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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20화 (219/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220화

    수호의 첫 번째 수비가 나오자 관중들이 들썩였다.

    “오오-! 수호 최고다!”

    “유격수도 잘하네?”

    “역시 한수호다!”

    “너라서 별로 걱정 안 했어!”

    “방금 전까지 걱정하던 놈이.”

    “아 뭐래!”

    오프라인 반응만 뜨거운 게 아니었다.

    -올…… 저걸 잡네.

    -타구 속도가 102마일인데. 가볍게 잡아버리네.

    -얘 원래 마스크 쓰고도 100마일 공 가볍게 잡던 애임.

    -하긴 깜냥이 있으니 저런 공도 쉽게 잡는구나.

    -유격수로도 나쁘지 않은 듯?

    -아직 모름. 고작 공 하나 잡은 걸로 어케 알겠냐?

    하지만 수호의 실력에 대한 의문은 완전히 지워지진 않았다.

    한 번의 수비로 그가 유격수에서도 포수와 같이 활약할 거란 기대를 하는 건 무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퍽!!

    -삼루수를 통과한 타구를 한수호 선수가 잡아냅니다! 그리고 점프하며 곧장 1루로 송구!!

    쐐애애애액-!!

    뻐억!!

    “아웃!!”

    -아웃입니다!! 엄청난 수비와 강한 어깨로 안타성 타구를 때려낸 타자를 잡아냅니다!

    -이번 타구를 잡아낸 건 정말 대단했습니다! 원래라면 이 공은 삼루수인 최영석 선수가 처리하지 못하면 유격수인 한수호 선수가 잡는 건 어려운 타구였어요.

    -맞습니다. 무엇보다 이 공을 잡아내고 역동작이 걸린 상황에서 점프하며 정확한 송구를 한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활약이 누적되어 간다면.

    딱!!

    -때렸습니다! 빠르게 날아가는 타……!

    퍽!!

    -……구를 잡아내는 다이빙하며 잡아내는 한수호 선수!! 세 번째 아웃 카운트도 스스로 처리해내면서 1회 세 개의 아웃을 모두 본인이 처리해냅니다!!

    -정말 엄청납니다! 한수호 선수가 유격수 수비도 이렇게 잘했나요?!

    -이건 오늘 처음 유격수로 출전한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운 활약입니다!

    사람들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와아아아-!!”

    “한수호 최고다!!”

    “유격수도 미쳤는데?!!”

    “앞으로 그냥 유격수로만 출전해!!”

    -관중들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한수호 선수에게 엄청난 환호성을 보냅니다!!

    -이건 정말 예상 밖의 모습입니다! 한수호 선수가 이 정도 수준의 수비 능력을 보여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한수호를 택한 대표팀 코치진의 눈이 혜안이었다는 걸 말이다.

    -지렸다.

    그리고 사람들은 수호의 대단함을 새삼스레 다시 깨달았다.

    단순히 기록을 깨는 것만이 아닌 야구의 상식을 부수고 있었다.

    * * *

    대만 대표팀은 수호의 수비에 지레 겁을 먹었다.

    ‘뭐, 저런 녀석이 다 있어? 분명 데이터상으로 유격수로 경기에 나서는 게 처음이라고 그랬는데. 저런 움직임을 보이다니?’

    그들이 확보할 수 있었던 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수호의 데이터였다.

    최소한 그 데이터에서 수호의 포지션이 유격수였던 적은 없었다.

    ‘아마추어 시절에 뛰었던 적이 있겠지.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저 정도 수준의 수비를 보여줄 수 있는 운동 능력이라니…….’

    아마추어 시절에 뛰었다면 최소한 2년간의 공백이 있다는 소리였다.

    즉, 오랜만에 유격수로 나선다는 전제가 붙는다.

    물론 수호가 유격수에 서는 게 처음이지만, 그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대만 대표팀은 자기들이 편하게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받아들였다.

    ‘저런 운동 능력으로 타석에 선다면 우리는 무조건 점수를 내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수호의 운동 능력을 더욱 두렵게 느꼈다.

    ‘하지만 저런 움직임을 보인 뒤에는 타석에서 영향이 갈 수도 있다.’

    대만 대표팀은 도미니카와 달리 수호와의 승부를 피할 생각이 없었다.

    대만의 감독 관천위는 도미니카의 무기력한 패배 이유를 고의사구에서 꼽았다.

    고의사구는 분명 좋은 전략이긴 했다.

    하지만 팀의 사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국 경기를 하는 건 선수들이다. 감독이 관여하는 건 최소한으로 해야 해.’

    여기에서 두 감독의 성향 차이를 알 수 있었다.

    도미니카는 감독이 경기에 관여를 많이 하려고 했지만, 대만은 감독이 그러려고 하지 않았다.

    무엇이 정답이라 할 수 없었고 또한 오답이라고도 할 수 없었다.

    선택의 하나일 뿐이었기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걸 비난할 수는 없는 문제였다.

    그러나 대만의 관천위 감독이 내린 선택 역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오늘 경기 1번 타자로 출전한 2루수 차우식 선수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두 번째 타자로 이성훈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이성훈 선수의 최근 타격감은 무척이나 놀랍습니다. 아직 한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도미니카와의 1차전에서 3타수 2안타 3출루 경기를 펼치면서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습니다.

    이성훈의 등장에 한국 응원단이 들썩였다.

    “이성훈! 이성훈!!”

    “가즈아-!!”

    “한 방 날려 버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이성훈의 인기 역시 국내에서 매우 높은 편이었다.

    비록 수호와 비교되는 일이 없지 않아 있지만, 분명한 건 그 역시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란 점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딱!!

    -3구 때렸습니다!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 1루 주자 차우식 선수는 2루를 돌아 3루로! 이성훈 선수는 1루에서 멈춥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첫 타석부터 장타를 터뜨리며 찬스를 이어갔다.

    -이성훈 선수가 2루까지 달릴 수 있지 않았을까요?

    -무리하면 가능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야수들의 위치가 뒤로 물러서 있었기에 무리하지 않은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다음 타자가 이 선수이기에 1루를 비워두는 것보다 차라리 베이스를 채워두는 선택이 옳을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대기 타석에서 걸어 나오는 수호를 비추었다.

    -맞습니다! 오늘 경기 수비부터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든 한수호 선수가 첫 타석에 들어섭니다!!

    수호의 등장은 경기장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한! 한! 한! 한!!”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원정응원단은 물론이거니와 미국에서 찾아온 응원단까지 합쳐 수호의 이름을 연호했다.

    특히 한국인만이 아니라 미국인들이 응원을 함께한다는 것이 이례적인 일이었다.

    “우와…… 저 사람들 결국 자기네들하고 붙을 수호를 응원하네.”

    “그만큼 수호의 인기가 미국에서 쩐단 소리겠지.”

    “한국에 있을 때는 미국에서 인기 별로 없다는 이야기도 커뮤에서 떠돌았는데. 진짜 헛소리였구나.”

    “커뮤에서 떠드는 이야기는 모두 헛소리였어.”

    먼 이국땅에서 예상치 못한 동료를 얻은 한국 응원단은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수호가 깊게 숨을 몰아쉬었다.

    “후우……!”

    영역에 접어든 수호가 타석에 서서 자세를 잡았다.

    ‘과연 이번에는 승부를 할까?’

    도미니카 대표팀은 자신과의 승부를 피했다.

    그래서 처음을 제외하고는 영역으로 진입하는 걸 피했다.

    그래서인지 체력적인 부분에서 큰 무리가 없었다.

    만약 대만 대표팀도 자신과의 승부를 피한다면 영역의 진입을 자제하고 체력을 보전할 생각이었다.

    ‘아니, 승부한다.’

    상체를 숙이고 사인을 교환한 투수가 세트포지션에 들어가는 걸 확인한 수호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의 눈에만 보이는 투수의 시선이 분명하게 보더라인 안쪽으로 고정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나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아.’

    상대가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면 자신 역시 전력을 다해 부딪힐 뿐이었다.

    -과연 한수호 선수가 첫 타석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찬스를 살릴 수 있을지! 사인을 교환한 투수가 초구를 던집니다!

    세트포지션에서 이성훈을 눈으로 견제한 투수가 슬라이드 스텝을 밟았다.

    콰직!!

    그의 스파이크가 마운드에 박히는 순간, 상하체를 빠르게 회전시켜 모든 힘을 손끝에 집중시켰다.

    “흡!!”

    쐐애애애액-!!

    단말마의 기합과 함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수호의 몸쪽을 찔러왔다.

    누가 보더라도 포심 패스트볼로 몸쪽을 찔러 기선제압에 들어가겠다는 걸로 보였다.

    하지만 수호는 이게 낚시라는 걸 알고 있었다.

    ‘여기에서…….’

    타닥!!

    그는 몸쪽을 공략하기 위한 오픈스탠스가 아닌 클로즈드 스탠스를 밟으며 바깥쪽을 노렸다.

    그 순간, 마치 공이 알겠다는 듯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변화를 일으키고……!’

    수호의 시야에는 공의 이동궤적이 보이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영역에 들어간 그의 눈에 아무리 빠른 강속구라 하더라도 정확히 눈에 들어왔다.

    후웅!!

    ‘바깥쪽 보더라인을 노리겠지.’

    그는 이동하는 공의 궤적에 맞춰 정확히 배트를 돌렸다.

    그의 배트가 지나가자 풍압과 함께 묵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정확히 변화하는 공을 낚아채며 그대로 날려 보냈다.

    딱!!

    -때렸습니다!!

    수호는 날아가는 타구를 보며 배트를 던졌다.

    휘릭!!

    -한수호 선수는 배트를 던졌고……!!

    멀리 날아가는 타구를 쫓는 카메라에 펜스를 넘어가는 타구가 찍혔다.

    -타구는 펜스를 넘어갔습니다!! 첫 타석 쓰리런을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정말 대단한 스윙이 나왔습니다! 마치 투수가 뭘 던질지 알고 있다는 듯 슬라이더를 정확히 노리고 때려냈어요!

    -한수호 선수의 노림수가 정말 대단합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노림수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 않고는 지금 보여준 스윙의 궤적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타닥!!

    -한수호 선수가 홈을 밟습니다! 1회부터 기분 좋게 3점을 올리는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를 리드하기 시작합니다!

    수호의 쓰리런과 함께 경기의 흐름을 가져온 한국 대표팀이었다.

    * * *

    대만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딱!!

    -때렸습니다!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3점의 실점한 대만이 곧장 추격을 위한 공격의 시동을 겁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대만 대표팀의 전력은 마운드보다는 타격 쪽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만큼 파워와 정교함이 모두 늘어났기 때문이다.

    -비록 선취점을 올리긴 했지만, 대만 대표팀이 여기에서 따라오는 점수를 빠르게 확보한다면 오늘 경기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습니다.

    -맞습니다. 여기에서 대만의 추격을 뿌리쳐야 합니다.

    말은 쉽지만, 마운드에 있는 투수의 어깨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후우…… 후우…….”

    ‘여기에서 점수를 주면 대만이 다시 흐름을 탈 수 있다. 완벽한 공을 던져서 놈들의 추격을 뿌리쳐야 해.’

    그 역시 베테랑이기에 당연히 지금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전력을 다해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던졌습니다!

    낮은 곳으로 잘 제구된 공이었다.

    하지만 코스가 아쉬웠다.

    너무 가운데로 들어가는 공에 대만의 타자가 배트를 돌렸다.

    딱!!

    -때렸습니다!!

    빠르게 날아간 타구가 투수의 오른쪽을 지나가려는 찰나.

    퍽!!

    반사적으로 투수가 내민 글러브에 맞고 굴절을 일으켰다.

    덕분에 타구의 방향이 유격수 정면으로 가다가 2루 베이스를 향해 날아갔다.

    그걸 본 수호의 발이 빠르게 방향을 전환했다.

    타닥!

    ‘잡을 수 있을까?’

    그가 이렇게 빠른 반응을 보일 수 있었던 건 영역의 도움 덕분이었다.

    투수의 시선이 공에 고정되어 있고 근육의 움직임을 확인한 수호는 그가 반응할 것으로 파악했다.

    그렇기에 공이 굴절될 것도 계산을 끝냈다.

    덕분에 빠르게 반응했고 굴절된 공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퍽!

    글러브를 뻗어 외야로 빠져나가는 공을 잡아낸 수호는 글러브에 들어간 공을 손으로 빼내지 않고 그대로 2루 베이스에 서 있는 차우식에게 토스했다.

    퍽!!

    “아웃!!”

    공을 안전하게 잡아낸 차우식은 곧장 1루로 공을 뿌렸다.

    쐐애애액-!!

    뻐어억!

    “아웃!!”

    -더블플레이입니다!! 한수호 선수의 환상적인 글러브 플립으로 2루수 차우식에게 공을 토스! 물 흐르듯 1루로 공을 던지며 더블플레이를 완성시켰습니다!

    -정말 대단한 수비가 나왔습니다! 한수호 선수의 반응도 대단했고 글러브 플립으로 토스하는 것도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조금만 타이밍이 늦었어도 더블플레이를 완성시키진 못했을 텐데. 한수호 선수의 수비가 정말 완벽했습니다!!

    -이게 바로 유격수 한수호입니다!!

    유격수 한수호의 존재감이 세상에 알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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