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메이저리거 188화
[한수호 국대 합류 선언 철회!]
[반발이 심하다면 국대 합류하지 않겠다고 선언!!]
[이번 올림픽 국가대표에서도 한수호를 보지 못하는가?!]
수호의 발언은 곧장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수호에 대한 비판도 일어났다.
[국가대표직이 그렇게 가벼웠나?]
[국가대표는 하고 싶다고 하고 하기 싫다고 내려놓는 자리가 아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를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마치 수호를 훈계하듯이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나타났다.
그들 대부분이 이전에 원로들의 기사를 썼던 기자들이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기사를 쓰고 있는지 뻔히 보이는 상황이었다.
“망할 놈들. 정말 생각하는 게 저렴하군.”
김명훈은 신경질적으로 기사를 보던 웹사이트를 꺼버렸다.
어차피 조회 수가 많이 나오는 기사들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기사들이 하나둘 쌓이고 그런 조회 수들이 쌓이면 결국 그걸 진실로 믿는 이들이 많아지는 법이었다.
“언제는 국가대표를 하지 말라고 부추기던 인간들이. 이제는 그만뒀다고 난리를 치는군.”
“한수호 선수의 파격적인 움직임이 오히려 그들에게 빌미를 제공해 버렸네요.”
김지연이 주스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맞아. 분명 한수호 선수가 잘못한 건 없지만, 너무 파격적으로 움직였어. 적당히 선을 그으면서 움직여야 했는데.”
“정말 날이 잘 드는 칼이죠.”
“일단 우리와 연결된 언론사에 연락해서 반박기사를 내도록 해.”
“알겠습니다.”
상대가 언론을 움직인다면 자신들 역시 비슷한 카드를 내밀 수밖에 없었다.
“대중의 반응은 어때?”
“기사에 동조하는 글들이 하나둘 보이고 있어요.”
김지연이 태블릿PC를 내밀었다.
거기에는 국내외의 커뮤니티 사이트들의 반응을 정리해 둔 자료가 있었다.
-한수호 뭐 하는 짓이냐?
-태극마크가 우스운 듯.
-메이저에서 좀 떴다고 싸가지가 없네.
-국가를 대표할 자격이 없는 거 같다.
-얘 발탁하지 말자.
기사의 내용과 대동소이한 댓글들이 많았다.
김명훈의 얼굴이 어두워지는 걸 보던 김지연이 손을 뻗어 화면을 넘기며 말했다.
“하지만 반대로 한수호 선수를 이해한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다음 화면에서는 반대되는 댓글들이 주를 이루었다.
-수호도 난감하겠다.
-합류해 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ㅋㅋ
-이제 와서 선발 과정이 어쩌고 이러고 있네.
-한수호가 합류한다면 그냥 환영해야 하는 거 아니냐?
-먼저 합류한다고 할 때는 반대하던 인간들이. 안 한다고 하니까 또 비난이네.
-도대체 어떤 장단에 맞추라는 거냐?
-이러니 한국야구가 이 지경이 됐지.
-GOAT가 합류한다면 그냥 입 닥치고 환영해라.
-한수호 합류 못 시키면 한국야구는 끝이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화력의 댓글들이었다.
그리고 그 숫자는 족히 수천 개는 됐다.
“전부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양이 많아요.”
“그 정도야?”
“예. 여론을 걱정할 이유는 1도 없어요. 그네들이 어떻게든 조작을 하려 하지만, 대중은 바보가 아니니까요.”
대중은 바보가 아니다.
김지연의 그 말은 정답이었다.
김명훈의 우려와 달리 대중은 수호의 이번 발표를 지지하고 나섰다.
-게비오 하는 일이 뭐냐?
-수호 합류시켜라!
-도대체 원로라는 인간이 누구임?
-일단 저런 적폐들부터 치워야 하는 거 아니냐?
-도대체 자기네들이 뭐라고 국대에 대해 나불나불대는 거야?
-위원회 소속도 아니면서 말하는 거 자체가 일단 문제 아니냐?
-그렇게 발언하고 싶으면 책임 있는 자리에 앉아서 발언해라!!
대중들은 기사에 나온 원로들을 향해 날 선 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그 비난의 수준도 과거와 달리 매우 높았다.
대중의 이런 반응에 KBO 역시 발을 맞추었다.
[직접 인터뷰에 나선 김중호 총재, “한수호 선수는 한국에 꼭 필요한 선수다. 그의 합류를 반대하는 건 한국야구를 위한 일이 맞는가?”라고 밝혀!]
그의 이런 발언은 야구계에서는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대중에게는 큰 환호를 받았다.
그리고 김중호 총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한수호 선수에게 다시 합류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김중호 총재!]
공식 루트를 통해 수호의 국가대표 합류를 다시 요청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김 총재의 요청을 수호는 거절하지 않았다.
“총재님께서 어제 직접 연락을 해오셨습니다. 그분의 요청을 받아들여 국가대표에 합류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결정을 지지해 준 팬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수호는 다시 말을 번복했다.
이런 그의 태도에 가벼운 언행이라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언급은 반대쪽 의견을 가진 대중들에게 짓밟히며 순식간에 잠들게 되었다.
* * *
수호가 국가대표에 오르내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이.
캠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수호의 몸 상태는 어때?”
필리스의 가장 큰 관건은 역시나 수호였다.
수호는 팀의 중심이자 핵심이었다.
주장은 여전히 브라이스 하퍼가 맡고 있었지만, 팀을 이끄는 선수가 수호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다시 감독직을 맡게 된 매디슨의 말에 수석코치 브래들리가 입을 열었다.
“몸 상태는 완벽합니다. 거의 모든 훈련에서 최상위권의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오히려 작년의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게 내부의 판단입니다.”
“확실하게 준비를 해왔다는 거군.”
“예. 작년의 성적에 빠져 방심하진 않은 거 같습니다.”
“확실히 다른 사람들과는 생각하는 게 다르군.”
그동안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바로 수호가 작년의 성적에 빠져 훈련을 등한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그는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어서 오히려 작년보다 더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시범경기가 시작되면 그 준비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알 수 있겠어.”
“벌써부터 시범경기가 기대되네요.”
스프링캠프는 어느덧 시범경기를 앞에 두고 있었다.
거기에서 수호의 본격적인 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대중이 수호에게 기대하는 건 작년과 같거나 혹은 그것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기대했다.
그게 가능할지는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날 것이다.
“올해는 그가 매일 마스크를 써야 할 테니. 체력적인 부분이 유일한 걱정이군.”
“리얼무토가 은퇴한 게 가장 충격이었습니다.”
“아직 몇 년은 더 뛸 수 있는 몸 상태였는데. 이제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며 은퇴하다니 말이야.”
리얼무토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필리스와 계약이 끝났다.
필리스는 그런 리얼무토에게 1년 단기계약을 제시했다.
연봉도 1,500만 달러로 적은 수준이 아니었다.
하지만 리얼무토는 그 계약을 거절하고 현역의 자리를 내려놓았다.
“과연 수호가 올 시즌 풀타임을 포수로 뛰면서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야.”
작년의 성적까진 기대하지 않았다.
올해에는 그를 향한 엄청난 견제들이 쏟아질 테니 말이다.
거기에 다른 불안요소들도 많은 상황.
이런 불안요소를 모두 깨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매디슨 감독이었다.
* * *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필리스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리얼무토가 부상이 아닌 자의로 은퇴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네가 나타난 게 가장 큰 이유겠지.]
[리얼무토는 원래 필리스에 애정이 많은 선수였으니까.]
[스스로 빠진다면 대안이 없는 상황이었으니, 원래라면 연장했을 거야.]
[하지만 네가 등장하면서 자신이 없어도 된다는 확신이 섰겠지.]
레전드들의 말에 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클럽하우스를 둘러봤다.
캠프가 진행되면서 초반 사람으로 북적이던 클럽하우스에는 이제 익숙한 얼굴이 많았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새로운 얼굴들도 보였다.
‘올해 합류한 선수 중 가장 빅네임은 역시 투수 쪽에서 나왔군요.’
[저 녀석 말이지?]
[이름이 뭐라더라, 라파엘 알바레즈였나?]
‘예. 맞아요.’
라파엘 알바레즈.
좌완투수로서 197㎝의 큰 키에서 뿜어내는 강속구가 일품인 파이어볼러였다.
FA가 된 그를 필리스는 7년 2.1억 달러라는 거액을 주고 데려왔다.
연평균 3천만 달러라는 거액을 받는 투수라는 소리였다.
그의 등장으로 인해 투수진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기존 1선발이었던 앤드류 페인터가 2선발로 내려가게 됐네.]
[걔 성격을 생각하면 상당히 자존심이 상했겠는데?]
레전드들의 예상대로였다.
최근 페인터를 만날 때마다 그는 자신이 있는데 왜 라파엘을 영입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라파엘은 어느 팀에 가더라도 2선발을 맡을 수 있을 정도의 자원이었다.
실제 그를 영입하기 위해 많은 팀들이 뛰어들었다.
필리스는 그를 영입하면서 에이스라는 자리를 인정해 주기로 했다.
덕분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거다.
‘그리고 불펜에서도 제법 새로운 얼굴들이 보이고요.’
[네 친구는 올해도 살아남았네.]
조시 깁슨의 말에 수호의 시선이 한쪽으로 이동했다.
그 시선이 닿는 곳에는 앤서니가 자신의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작년 마이너리그에서 콜업된 그는 메이저리그에 정착했다.
올해 지금 시점까지 캠프에 남아 있는 것만 하더라도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뛸 수 있다는 걸 말해주었다.
‘이제 새로운 얼굴들과 뛰어야 할 시간이 됐군요.’
캠프의 준비 기간은 끝났다.
그동안 몸을 만들면서 하루라도 빨리 경기하기를 바랐다.
수호 본인의 몸 상태는 어느 때보다 최상이었다.
당장에라도 경기에 나가서 배트를 돌리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조금만 참아라.]
레전드들 역시 그러한 수호의 마음을 아는지 그를 진정시키며 시범경기를 기다렸다.
* * *
필리스는 월드시리즈와 우승과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팀이 되었다.
이러한 관심은 단순히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이유 하나로 생긴 건 아니었다.
“드디어 수호를 보는구나!”
“한수호가 올해에는 어떤 성적을 남길까?”
“모르긴 몰라도 60홈런은 그냥 넘기지 않을까?”
“에이! 그 녀석은 언제나 우리의 예상을 벗어났잖아. 그러니 80홈런을 넘을지도 몰라!”
“뭐가 됐건 올 시즌도 정말 재밌는 경기를 펼쳐줄 거야.”
필리스가 인기구단의 반열에 오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한수호에게 있었다.
그리고 2028시즌 수호의 새로운 모습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플로리다주에서는 매년 메이저리그 팀들이 캠프를 차리면서 막대한 관광객이 찾아들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그 숫자를 아득하게 넘어설 정도의 신기록이 세워졌다.
특히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이 찾으며 캠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오늘 수호가 선발로 나오겠지?”
“당연히 나오겠지!”
“수호의 몸 상태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되는군!”
“오늘 상대가 누구야?”
“뉴욕 양키스랑 붙는다는군.”
“뭐?”
“그게 정말이면 수호랑 저지가 붙는다는 거잖아?!”
그레이프프루트리그로 불리는 시범경기의 첫 대진부터 대중의 눈길을 끄는 매치업이 성사됐다.
이러한 매치업이 성사될 수 있었던 건 커미셔너 롭 만프레드의 전략이었다.
‘초반부터 확실히 대중의 관심을 끌고 시작한다.’
양키스와 필리스.
2028시즌을 앞두고 열리는 전초전이 모든 야구팬의 관심을 집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