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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03화 (202/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03화

VS 카디널스 2차전.

첫 타석에서부터 수호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갔다.

딱!!

-때렸습니다!! 이번 타구 잘 맞았습니다!!

쭉쭉 뻗어 나간 타구가 우익수의 머리를 넘겼다.

하지만 우익수 이성훈은 포기하지 않고 타구를 쫓았다.

-끝까지 타구를 쫓는 이성훈!! 그리고 다이빙!!

타구를 보지 않고 펜스를 보며 전력으로 달린 이성훈이 몸을 날렸다.

그리고 떨어지는 타구를 그대로 글러브로 낚아채며 미끄러져 펜스에 부딪혔다.

퍽!!

-아~ 잡았나요?!

-그것보다 이성훈 선수가 괜찮은지 걱정됩니다!

타구를 쫓아간 거 자체가 기적과 같았다.

하지만 펜스에 그대로 부딪혔기에 그의 부상이 걱정되는 순간이었다.

그때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성훈이 글러브를 들어 올렸다.

벌어지는 글러브 사이에 보이는 흰색 공의 존재가 드러났다.

-아~ 잡았습니다!! 이성훈 선수의 슈퍼맨 캐치로 한수호 선수의 안타성 타구가 지워집니다!!

-엄청납니다! 메이저리그의 수비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 이성훈 선수가 후배의 신기록 도전에 제동을 겁니다!!

허탈한 표정으로 더그아웃에 들어가는 수호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 모습을 본 한국의 팬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성훈 지렸다.

-아니, 저런 건 좀 놓치라고 ㅋㅋ

-후배가 기록 도전 중인데. 꼭 저런 걸 잡아야 하냐?ㅋㅋ

-그냥 놓쳐도 되지 않음?

놓쳐도 이상할 게 없는 타구였다.

그렇기에 팬들 입장에선 이성훈이 목숨 걸고서까지 잡아낸 타구가 아쉬울 따름이었다.

물론 반대의 의견도 있었다.

-적으로 만났는데. 선후배가 어딨음?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하는 게 정답이지.

-이성훈이 잘 한 거임.

-잘 때리고 잘 잡았다.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감동이다.

이성훈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그리고 그의 이런 슈퍼플레이는 경기 내내 나왔다.

퍽!!

-잡았습니다! 이성훈 선수가 앞으로 달려 나오며 슈퍼맨 캐치로 안타성 타구를 지웁니다!

-한국의 슈퍼맨 이성훈 선수의 엄청난 호수비가 연달아 나옵니다!

집중력 높은 이성훈의 수비로 카디널스 선수단이 자극을 받았다.

그 결과 수호의 안타성 타구들이 연달아 지워졌다.

딱!!

-한수호 선수가 3구를 강타! 3루수 키를 넘기는……!

퍽!!

-아아!! 정확한 타이밍에 점프하며 타구를 훔쳐내는 3루수 데이비스!!

-또 한 번의 슈퍼플레이가 한수호 선수의 기록 달성을 막아섭니다!

이번에도 안타성 타구였다.

그런데도 카디널스 수비진에 의해 가로막혔다.

당연히 경기를 보는 사람들의 뇌리에 불안감이 휩싸였다.

-오늘 카디널스 왜 이러냐?

-기록이 여기서 끝나냐?

-분위기 묘하게 돌아가네.

-아직 기회는 남았음.

-이런 수비진을 어떻게 뚫어야 하는 거임?

야구에는 흐름이란 게 존재한다.

칠 수 있을 때 때려야 한다.

그런데 안타성 타구가 연달아 잡힌다는 건 나쁜 흐름이란 소리였다.

‘이성훈 선배의 호수비가 카디널스 수비들의 집중력을 깨웠어.’

[흐름이 넘어갔네.]

[그 슈퍼플레이는 예술이긴 했지.]

[이대로 기록 깨지면 아쉽긴 한데.]

레전드들 역시 흐름이 넘어갔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만큼 지금 분위기가 나빴다.

이런 분위기는 경기 전체에 영향을 끼쳤다.

딱!!

-때렸습니다! 이성훈 선수의 이번 타구는 좌중간을 가릅니다! 2루 주자 3루를 돌아 홈으로! 이성훈 선수는 2루까지 내달립니다!

-추가 점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성훈 선수가 이걸 해결해 내네요!

-오늘 이성훈 선수의 집중력이 매우 좋습니다!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성훈은 타격에서도 날아다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건 오늘 컨디션이 좋다는 의미였으니 말이다.

‘스코어가 벌어진다.’

어느덧 두 팀의 스코어는 6 대 2까지 벌어졌다.

이대로 흐름이 계속 이어져 나간다면 경기를 내줄 수 있었다.

반전을 마련해야 했다.

그리고 그 반전을 마련해야 하는 건 역시 수호의 몫이었다.

딱!

-때렸습니다! 브라이스 하퍼의 이번 타구가 중견수 앞에 떨어집니다!

-오늘 경기 처음으로 한수호 선수의 앞에 주자가 나가네요.

6 대 2로 점수가 벌어진 상황에서 수호가 타석으로 들어왔다.

-오늘 경기 세 번째 타석!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이거 참, 신기한 장면입니다. 한수호 선수가 세 번째 타석까지 출루조차 하지 못한 경기가 나오다니요.

수호의 출루는 당연한 것이었다.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더라도 베이스를 밟지 못하는 일은 없었다.

그게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인 수호가 일상처럼 하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오늘 경기에는 카디널스의 높디 높은 수비의 벽이 수호의 앞을 가로막았다.

-마치 철옹성과 같은 카디널스의 수비벽을 이번에는 넘을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합니다!

철옹성.

그 표현이 가장 적절했다.

그만큼 오늘 경기에서 카디널스 선수들은 매우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치 수호의 기록 달성을 반드시 막겠다는 결사대를 보는 듯했다.

그 선봉에 선 것이 하필이면 같은 한국인인 이성훈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했지만 말이다.

퍽!

“볼.”

-3구 볼입니다. 투볼 원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내는 한수호 선수!

-조바심을 느낄 수 있지만, 한수호 선수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면서 원하는 공을 기다리고 있어요!

남들이 봤을 때 조바심이 느껴질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호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차분하게 자신이 원하는 공을 기다렸다.

‘수비의 컨디션이 좋다면 투수는 결국 나와 승부를 하려 할 것이다.’

뒤에 믿을 수 있는 동료들이 있는 상황이니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가장 승부하기 좋은 순간이다.’

그의 예상대로였다.

‘아웃코스.’

투볼 원스트라이크.

볼카운트를 원래대로 돌리기 위해 포수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그 사인을 본 포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슬라이드 스텝을 밟았다.

“흡!!”

쐐애애액-!!

-4구 던졌습니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바깥쪽 낮은 코스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걸 예상한 수호가 클로즈드 스탠스를 밟으며 그대로 배트를 돌렸다.

‘철옹성처럼 수비가 단단하면……!’

부웅!!

‘그 수비들이 움직일 수 없게 만들면 된다!!’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뻗어 나갔다.

매우 간단한 답이었다.

하지만 그 답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선수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성훈 선수가 타구를 쫓아가다 이내 그 자리에 멈춥니다!! 타구는 우측 펜스를 넘어 그대로 관중석에 떨어집니다!!

수호는 그걸 해낼 수 있는 선수였다.

-홈런으로 55경기 연속 안타를 장식하는 한수호 선수!! 기록은 계속 이어집니다!!

* * *

조 디마지오와의 격차를 한 경기로  좁혔다.

이제 사람들은 수호가 불멸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했다.

[한수호 전설 조 디마지오의 기록까지 1경기를 남겨두다!]

[55경기 연속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한수호! 불멸의 기록까지 한 경기 남았다!]

[2년 연속 전설의 기록에 도전하는 한수호!]

모든 포커싱이 수호에게 집중되었다.

그리고 이런 수호의 활약은 한국야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수호 경기 보니까 야구 마렵다.

-간만에 크보 경기 보러 갈까.

-하…… 수준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현장감은 느낄 수 있으니까.

-미국 직관 가고 싶다.

-돈이 없으니 꿩 대신 닭이라도 먹어야지.

수호의 활약을 보고 야구에 대한 열망이 생긴 팬들이 경기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덕분에 오랜만에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장에도 관중들이 들어섰다.

그리고 이런 데이터는 협회로 즉각 보고됐다.

“한수호 녀석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한국야구에 나름 기여를 하는군.”

강대성은 데이터를 확인하고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 그의 사무실의 문을 누군가가 두드렸다.

똑똑!

“누군가?”

“이두성입니다.”

“음? 들어와.”

최근 사이가 좋지 않은 그의 방문에 강대성의 눈가가 꿈틀거렸다.

뒤이어 문이 열리고 들어온 이두성이 문을 닫고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자네가 내 사무실을 찾다니. 무슨 일인가?”

“확인할 게 있어서 왔습니다.”

“확인?”

“예. 최근 대한 스피어스 측과 만남을 가졌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내가 구단 관계자를 만나는 게 이상한 일인가? 선수의 상태를 확인해야 대표팀을 꾸리지 않겠는가?”

강대성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마치 준비한 듯한 대답을 했다.

그 말을 들은 이두성이 진지한 어조로 물었다.

“그런 일이라면 실무진을 만나면 됩니다. 그런데 위원님께서 만난 사람이 실무진이 아니라 사장이라는 게 걸립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내가 스피어스 사장을 왜 만나?”

“저도 그게 의문입니다. 도대체 왜 사장을 만났을까? 그래서 개인적으로 알아봤습니다.”

강대성이 입술을 핥았다.

가슴이 두근거리긴 했지만, 애써 숨겼다.

‘괜히 떠보는 거에 불과해. 증거가 있을 리 없어.’

자신이 받기로 한 것은 다음 시즌의 감독직이었다.

그렇기에 직접적인 거래 증거가 있을 리 없었다.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괜히 생사람 잡지 말게! 도대체 자네가 무슨 의도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툭!

강대성이 변명의 말을 내뱉고 있을 때 이두성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녹음프로그램을 켠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자 녹음된 음성이 흘러나왔다.

[……맞습니다…….]

음성을 듣자마자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자신과 만남을 가졌던 스피어스의 사장이었다.

[박세준의 범죄사실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표팀에 넣어주는 대가로 내년 시즌 그를 감독으로 임명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모든 걸 실토했다.

거래 상대가 실토한 자료에 강대성의 얼굴이 사색으로 물들었다.

“이……이 건 조작된 거야…….”

“상대 쪽에서 원한다면 증인으로 나서기로 결정했습니다. 삼자대면을 하도록 할까요?”

“어……어떻게…….”

“선배님만 이쪽에 인맥이 있는 게 아닙니다. 저는 물론이거니와 보이지 않는 이들까지 이번 일에 도움을 주었으니까요.”

보이지 않는 이란 당연히 김명훈이었다.

김명훈은 야구계만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도 인맥이 넓었다.

그리고 그 인맥으로 스피어스를 압박한 것이었다.

이런 지저분한 짓을 저지른 자들이 털어서 먼지가 안 나올 수 없었으니 말이다.

“박세준의 범죄사실은 조만간 공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강대성 당신은 위원회의 자리를 박탈합니다.”

“뭐? 네가 도대체 뭐라고……!!”

“총재님의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이두성이 서류를 내밀었다.

거기에는 총재 직인이 찍혀 있었다.

내용은 당연히 강대성의 위원직을 박탈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오늘부로 당신을 협회에서 방출하며 협회와 연관된 모든 조직에서의 활동을 금지합니다.”

“크흑……!”

통보를 끝낸 이두성이 스마트폰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신은 끝났어.”

이두성의 말은 과언이 아니었다.

협회와 연관된 조직에서 활동을 금지한다는 건 그의 지도자 생활이 막을 내렸다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몸을 돌린 이두성이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강대성의 얼굴에선 이전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대한 스피어스, 팀 내 유망주인 박세준이 폭행을 저질렀음을 KBO에 통보!]

박세준의 사건이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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