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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81화 (180/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181화

메이저리그가 30개 구단으로 정착한 것은 1998년의 일이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메이저리그는 새로운 구단이 10년에서 15년에 등장하면서 리그에 활력소를 부여했다.

하지만 콜로라도 로키스 이후로 신생구단이 창단하지 않으면서 30년 가까이 30개 구단으로 유지됐다.

“사실 신생구단에 대한 이야기는 2010년대부터 꾸준히 있어왔어요.”

[커미셔너가 계속 이야기는 했었지.]

[우리도 2010년대나 2020년대 초반에는 새로운 구단이 창단할 거라 봤었는데 말이야.]

[그놈의 팬데믹이 뭔지 그것도 물 건너가 버렸지.]

새로운 구단이 생기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팬데믹 사태 때문이었다.

리그가 중단될 정도로 큰 위기였던 팬데믹은 리그를 경직시켰다.

이후 중계권 파동 등 여러 이슈로 인해 이렇다 할 진행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이슈가 마무리된 상황.

거기에 메이저리그는 수호가 등장하면서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했다.

특히 그동안 쉬쉬했던 배리 본즈의 홈런 기록이 깨진 것이 새로운 원동력이 되었다.

커미셔너는 이번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사실상 새로운 구단을 창단하기에 가장 완벽한 타이밍이 되었네요.”

[그렇지.]

[새로운 팬들도 유입됐고 지금의 흥행세를 생각하면 리그의 흥행을 이끌어가고 싶을 거야.]

[어디에 생길까?]

[내가 커미셔너라면 캐나다에 하나 만들 듯.]

[캐나다 더비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네.]

[라스베이거스도 괜찮지 않을까?]

오랜만에 생기는 신생구단에 대한 이야기에 레전드들의 채팅이 빠르게 올라갔다.

그러다 타이 콥이 수호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너는 알고 있을 거 아니야?]

[어? 그러네?]

[넌 알고 있을 텐데. 왜 조용히 있었냐?]

“선배님들의 기분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뭔솔임?]

“야구에 대한 정답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뉴비인 제가 오답을 낼 때마다 이런 기분이셨겠구나 싶었거든요.”

[헐~]

[이놈이 이제 우리를 가지고 노네.]

[아놔-!]

[너 훈련 때 두고 보자.]

레전드들의 반발에 수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 시대에는 라스베이거스와 몬트리올에 생겼었습니다.”

[몬트리올? 나쁘지 않네.]

[하긴 원래 거기에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었으니까.]

몬트리올 엑스포스.

워싱턴 내셔널스의 전신인 팀이다.

내셔널스가 연고지를 옮기면서 현재 몬트리올에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야구장과 인프라는 그대로 남아 있었기에 언제든지 구단을 창단할 수 있었다.

몬트리올시의 의지 역시 대단했다.

그들은 새로운 구단 창단 논의가 이루어진 2010년부터 열의를 가지고 접근해왔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고 결국 31번째 구단으로 확정된다.

물론 지금은 아니고 미래에 그렇다는 소리였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32개 구단이 되는 건 2030년이었어요.”

[그래? 아직 멀었네?]

[기사에서도 올해 한다는 게 아니니까.]

[일단 논의부터 되나 보지.]

[어쨌든 32개 구단 되면 또 재밌어지겠네.]

[돈의 전쟁도 더 심해질 거고.]

구단이 늘어난다는 건 선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32개 구단이 된 이후로 선수의 가치가 더 올라갔죠. 그때 오타니의 5천만 달러를 넘어서는 계약도 나왔고요.”

[크으…… 정말 돈방석이네.]

[스포츠 재벌이란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야.]

[수호 경력 좀 쌓이면 연간 1억 달러 받는 거 아니냐?]

[ㅋㅋㅋ 그 정도 지불할 구단이 있겠냐?]

[2000년대만 하더라도 5천만 달러를 누가 예상이나 했었냐?]

[그것도 그렇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지.]

메이저리거들의 연봉은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그리고 메이저리그라는 스포츠조직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질수록 선수들의 연봉 역시 수직상승 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세계화에는 아직까지 실패했지만, 미국 내에서만 소비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렇기에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연봉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란 게 시장의 예측이었다.

“실제 32개 구단이 되면서 처음으로 6천만 달러를 돌파하게 되니까요.”

[여윽시!]

[수호 너도 돈방석에 앉아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훈련을 빡시게 해야지.]

“물론입니다.”

이제 휴식을 끝내고 다시 새로운 시즌을 위해 달릴 시간이었다.

* * *

두바이 상공으로 날아오른 비행기를 통해 아름다운 도시 두바이를 내려다봤다.

‘즐거웠어.’

이래서 돈을 버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2박 3일이었다.

‘언젠가 또 오자. 그때는 혼자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두바이에는 다시 올 생각이었다.

그만큼 마음에 든 도시였다.

그를 실은 비행기는 빠르게 두바이와 멀어져 목표했던 하와이로 향했다.

하와이에 도착한 수호는 게이트를 지나 나왔다.

“수호 씨!”

그를 반기는 목소리에 수호의 시선이 그 남자에게 향했다.

다름 아닌 김명훈이었다.

한국지부장인 사람이 하와이까지 와있다니?

놀라서 그를 바라보고 있자, 김명훈이 잽싸게 캐리어를 뺏어 들고는 말했다.

“한수호 선수의 첫 전지훈련인데. 나름 매니저인 제가 빠질 수 없죠!”

“바쁘지 않으세요?”

“하하! 괜찮습니다! 지부는 제가 없어도 잘 돌아가게끔 시스템이 잘 짜여 있거든요.”

“사실 직원들이 지부장님이 계시면 일하는 데 불편해서 가라고 등 떠밀었습니다.”

뒤에서 제삼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큰 키의 여성이 서 있었다.

2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나이에 단발이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여성이었다.

“보라스 코퍼레이션 한국지부의 김지연이에요. 지부장님을 도와서 현지의 일을 서포트하러 왔어요.”

“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오늘 일정은 간단히 정리해서 메신저로 보낼게요. 번호나 아이디 좀 알려주시겠어요?”

“아, 번호 알려드리겠습니다.”

요새 여자들과 번호를 교환하는 일이 많아진 거 같다고 생각하는 수호였다.

“메시지 보냈어요. 오늘은 쉬시고 내일부터 팀원분들과 만나실 거예요.”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제 친구들은…….”

“미리 연락해서 비행기 티켓을 전달했어요. 3일 뒤에 모두 하와이로 도착하실 거예요.”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일을 똑 부러지게 하는 여성이었다.

마치 만화 속에 등장하는 비서 느낌이라고나 할까?

반면 뒤에 있는 김명훈은 누가 보더라도 휴가를 온 아저씨 느낌이었다.

입고 있는 옷부터 이미 하와이풍의 셔츠라는 게 일할 생각은 1도 보이지 않았다.

“자자, 일 이야기는 그쯤하고 예약해 둔 리조트로 이동하시죠!”

재밌는 사람이란 생각을 하면서 그의 뒤를 따랐다.

* * *

하와이에는 다양한 리조트들이 있었다.

수호가 택한 곳은 하와이 외곽에 위치한 노바 파라다이스 리조트였다.

노바 그룹에서 만든 이 리조트는 회원제로 운영되며 아무리 많은 돈이 있더라도 회원권이 없으면 출입이 불가능했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노바 그룹과 제휴를 맺고 선수들이 이곳에서 지낼 수 있게끔 서포트를 하고 있습니다.”

“오호…….”

확실히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 파라다이스 리조트는 구역별로 나뉘어 있고 개인 해변과 공용 해변이 나뉘어 있어서 원한다면 다른 숙박객과 마주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야…… 역시 노바그룹의 리조트네요.”

“네. 상당한 부지를 사들여서 만든 곳이니만큼 훈련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실 거예요.”

“제가 부탁드렸던 것들은요?”

“인근의 베이스볼 아카데미를 임대했어요. 한수호 선수와 친구분들 전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환경도 쾌적하고 설비 역시 최신식으로 되어 있어서 이용하는 데 불편함은 없으실 거예요.”

외모만큼이나 준비성 역시 철두철미했다.

“그럼 모든 준비가 끝난 거군요.”

“네. 오늘은 푹 쉬시면 되세요.”

스타트가 좋았다.

자신이 준비할 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손 놓고 있던 건 아니었다.

‘그럼 포지션이 야수인 애들에게는 선배님들과 동기화하면서 얻었던 것들을 전수해 주면 되겠네요?’

[그렇지.]

[ㅇㅇ 그 방법이 가장 좋음.]

[모든 걸 알려주면 안 된다.]

[괜히 많은 걸 알게 되면 오히려 혼란스러워짐.]

‘그럼 기본기를 잡는 쪽으로 할까요?’

[그게 베스트임.]

[체력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알려주고 기술적인 부분은 베이스가 될 만한 수준으로 알려줘.]

[어차피 기술적인 부분도 반복훈련이 우선시되어야 하니까. 몇 번 알려주면 끝이지.]

[그리고 육체를 먼저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게 좋다.]

레전드들과 이야기하며 친구들의 훈련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결정했다.

야수와 타격 쪽 훈련은 결정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레전드들의 과거를 보면서 배운 것도 많았고 수호 본인도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온갖 훈련을 몸에 익힌 덕분이다.

하지만 모든 게 수월하진 않았다.

‘역시 문제는 투수 쪽이네요.’

[아무래도 우리 쪽 메커니즘은 너희들보단 더 복잡하니까.]

[에헤이! 또 무슨 말을 그렇게 합니까?]

[다른 거지. 더 복잡한 건 어딨습니까?]

매튜슨의 말에 타자 레전드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하지만 매튜슨은 개의치 않았다.

[그래그래. 다르면서 더 복잡하지.]

[아놔!]

[저 양반 끝까지 저러네!]

금방이라도 충돌로 벌어질 거 같은 모습에 수호가 끼어들었다.

“그럼 매튜슨 선배님이 좀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흠, 뭐 도와주는 거야 어렵지 않은데.]

대답의 마지막이 뭔가 좀 마음에 걸렸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

역시나.

[넌 왜 굳이 네가 모르는 거까지 남에게 부탁해서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은 거냐?]

매튜슨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그리고 그의 질문은 날카로운 데서 그치지 않았다.

[특히 이야기 들어보니 임광호란 녀석은 친구긴 해도 회귀 전에는 연락도 하지 않았다면서?]

‘그건 그냥 먹고사는 데 바빠서 그랬던 겁니다.’

[어쨌든, 연락도 하지 않은 친구를 위해 배울 필요가 있어?]

다른 레전드들의 채팅이 올라오지 않았다.

아마 그들 역시 궁금한 거겠지.

수호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제가 무슨 박애주의자도 아니고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에요. 단지, 제가 기회를 얻었으니 다른 사람들도 기회를 얻었으면 합니다.”

[기회?]

“네. 저는 회귀를 하게 되고 선배님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인생을 살 기회를 얻었죠.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건 그 기회를 얻은 덕분이에요.”

[하지만 기회를 얻는다고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닐 텐데?]

[ㅇㅈ. 실패하는 애들도 많을 거다.]

“그건 제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응?]

“이 산을 오르면 건강해진다는 걸 제가 알려주고 손을 잡은 채 함께 갈 수 있지만, 그 손을 뿌리치고 혹은 믿지 못하고 따라오지 않는 거까지 제가 설득해서 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즉, 네가 하고 싶은 건 최소한의 기회를 주고 싶은 거다?]

“맞습니다. 당장은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라도 그러고 싶습니다.”

[으흠, 나쁘지 않네.]

수호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던 걸까?

매튜슨이 적극적인 자세로 바뀌었다.

[좋아! 내가 알고 있는 투구 메커니즘을 알려주도록 하지. 단, 너희가 말하는 빙의라는 건 사양하겠어.]

“예!”

[신우 녀석 이후로 오랜만에 가르치는 게 되겠네.]

“그 신우라는 선수는 얼마나 잘했습니까?”

[신우? 내가 아는 선수 중에 최고였지.]

매튜슨의 말에 수호는 문득 궁금했다.

정신우라는 선수가 누구인지 말이다.

하지만 그를 만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같은 세계에 사는 사람도 아니고 아예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죽으면 만날 수 있을걸?]

[그렇겠네.]

[저승은 하나의 세계니까.]

[죽어보쉴?]

죽어보겠냐는 살벌한 채팅에 수호가 고개를 저었다.

“사양하겠습니다.”

[자, 실없는 이야긴 그만하고 시작하자.]

“예!”

마지막 준비에 들어가는 수호와 레전드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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