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201화 (200/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01화

41경기.

딱!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2루주자 로버트가 3루를 돌아 홈으로! 타점을 기록하면서 연속 안타를 41경기까지 늘리는 한수호 선수!

42경기.

-한수호 선수가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섭니다.

-앞서 두 번의 타석에서 안타성 타구가 호수비에 모두 잡히면서 분위기가 묘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 오리올스 수비진의 집중력이 평소와 다른 느낌입니다.

-맞습니다. 오늘 경기까지 내준다면 스윕을 당하는 것이기에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집념이 느껴집니다.

오리올스는 어떻게든 수호를 잡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선수들부터 집중력을 높여 타구를 잡아대니 수호로서는 아쉬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러다가 기록 멈추는 거 아니냐?

-오늘 오리올스 수비 쩌는 듯.

-다른 타자들 타석에서는 그래도 실수가 한 번씩 나오는데. 수호 타석에선 그런 게 없네.

-스윕도 스윕이지만, 기록을 막겠다는 의지가 보임.

경기를 보는 관중들도 그걸 느낄 정도였다.

-한수호 선수가 과연 이번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할 수 있을지! 승부가 시작됩니다!

이번에 기회를 놓치면 궁지에 몰리게 된다.

수호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수비들의 집중력이 평소보다 높다. 그렇다면…….’

집중력을 끌어올린 수호는 투수가 던지는 공을 유심히 지켜보며 자신이 원하는 걸 골라내기 시작했다.

퍽!

“볼.”

딱!!

“파울!!”

-아~ 이번에 때린 공이 뒤 그물을 때립니다!

-투수의 볼 끝이 좋습니다. 오늘 한수호 선수를 잡겠다는 의지가 충분하게 느껴집니다.

-원볼 원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러치맨의 사인을 받은 투수가 와인드업에 들어갑니다!

“흡!!”

쐐애애애액-!!

투수의 손을 떠난 3구가 수호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다른 이가 본다면 몸에 맞는 공이었다.

하지만 수호를 맞출 생각은 전혀 없었다.

휘릭!!

공이 급격하게 궤적을 바꾸며 존으로 파고들었다.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의 변화를 보여준 슬라이더가 존을 파고들 때였다.

후웅!!

수호는 마치 그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그 결과.

딱!!

-때렸습니다!!

수호의 배트가 존으로 파고들던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그리고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를 보며 배트를 던졌다.

휘릭!!

-그리고 한수호 선수는 배트를 던졌고!

1루로 걸음을 옮기는 수호가 날아가는 타구를 주시했다.

‘수비들의 집중력이 높다면, 그들의 영향이 닿지 않는 타구를 만들어내야겠지.’

[그게 쉽냐 ㅋㅋ]

[어이없는 놈일세.]

[이건 마치 밥이 없으니 고기를 먹겠어요 같은 말 아니냐 ㅋㅋ]

[그래도 뭐 결과만 좋으면 최고지.]

레전드들의 채팅 사이로 펜스를 넘어가는 타구가 보였다.

-넘어갔습니다!! 42경기 연속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하는 한수호 선수!! 신기록을 향한 마라톤이 멈추지 않습니다!

그의 기록 행진은 끝나지 않았다.

* * *

서울의 모처.

휴식일을 이용해 쉬어야 할 광호였지만, 오늘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외출을 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네, 이두성이라고 하네.”

“임광호입니다.”

그가 휴식일까지 반납하고 만난 인물은 이두성이었다.

간단한 통성명을 하고 자리에 앉은 이두성이 만남을 가진 이유를 이야기했다.

“통화에서도 말했지만, 오늘 자네를 보자고 한 이유는 자네의 구단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그렇다네.”

“……예.”

“자네가 알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숨기는 거 없이 말해주게나. 그렇다면 내 최대한 정상참작을 하겠네.”

여러 생각이 머리를 교차했다.

말하지 말까? 이제라도 모른다고 말할까?

당장의 이 상황을 벗어날 변명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휙휙 저었다.

‘그럴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을 거다.’

그가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하나였다.

‘수호를 믿자.’

이곳에 오기 전에 수호와 짧은 통화를 했다.

거기에서 수호가 한마디를 해주었다.

‘이 사람은 믿을 수 있다고 말했어.’

눈앞의 이 남자를 믿는 게 아니다.

한국야구의 레전드이자 역사에 한 획을 남겼다지만, 그건 이번 일을 계획한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이 한국야구에 끼치는 영향력은 결코 이 남자보다 덜하다고 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그런 일을 벌였다.

단순히 영향력 하나만 믿는다면 이 남자를 믿지 않았을 거다.

오직 친구인 수호가 믿을 수 있다 말했기에 믿는 거였다.

“제가 들은 바로는…….”

그렇기에 광호는 자신이 알고 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 * *

그날 밤.

김명훈이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예, 위원님.”

[오늘 임광호를 만나고 왔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사실이더군요.]

“임광호 선수는 피해자입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물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대중들이 믿어줄지는 모르겠군요.]

“선량한 선수가 피해자가 됐습니다. 그를 가해자로 몰아가게 된다면 너무 가혹한 처사가 될 겁니다.”

[음……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임광호 선수가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관계가 없는데. 왜 이렇게 열정적으로 그를 변호하시는 겁니까?]

“우리 고객의 친구이지 않습니까?”

김명훈은 괜한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았다.

담백하게 이유를 설명했다.

그래야지 상대에게 자신이 움직이는 이유를 납득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라면 이해가 되는군요.]

“어쨌든 임광호 선수를 가해자로 몰아가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과 관련해서는 장담을 못 하지만, 최선을 다해 변호를 해보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김명훈은 한숨을 쉬었다.

“후우…… 의뢰인이 상당히 까다로운 사람이라 이 정도로는 만족하지 않을 텐데.”

평소 수호는 언제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게 가면이란 걸 김명훈은 잘 알고 있었다.

‘정확히는 가면이 아니라 그저 평소에는 본모습을 드러낼 필요가 없는 거지.’

그런 사람이 무서운 법이었다.

자신이 세운 기준을 넘어서는 순간, 숨겨져 있던 본 모습을 꺼내는 사람이 말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김명훈은 사전에 미리 차단할 생각이었다.

수호의 본모습이 나오는 걸.

‘오랜만에 나도 움직여야겠군.’

의뢰인이 만족하길 바라면서 김명훈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한국에서의 일은 수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김명훈 씨가 잘 움직여 주고 있는 거 같네요.’

[아무래도 네가 부탁한 일이니까.]

[걔 입장에서는 최고의 고객을 잃을 수 없으니 최우선적으로 대응해야지.]

[눈치 빠른 사람이니 잘 할 거다.]

수호 역시 동의했다.

김명훈은 놀 때는 어딘가 나사 하나 풀린 사람 같지만,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는 철저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니 자신의 본모습도 잘 알고 있을 거다.

‘이번 광호 일도 잘 처리해주겠죠.’

그렇기에 믿고 맡길 수 있었다.

[당장은 네 기록에 집중하자.]

[오늘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면 어느덧 50경기네.]

한국에서 비리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사이에도 수호는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었다.

그 결과 그는 어느덧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50경기까지 늘렸다.

[5월이 끝난 상황에서 이 성적이면 정말 훌륭하지.]

테드 윌리엄스의 말에 수호는 자신의 기사에 적힌 성적을 확인했다.

「타율 0.455 출루율 0.642 장타율 0.762 66안타 56타점 32홈런」

이미 작년 같은 기간 성적을 뛰어넘었다.

올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소포모어 징크스를 걱정하던 이야기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모든 지표에서 메이저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2년 연속 8관왕은 물론이거니와 MVP 수상 역시 유력한 상황이었다.

이런 성적을 올리고 있으니 사람들은 궁금했다.

「과연 한수호는 작년 자신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

수호가 자신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인지 말이다.

‘의외로 이번 시즌 구단들이 절 피하지 않아서 성적이 좋네요.’

[그러게.]

[그건 좀 의외더라.]

[배리 본즈만 하더라도 73홈런을 때린 직후 시즌에 말 그대로 투수들이 피해 다니느라 바빴는데.]

2년 차 시즌에 접어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배리 본즈의 케이스가 다시 일어날 거란 이야기가 많았다.

투수들은 배리 본즈를 피해 다니고 절대 좋은 공을 주지 않는 모습이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대한 팀들은 수호와의 승부를 공격적으로 해왔다.

덕분에 지금의 스텟을 기록할 수 있었다.

‘여차하면 예고 홈런을 통해서 도발이라도 할 생각이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되서 다행이네요.’

[그렇지.]

[이유가 어찌 됐든 일단 상대해 준다는 건 땡큐니까.]

[이럴 때 최대한 스탯을 땡겨놔야 함.]

맞는 말이다.

시즌 중반이 지나가는 시점부턴 본격적인 순위권 싸움이 시작된다.

그때는 지금처럼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높았다.

그렇기에 쌓을 수 있을 때 쌓아야 했다.

* * *

수호가 경기에 나오는 날이면 홈, 어웨이를 막론하고 만원관중을 몰고 다녔다.

필리스가 원정을 온다하면 홈팀 팬들은 물론이거니와 관광객들도 경기장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에서 한수호 선수가 안타를 때린다면 5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제 정말 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 안타 기록이 사정권에 들어섰습니다.

-처음 이 기록이 언급될 때만 하더라도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수호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기록을 남기면서 한 발, 한 발. 불멸의 기록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불멸의 기록은 단순히 팬들이 이름 붙인 것이 아니었다.

MLB.COM은 과학적으로 접근해 앞으로 깨지기 어려울 걸로 보이는 기록들을 선정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테드 윌리엄스의 4할과 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 안타였다.

그런데 그 기록이 한 사람에 의해 깨져가고 있었다.

-2027시즌 데뷔한 한수호 선수는 4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불멸의 기록 중 하나였던 테드 윌리엄스의 4할을 갱신하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거기에 56경기 안타에 도전중인 올 시즌 다시 한번 4할 달성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현대야구에서 한 번도 힘들 거라고 말하던 4할을 웃도는 수호의 최근 타격 페이스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실 이런 타율을 보여야 조 디마지오의 대기록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조 디마지오는 5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할 당시 0.408의 타율을 기록했었다.

거기에 도전하는 수호의 타율이 4할을 넘어서는 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한수호 선수가 첫 타석에 들어섭니다.

수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어웨이 경기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환호성이었다.

-슈퍼스타 한수호 선수의 등장은 홈 어웨이를 가리지 않고 야구팬들의 환호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타격 자세를 취한 수호를 향해 투수가 공을 뿌렸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부터 몸쪽 꽉 찬 패스트볼이 들어옵니다!

-최근 한수호 선수의 페이스가 무섭지만,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그를 겁내지 않고 있습니다.

퍽!

“볼.”

-2구는 볼! 한수호 선수의 배트를 유인하려 했지만, 그의 배트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한수호 선수의 출루율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좋은 타격에는 선구안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원볼 원스트라이크를 만들어낸 수호가 무게중심을 낮추고 타격 자세를 취했다.

‘이번에는 승부를 들어올 거다.’

자신이 투수를 리드한다면 여기에서 유인구를 던지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판단한 수호의 집중력이 올라갔다.

-사인을 교환한 투수가 3구 던집니다!

“흡!!”

쐐애애액-!!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바깥쪽 낮은 코스를 찌르고 들어왔다.

그걸 확인한 수호가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는 3루수 키를…… 넘었습니다!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어내며 50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세웁니다!!

수호가 조 디마지오의 기록에 다가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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