이었다.

하지만 애런 저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녀석의 집중력도 최고조다.’

그걸 보고 애런 저지의 상태를 파악한 수호가 몸쪽으로 붙었다.

‘인코스 하이.’

사인을 받은 승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흡!!”

쐐애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2구 몸쪽 높은 곳을 찌르는 하이 패스트볼! 애런 저지의 상체가 뒤로 젖혀졌지만, 구심은 스트라이크 콜을 외칩니다!

-이번 공의 구속은 무려 161㎞가 찍혔습니다!

-정승우 선수가 본인 커리어 최고구속을 올림픽에서 갱신하네요!

161㎞.

종전 정승우의 최고구속을 갱신하는 속도였다.

국제대회에서 그가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웃코스, 슬라이더.’

수호의 사인에 승우는 곧장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애런 저지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는 빠른 템포의 정승우-한수호 콤비!

-지금 이 좋은 분위기를 빠르게 가져가는 게 중요합니다!

킥킹에 이어 스트라이드를 내디딘 정승우가 3구를 뿌렸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스트라이크존의 정중앙을 노리고 날아가는 공에 애런 저지가 스트라이드를 내디뎠다.

타닥!!

그의 발이 내딛는 위치를 본 수호의 눈이 커졌다.

‘배터박스에 가깝게 스트라이드를 내디딘다고?’

공은 중앙으로 오는데 그의 발은 배터박스와 가깝게 내디뎌졌다.

말인즉슨 아웃코스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휘릭!!

공이 변화하며 수호가 원했던 아웃코스로 떨어졌다.

애런 저지는 그걸 놓치지 않겠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후웅!!

큰 키와 리치에서 나온 그의 스윙이 홈플레이트를 지나려던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딱!!

-때렸습니다!!

애런 저지가 때린 타구는 슬라이드가 걸리며 3루 쪽 관중석으로 휘어져 나갔다.

“파울!!”

-파울이 되면서 두 번째 스트라이크가 올라갑니다!

-정승우 선수가 애런 저지를 상대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가네요!

원볼 투스트라이크.

투수에게 무척이나 유리한 볼카운트였다.

하지만 수호는 방금 전 애런 저지의 반응을 떠올리며 등골이 오싹해지는 걸 느꼈다.

‘승우 선배가 슬라이더를 던질 거라는 걸 예측하고 있었다.’

애런 저지 역시 메이저리그 톱클래스의 타자였다.

볼 배합을 예측하는 건 가능한 선수였다.

아니면 승우의 버릇을 캐치해 냈을 수도 있다.

무엇이건 간에 그에게 더 많은 공을 던진다는 건 위험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여기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수호는 결심하고 마스크를 쓴 채 다시 자리에 앉았다.

‘몸쪽으로 던지면 그대로 넘길 가능성이 크다.’

과거 애런 저지는 몸쪽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그에게 약점이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완성형 타자가 되었다.

그런 저지에게 몸쪽을 던진다는 건 위험할 가능성이 컸다.

‘여기에서라면…….’

수호의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의 사인을 받은 승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사인을 교환한 정승우 선수가 와인드업에 들어갑니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승우에게 고정되었다.

그 시선 중에는 애런 저지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여기에서 한 번 더 페이스를 늦출 수 있다.’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는 페이스를 늦춰 자신의 반응을 확인할 가능성은 충분했다.

‘하지만 상대는 한수호다. 방심할 순 없어.’

수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어떤 볼배합을 사용할지 모를 포수였다.

시즌 도중에도 그에게 허를 찔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애런 저지는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그때 스트라이드를 내디딘 정승우가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아웃코스 낮은 곳을 정확히 찔러왔다.

‘초구와 같은 코스다. 빠졌어.’

초구와 같은 공이라는 걸 확인한 저지가 스윙을 가져갈 생각을 버렸다.

그때였다.

스윽-

수호의 상체가 들리면서 구심의 시야를 가렸다.

그리고 공이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상체를 숙임과 동시에 미트의 웹으로 공을 캐치했다.

촤아아앗-!!

뒤이어 손목을 비틀어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공을 집어넣었다.

그걸 확인한 구심이 몸을 옆으로 틀면서 있는 힘껏 주먹을 내질렀다.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애런 저지를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정승우 선수!!

삼진이 선언되자 애런 저지가 황당한 얼굴로 구심을 바라봤다.

하지만 이미 내려진 판정이 바뀔 가능성은 제로였다.

그런 저지를 지나친 수호가 마스크를 던지며 승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한국대표팀이 강적 미국을 누르고 올림픽 결승에 진출합니다!!

-한수호 선수와 정승우 선수가 얼싸안으며 결승진출을 축하합니다!!

대표팀 선수들이 모두 마운드에 올라 결승진출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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