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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94화 (193/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194화

시범경기부터 역대급 홈런이 기록되면서 메이저리그 팬들의 기대가 높아졌다.

“이번 시즌 도대체 얼마나 많은 홈런이 터지려고 벌써부터 이러는 거지?”

“시범경기에서 이렇게 많은 홈런이 나온 건 처음이야!”

“난 메이저리그 경기가 이렇게 화끈한 줄 처음 알았어.”

“맞아! 투수들의 공도 빠르고 그걸 받아치는 타자들은 또 얼마나 대단한지 몰라.”

야구의 가장 큰 재미는 뭘까?

투수들의 뛰어난 투구도 있지만, 역시 타자들의 화끈한 타격전이 빠질 수 없었다.

실제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투고타저의 시대보다 타고투저의 시대가 더욱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걸 알 수 있었다.

거기에 이번 시즌에는 양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내셔널리그의 한수호와 아메리칸리그의 애런 저지가 다시 자존심을 건 싸움을 펼친다!]

[2027시즌 배리 본즈를 넘어 75개와 77개를 기록한 두 선수에게 도전장을 내밀 제3의 선수는 누가 될 것인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한수호와 애런 저지의 2차전은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대결이었다.

작년 이미 배리 본즈를 넘어서는 대결을 펼친 두 선수였기에 이번 시즌에는 어떤 성적을 올릴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하늘을 찔렀다.

그리고 팬들은 이런 두 선수에게 도전할 다른 선수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토론을 이어나갔다.

-결국 블게주가 합류하지 않겠냐?

-진짜 장타력은 수호나 저지 못지 않지.

-블게주 정도는 되어야 이 두 사람에게 비벼볼 수 있을 듯.

-오타니도 기대할 수 있지.

-작년 15승 60홈런은 정말 기록중의 기록이었다.

-수호만 없었어도 MVP는 오타니의 차지가 됐을 거임.

-피트 알론소도 합류하지 않을까?

└나이가 너무 많아서…….

-후안 소토도 들어올 수 있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이름이 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만큼 타격 쪽에서 두 선수에게 비견될 수 있는 선수가 많았다.

그리고 팬들의 관심이 메이저리그에 집중되고 있을 때.

수호는 필라델피아에 도착해 마지막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작년에 머물던 방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호텔의 배려로 작년과 같은 객실을 쓸 수 있었다.

애초에 수호가 한국으로 떠나있는 동안 손님을 받지 않았다.

덕분에 수호는 마치 집에 돌아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특급대우가 따로 없네요.”

[필라델피아에서 너는 영웅이나 다를바 없으니까.]

[나중에 호텔은 이 방을 한수호 룸이라는 이름 붙여서 특별요금 받을 걸?]

[ㅋㅋㅋ 레알, 장사꾼들이 손해를 볼 일은 없지.]

레전드들의 말에 수호는 문득 자신의 이름이 붙은 방을 떠올렸다.

무척이나 영광스러운 일이었지만, 이미지가 잘 잡히지는 않았다.

어쨌든 오랜만에 돌아온 객실에서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하던 수호는 하나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KBO 개막전 첫 홈런의 주인공은 루키, 김용태!]

[작년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한 김용태 선수는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 개막전 로스터에 들었다. 그리고 개막전에서부터 뛰어난 파워를 보여주며 깜짝 개막전 홈런을 터뜨리는 괴력을 보여주었다.]

[김용태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같이 훈련을 진행한 한수호 선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돈독한 사이를 드러냈다.]

[한편, 이날 개막전에서 임광호 선수는 세이브를 기록하고 박태수 선수는 3안타 경기를 펼치는 등. 일명 한수호의 아이들로 불리는 이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그의 전지훈련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수호의 아이들이란 말에 수호는 어이없는 반응을 보였다.

“이건 또 무슨 90년대 네이밍 센스야?”

[ㅋㅋㅋ 너네 언론도 참 골 때린다.]

[2020년대에 1990년대 네이밍이라니.]

[그래도 친구들이 다 잘하고 있나 보네.]

친구들의 소식은 반가웠다.

전지훈련에서 그렇게 땀을 같이 흘렸으니 잘 되길 바랐다.

그래서 이런 소식이 전해져 오니 입가에서 웃음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때였다.

지잉-!!

스마트폰이 진동하며 하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용태 : 나 경기 MVP먹었다!!」

「태수 : 3안타 경기 달성!」

「광호 : 세이브 달성함.」

그들과 함께 만든 단톡방에서 연달아 메시지가 올라왔다.

시간을 보니 각자 집이나 숙소에 도착했을 시간이었다.

수호는 잠시 생각하다 이내 메시지를 보냈다.

「수호 : 다들 축하해!」

「용태 : 네 덕분이다.」

「태수 : 덕분에 1군에서 안타도 때렸다!」

「광호 : 전지훈련이 많은 도움이 됐어. 고맙다.」

친구들의 감사인사에 미소가 더욱 짙어지는 수호였다.

“아아…… 모든 게 완벽하네요.”

[이제 네가 화룡점정을 찍을 차례다.]

한수호와 아이들이라 불린 전지훈련 멤버들은 모두 개막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우일이야 고교야구에서 원래 날아다녔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럼 마지막으로 남은 게 자신이었다.

전지훈련을 통해 친구들이 모두 성공했는데 자신이 죽을 쑨다면 그것만큼 웃긴 이야기도 없을 것이다.

“그럼 마지막 점을 찍으러 가볼까요.”

개막전이 열릴 날을 기다렸다.

* * *

필라델피아의 야구 열기는 원래부터 뜨거웠다.

필리건이라 불릴 정도로 열성 팬들을 보유할 정도였으니 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

하지만 필리건들은 대부분 기존의 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고인물들이 팬층의 대부분이었다는 소리였다.

그러나 작년을 기점으로 이야기는 달라졌다.

수호의 활약으로 새로운 팬층의 유입이 도드라졌고 그것은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드디어 개막전이다!”

“오늘만을 기다려왔다고!!”

“작년에 월시 우승도 했으니 올해도 확실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지!”

“야구장으로 가자!!”

월드시리즈 우승이란 대업은 팬을 모으기에 충분한 업적이었다.

“수호도 나온다고!”

“맞아! 녀석이 개막전부터 홈런을 때려주겠지?”

“올해는 과연 몇 개나 날릴까?”

“80개의 벽을 깨주면 좋을 텐데!”

그리고 그 대업에 필적할 정도로 수호의 영향력 역시 컸다.

“유니폼 판매 순위에서 한수호 선수가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2위인 애런 저지와의 차이가 무려 200퍼센트 이상 벌어졌습니다.”

“판매량이 역사상 가장 많은 수치라고 하더군요.”

“역시 한수호야!”

마크 레이어 단장은 감탄했다.

수호는 실력만큼이나 스타성 역시 갖추고 있었다.

그런 그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설계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벤트는 잘 준비되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한수호 선수의 고향인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코리안BBQ를 상품으로 내놓았는데. 벌써부터 웨이팅이 걸릴 정도입니다.”

“그건 예상했던 거야. 필라델피아 내에 있는 가장 유명한 한인 식당을 섭외했으니까. 웨이팅에 대비한 시스템은 잘 준비되었나?”

“예. 한인 식당의 오너의 말을 듣고 웨이팅 프로그램 업체와 협업해서 만든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구단에선 수호의 상품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식을 준비했다.

상품 샘플을 직접 받아봤던 마크 레이어 단장은 극찬을 날렸다.

“지금 떠올려도 그 쥬시한 삼겹살의 맛은 잊을 수가 없군.”

“저도 따로 먹어봤는데. 전 볶음김치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저는 쌈장볶음밥이 맛있더군요.”

코리안BBQ란 바로 삼겹살 세트를 말했다.

구장에서는 한수호BBQ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이 상품에는 삼겹살과 볶음김치를 필두로 쌈장볶음밥을 사이드로 구성했다.

샘플의 맛을 떠올리며 군침을 흘리고 있을 때였다.

벌컥!

“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인가?”

“한수호BBQ가 벌써 재료가 매진되고 있습니다!”

“뭐? 벌써?!”

“예! 1만 인분을 준비했는데. 경기 시작 전에 매진될 가능성이 높답니다!”

“젠장! 부족한 재료가 뭔데?”

“일단 삼겹살이 가장 부족합니다. 김치는 매장에서 공수하겠다는데. 삼겹살은 매장에 있는 걸 모두 가져와도 부족하답니다!”

“당장 코스트코에 직원을 보내! 그리고 최대한 많은 삼겹살을 사오도록 해!”

“알겠습니다!!”

수호의 인기를 예상하고 1만 인분을 준비했다.

구장 내에는 한인 식당만이 아니라 다른 식당도 많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마크 레이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게 있었다.

‘내가 한류 파워를 너무 간과하고 있었군.’

수호만이 아니라 현재 전 세계는 한류라는 이름 아래 한국의 문화, 예술, 그리고 음식등이 미국 전역에 퍼졌다.

거기에 수호라는 거대한 스타파워를 가진 이의 이름까지 붙었으니 판매에서 엄청난 시너지가 일어나는 건 자명했다.

‘멍청했어!’

그는 자신의 오판을 탓하면서 빠르게 움직였다.

“어떻게든 관중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

필리스 구단의 삼겹살 공수작전이 시작됐다.

* * *

프런트가 바쁜 와중에도 수호는 경기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었다.

“오늘 몸 상태는 어때?”

잭 휠러가 다가와 물었다.

선발투수 중 제일 연장자가 된 그의 물음에 수호가 씩 웃었다.

“뭘 당연한 걸 물어요? 당연히 좋죠. 그러는 잭은 어때요?”

“난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허리가 아프네.”

“나이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법이죠.”

“뭐라고, 이 녀석이! 농담을 바로 받아들이는 녀석이 어디에 있어?”

“흐흐, 그러게 누가 자학개그 하래요?”

“에휴…… 능구렁이 같은 자식. 그것보다 알바레즈와 사이는 어때? 마지막 경기에서 상당히 호흡이 잘 맞는 거 같던데.”

“오~ 질투하시는 겁니까?”

“질투겠냐?! 선발투수의 연장자로서 당연히 동료의 상태를 체크하는 거잖아!”

“물론~ 알고 있습니다.”

능글맞게 대답하는 수호를 보며 잭이 고개를 저었다.

“작년에는 그래도 신인다운 면이 있었는데. 어떻게 2년 만에 이제 완전히 능구렁이가 다 됐냐?”

“그게 바로 제 매력이죠.”

“에휴…… 내가 무슨 말을 하겠냐. 그래서 어떨 거 같아?”

“알바레즈라면 뭐,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오늘 경기를 보면 제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를 아실 거예요.”

“그 정도야?”

“3천만 달러를 그냥 받는 게 아니더라고요.”

맞는 말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언뜻 보기에 돈을 펑펑 쓰는 걸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허튼 곳에 돈을 쓰지 않는다.

아무리 과거에 뛰어났던 선수라 하더라도 현재와 미래가 불투명하면 연봉을 깎아내리기 바빴다.

그런데도 알바레즈는 3천만 달러를 받는다.

그 의미가 말하는 건 하나였다.

“그래. 그 정도 연봉을 받는 이유가 있겠지.”

“두고 보십셔. 오늘 경기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줄 테니까.”

“기대하마.”

수호의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뻐어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알바레즈 선수가 공 11개로 세 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압도적! 정말 압도적이란 말로밖에는 표현하기 어려운 피칭이었습니다!

1회, 세 개의 아웃 카운트면 충분했다.

알바레즈 본인을 증명하는 데는 말이다.

‘수호의 말이 괜한 게 아니었어.’

잭은 왜 수호가 그리 자신만만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나이스 피칭.”

“그래. 내 피칭은 완벽했으니까. 이제 네가 보여줄 시간이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글러브를 터치한 알바레즈가 수호에게 말했다.

그의 말에 수호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대하라고.”

기대하라는 말과 함께 더그아웃에 돌아온 수호가 장비를 벗고 헬멧을 착용한 채, 대기 타석으로 향했다.

그사이 조니 로버트는 1루 베이스를 밟고 있었다.

-선두타자 조니 로버트가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합니다.

필리스의 타선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로버트-하퍼, 그리고 수호로 이어지는 타순을 유지했다.

-올해 역시 캡틴으로 임명된 브라이스 하퍼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비어 있는 대기 타석에 들어선 수호의 시선이 하퍼에게 향했다.

‘자, 한 방 날리라고, 캡틴!’

그의 염원이 통해서였을까?

딱!!

-3구 받아쳤습니다!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하퍼가 안타를 때려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타석에는 메이저리그 단일시즌 최다 홈런의 주인공! 한수호 선수가 들어섭니다!!

수호가 전광판에 뜨자 경기장이 들썩였다.

“와아아아아아!!”

“한! 한! 한! 한!!”

수호를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개막전 선제홈런은 내 거다.’

개막전 1호 홈런.

그것을 놓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올해의 목표는…….’

집중력을 끌어올린 그의 시야에 닿는 모든 것이 어둠으로 물들었다.

‘작년의 나를 넘어서는 거다.’

스스로를 넘기 위해 집중력을 끌어올린 수호에게 투수가 1구를 뿌렸다.

“흡!!”

쐐애애애액-!!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바깥쪽 보더라인 낮은 곳을 찌르고 들어왔다.

수호는 클로즈드 스탠스를 밟으며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후웅!!

딱!!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수호는 알 수 있었다.

-때렸습니다!! 그리고 한수호 선수는 배트를 던졌습니다!!

2028시즌 1호 홈런의 주인공이 자신이 되었음을 말이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쓰리런이 작렬합니다!! 한수호 선수의 2028시즌이 시작됐습니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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