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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12화 (211/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12화

전 세계 최초의 5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스즈키 슌타로.

그는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다.

22살의 나이에 이미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6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5연타석 홈런이란 괴력을 보여주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국제전에서의 부진으로 새가슴이란 별명도 얻게 되었다.

이후 일본 프로야구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 수호의 등장을 보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녀석이 할 수 있으면 나도 할 수 있습니다!”

당시 그는 수호를 저격했다.

자신의 이름값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취한 것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갔다.

-슌타로 쟤는 또 수호 저격하네.

-질리지도 않나?

-슌타로가 누군데?

-일본 프로야구의 타자 있음.

-5연타석 홈런 때렸던 애임.

-그거 수호가 기록한 거 아니냐?

-작년에 화제 됐었잖아. 쟤가 최초야.

스즈키 슌타로가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건 한국과 일본만이 아닌 미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럴 수 있었던 건 수호 덕분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수호 레벨은 아니겠는데?

-그냥 어그로 끄는 거 아니야?

-수호가 유명하니 이상한 애가 다 꼬이네.

-그렇게 자신 있으면 메이저리그 와서 붙으면 되잖아?

수호의 인기는 미국에서도 매우 높았다.

대부분의 스포츠 선수를 앞지를 정도였다.

그런 수호를 저격했으니 슌타로의 이름이 미국에서 오르내리는 것 역시 당연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은 언론들도 나섰다.

[스즈키 슌타로, 한수호를 저격!!]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는 바로 자신이다! 라고 선언한 스즈키 슌타로!]

[한수호가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조별예선을 넘지 못할 것이다! 스즈키 슌타로의 예언은 현실이 될 것인가?]

[이번 올림픽 금메달은 자신들 사무라이 재팬의 것이다! 미국과 한국은 더 이상 일본을 따라오지 못한다! 과감한 선전포고를 날린 스즈키 슌타로!]

스즈키 슌타로의 광역 도발은 수호와 한국만을 향하는 게 아니었다.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 역시 직간접적으로 도발하고 있었다.

이런 스즈키 슌타로의 행동에 일본대표팀 내부에서도 말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슌타로는 일본 내에서의 입지가 단단한 선수였다.

특히 이제는 연차가 쌓이면서 대표팀에서는 중간위치급에 속했다.

거기에 최정상급의 실력을 지니고 있으니 베테랑급의 선수들도 함부로 말하지 못했다.

그에게 조언 혹은 질책할 수 있는 건 극소수였다.

그중 한 명이 보다못해 나섰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

일본의 영웅.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가 스즈키의 어깨를 잡으며 물었다.

“뭐가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한수호와 다른 나라의 대표팀을 도발하고 나서는 거야?”

“왜요? 그러면 안 됩니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면서 리스크를 늘릴 이유가 없어. 너의 지금 행동은 명백하게 일본대표팀에 트러블을 일으키는 행동이다.”

“한수호도 똑같이 하지 않았습니까?”

“뭐?”

스즈키가 오타니의 손을 뿌리치며 말을 이어나갔다.

“한수호도 스스로 리스크를 늘리고 그걸 실행에 옮기는 방법으로 대기록을 작성해 나갔습니다.”

“그래서 너도 그를 따라 한다는 건가?”

“따라 했다뇨? 벤치마킹이라는 좋은 말이 있는데요.”

어이가 없었다.

스즈키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수호는 스스로를 독려하기 위해 리스크를 만드는 타입이었다.

하지만 명백하게 다른 점이 있었다.

“수호는 기록이 진행되는 와중에 그런 행동을 했어. 너처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그런 짓을 저지른 게 아니야!”

“이거 좀 듣기 거북하네요. 아무리 제가 일본에만 있었다지만 아무것도 없다뇨? 절 그렇게 보셨습니까?”

“무슨……!”

“아무리 오타니 선배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이도류라 하더라도 장타력만큼은 제가 앞섭니다. 그리고 이번 대표팀에서 타격의 중심은 바로 제가 될 겁니다.”

왜 여기에서 기 싸움을 해야 하는가?

오타니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건 어쩌면 당연한 일과 같았다.

‘국내외의 힘싸움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하지만 왜 스즈키가 국내를 대표하는 듯이 움직이는 거지?’

대표팀도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국가를 위한다는 대의명분은 분명히 있으나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만큼 트러블이 생기는 게 당연했다.

일본 대표팀도 항상 트러블이 있어왔다.

하지만 그걸 바로 잡아줄 선수가 언제든지 있었다.

이치로가 그랬고 마쓰이가 그랬었다.

그런 선수들이 있었기에 일본 대표팀은 하나가 되어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런데 스즈키는 갑자기 자신과 힘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스즈키의 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당신이 최고의 스타라고 생각하지 마십쇼. 당신도 결국 한수호에게 밀린 선수일 뿐입니다.”

스즈키에게 있어 오타니는 하늘 위의 존재였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나 타자 하나가 아닌 두 포지션에서 모두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선수.

미국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정상급 기량을 선보인 그는 스즈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를 믿고 따르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작년 한수호라는 존재가 등장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한수호가 했다면 나도 당신을 따라잡을 수 있어.”

수호에게 따라잡힌 오타니는 더 이상 하늘 위의 존재가 아니었다.

자신도 노력하고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그와의 힘싸움을 택한 것이다.

더 이상 그를 존경하지 않는다.

존경한다는 건 그를 뛰어넘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이 될 테니까.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넘어설 겁니다.”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걸어가는 그를 바라보며 오타니가 한숨을 내쉬었다.

* * *

이번 올림픽은 조별예선으로 펼쳐진다.

총 32개 국가의 팀들이 지역예선을 통과하고 조별예선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이중에서 C조에 포함됐다.

[한국대표팀의 첫 상대는 도미니카 공화국!]

[과거의 패자인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 한국은 1승을 올릴 수 있을 것인가?]

한국의 첫 상대는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결정됐다.

한때 아마추어 야구 최강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도미니카 공화국의 국제전 성적은 압도적이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메이저리그가 도미니카 공화국에 차린 캠프 덕분이었다.

메이저리그는 과거부터 뛰어난 인재들이 많았던 도미니카 공화국의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도미니카에 자체적인 캠프를 차렸다.

그곳에서는 훈련과 선발을 동시에 진행했고 자연스레 아마추어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의 인프라를 그대로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마리아노 리베라였다.

이런 선수들이 즐비하니 국제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정보화의 시대가 되고 실력이 상향평준화 된 지금 그들은 더 이상 국제전의 패자가 아니었다.

[미국의 도박사들, 한국과 도미니카의 C조 첫 경기의 승자로 한국대표팀의 승리를 점쳐.]

[전문가들, 한수호가 합류한 한국대표팀이 승리할 것이라고 한목소리!]

[도미니카 공화국의 저력을 조심해야 하나 한국대표팀이 승리할 것!]

많은 전문가가 한국의 승리를 점쳤다.

그런 예측과 함께 C조의 첫 경기가 시작됐다.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드디어 올림픽의 첫 경기가 시작됩니다! 역대 최강의 전력으로 불리는 한국대표팀! 그리고 그 앞을 가로막는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첫 경기가 펼쳐집니다!

캐스터의 말과 함께 카메라가 경기장에 정렬한 선수들을 잡았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도 이번 대회를 위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다.

본래라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허락을 했기에 가능한 라인업을 구성한 것이다.

그리고 한국대표팀 역시 마찬가지였다.

-레코드 브레이커 한수호 선수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힙니다!

수호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추자 경기장이 들썩였다.

“한! 한! 한! 한!!”

“오늘 한 방 날리자!!”

“한수호 네가 최고다!!”

“너만 믿는다!!”

한국인들이 대거 경기장을 찾았기에 여기저기서 한국어로 응원이 쏟아졌다.

그러나 오늘 경기장을 찾은 건 한국인만이 아니었다.

-오늘 경기장에는 미국 현지의 팬들도 많이 찾았네요.

-아무래도 한수호 선수가 월드클래스이니만큼 그의 경기를 보기 위해 자국의 경기가 아닌데도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보입니다.

-실제 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오늘 경기장의 수용 인원이 모두 찼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국제대회에서 수용인원이 모두 차는 건 이례적이다.

대회가 열리는 미국의 경기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만큼 수호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1회, 도미니카 공화국의 공격으로 경기 시작합니다. 한국대표팀은 선발투수로 국가대표 에이스! 한성태를 등판시켰습니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벌써 10승 1패라는 성적을 올리면서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한성태 선수의 피칭이 기대됩니다.

-연습경기에서는 한 번 등판하여 3이닝 무실점 1피안타를 허용하는 기록을 냈네요.

-시즌 도중에 불려왔으니 연습경기에는 많이 참가하지 않은 거 같습니다.

카메라가 마운드에 있는 한성태를 비추다 맞은편에 있는 수호에게 화면이 전환되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한성태 선수와 호흡을 맞추게 될 선수는 한수호 선수입니다.

-두 선수가 같은 한 씨네요.

-하하! 그렇군요. 사실 경기 시작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번 올림픽에서 김대웅 선수가 마스크를 쓰느냐 한수호 선수가 쓰느냐에 대한 갑론을박이 제법 있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김대웅 선수는 그간 올림픽에서 주전 포수를 도맡아 하면서 경력이 충분히 쌓여 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결국 양대호 감독의 선택은 한수호 선수였습니다.

-아무래도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는 한수호 선수에게 더 무게가 실린 거 같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자리에 앉는 수호를 보며 한성태가 로진을 손에 묻혔다.

‘연습경기에서 녀석과 호흡을 맞추면서 알게 된 거지만, 묘하게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분위기가 있어.’

한성태는 수호와 호흡을 맞추면서 그의 장점을 명백하게 알게 되었다.

‘일단 덩치가 커서 던질 때 편하단 말이지.’

거구의 수호였기에 과녁으로 삼기에 좋았다.

하지만 그건 김대웅 역시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기에 명확한 장점이라 말하기는 힘들었다.

가장 큰 장점은 따로 있었다.

‘한성태 선배는 언제나 자신감 넘치는 피칭을 좋아했지.’

마운드에 서는 한성태를 보며 수호는 그의 장점을 떠올렸다.

[그리고 원래 스타트는 화려하게 가는 게 최고임.]

[일단 도미니카 애들한테 확실하게 보여주고 시작하자.]

‘그래야죠.’

올림픽의 첫 경기다.

한성태라는 선수와 호흡을 맞춘 건 둘째치고 확실한 기선제압에 들어가야 했다.

‘기선제압을 위해서는 역시 이 공이 최고죠.’

수호가 사인을 보냈다.

여기에서 그의 가장 큰 장점이 나왔다.

‘마치 내 마음을 정확히 알고 있는 거 같다니까.’

자신이 원하는 코스와 구종이 사인으로 나오자 한성태가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투구 자세에 들어갔다.

-사인 교환을 이룬 한성태 선수가 와인드업에 들어갑니다!

뒤이어 다리를 차올린 한성태가 1구를 뿌렸다.

“흡!!”

쐐애애액-!!

기합 소리와 함께 날아간 공이 아웃코스 보더라인을 정확히 찔렀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151㎞의 강속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면서 올림픽 첫 경기가 시작됩니다!!

올림픽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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