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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37화 (236/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37화

2 대 0.

평소의 한국이라면 그리 큰 점수 차가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2점이면 위험한 거 아니야?”

“수호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는 중인데…….”

“역시 미국은 미국이네.”

“하아…… 우리 대표팀도 여기까지인가?”

한국 팬들이 절망하는 이유는 수호의 장타력 부재였다.

공격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수호가 세 번의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이런 모습은 팬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생소했다.

지금까지는 중요한 순간마다 홈런과 장타를 때려 점수를 올려주던 수호가 침묵하니 말이다.

-라이언에게 약한가 싶었더니 그건 아니었네.

-통산 전적이 6타수 4안타 2홈런이면 강한 편이지.

-이번 대회에서만 약했던 건가?

-라이언한테만 약한 건 아닌 듯.

-라이언이 내려간 뒤에도 때리질 못하고 있으니…….

-오늘 컨디션이 별로인 듯.

-수호도 결국 사람이었단 소리지.

인터넷에서 수호의 부진에 대해 그도 사람이니 어쩔 수 없단 분위기였다.

동시에 미국 대표팀의 가치는 올라갔다.

-역시 미국은 미국이네.

-종주국은 다르다.

-수호 한 명으론 어떻게 안 되는 듯.

-메이저리그 올스타 수준의 선수단이니까.

-결국 결승은 일본과 미국일 듯.

-한국도 열심히 했음.

-수호가 안 터지니 아쉽다.

한국이 여기까지 올라온 것에 대해 수호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그가 없었다면 한국은 예선에서 떨어졌을 게 자명했다.

그러한 사실을 야구팬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누구도 수호를 비난하지 않았다.

단지, 아쉽다는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동시에 경기에서 졌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경기는 어느덧 후반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런데도 수호는 이렇다 할 공격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한 수호의 모습에 사람들은 패배를 직감했다.

그를 바라보는 양대호 감독은 가슴이 답답했다.

‘오늘따라 컨디션이 나쁜 건가? 평소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단순히 타석에서만이 아니었다.

더그아웃에서 언제나 활기 넘치던 수호였지만, 오늘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포수로서는 여전히 완벽한 모습이란 점이었다.

‘포수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이런 모습을 봤을 때 컨디션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 없는데. 타석에서는 평소와 다르니 답답할 따름이군.’

수호가 부진하다고 해서 다른 카드가 있는 건 아니었다.

한국대표팀에서 수호는 대체 불가능한 선수였다.

그렇기에 대타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수호가 본래의 컨디션을 찾아주길 기다릴 뿐이었다.

* * *

8회가 되면서 한국대표팀의 선수단은 급해졌다.

‘이대로는 우리의 올림픽이 끝난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군대 가기 싫어……!’

선수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오늘 경기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동기가 무엇이건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야 할 이유가 명확했다.

누군가는 대회 그 자체에 대한 우승에 목을 매달고 있었고 누군가는 우승을 통해 얻게 되는 부가적인 것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무엇보다 여기까지 온 이상 우승하고 싶은 건 모든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수호가 해결해 주길 기다릴 수 없다.’

‘우리가 어떻게든 점수 차를 줄여야 해.’

경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정도로 그들의 승부욕은 작지 않았다.

-선두타자, 좌익수 김우성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국가대표 좌익수인 김우성은 팀 내에서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 중이었다.

2할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이번 대회에서의 컨디션은 나쁜 편이었다.

하지만 타석에 들어선 그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내가 나가지 못하더라도 공을 최대한 많이 던지게 하자.’

출루하는 게 베스트다.

하지만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그게 쉽지 않다는 건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많은 공을 던지게 해서 후속 타자들이 익숙해지게 만들어야 했다.

동시에 투수의 체력을 조금이라도 떨어뜨릴 필요가 있었다.

딱!!

“파울!!”

-투볼 투스트라이크에서 공을 한 번 더 걷어냅니다!

-김우성 선수가 끈질기게 투수를 물고 늘어지고 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이렇게 투수의 투구 수를 늘리는 것도 결국 투수를 공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선수들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것이 타석에서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보고 있던 수호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겠네요.’

[그렇겠네.]

[너만이 아니라 다른 애들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네.]

[이런 상황이면 꼭 무언가가 일어나지.]

야구란 스포츠는 원래 그랬다.

경기를 포기하는 순간, 정말 그렇게 흘러갔다.

하지만 불리한 경기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졌다고 생각한 순간에 반전이 일어나기 마련이었다.

퍽!!

“볼, 쓰리.”

-8구 떨어지는 커브를 잘 지켜보는 김우성 선수! 풀카운트를 만들어냅니다!

-투스트라이크가 일찌감치 완성됐던 김우성 선수! 하지만 끈질기게 공을 지켜보면서 풀카운트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순간에 상대가 방심해 준다면 가장 베스트였다.

하지만 미국 대표팀은 그런 방심을 하는 팀이 아니었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김우성 선수의 몸쪽을 강하게 찌르는 160㎞의 강속구! 결국 삼진을 만들어내는 미국의 머든 투수!

-결국 본인의 주무기인 강속구로 삼진을 잡아내네요.

점수가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미국 대표팀은 방심하지 않았다.

야구란 스포츠에서 2점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우성이 한 일이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었다.

‘우성이 덕분에 공을 충분히 봤다.’

머든은 미국 대표팀의 4번째 투수였다.

8회부터 마운드에 올라왔기에 그의 공이 어떤지 파악하는 건 어려웠다.

하지만 김우성이 그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공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타석에 들어선 차우식은 그의 공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주무기는 강속구. 거기에 슬라이더를 주로 던진다. 궤적을 확인했을 때 슬라이더를 노려서 때리는 건 상당히 골치 아플 수 있어.’

머든이 던진 공의 이미지를 재확인하고 타석에 들어선 그가 집중력을 높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수호가 헬멧을 챙겼다.

“벌써 준비하는 거야?”

그 모습을 보고 김대웅이 물었다.

수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헬멧을 머리에 썼다.

“아무래도 제게 기회가 올 거 같아서요.”

“그래?”

김대웅의 입장에선 의아한 대답이었다.

김우성이 잘 물고 늘어졌지만, 머든의 공은 훌륭했다.

특히 16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쉽사리 공략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수호에게까지 타순이 돌아오려면 최소한 한 명 이상은 출루에 성공해야 했다.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김대웅은 그가 벌써 준비하는 게 의아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곧 수호의 말이 무엇인지 김대웅은 알 수 있었다.

딱!!

“와아!!”

“잘 맞았다!!”

차우식이 머든의 공을 초구부터 노려쳤다.

삼유간을 가른 타구에 1루까지 안정적으로 도착한 차우식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건 공격의 신호탄이었다.

-깔끔하게 안타를 때려낸 차우식 선수! 아주 훌륭합니다!

-한국대표팀이 오랜만에 기회를 잡았습니다! 여기에서 확실하게 점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였다.

무엇보다 오늘 경기 마지막 찬스일 수 있기에 양대호 감독은 곧장 움직였다.

‘번트로 보내.’

그의 사인을 받은 김규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에서 보내기 번트는 적절한 작전이었다.

다득점이 가장 좋았지만, 일단은 1점이라도 확실히 올리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김규성은 이런 양대호 감독의 작전을 충실히 실행했다.

딱!!

-김규성 선수가 초구부터 번트를 성공적으로 성공시킵니다!

-타구를 3루 방향으로 잘 굴려 보내서 차우식 선수를 2루까지 잘 보냈습니다!

그리고 타석으로 이성훈이 들어섰다.

-한국대표팀의 주장인 천재 이성훈 선수가 타석으로 들어섭니다!

-오늘 경기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한 이성훈 선수! 머든 선수를 상대로도 통산전적이 11타수 5안타로 상당히 좋습니다.

타석에 들어선 이성훈이 타격자세를 잡았다.

그때 카메라가 대기타석에 있는 수호를 비추었다.

-대기타석에는 한수호 선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자가 쌓여도 좋고 홈으로 불러들여도 좋습니다.

-맞습니다. 이성훈 선수가 부담감을 좀 덜어내고 타석에 임해도 됩니다.

비록 오늘 성적이 별로 좋지 않은 수호였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가 언제든지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이성훈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오늘 수호의 컨디션이 별로라고는 하지만, 분명 찬스가 왔을 때 녀석이 해결해 줄 거야.’

수호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었다.

‘여기에서 내가 해야 할 건 기회를 계속 이어가는 거다.’

이성훈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어떻게든 지금의 기회를 수호에게까지 연결해 주는 걸 본인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타석에서 그러한 모습이 잘 드러났다.

딱!!

-때렸습니다!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이성훈 선수가 결대로 밀어 때려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주자 1, 3루의 찬스를 맞이하는 한국대표팀!

-마지막 찬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석으로 이 찬스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선수가 들어섭니다!

카메라가 타석에 들어서는 수호를 비추었다.

-이번 대회 최다홈런에 빛나는 한수호 선수입니다!

-한국대표팀의 해결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선수입니다!

-과연 한수호 선수가 여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타석에 들어서는 수호에게 엄청난 환호성이 쏟아졌다.

“한! 한! 한!!”

“너만 믿는다 수호야!!”

“한 방 날려줘!!”

팬들의 염원이 담긴 응원이었지만, 아쉽게도 수호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빠르네.]

[지금까지 아끼고 있었으니까.]

[보는 사람도 애가 타고 있었겠지만, 사실 본인이 가장 애가 탔겠지.]

[ㅇㅈ]

수호는 이미 영역에 들어가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체력적인 문제를 깨달으면서 수호는 영역의 사용을 극도로 자제했다.

영역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건 집중력을 그만큼 덜 쓴다는 의미였다.

한 마디로 체력적인 안배를 한 것이었다.

덕분에 성적은 떨어졌지만, 수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곤 말했지만, 그 말을 이렇게 잘 지킬 줄이야.]

[쉬운 일은 아니지.]

[그래도 지금까지 체력을 아꼈으니 기회를 잡을 수 있겠지.]

레전드들의 말대로였다.

영역에 들어간 수호는 자신의 컨디션이 완벽할 때와 같은 상태에 접어들었다.

스스로의 상태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오직 투수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었다.

완벽한 집중의 상태에 접어든 수호의 눈에 투수가 슬라이드 스텝을 밟는게 보였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린 그가 스트라이드를 내디디며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머든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동시에 중계화면에는 160㎞라는 숫자가 찍혔다.

하지만 수호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타닥!

간결하게 스트라이드를 내디딘 수호가 몸을 회전시켰다.

휘릭!!

하반신부터 시작된 회전이 허리를 지나 순식간에 상체로 이어져 그대로 배트를 돌렸다.

후웅!!

매섭게 돌아간 배트는 홈플레이트 위를 통과하려는 공을 그대로 집어삼켰다.

딱!!

-때렸습니다!!

청명한 소리와 함께 영역에서 빠져나온 수호는 손에 쥐고 있던 배트를 던졌다.

휘릭!!

-배트를 던진 한수호 선수!! 그리고 타구는 중앙 펜스를 넘어갑니다!! 역전 쓰리런을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8회.

3 대 2로 경기를 역전시키는 한 방이 수호의 손에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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